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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리얼연변총각"이본 "가짜연변총각"

네로 | 2002.01.17 10:07:28 댓글: 0 조회: 1264 추천: 0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1560451
어느때부터인가 한국의 KBS방송국에  "개그콘서트"라는 쇼프로그램이 생기면서 콘서트형식으로 라이브개그를 하는 무리가 생겼으니 그 주축은 한국의 원로급 코미디언 김미화와 요즘에 급부상한 개그맨 백재현과 심현섭,등이였다. 이들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번마다 나오는 새로운 쟝르,그리고 재치있는 애드립(현장발휘)으로 기존의 형식에서 완전히 탈피한 새로운 개그를 보여주었고 마침내 폭발적인 호응과 함께 하나의 인기프로그램으로 입지를 굳혀나갔다.

그중에서도 심현섭은 탄탄한 기본기와 현란한 애드립으로 차세대의 개그주자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고 대통령흉내와 아프리카원주민 흉내,및 코믹한 얼굴표정같은 수많은 유행을 만들어냈다.(대통령흉내는 엄용수라는 개그맨이 최초로 한것같은데 비슷하기는 하되 좀 딱딱한 감이 났다.반대로 심현섭은 코믹한 표정에다가,대사까지 엉뚱한것들이여서 웃지 않을래야 안웃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심현섭씨가 아니라 요즘 그의 인기를 초과할지경으로 급부상하는 강성범씨이다. 언제부터인가 개그콘서트(일명 개콘)에는 봉숭아학당이라는 절목이 생겨났는데 (이와 같은 이름을 가진 프로그램은 이전에도 있었던걸로 기억된다. 내가 퍼그나 어릴때에도 봉숭아학당을 비디오로 보면서 <맹구>가 나올때마다 자지러지게 웃은적이 있으니까.)새로 만들어진 봉숭아학당의 맹구는 당연히 심현섭씨가 물려받고 이밖에 선생님에는 김미화,그리고 여장남자와 이장(마을 촌장)등등의 인물이 출연하는 약간 진부한  프로그램이였는데 여태껏<수다맨>으로 나오던 강성범씨가 "연변총각"으로 나타나면서부터 화제가 되기 시작하였다.

다소 어눌해보이는 강성범이 붉은 넥타이를 매고나와 "고조 즈이 연변에서는 50년묵은 쥐는 작아서 쥐포밖에 못만듬다." 라는식으로 시작되는 개그는 기상천외한 연변의 각종 명물을 소개하는것이 위주인데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내용은 점점 황당해지고 말도 점점 빨라져서 클라이 맥스인 <아니였음다! 그것은 1000년묵은 쥐가 호랑이를 도둑고양이인줄 알고 잡아패는것이였음다!>라고 나올때는 목에 핏줄이 서고 숨이 차서 헐떡거릴정도인데 웃음한번 띠지 않고 정색해서 말하는 강성범씨와는 달리 무대밑에서는 자지러진다.

나도 이걸보며 기가 막혀 웃음을 참지 못하며 "연변이 참 한국에 많이 알려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개그에까지 동원되는걸 보니 말이다. 하지만 강성범씨의 하나도 안비슷한 연변사투리를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구수한 연변사투리가 한국의 티비방송에까지 나온다면 좋을텐데 이분들은 그냥 사람들을 웃기려고 했을뿐 연변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섭섭함이 밀려왔다. 그들에게 있어서 연변사람은 심현섭이 아무런 관계도 없는 아프리카 사바나의 원주민을 엉터리로 흉내내서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것처럼 단순한 웃음의 소재일뿐이였다.

