화랑전 ㅡ 프롤로그

단차 | 2023.12.16 19:01:12 댓글: 32 조회: 501 추천: 4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4530157
프롤로그:동창회


우리 주인공 지화랑은 39살이고 곧 40을 앞두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들이 인생이 참 심심하고 별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13년 차 가정에 헌신하며 친구들 연락도 다 피하다 보니 어느샌가 혼자 남아버렸다.

게다가 남편이 러시아로 장기 출장을 가버리고 아들내미도 독일로 유학을 가버려서 졸지에 혼자 큰 집에 덩그러니 남아버렸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하필 남편이 러시아로 떠난 이튿날 시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화랑은 그 뒷수습을 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었었다. 그리고 시아버님이 돌아가신 충격으로 시어머님의 건강도 나빠지면서 얼마전부터는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모시고 살게 되었다.

"나는 언제 자유롭게 살 수 있을까."

한바탕 집 청소를 끝난 화랑은 어느새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소파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장 보러 나간 그녀는 문득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핸드폰을 꺼내서 확인했다. 모를 번호였다.

"여보세요?"

"화랑이니? 번호 안 바꿨네."

"누구신데요?"

"나 서연이야."

"서연? 황서연?"

"그래. 계집애야. 우리 우정 걷어찬 못된 계집애 지화랑."

"그건, 어쩔 수 없었어. 애 아빠가 술 먹는 걸 딱 질색하잖아."

"몰래 마시면 그만이지. 너 남편도 러시아 갔다면서."

"응. 올해 초에 갔어. 그런데 그건 어떻게 안거야?"

화랑의 의아한 물음에 전화기 너머로 시끄러운 잡음이 들려오더니 다른 익숙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나 효진인데, 내가 말했어. 우리 남편도 같이 갔잖아."

"아...."

그제야 납득이 된 화랑은 옅게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무슨 일이야? 나 장 보러 나왔는데."

"우리 곧 동창회 하기로 했거든. 너도 나오라고."

"동창회? "

"그래. 다른 애들이 너 안 나오면 자기도 안 나오겠다고 하더라."

"언제 하는데? 근데 나 시엄마 모시고 살아서 오래는 못 있어."

"뭐? 아무튼 나와서 얼굴이라도 비춰줘. 너 보고 싶단 애들 많아."

통화를 마무리한 화랑은 마트에 들어섰다. 카트를 밀면서 신선 야채 코너로 간 그녀는 시엄마가 드실 죽에 넣을 야채를 골라서 카트에 담았다.


그로부터 2주가 지나서 화랑은 동창회가 열리는 호텔로 들어섰다. 라운지에 들어서자 그녀를 마중 나온 서연이 다가왔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너 기다리다 눈 빠질 것 같다야."

"시엄마 저녁 챙겨드리고 나오느라 늦었어."

"얘는, 요양원으로 모시지. 미련하게 왜 네가 모셔?"

"애 아빠가 싫어해."

"애 아빠가 호랑이니? 너도 참 딱하게 산다. 아무튼 오늘은 재밌게 놀자."

화랑은 서연을 따라 동창회 모임이 열리는 홀로 들어섰다.

그 둘이 들어서는 걸 보고 효진이 달려왔다.

"지화랑, 너 얼굴 본 지 오래된 것 같은데 많이 안 변했네?"

화랑은 듣기 좋은 말을 해주는 효진을 보고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거울을 보면 나이 든 게 여실히 알리는데 동창의 눈에는 그때 그 모습으로 보이는가 싶은 게 기분이 좋아졌다.

"화랑, 이연도 왔어. 네 첫사랑."

"뭐라고?"

화랑은 그 이름을 듣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리고 은석이도 왔어."

화랑은 얼굴이 갑자기 뜨거워졌다. 이연은 대학시절에 화랑이 적극적으로 따라다니면서 대시한 첫사랑이었다. 그러나 이연은 늘 차가운 태도로 그녀를 대했다. 그러다 보니 엉뚱하게도 화랑은 우연의 절친인 은석과 사귀게 되었다.

