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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기]무우의 주거변천사(2)

네로 | 2002.01.17 10:04:24 댓글: 0 조회: 1247 추천: 1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445
3,호화판 모텔기숙사

무우가 한국에 와서 그렇다고 구질구질한곳에서만 줄곧 있은것은 아니였다. 그나마 말끔한곳에 있었던 시절도 있었는데 신촌의 어느 한  모텔에서 일할때였다.

직원기숙사는 맨 윗층인 9층에 자리잡고있는데 직업의 특수성상 사장이하로 모두 모텔에서 주숙을 하다싶이 해서 직원기숙사도 깔끔하고 편리하게 꾸며져있었다. 위는 바로 옥탑인데 올라가면 신촌의 번화가가 한눈에 안겨온다.

드라마같은것을 보면 옥탑에서 화려한 도시의 야경을 지켜보면서 캔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아쉽게도 있는동안 한번도 흉내내보지 못했다.낮에 가끔 올라간적은 있어도.

기숙사는 5칸방이였는데 남자한칸,여자한칸,그리고 부장님은 따로 독방을 썼고 주방,겸 거실로 쓰는칸이 각자의 방을 연결하고있었다.그리고 가운데 화장실겸 욕실이 있고,거의 일반아파트하고 비슷한 구조였다.방내부는 해빛이 거침없이 창문으로 쏟아져들어와서 환했고 수납장이나 헹거(조립식 옷걸이)같은것도 구전해서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다만 그닥 깨끗하지는 못했는데 이불과 재털이같은 잡동사니들이 어지러이 널려있다.직업이 이불개이고 청소하는 직업이지만 모두들 질렸는지 방만큼은 별로 청결하지 못했다. 재털이도 거의 피라미드처럼 담배꽁초를 쌓아올리다가 마지막에 할수없이 버리는 시늉을 하군 했다.

기숙사 방마다 커다란 티비가 있었는데 1층 카운터의 비디오와 연결돼있어서 보고싶은 테이프가 있으면 1층에 전화해서 틀어달라고 부탁하면 됐다.(좀 규모가 큰 모텔에서는 방마다 비디오비젼이 있는이외에도 모텔에서 자체채널로 비디오를 틀어주는게 예사다.물론 쟝르는 예외없이 "에로"다.)

주방에 있는 커다란 대형냉장고에는 맥주와 음료수가 빌새 없었고 아침에 눈을 비비며 일어나면 주방아줌마가 한 맛갈스러운 아침이 김을 뿜으며 기다리고있었다.한국에 온지 3년만에 하루삼시 장판방에 앉아서 밥을 먹는 생활을 해봤다.

저녁에 퇴근하여 옷을 벗어놓으면 아줌마가 깨끗이 빨아서 칼날같이 다림질해서 옷걸이에 곱게 걸어놓는다. 냄새나는 양말과 속옷마저 예와가 아니여서 아침마다 수납장을 열어보면 갈아입을 속옷과 양말이 차곡차곡 개여져있었다.

아침마다 뿜어져내려오는 더운물줄기로 샤워를 하고 쉐이빙폼까지 발라가며 면도하고 머리에는 무쓰까지 덕지덕지 바르고 멋을 내노라면 휘파람이 절로 나올정도다.

야참도 자주 먹었는데 늦은시간 퇴근해서 중국요리나 치킨을 시켜놓고 밥상에 모여앉아 맥주잔을 부딪칠때면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일한다"는것이 실감나지 않을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생활도 3개월남짓이 지나니까 청산하지 않을수가 없었는데 김포근처로 용접일을 하러 떠나게 되였던것이다.

4,클래시컬 시골집

김포에서 일할때 공장에는 기숙사가 없는탓에 같이 일하는분의 세집에 당분간 신세지기로 했다. 도착한 첫날 룡정에서 왔다는 형의 뒤를 따라 그의 거처로 향하였다.
도착한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사극에서나 나옴직한 허름하고 초라한 시골집의 곁방인데 당장이라도 "돌쇠야!"라고 부르면 부스스한 머리에 지푸라기를 뭍인채 "웬일인뎁쇼?" 라고 선머슴이 머리를 내밀것만 같은 그런 분위기다.

