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인연.하편

모퉁이까페 | 2014.08.10 00:59:05 댓글: 6 조회: 2476 추천: 2
분류일반 https://life.moyiza.kr/mywriting/2325022
동생이 대학을 무사히 졸업했다.나도 해방인거다.
그렇게 2년동안 난 룡이와 한번도 연락하지 못했다.서로 믿음만 있고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언제 찾아와도 변하지 않을거라고  어린 마음에 어리석게도 굳게 믿었다.내가 다시 룡이를 찾았을때는 룡이는 늘 그자리에 서있었지만 그의 옆에는 내가 아닌 다른 여자가 있었다.

기쁜맘에 룡이를 만나러 가기위해 난 이쁘게 보일려고 쇼핑하기 위해 혜를 찾아 나섰다.혜랑 같이 신나게 쇼핑하고 혜가 맡은 세집으로 돌아오면서 난 큰길 건너 보지 말것을 봐버렸다.길건너편에서 룡이가 슈퍼에서 산 물건꾸러미를 들고 쥉쥉 걸어온다.택시를 잡으려는가 본다.룡이를 보니 내 심장이 세차게 요동친다.안본사이 더 성숙되고 더 멋있어 진것 같았다.목청껏 부르고 싶었지만 거리가 거리인만큼 난 맘을 억제하고 다리를 건너갈려더던 찰나 저쪽에서 작은 봉투를 든 진이가 막 달려오더니 보기좋게 룡이의 팔짱을 낀다.

순간 내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것만 같았다.잘못본건가?잘못봤다고 믿고 싶었을지도.눈에서 눈물이 샘솟듯 줄줄 흘러내린다.자존심 강한 나로서 배신에 대한 그 아픔이 눈물로 표현됬나 본다.머리를 돌렸다.옆에 있던 혜가 눈치 없이 왜 왜 하고 물어본다.난 룡이가 날 보기라도 할가봐 급하게 돌아섰다.혜가 자꾸 왜왜 물어오며 내 손을 잡아끄는 순간 나의 시선과 룡이의 시선이 허공에서 딱 부딛히고 만다.룡이의 말못할 표정들.난 그런 표정을 등뒤로 하고 택시를 잡아타고 혜는 그런 그런 내가 걱정되여 택시에 따라 오른다.택시에 올라서 나 방금 룡이를 본거며 다른 여자가 팔짱 끼던거며 울며 불며 말해준다 꺽꺽 거리며 .절친 혜도 같이 격분해 하며 막 룡이을 죽일것이라고 욕한다.잘못은 나한테 있음을 모르고 난 배신감에 치를 떨며 얼마를 울었는지 모른다.

그 일이 있은 후로 난 새로산 내 폰에 저장된 1번번호 룡이 번호를 과감하게 삭제 해 버렸다.그렇게 일년이란 시간이 또 흘러가고 배신
을 맞았지만 난 룡이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다.여전히 룡이가 너무 보고싶다.바보같이.하여 난 여러동료들 애정공세도 모두 거절해 버리고 쭈욱 싱글로 지낸다.그러던 어느하루 옛날 동료 건희가 내 연락처는 어찌 알았는지 생일쇤다고 날 생일 파티에 초대한다.생일 파티에 가면 분명히 룡이랑 맞띠울걸 알면서도 난 룡이가 보고 싶었는지 왜 기다리지 않고 배신을 때렸는지 물어보고 싶은 오기때문인지 파티에 가겠다고 약속했다.

드디어 건희의 생일 파티.
난 여느때보다 신경써서 메이크업도 하고 생머리가 이쁘다던 룡이의 말을 기억하고 긴 생머리를 풀어헤치고 이쁘게 차려입고 건희가 얘기한 장소에 도착했다.룡이는 내가 올것을 몰랐나 부다.진이랑 함께 나란히 앉아 있다.내가 들어서는걸 보더니 룡이의 눈빛이 흔들린다.어색했지만 난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옛동료들이랑 웃고 떠들며 술만 마시고 있다.난 느낄수가 있었다.룡이의 시선이 나한테서 떠나지 않고 있음을 그리고 진이의 질투어린 시선이 날 향해 있음을 .하지만 난 당당했다.잘못한게 없으니 당당하고 또 당당했다.아니 애써 당당한척 했을지도 모르겠다.이런 나한테 옛날 한회사서 친하게 지내던 유나가 내 귀에 대고 머라고 속삭인다.그 한마디에 난 절망하고 말았다.룡이에 대한 그리움도 미련도 부질없는것이란걸 처절하게 깨닫게 해줬으니 말이다.

유나:영아 놀라지마.말할가 말하지 말가 고민하다가 어렵게 말하는거니.룡이가 진이랑 등기했대 .지난달에.진이가 임신해서 부득이 등기했대 고향가서 .

쿵 하고 내 마음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룡이는 날 사랑하지 않았나봐.사랑했다면 이렇게 배신을 때릴수는 없는거잖아.그자리에 앉아 있을수가 없었다.난 건희랑 먼저 일어나서 미안하단 인사와 함께 생일선물을 건네 주곤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이때 룡이가 뒤따라 나온다.진이가 뒤에서 어데 가냐며 룡이 손을 잡으며 화내는 소리가 들려온다.그런 진이 손을 뿌리치고 귀신에게 홀린듯 룡이가 뒤따라 나오고 있다.꼴도 보기 싫었다 난 울며 앞으로 달려갔다.룡이가 따라 온다.달려오더니 내 손을 잡는다 내가 뿌리치면 또 잡고 뿌리치면 또 잡고  놓치기라도 할가봐 겁난듯이 내 손을 억세게 잡곤 앞으로 걷는다.