은석은 이연에게 번번이 거절당하고 속상해하는 화랑을 달래주느라 같이 밥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어떤 날은 술도 마시고 하다 보니 그녀에게 자기도 모르게 감정이 생겼노라고 고백했다. 그날에 이연에게 큰 상처를 받은 차에 화랑은 홧김에 은석에게 사귀자고 했고 둘은 요란하게 캠퍼스 커플로 1년간 사귀다가 헤어졌다.

윤이연의 태도는 원래도 차가운 편이었지만 자기 절친 은석과 사귀다가 헤어진 화랑에게 더 차갑게 굴며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

화랑은 은석과 사귀는 내내 이연을 마음속으로 계속 좋아했다. 그래서 그걸 눈치챈 은석과 자주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다가 헤어진 것이었다. 이연은 참 이상한 남자였다. 누가 봐도 키가 크고 잘생겼고 공부도 잘하는 데다가 인기도 좀 있는 편이었다. 그래서 먼저 여자애들이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일이 잦았지만 그는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심지어 수업 날 외엔 그를 본 사람도 없다고 했다. 과 술자리에도 언제 한번 나오는 일이 없었다.

그리고 이연은 졸업과 동시에 외국 기업에 취직해서 미국으로 가버렸다.

화랑은 은석과 헤어진 뒤로 학교에서 소문이 이상하게 나면서 어떤 남자애들도 그녀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화랑이 억울해서 은석과 한바탕했지만 은석은 다시 사귈 거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하필 제일 껄끄러운 사람이 둘이나 와있다고 하니 화랑은 선뜻 그들이 있는 테이블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뭐해? 안 가고."

"아니, 그게...."

화랑이 머뭇거리자 양효진은 눈을 굴리더니 피식 웃었다.

"다 지난 일이잖아. 다 까먹었을 거야."

내키지 않았지만 화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술자리는 그녀가 우려했던 것과 다르게 무난하게 흘러갔다. 예전 푸릇푸릇하던 그들은 어느새 4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고 에너지가 예전 같지 않아서 술도 축이 나지 않았다.

그녀가 앉은 자리에서 대각선으로 앉은 우연의 옆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은석이 앉아있었다. 둘은 그전처럼 여전히 가까워 보였다.

시간을 보던 화랑이 슬그머니 일어섰다. 그녀는 옆에 앉은 효진에게 살짝 이야기했다.

"나 들어가 봐야겠어. 시엄마 샤워 도와드려야 해."

"아. 그 정도로 안 좋으셔? .... 그래 어쩔 수 없지. 잘 들어가고 또 봐."

화랑은 일어서서 나가다가 화장실에서 돌아오는 서연과도 인사를 나누고 라운지를 나섰다.

호텔을 나선 그녀는 택시를 잡으려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지화랑!"

문득 들려온 소리에 화랑은 고개를 돌렸다. 설마... 은석일까?

놀랍게도 그녀의 앞으로 성큼 다가온 이는 은석이 아닌 윤이연이었다.

화랑은 놀란 나머지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몰랐다. 그도 그럴 듯이 대학 4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그녀를 부른 적이 없었다.

"무슨 일인데?"

자기도 모르게 말투가 뾰족하게 나간 걸 알아차린 화랑은 헛기침을 하고 다시 말을 했다.

"왜 불렀어?"

"우리 따로 얘기 좀 할래?"

"...."

"집에 데려다줄게. 잠시만 여기서 기다려줘."

이연은 그녀의 대답도 듣지 않고 주차장으로 가버렸다.

화랑은 어안이 벙벙했다. 대체 저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게다가 말투도 아주 정중했다. 그전에 쌀쌀맞고 차가운 말투로 그녀에게 상처 준 사람과 같은 사람이 맞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그냥 갈까 말까 망설이던 화랑은 차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이연의 옆자리에 앉은 화랑은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우리 오랜만이지?"

