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으로 가는 길(5)--돌이와 호랑이아가씨

돌이 | 2002.07.08 18:35:00 댓글: 0 조회: 854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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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돌이와 호랑이아가씨


돌이는 걸어가면서 자꾸만 뒤를 돌아봅니다. 자꾸만 누군가 쫓아오는 것 같아 혼이 한절반 나가 있습니다. 여자만 잡아먹는 호랑이를 만난 덕분에 겨우 살아남은 돌이는 이번에는 남자만 잡아먹는 호랑이가 나타날것 같아... ㅎㅎㅎ... 알만하지요...

돌이는 간이 콩알만 해서 달빛속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조금후 돌이는 저멀리 어둠속에서 반짝이는 등잔불같은 불빛을 발견했습니다. 저기에 마을에 있겠구나... 돌이는 부지런히 발길을 옮깁니다. 토끼에게 지치고 승냥이에게 지치고, 호랑이에게 시달림 받고 나니 이젠 그저 사람 생각뿐입니다.

조금후, 돌이의 눈앞에는 초란한 초막집이 하나 있습니다. 마을인가 했더니 집 한채뿐인 심산속의 작은 초막집이였습니다. 오는 길에 경험을 많은 돌이는 어딘가 심상치 않았지만 지치고 배가 고픈 몸체는 돌이에게 선택의 여지를 안줍니다.

--여보세요. 주인장님 계십니까.

--네... 이 한밤중에 누구신지...

--저... 길 가던 나그네 하루 밤 잠 자리 구하러 찾아왔습니다.

조금후, 문이 빼쭉~  열리더니 등잔불을 손에 든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머리를 내밉니다. 돌이는 귀신이라도 본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할머니 머리가 백발이여도 두 눈에 정기가 도는게 돌이는 그만 두 눈속에 비낀 자신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돌이 다시 한번 부르르...

--늙은이 혼자 사는 집이여서 불편하지 않겠는지...

--할머니, 웬 말씀을요.

할머니의 뒤를 이어 돌이는 초막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집안은 생각밖에 넓어보였습니다. 아래방, 뒤방, 중간에 미닫이... 깨끗하게 정리된 집안을 보니 알뜰한 할머니인 거만은 틀림없습니다. 돌이는 뒤방에 올방자를 틀고 앉았습니다. 배낭을 벗어 방구석에 놓았습니다.

--손님, 시장하시겠는데...

할머니는 부억으로 내려가더니 얼만안돼 저녁상을 차려올려왔습니다. 상위에는 썩장 한사발, 공기밥 두개, 김치 한 공기... 그리고 약주 한병... 배가 고픈 돌이는 잠깐새에 썩장 한사발과 공기밥 두개를 배에 쑤셔넣었습니다.

--손님, 많이 시장했나 보네요. 술도 안드시고...ㅎㅎㅎ.. 지친 몸에 그래도 술이 제일인디... 잠 잘 올검다.  

할머니의 말에 돌이는 정말 술 생각이 났습니다. 배가 불렀으니 술 마이고 싶은 욕막에로... 이게 원래 인간의 본성인것 같습니다. 돌이도 인간이니 같은 생각입니다만, 눈앞의 할머니 백발이 성성하니, 욕망은 욕망대로 보내고 할머니하고 이 얘기 저 얘기 하며 김치안주에 술을 마이다가 할머니가 펴준 이부자리에 들어가 자버렸습니다.  

한밤중에, 돌이는 어딘선가 들려오는 호랑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났습니다. 꿈인것 같았습니다. 머리를 들고보니 정지에서 쪼그리고 자던 할머니의 모습이 안보입니다.

--어디 갔을 가, 이 한밤중에 밖에 나갔다간 호랑이가 물어갈라... 전문 여자만 잡아먹는 호랑이가 얼마나 많다고...

돌이는 좀 근심이 되였습니다. 정지에서 물 한사발 들이캔 돌이는 밖에 나와 여기 저기 둘러봅니다. 그런데, 할머니의 그림자가 안보입니다. 오줌이나 누고 돌아가 잘가... 돌이는 화장실을 못찾고 집뒤로 돌아갔습니다.

--앗

초막집귀퉁이를 돌려고 하던 돌이, 뒤걸음치더니 벽에 착 들어붙습니다. 무슨 일인가고요? 집 뒤에 호랑이 두마리가 나란히 앉아 밤하늘의 별을 헤고 있습니다. 돌이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가만히 훔쳐듣습니다. 여러분들도 호랑이들이 어떻게 연애하는 가 알고 싶지요. ㅎㅎㅎ...

--야, 감사하다. 내가 남자고기 좋아하는거 너 어떻게 알았니?

--내가 여자 고기 좋아하니까, 넌 꼭 남자고기 좋아할거라고 생각했어...

--호호호...너 참 똑똑하다.

--히히히...내 손에 들어온걸 니가 먹으라고 우정 안잡아먹고 닌데 보내준거야...

--호호호... 너도 좀 맛보렴.

--아니, 니나 많이 먹어. 난 여자만 잡아먹을래... 너부터 잡아먹을래...

--호호호...가만, 그 발 놔라... 내가 저 돌이 잡아먹은 다음, 니가 날 잡아먹으렴. 호호호...

--알았다. 그럼 빨리 들어가 잡아먹어...ㅎㅎㅎ..

돌이는 그만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나옵니다. 이런... 고놈 할머니 눈이 되게 정기있다고 생각했더니 호랑이아가씨가 변한 거였구나... 년놈들... 날 가지고 놀아!!!  ... 돌이는 하마트면 달아나가 싸움을 걸번 했습니다.

--아이구, 나의 신세야... 왜 다들 나에게 타격만 주징!!!  부처님, 제발 좀 날 구해주소...흑흑...

불쌍한 돌이,  호랑이하고 싸워봤자 호랑이밥 신세... 제 밸을 이기지 못해...그만 엉엉.... 황소울움소리를 내며 정신없이 오솔길을 달아갑니다...돌이의 모습은 잠깐새에 캄캄한 어둠속에 잠겨버렸습니다.

어디선가 호랑이의 따웅하는 배부른 소리가 우뢰소리마냥 밤하늘을 가로지릅니다.  




PS:<돌이창작실>제작 200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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