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구렁이와 참새


구렁이가 참새를 찾아갔습니다. 무슨 일인가고요? 배가 고파 잡아 먹으러갔습니다. 참새는 구렁이를 보자 눈꼴이 쌀쌀해집니다.

--웬 일이야. 구렁이가 다 날 찾아오고...

--니가 마음에 들어서... 참새야, 이젠 그만 혼자 살고 나하고 둘이 같이 살자 응...

--싫어. 난 혼자 사는게 좋아. 난 시집 안가...

--왜? 너 자신이 없는 거 아니니? 그만 하면 너도 참 이쁘다. 아니.. 보면 볼수록 이쁘다..ㅎㅎ..

--우, 사람 웃긴다. 내가 왜 자신이 없어!!! 내가 왜 시집 안갔는가 알려 줄가...쿄쿄쿄...

--응. 말해봐...

--나무군이 싫어서 시집안갔죵! 양몰이군이 싫어서 시집안갔죵!! 늙다리 국왕도 싫어서 ...쿄쿄쿄...

구렁이는 그만 웃어버렸습니다. 맛있는 사냥물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군침을 꿀꺽 삼기고는 사랑스럽게 참새를 여겨보더니...

--넌 고약한 참새구나. 고약해도 괜찮아. 낸데 시집오면 고약한 버릇 고쳐줄거니... ㅎㅎㅎ...

--싫어. 난 구렁이가 싫어. 니 같은 능구렁이는 더 싫타....쿄쿄쿄...

--그래도 난 고약한 참새가 조타. 억지라도 널 데려갈거야..ㅎㅎㅎ...

--어떻게?...쿄쿄쿄...

--널 잡아먹을 래... 영원히 나의 물건으로 만들래...ㅎㅎ..

--잡아 먹어봐...쿄쿄쿄...

참새는 구렁이 앞에 도전적으로 가슴을 쑥 내밀고 오만하게 하늘을 쳐다봅니다. 구렁이는 두 눈을 부릅뜨고 참새를 노려봅니다.

--잡아먹는당...

--잡아먹어봐. 재간 있으면...쿄쿄쿄...

구렁이는 입을 함자박만큼 벌리고 참새를 잡아먹을 썅 합니다. 참새는 여전히 무서움없이 오만하게 구렁이를 올려다보며 웃습니다.

--잡아먹는 당...

--잡아먹어봐...

구렁이는 아무 주저도 없이 한입에 참새를 삼켜버렸습니다. 그러고는 배를 슬슬 만지더니 참새의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습니다. 구렁이의 배속에서 참새도 지쳤는지 조용합니다..ㅎㅎㅎ...

아... 돌이는 구렁이가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용감한 구렁이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하하...


PS: <돌이창작실> 제작 2002-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