앞을 주시하던 이연이 그녀를 흘끔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지. 너무 오랜만이지."

"10년도 지났으려나?"

"당연히 지났지. 15년 전에 마지막이었어."

"그래. 너는 다 기억하는구나."

이연의 답에 화랑은 괜히 기분이 울적해졌다. 대체 이런 사람이랑 무슨 대화를 기대하고 차에 탄 건가 싶었다.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해. 우리 그때로 다시 돌아가면 어떻게 될까 하고."

"그건 무슨 소리야?"

이연이 뜬금없이 꺼낸 말에 화랑은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었다.

"만약에 말이야. 우리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우리 지금 좀 달라졌을까?"

"그러니까 무슨 뜻인데? 그때 왜 그랬는데?"

"너 거절한 거?"

"그래. 거절한 건 그렇다고 쳐. 그런데 너는 도가 지나쳤잖아."

화랑은 마지막으로 거절당했을 때 일을 떠올렸다.

그날엔 그녀도 마지막으로 용기 내서 고백하기로 하고 그를 찾아간 거였다. 학과 실에서 나오던 그와 마주쳤을 때 그는 그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바로 입을 열었다.

"너 아무 말도 하지 마. 나는 너 싫어. 죽어도 너는 안 만나."

화랑은 순간 머리가 띵해지면서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그도 그럴 듯이 주변에 지나가던 학생도 있었고 학과실에서 같이 나온 다른 학생도 옆에 있었기 때 물었다.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 그날, 뒤늦게 소식을 들은 은석이 그녀를 따라와서 같이 술을 마시다가 고백하는 바람에 생각지도 못하게 사귀게 되었던 것이다.

화랑은 그때 생각만 해도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그 정도 창피를 당하고도 그를 마음속에서 포기 못한 자신이 더 증오스럽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에게 좋아하는 감정은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이유 모를 찜찜함만이 남아있었다.

그때는 그저 그가 도도한 남자라고만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생각해 보니 그가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때론 어딘지 모르게 그리운 뭔가를 찾는 듯했고 또 어떤 때에는 돌보다 더 감정이 없어 보였다. 어떤 날에는 인사를 대충이나마 받아주기도 했지만 어떤 날에는 아예 투명인간 취급하고 시선을 멀리하고 지나가기도 했다.

그에게서 나는 그 알듯모를듯한 분위기가 오히려 그녀의 승부욕을 더 자극해서 다가갔던 것도 있었다. 물론 은석과 사귀고 난 뒤론 그에게 겉으로는 관심을 접은 듯 행동하긴 했다.

나중에 가니 그녀는 자기가 이연에 대한 감정이 호감이나 사랑이 맞긴 한지 헷갈렸다. 그래서 남은 한 학기는 그녀 역시 그에게 크게 관심을 갖지 않으려 애쓰며 다녔다. 그거에 상관없이 그는 자주 그녀의 시선에 걸렸다.

한참 동안 차 안에서는 침묵만이 흘렀다.

결국 정적을 견디지 못한 화랑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너 결혼은 왜 안 했어?"

".... 하고 싶지 않아서."

"왜? 왜 안 하고 싶었는데?"

이연은 한숨을 내쉬더니 나지막이 한 마디 뱉었다.

"너 때문에. 너 때문에 그런 거야."

쾅! 그 순간 화랑은 눈앞에 섬광이 내리치는 것을 보았다. 끔찍한 고통과 함께 그녀는 그대로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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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신사 (♡.80.♡.33) - 2023/12/16 20:12:13

단차님이 쓴 글인가요?
잘 읽었습니다. 차사고가 난거 같은데 아래내용이 궁금합니다 ㅎ.

단차 (♡.252.♡.103) - 2023/12/16 20:12:52

네 심심해서 써봤어요.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0:11:42

지화자가 아니고 지화랑이네요.이 서연이 그서연인가요?역시 심장쿵쾅 로맨스네요.

