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으로 가는 길(3)--토끼아씨와 승냥이아저씨

돌이 | 2002.07.01 15:46:23 댓글: 2 조회: 825 추천: 2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562
3, 토끼아씨와 승냥이아저씨


그날 밤, 돌이는 토끼네 집에서 잤습니다. 토끼님이 얼마나 살뜰하게 구는지 그만 부처님 생각도 잊고 한이불속에서 딩굴어버렸습니다.

한 밤중에 소변이 매려워 깨여나니 곁에 토끼아씨의 자리가 텅 비여있습니다. 화장실 갔을 가... 돌이는 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소변 보려고 바지춤을... 그 때였습니다. 수림속에서 솨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웬 이상한... 어딘가 귀에 익은 웃음소리가 귀가를 스쳐갔습니다.

엉?

돌이가 다시 귀를 강구니 바람소리도 이상한 소리도 모두 잠잠해졌습니다. 머리를 쳐들고 하늘을 보니 둥근 달님이 돌이를 보고 방긋합니다.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돌이는 다시 바지춤을 끄르려고... 그때였습니다. 솨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수림속의 나무잎이 설레이더니 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번만은 틀림이 없었습니다. 돌이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귀에 익은 그 목소리...

돌이는 수림속을 걸어갑니다. 고양이처럼 발볌발볌... 수림속을 얼마 간 들어갔을 때였습니다. 돌이는 눈앞의 광경에 그만 머리가 아찔...

세상에...

토끼와 승냥이가 막 끌어안고 뽀뽀를 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토끼는 금방까지 한 이불속에서 딩굴던 토끼였고, 승냥이는 낮에 돌이의 발에 채운 그 재빛승냥이였습니다.  

년놈들, 이런 문세였구나. 돌이는 밸이나 이를 빡빡 갑니다. 곁에서 몽둥이를 들고 화닥닥 뛰쳐나갈려고 하는데... 승냥이의 말소리가 귀에 들려왔습니다.

--이젠 그만 하고 돌아가렴...

--괜찮아요. 그 돌이 지금은 푹 늘어져 정신없이 자고 있을 건데요. 호호호...

--허허...

--부처님 찾아간다는 말 다 거짓 말이였어요. 어제 저녁은 부처님 생각은 커녕, 정신이 나간 사람 같은게...호호호...

--니 같은 토끼, 귀신도 반해버릴 걸...ㅎㅎㅎ

--그런데 저 돌이 삶아먹으면 영 맛 있을 것 같아요. 내가 검사해봤는데, 휜살보다 된살이 더 많았어요. 간장에 담궈 먹어도 맛 날것 같아요.

--허허...

여기까지 듣고 돌이는 너무 어의가 없어서... 어깨의 탕개가 탁 풀리며 이마에서 식은 땀이 솟아납니다. 하마트면 부처님을 만나기도 전에, 토끼와 승냥이의 밥이 될번 했습니다.

돌이는 다시 발볌발볌 숲속을 나와 토끼아씨의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토끼아씨의 방을 빙 둘러보더니 한숨을 쉬고는 배낭을 메고 다시 오대산을 향해 발길을 옮깁니다.

돌이의 머리에는 하루빨리 부처님을 모시고 싶은 마음... 그 초조한 마음, 밤하늘의 달님이 대표할 수 있습니다. ㅎㅎㅎ...


PS:<돌이창작실>제작 2002-07-01
추천 (2) 선물 (0명)
IP: ♡.106.♡.8
광수 (♡.108.♡.212) - 2002/07/03 14:51:19

미안하지만... 아직은 수개도 많이 해야되고, 그리고 이런 저런 이유로... 하여튼 나의 작품 퍼가고 싶은 사람이 생기니 얼마나 기쁜지...계속 즐기세요.

jade (♡.160.♡.2) - 2002/07/17 10:25:27

그 눔의 토끼가 또~오 돌이 맘 상하게 했넹....^^*모든 토끼들이 다 그런건 아니구 오대산엔 가지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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