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는 지치지 않는다--<이방인>

ruiki | 2002.07.12 09:50:54 댓글: 0 조회: 824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606
오늘도  붐비는 전철속에서 나는  주위를 둘러 보면서 애써 나와 같은 종족을 찾고 있다.
허나 육안으로 식별할수 없는지 도무지 나하고 비슷한거라고는 하나도 찾을수 없다.
모두들 아침일찍 지친몸에 물기가 채 가시지 않은 털가죽을 축 늘어 뜨리고 자기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있는것 같았다.
하긴 북쪽에서 썰매를 끌고 있어야할 내가 여기 더운 곳에서 다른 무언가를 하고 있는 자체가 좀 그렇고 그런데.....
  나의 이름은 <루키>다.시베리안 허스키 .쉽게 말하면 추운 북쪽에서 썰매를 끄는 늑대개의 일종이다.
먼옛날 우리 조상의 조상들이 그래왔듯이 나도 내가 끌던 썰매가 나에겐 전부였고 드넓은 흰눈이 덥힌 광야를 누비며 다니는것을 더없는 자부심으로 살아 왔었다.
  힘들어도 같이 할수 있는 부모 형제가 곁에 있었고 지칠때면 같이 웅크리며 추위를 달래던 친구들도 있었다.그때만 해도 나는 그것이 나의 운명이고 삶이라고 생각 했었다.
허나 운명신이 나에게 회유를 느끼게 한데는 그리 긴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차츰 따분하고 목적없이 무작정 달리는게 싫어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거친 채찍소리에 하나둘씩 힘겨움에 지쳐 쓰러져가는 동료들이 보이기 시작 했다.
언젠가는 나도 아무 의미없이 지쳐 쓰러져 눈보라 치는 벌판에 외로이 묻힐것만 같았다.이렇게 가기 보다는 차라리  다른 세상에서 나의 다른 삶은 개척 하고 싶었다.
그래서 택한것이 지금이 이곳 , 늑대들이 세운 늑대들이 제국,한강이 굽이쳐 우리 종족을 번식시킨 꽃이 피고 꿀이 흐르는 반도의 중심,아침저녁으로 들을수 있는 ,내가 잊고 살았던 우리의 소리도 들을 수 있는곳...그때만 해도....
    <<<아~~~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oVo!!
    <<덜그렁~털그덩~>><<띵동댕...이번역은 신도림 ,신도림 역입니다..내리실 문은....>>...
한바탕 회색 덩어리들이 쏟아져 나가고 우르르 털들을 날리며 다시 차안을 채우고 있다.
  여기는 말그대로 늑대들이 천국이다.짧게 깍은 털에 짠뜩 무스를 처바른 족제비과에 가까운 늑대도 있고 요염하게 털을 길게 느려뜨리고 꼬리를 살살 흔들며 다니는 여우과의 늑대아가씨들도 심심찮게 볼수가 있다.그리고 고유의 회색 털을 가볍게 빗질한 신사풍이 아저씨.......염치없이 살찐 몸뚱이를 기뚱거리며 자리를 찾아 두리번 거리는 아줌마....(좀 심하네....누가 ...내가!!!!.....^*^)
그래도 나는 아침전철이 좋다 .여기서 만큼은 모두가 순수해 지기 때문이다.하루의 시작인것도 있고 먹이를 찾아 사냥을 떠나는 늑대들이 냄새가 좋다.
물론 나도 거기에 끼여 있다.다만 이방인이라는 것을 누구도 모른다는것만 빼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 보았다.무엇을 찾는지는 모르지만 매일 아침 습관처럼 둘러 보게 된다.혹시나 나와 같은 시베리안 종족이 그리워서인지...아니면 ....나도 외로움에 지쳐서인가-_-!!
  물론 힘들게 6년이란 시간을 보냈다.여기 지나칠 정도로 혈통을 따지는 늑대들사이에서 나같은 썰매나 끌던 이방인이 살아 가기란 쉬운일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남들이 가기 싫어하는 사냥터에 사자 호랑이가 욱실거리리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닥치는대로 먹이를 모았다.한낮이 땡볕이 머리를 비출때면 더위에 목말라 잇었고 먹이를 쫒다 힘이 들면 먼 북쪽 하늘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부모형제를 생각 하며 외로운 마음을 달래군 했다.
그러기를 반복하며 오늘까지...왼만큼은 자리가 안정되고 먹이도 풍부해 졋건만 왼지 허전한 감이 든다.
쌓은 것보다 잃은것이 너무나 많아서인가....
인생이 인제 시작인데 ...가야할길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내앞에 수도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힘을 내야 만 한다.힘을 내야 한다.
<<아!!아~~~~우우우우웅우우우웅!!!!!!!!!!~~~~~~~~>>
그리고 늑대는 지치지 않는다.
  <<띵동댕~~~이번역은 이열차이 종착역인 수원,수원입니다.내리실때 잊으신것이 없는지 살펴 보시고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안녕히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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