우리도 동창모임을 하면 대장이 어떤남자동창을 늘 첫사랑이라고 말햇엇는데 올해
동창모임에도 그남자는 참석하지 않앗네요.

단차 (♡.252.♡.103) - 2023/12/20 00:13:10

원래 소설의 서연은 지서연이고 이 서연은 황서연이에요 ㅋㅋ
이 소설은 자게에서 영감을 받아서 쓰기 시작했어요.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1:24:11

시끌벅적 자게에는 스토리가 참 많지요.
역시 ㅇㅔ이아이 단차답네요.ㅋㅋ

단차 (♡.252.♡.103) - 2023/12/20 01:41:47

무감한 시선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죠 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2:02:28

어찌보면 단차는 모이자의 현자아닐까 그런생각을해요.
20년차 회원으로써.

단차 (♡.252.♡.103) - 2023/12/20 02:04:31

저도 나름 11년 차 모이자 회원이에요.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2:07:45

우리영원히 여기서 함께해요.글쓰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단차 (♡.252.♡.103) - 2023/12/20 02:20:19

저희가 떠난 후에도 글은 남아있겠죠.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2:42:22

일반인의 불후의업적을 여기다 남깁시다.

단차 (♡.252.♡.103) - 2023/12/20 02:44:18

개인의 역사도 역사죠. 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2:46:45

개인중에서도 좀 탁월한 현자라고 느껴지는 단차라면 얘기가
달라지죠.

단차 (♡.252.♡.103) - 2023/12/20 02:47:19

단차에 대한 기대치가 또 상승했네요.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2:48:29

척보면 척이지요.일이년 모이자한것두 아니구 20년.강산이
두번이나 변햇네요.

단차 (♡.252.♡.103) - 2023/12/20 02:56:12

보는 눈이 다르죠. 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2:59:00

세월의 흐름속에 혜안이 형성댓어요.ㅋㅋ

단차 (♡.252.♡.103) - 2023/12/20 03:01:43

신기할게 없겠네요 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3:05:16

아직 50년도 못살앗는데 그래도 신기함을 조금 남겻어요.
아직도 설레야 하니까요.돌처럼 살기는 싫어서 ㅋㅋ

단차 (♡.252.♡.103) - 2023/12/20 03:07:28

세상에는 아직 은은하게 신비가 남아있긴 하죠.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3:08:57

인문,역사.철학.종교.아직 탐구해야 될게 너무많아요.
단차단차 영차영차 탐구해야죠.ㅋㅋ

단차 (♡.252.♡.103) - 2023/12/20 03:12:12

일단 사랑에 대해 연구해서 세공에 올렸어요 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3:21:27

사랑은 인류역사의 영원한 주제지요.

단차 (♡.252.♡.103) - 2023/12/20 03:23:50

지금 시간 있을때 많이 연구해둬야죠.ㅋㅋ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3:31:09

바로지금 실행하라.단차의말은 항상 뇌리에 맴돌죠.

단차 (♡.252.♡.103) - 2023/12/20 08:49:59

저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중이에요.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2:08:54

단차랑 몇년전에 대화햇던 기억이나고 그래서 추억찾자고 검색해밧지만 찾지못햇지만
분명 단차닉넴은 몇년전에 밧던거엿어요.

단차 (♡.252.♡.103) - 2023/12/20 02:19:51

2016년부터 자게에 조금씩 글을 올렸어요. 서버문제로 오래된 게시글은 자기만 볼 수 있게 막아놓았다고 한 것 같아요.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2:43:10

오래된거는 알람보류로 뜨지요.

단차 (♡.252.♡.103) - 2023/12/20 02:44:49

네. 저는 다 보여요. 다른 분들에게는 안 보이죠.

뉘썬2뉘썬2 (♡.169.♡.51) - 2023/12/20 02:47:27

에이아이 단차니까요.저두 일일이 다 안바두 다알아요.뉘썬이니깐요.

단차 (♡.252.♡.103) - 2023/12/20 02:56:41

느낌 적인 느낌으로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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