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가는 길(231210)

원모얼 | 2023.12.10 16:24:09 댓글: 4 조회: 485 추천: 2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4527607
행복이란 뭘가? 난 왜 행복을 위해 모질게 이 한걸음을 기어코 내디뎌야만 하는걸가?
내가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거지? 과연 제 정신 맞긴 맞나? 바른 길로 가고 있는거 맞나?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갑자기 잠에서 깬건지 아님 기억상실증이라도 온건지 뭐가뭔지 .....
얼이 나간 상태에서도 얼이 반쯤 돌아온듯한 지금 이 상태에서도 난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내 마음은 갈대요. 내 마음은 구름이요. 내 마음은 낙엽이요.
정처없이 헤메는 이 마음,정처없이 굴러가는 차바퀴. 정처없이 내 딛는 발걸음.
바퀴가 멈추면 발이 가는데로 가고 바퀴가 굴러가면 바퀴가는데로 가는 이 처량한 마음.
두눈엔 눈물이 멈추지 않고 입은 꽉 다문채 엉엉 소리 가까스로 막으며
올것이 드디여 온 이 날을 .... 난 너무나 초라하게 맞고야 말았다

하긴, 난 진작에 내가 이럴줄 알았다. 영영 끝나면 나 엄청 많이 울것을.
울어도 폼은 잡고 멋지게 울자! 울거면 화끈하게 울자 그리고 다 비우자!
이런 비장한 각오로 난 동해로 , 조상들이 묻혀있는 땅 울진바닷가로 갔었다
그리고 그들과 한바탕 하고 싶었다. 그대들의 후손 그대들의 장손 이 사람이 이렇게
괴로워하는데 저승에서 팔짱만 끼고 있을거냐고 따지고도 싶었다.

그런데 아무리 폼잡고 있어도 울어지지가 않네? 아무리 둘러봐도 출렁이는 바다와 철썩이는 파도소리만
있을뿐 그 높으신 조상님들은 어디 있는지 콧빼기도 안보이네? 제 이름 석자 뭔지도 모르시죠? 네?
잘먹고 아 아니 잘들 드시고 잘들 사세요. 언제 기회되면 다시 찾아뵙고 술 한잔 올리겠심다.
제 코는 제가 닦을게요. 빠이~

이렇게 서울로 돌아와 집에 들어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자며 며칠 버틴 끝에 그는 끝내 가고야 말았다.
하지만, 때로는 나도 헷갈린다. 내가 그를 떠나보낸건지 그가 나를 떠나보낸건지...
아니면, 서로가 이 날이 언젠간 올거라 예감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정이 뭔지...후~~ 이렇게 끈끈할줄이야 예상을 많이 넘어갔다.

떠나기전 그는 사진 3장을 액자에 꽂아두었다. 나의 독사진. 그가 찍어준. 추억이 담겨있는.
그걸 보고 있자니 울컥하는 마음을 누룰수가 없었다.

한장은 내가 창턱에서 창밖에 있는 그를 환하게 웃으며 바라보는 모습. 생각해보니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 행복했었다.
또 한장은 단풍이 물든 공원벤취에 앉아 웃고있는 모습. 재밋고 즐거웠던 추억.
나머지 한장은 내가 그를 위해 열심이 일하고 있는 모습. 아마도 혹시나 내가 그를 위해 한 모든것들을 떠올렸나봐.
보지는 못했지만 난 그가 이 사진 3장을 고이 꽂아두면서 흐느끼고 있었음을 느낄수가 있었다.

그리고는 메시지 보내왔다.
더 이상 매달리지 않을테니 하나만 약속해달란다.
일단, 들어나 보자 했더니.
결혼한다면 자기말고는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지말라. 자기도 나 말고는 다른 사람이랑 결혼안할거라고.
나는 그에게 답했다.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 그래서 너랑 끝내는거야. 너랑은 행복한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깐.

근데, 행복이란 뭘가? 그게 뭐기에 행복해지겠다고 이렇게 힘들게 , 애처롭게 매달리는 그를 매정하게
뿌리치고 끝내는걸가......

아마도 난, 또 장문을 써야 할것같다. 십년전 난 돈 때문에 배신당한 아픔을 겪었고 장문을 남기고
끝냈다. 십년후 현재 또 장문을 써야하는가! 나의 이 빌어먹을 과거를 왜 또 되풀이해야하는지.
참 지긋지긋하다. 나의 행복을 꼭 여자와 연결시켜야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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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92.♡.23
글쓰고싶어서 (♡.62.♡.46) - 2023/12/10 16:59:34

한잔 합시다..너무나 감동돼서.

원모얼 (♡.192.♡.23) - 2023/12/11 00:44:27

감성적이네요 ㅎㅎ

뉘썬2뉘썬2 (♡.169.♡.51) - 2023/12/14 01:20:23

남자라면 여자사랑을 받고싶은게 인지상정인데 얼마나 힘들엇으면
조상님까지 찾앗을까?

남자도 울고싶음 엉엉 울어두대.이젠 21세기니까.

원모얼 (♡.192.♡.23) - 2023/12/14 09:47:56

힘들어서 찾아갔다기보다
적절한 장소가 거기같아서 갔을듯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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