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11~12

단차 | 2023.11.22 09:56:52 댓글: 0 조회: 154 추천: 0
분류장편소설 https://life.moyiza.kr/fiction/4519907
11


두 번째 별에는 허영꾼이 살고 있었다.
"아! 아! 예찬자가 찾아왔구나." 허영꾼은 어린 왕자가 눈에 들어오자마자 멀리서부터 소리를 질렀다.
허영꾼에게는 모든 이가 다 자신을 예찬하는 사람이다.
"안녕하세요. 모자가 아주 특이하네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인사를 위한 모자야."
허영꾼이 대답했다.
"사람들이 내게 환호를 보낼 때 답인사를 하기 위한 거지.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곳을 지나는 이가 아무도 없네."
"아 그래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 어린 왕자가 말했다.
"두 손을 맞부딪쳐 보렴."
허영꾼이 권했다.
어린 왕자가 양손을 마주쳐 손뼉을 치자, 허영꾼은 모자를 들어 올리며 인사를 시작했다.
'어, 이거 왕을 만나는 것보다 재미난걸.' 어린 왕자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서 다시 손뼉을 쳤고, 허영꾼 역시 다시 모자를 들어 올리며 인사를 했다.
그렇게 5분을 하고 나니 어린 왕자는 이 단조로운 놀이가 지겨워졌다.
"모자를 벗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어린 왕자가 물었다.
하지만 허영꾼은 귀 기울이지 않았다. 허영꾼들 귀에는 칭송말고는 들리지 않는 법이다.
"너는 정말 나를 예찬하니?" 허영꾼은 어린 왕자에게 물었다.
"예찬한다는 게 어떤 거야?"
"예찬이라는 건 나라는 사람이 이 별에서 제일 잘 생기고 제일 잘 차려입고, 가장 부자에 가장 지적인 사람이라는 걸 인정한다는 뜻이야."
"하지만 이 별에는 아저씨 혼자뿐인데!"
"어쨌든 나를 예찬해 나를 기쁘게 해주렴!"
"할께. 예찬."
어깨를 조금 으쓱하며 어린 왕자는 말했다. "근데 대체 왜 그리 예찬에 관심을 두는 걸까?"
그리고서 어린 왕자는 그 별을 떠났다.
'어른들은 정말이지 너무 이상해.' 여행하는 동안 어린 왕자는 생각했다.
​​
12
다음번 별에는 술꾼이 살고 있었다. 이 별에 들른 시간은 아주 짧았지만, 이번 방문은 어린 왕자를 무척이나 우울하게 만들었다.
"거기서 뭐 해?"
빈 술병과 새 술병 무더기 앞에 말없이 자리 잡은 술꾼에게 어린 왕자가 물었다.
"술 마셔." 술꾼이 비통한 어조로 말했다.
"뭣 때문에 술을 마시는데?" 어린 왕자가 물었다.
"잊어버리려고." 술꾼이 답했다.
"뭘 잊어버리려고?" 그새 동정심이 인 어린 왕자가 물었다.
"부끄럽다는 걸 잊어버리고 싶어서." 술꾼이 고개를 숙이며 털어놓았다.







"뭐가 부끄러운 거야?" 돕고 싶은 마음이 든 어린 왕자는 물었다.
"술 마신다는 게 부끄러워!" 술꾼은 그 말을 마치고는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어린 왕자는 난감해져 그곳을 떠났다.
'어른들은 정말이지 너무너무 이상해.' 여행하는 동안 어린 왕자는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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