하지만 섭섭한건 섭섭한거고 그냥 웃음을 관객에게 안겨주는것이 목적이고 그것을 직업으로 살아가는 사람앞에 뭘 요구할수 있나싶어서 특별히 거부감을 갖거나 한적은 없고 봉숭아학당에서 연변총각이 나올때마다 허구픈 웃음을 지으면서 나름대로 강성범의 연기도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동시에 연변의 제모습과 개그도 보여주고싶은 마음이 생기기는 했지만 내가 KBS방송국의 국장이나 PD가 아닌이상 연변의 개그맨들을 초청하여 보여줄수는 없는 일이고 게다가 연변개그는 무척 재미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수출용"보다는 "내수"쪽으로 개발된거라서 큰 호응을 얻을것같지는 않았다.하지만 보여주는것도 재미있을것 같아서 친한 형이 보내준 연변의 개그프로그램 VCD를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내홈에 올린뒤 메인의 잘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아놓았다.아마 그동안 감상하신분들도 많지는 않아도 수백명정도는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는 "연변총각"도 여느 프로그램처럼 한동안 잘나가다가 시들어지겠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예상외로 "연변총각"은 갈수록 잘나가서 "연변총각"을 모르면 왕따가 된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점점 유명해졌다.인터넷에도 "연변총각"시리즈가 유행이고 심지어 배너광고마저 "즈이 연변에서는...."라는식으로 쏟아져나오고 시트콤에서도 붉은 넥타이를 매고 연변총각흉내내는 모습을 볼수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강성범씨는 CF에까지 출연해서(CF=TV광고,한국에서 연예인이 CF에 출연하기 시작했다면 곧 인정받았다는것을 의미함.)"연변총각"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있는데 나같은 "리얼연변총각"은 "가짜연변총각"을 볼때마다 부러울따름이다.

그가 미친 파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는데 얼마전에 본 서세원쇼(한국의 개그계의 원로인 세세원씨가 MC를 하고있는쇼인데 유명연예인만 모시는 토크쇼임)에서 요즘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있는 그룹god가 나왔다.그냥 무심하게 보고있는데 서세원씨가 차트(도표)를 내들고 god더러 퀴즈를 맞추라고 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런데 차트에는 뭐라고 씌여져있냐면 "아래의 말중에서 어느것이 진짜연변말입니까?" 라는 질문이였다. 하지만 밑에는 진짜연변말은 코빼기도 안보이고 대신 "조이 연변에서는 말입니다."라는 "연변총각"식 연변말이 엄연하게 씌여져있었다. 그리고 무대뒤에서 개그맨이 한명 튀여나와 각종 희한한 어투로 연변말흉내를 내는데 듣기가 거북할 지경이였다.

참여자들은 물론 모두가 요절복통하는데 보고있는 나는 갈수록 찜찜해났다. 아무리 웃자고 만들었다지만 "연변총각"을 그냥 코미디로 취급하는것이 아니라 앞에 "진짜"라는 수식어까지 붙이니 보고있는 사람들은 진짜연변말이 이런것인줄로 오해할것이 아닌가? 다른사람이라면 몰라도 서세원씨는 진짜연변말이 어떤것인줄 다소 알리라고 믿는다.왜냐면 이전에 서세원쇼에 "스니커즈"라는 쵸코바광고를 한 연변처녀를 게스트로 초빙해서 꽤 많은 대화를 나누는것을 보았으니까,물론 그때에는 자극성적인 발언은 삼가한것으로 안다.

말이 나온김에 한마디,연변이 CF에 등장한것은 "연변총각"이 처음이 아니였다."스니커즈"(도둑놈이라는뜻의 영어?)라고 불리는 쵸코바가 있는데 광고에 연변을 등장시켰다.물론 진짜연변에서 찍은것은 아니고 "이발소"따위 간판이 붙은 칙칙한 낡은 건물과 흑백톤화면으로 "연변분위기"를 내고 털모자를 쓰고 몸을 잔뜩 웅크린 조선족총각이 처녀와 데이트를 하는데 품속에서 "스니커즈"쵸코바를 꺼내주며 "날래 먹으라우"라는 장면이였다.참고로 두사람은 검정솜옷을 입었고 처녀는 머리수건을 칭칭 두른 아주 "연변틱"한 모습이였다.

촬영지는 한국이였지만 대신 연변처녀를 광고모델로 썼는데 연변에서도 둥글레차광고에 출연했다는 10대의 앳된 처녀였다. 한국으로 쵸코바CF를 찍으려 왔는데 이런 화면을 연출할줄은 아마 그녀도 상상밖이였으리라...아무튼 이광고는 히트를 하지 못하고 얼마안가 사라지고말았다.

이때까지 연변은 한국TV에서는 "추적60분"이나 "문성근의 다큐세상"같은 다큐멘터리(실화)프로그램에 주로 등장해서 <잊혀진 동포>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정도로만 비쳐졌다.따라서 연변사람이라면 <순박하고 가난하고 옛전통을 그대로 지켜나가고 있는 동포>로 한국인들에게 각인이 됐고 한국인과 같은 시대에 살고있고, 테크노와 인터넷을 즐기고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연변인들은 매스컴에서 완전히 배제된것이였다.(참고로 연길은 인구가 40만정도 되는 소도시인데 현대문명의 대명사인 인터넷을 설치한 가구수가 9만명이 넘고 피씨방만 200여개소나 된다.여기서만 엿볼수 있듯이 너무 꽉막힌 시골은 아니다.아,알량한 내 자존심이여!ㅎㅎ)

그나마 강성범씨의 "연변총각"이 등장하면서 연변사람들은 동정과 연민의 대상이 아니라 친근하면서도 주변의 인물들과 닮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많이 심어준것 같다.이점에서는 "연변총각"이 너무나도 큰 공헌을 한것이다."연변총각"의 등장으로 한국인과 조선족사이의 커다란 곬이 한순간에 좁혀진것이다.물론 의도한바는 아니였겠지만....