흙으로 지은집인데 회칠을 한 벽이 군데군데 벗겨져있어서 흉한 몰골을 하고있었다.출입문은 종이로 도배가 돼있었고 문손잡이는 둥그런 쇠고리로 되여있었는데 소시적에 시골에 있는 우리 큰어머니댁에도 이것처럼 생긴것이 달려있던 기억이 난다.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니 캄캄한것이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칼도마만큼한 뙤창이 있긴 한데 유리가 아니라 나무판자로 되여있었다. 다만 비뚠 창문이라 제대로 닫기지를 않아서 그사이로 희미한 빛이 한줄기 힘없이 새들어온다.

집안을 둘러다보니 방구석에 자그마한 텔레비젼이 놓여있고 안테나대신 쇠줄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장판 한쪽에는 버너와 빈그릇 몇개가 놓여져있고 칼도마위에는 파 몇뿌리와 계란 두개가 나란히 놓여있다. 바닥에는 맨흙에다 비닐장판을 깔았는데 울퉁불퉁 기복이 어찌나 심한지 계란을 올려놓으면 저절로 알아서 낮은데로 굴러간다.

척 드러누우니 희한하게 생긴 천정이 눈에 안겨오는데 알지못할 꾸불텅한 나무가지가 서까래비슷하게 가로세로 놓여져있는데 역시 종이로 도배가 돼있다.  아무튼 이렇게 박물관에 소장되거나 문화보호재로 지정되여야 할 정도로 원시적이고 클래시컬한 거처는 머리에 털나고 처음이라 당황하긴 하였지만 여기서 일생을 보내야 하는것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집에서 원래 살던사람은 뉘인지?인생 참 기구하다!

집세는 5만원이였다.아마 대한민국에서 집세 5만원짜리,그것도 보증금까지 없는것은 유일무이할것이다.심지어 나중에는 주인할머니가 집에 들어주는것만 해도 감사하다면서 집세받기를 거절하는 사태까지 치달았으니....

저녁이 되면 두사람은 같이 이집으로 퇴근해서 감자국을 끓여먹군 했다. 코구멍같은 단칸방에서 부탄가스버너로 국을 끓이면 된장냄새가 진동하는데다가 찌는듯한 여름이라 국을 끓이는 열기에 질식사를 할 념려?가 있었으므로 처마밑에 버너를 내다놓고 끓이곤 했다.가끔 출입문으로 머리만 빠끔 내밀고 국이 끓여졌나 확인을 하면서,밥은 전기밥솥이 있어서 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국이 끓여지는동안 돌아가며 빨래도 하고 몸도 씻고 했는데 시골이라 수도는 없고 대신 마당에 모터펌프가 설치되여있었다. 펌프는 꼭지만 틀면 물이 나와서 수도나 다름이 없었다.

문제는 어두운 밤에 퇴근할때도 많았는데 마당에는 전구가 없어서 (집의 문도 나무문짝이라 전혀 빛이 새나오질 못한다.)칠흑같은 어두움속에서 첨벙거리면서 몸을 씻었다. 그리고 손더듬으로 칫솔을 찾아 칫솔질하고,다 씻고 들어오면 코밑이 아직도 시커멓거나 팔뚝에도 검댕이가 그대로 남아있는 사태도 많았다.

바깥에서 홀랑 벗고 씻으니까 시골이라 모기가 어찌나 극성인지 씻고나면 군데군데 물려뜯겨서 온몸이 오히려 더 근질근질해났다. 엎친데 덮친데라고 보이지가 않아서(모기는 어둠을 타고 덮친다.비겁한 노옴.)적의 수효와 위치가 파악이 안되는지라 손실이 더욱 극심했다.그렇다고 검댕이와 그을음,땀으로 범벅이 돼서 들어오는데 안씻을수도 없고....

아무튼 두사람이 번갈아 씻고나면 국도 벌렁거리며 다 끓여졌다는 신호를 보내고 그러면 냄비를 집안으로 들고들어와서 식사를 시작한다. 주변에 야채가게가 없기때문에 주로 양배추나 감자같이 장시간보관이 가능한 야채밖에 먹을수가 없었다. 있다손쳐도 홀아비들이 할줄 알리도 만무하고...아무튼 대충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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