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사거리 이리저리 불던 차디찬 바람이  뼈쏙까지 혹독스레 스며들더니
금새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며 대신 차디찬 냉기를 가져다 준다.
    겨울이 왔나보다. 나무위에 겨우 붙어있던 몇개의 나뭇잎이 불어오는 바람에
갈피를 잡지못한채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는 모습이며
사나운 북풍이 불어칠때마다 참새들은 작은몸집을 이기며
겨우 공중에서 몸의 평형을 유지하고 있다.  


    모여진 페허속을 마구뚜지며 심술스레 불어닥치는 이 바람,
이미 황페해버린 길을 몇천번이나 수색하며 기어코 찾아보겠다는 그 의지는 참 흠모할만 하다.
만약 추위가 없다면 홀로 불어치던 바람이 마음 깊이 내제하던 추억을
모두 살멸하는것만 같아 마음은 못내 슬퍼진다.  
마음속에 얼마즈음 고독을 유지하며 사는것도 일종의 방법일지?

항상 행복한것, 또는 항상 웃으며 즐거워만 하는것 이렇게 행동하면 즐거움의 가치를 잃어버릴것만
같아 여유있게 즐겁고 여유있게 슬퍼보는것도 좋지 않은지?


    사색이란 아름다운것, 사색하던중 추억은 더 아름다운것......  
물론 이러한 것들이 마음을 불안케 하고 지나간 감정들이 가슴위로 울렁이며 솟아 오른다 할찌라
난 이러한것을 버릴수는 없었다.  


어디론가 말없이 떠나가버린 애인, 오래토록 그 여인에 대한 사랑을 잊지못하고
날이 새도록 그리워하다가 눈이 감겨지는것,
참 무의미한것으로 느껴질때도 있다.

밤잠을 설치지 못하고 이리뒤척 저리뒤척이며 날을 새던 때가 몇번이였던가?

몇번이나 이불을 걷어놓고 홀로 밤길을 헤매이며 걸어보던 때가 몇번이였던가?

이제 이러한것들은 모두 추억속으로 슬피 저장되는것 같았다.


길가의 신호등마냥  붉은색에서 녹색으로
다시 녹색에서 붉은모습으로 ......
차량들도 왔다가 다시 가고 ......
바람도 불다가 다시 제자리로 가버리고......

미상 ...

(출처 : "추억" - 『모이자』 조선족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