하지만 "연변총각"은 단순한 개그프로그램으로서 연변에 대한 왜곡이 너무나도 많아서 기타 다른 연변을 진짜로 보여주고 알수 있는것이 뒷받침해줄수 있다면 금상첨화렷다만 그렇지 못한다면 말그대로 "연변왜곡"프로그램으로밖에 안될것이다.

여기서 한탄을 금치못할것은 연변에는 한국에 내놓을만한 문화상품이 너무 적다는것이다.여태껏 연변의 젊은이들은 한국의 댄스음악을 듣고 한국에서 수입한 옷을 입고 머리까지 한국의 영향을 받아 샛노랗게(나도 당연 포함^^)염색하고 다니면서 그것이 유행이고 첨단이라고 당연하게 여겨왔었다.

즉 여태껏 문화의 "침략"을 당하면서 연변적인것을 알리고싶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고 그런 미약한 발버둥이나마 해본적이 없다.그러다가 "연변총각"같은 코미디를 보면 나름대로 기분나쁘고 상처받았다고 두어마디 궁시렁거릴뿐...

개그콘서트의 "연변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한국인들도 즐겨볼수 있을만한 텔레비젼프로그램이나 연변을 알기쉽게 소개하고 한국인들에게 애독될만한 책같은것이 많이 나오던가 아니면 월드와이드웹이라는 말에 걸맞게 발달된 통신망을 리용하여 인터넷방송이나 잘나가는 홈페이지를 많이 개설되는것도 방법중의 하나렸다.물론 그중 어느하나도 쉬운것이 없다만은...ㅡ.ㅡ

다행히 주변친구들만 하더라도 한국에 유학와서 신문방송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다니는 사람들도 있고 노래를 입이 딱 벌어지게 하는 가수에다가 피아노나 바이올린같은 악기를 떡주무르듯 하는 날라리가 있는가 하면 하루 수백수천의 한국손님을 맞아들이고있는 웹사이트의 쥔장들도 있어서 연변에는 인재가 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연변사람들이 조금만 더 많아진다면 멀지않은 시일내에 "연변총각코미디"가 아닌 "문화연변인"의 이미지를 한국인들한테 심어주는 날이 올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무우같이 "불법체류"로 한국에 와서 막일 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하고 가정을 아끼는 20만 조선족모두가 조금씩 한국인이 연변에 대해 가지고있는 약간의 편견을 바로잡고 더 가까운 사람 더 친근한 사람으로 다가서고 있다.그리고 우리주변에는 조선족에 대해 바로 알고저 하고 따뜻한 애정을 가진 한국인이 헤아릴수도 없이 많다.여기에 비하면"연변총각"이 미치는 얼마 안되는 부정적인 결과는 미미하다못해 언급할바가 못될것이다.

이번주 토욜에는 "연변총각"강성범씨가 어떤 비장의 무기를 갖고 우리들을 웃겨줄지 궁금하다.맥주와 땅콩을 준비하고 얼릉 제시간에 티비를 켜고 봐야지...호호호
여기서 잠깐,무우네 티비는 망가진지 몇달째인데,엉엉...중고라도 좋으니 어디 누구 협찬해줄 사람 없쑤?^^

리얼연변총각    무우가 씀


토막상식: 여기서 잠간 개그란 뭔지에 대해 알아보자,워낙 서양에서는 쇼프로그램에서 웃기는 그런 종류를 코미디라고 하고 또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을 코미디언이라고 하는데 한국의 코미디언 전유성씨가 최초로 개그라는 말을 코미디대신 사용하자는 제의를 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져서 코미디는 개그로 코미디언은 개그맨으로 불리게 됐다.

그리고 부연설명,"연변총각"에서 나오는 어투는 연변어투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으며 트레이드마크처럼 사용되는 "즈이" "내래고조" "와땀다"도 연변말이 아님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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