나: 아퍼!손놔! 화가나서 막 반말을 하고 있는나.
룡이:그냥 따라와!너랑 할말이 있어!

그래 나도 너랑 할말이 많아.왜 나를 기다리지 않고 배신을 했는지 .궁금했다 날 배신한 이유가 .오기가 생겼다.그렇게 보고싶고 그리웠던 그렇게 사랑했던 룡이가 날 배신한 이유.그리고 그 순간만은 내 남자를 돌려받고 싶었다!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바람을 맞으니 아까 많이 술을 마구 들이 부었더니 속이 메슥거린다.룡이의 손을 뿌리치고 저만치 달려가서 길가에서 오바이트 하며 울며 추태를 부린다.그런 나를 더럽지도 않은지 익숙한 룡이의 손길이 내 등을 두드려준다.너무나 익숙한 손길.난 길가에서 애처럼 꺼이 꺼이 울어버린다.실성한 사람처럼 저리 가를 연속 웨치며.난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서 입가를 정리했다.그 상황에서도 이쁘게 보이고 싶었나 본다.ㅎㅎ

그런 나를 룡이가 부축해서 일켜 세우더니 나보고 카페에 가서 얘기 하잔다.오늘 널 이렇게 보내면 평생 후회할것 같다며.난 룡이가 이끄는대로 카페에 들어섰다.

우린 창문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룡이가 와인과 과일을 시키더니 나보고 더 시키라고 메뉴판을 준다.난 됐다고 쌀쌀하게 말했다.
할말이 있다던 그가 말없이 나한테 와인한잔 따라 주고 자기 와인잔에 와인을 가득 부어  입가로 가져가더니 아주 들이 붓는다.
한동안 묵묵히 정적만 흐른다.속이 뒤집힌다.

얼마나 지났을가?그가 먼저 입을 뗀다.

룡이: 영아,너 그간 왜 한번도 연락을 안했어?2년이야.2년.넌 내가 널 얼마나  보고싶었는지 알기나 해?난 니가 하도 연락이 없기에 너가 이도시 떠난줄로 알았어.

나: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해?그래서 배신 때린거야?너 등기도 했다며?그럼 얘기가 끝난거 아니야?
눈에 뵈는게 없으니 4살 차이임에도 불과하고 반말이 마구 마구 튀여 나온다.그사람 고향에선 4살차이도 반말을 한다던 그 말때문에
더 편하게 말을 놔 버렸다.화가 나던차.

룡이:너한테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너에 대한 내 마음은 변한적 없어.변명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남자고 31살 남자야.2년동안 연락 한번 없는데 .너랑 연락 안되서 얼마나 애타게 찾았는데 .난 니가 이 도시 떠난줄 알았고.내가 많이 외롭던 차에 진이가 먼저
고백해서 사귀게 되였지만 난 여전히 널 사랑하고 있어.나도 많이 외로웠어.

나:1년전 기억나?우리 길 하나 사이 두고 맞닥뜨린거.근데 날 봤으면서 날 사랑한다며 왜 진이랑 등기까지 한거야?

룡이가 흠칫 놀라는 눈치다.

룡이:그걸 니가 어떻게?맞어.진이가 임신을 하게 되서 어쩔수 없이 등기한거야.책임져야 하니까.하지만 애는 잘못됬고 너만 돌아와 준다면 너만 허락한다면 다 정리하고 너한테로 돌아갈게 .

룡이가 다 정리하고 돌아온다는 말에 순간 내 마음이 흔들렸다.한번도 제대로 시작해보지 못했고.아직도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니이제라도 이 남자를 내 남자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하지만 그것도 순간일뿐 등기했다는게 걸렸고 3자 입장에서 끼어들기는 내 자존심이 허락을 하지가 않았다.난 방황했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룡이는 여전히 너무 의젓했고 멋있었다.남주기 아까울 정도로!

내가 아무 대답을 않자 룡이도 묵묵히 애매한 와인만 들이 붓더니 또 한병을 시켜서 굽낸다.
취한것 같다.마셔도 너무 마신것 같다.전화음이 쉴새 없이 울린다.룡이가 폰을 꺼놓는다.

나:알았어.이젠 이만 일어나.

룡이가 일어나서 결산하러 카운터에 걸어간다.걸음걸이가 살짝 비칠거린다.
그런 룡이를 난 부축하고 카페를 나섰다.바람이 불어온다.쓸쓸하게.

나: 많이 마신것 같은데 집 어데야?데려다 줄게.

그사람 예전처럼 손으로 내 앞머리를 흥클어 놓으며 웃는다.

룡이:귀여워.내가 널 데려다 줘야지 니가 날 데려다주게?

여전히 매너있고 여전히 멋있는 모습.3년전과 변함없는 그말투.순간 나도 모르게 웃어 줬다.

룡이:넌 웃는 모습이 제일 이뻐!가자!

그 순간 모든걸 이 남자와 함께 극복하며 우리사이를 되돌리고 싶었다.

근데 실망스럽게도 룡이가 날 데려간 곳은 모 호텔.내 의사는 전혀 물어보지 않은채 체크인을 맞혔다.
이건 아니잖아,정리도 안된 마당에 이런곳에 날 데려 오다니.화가 났다.그래서 아무말 없이
따라 올라갔다.어쩌는지 볼라고!

호텔방에 들어서자 룡이가 뒤로 백허그를 하더니 내 귓가에 대고 나지막하게 속삭인다.

룡이:보고 싶었어.너무 너무 .오늘 너랑 같이 있고 싶어!

나:내가 우습게 보여?정리도 안한마당에 이러고 싶어?

룡이:그게 아니라.너만 돌아온다면 진짜로 정리 한다니까!

그 순간 룡이가 가증스럽게 느껴졌다.진정  날 사랑한다면 이건 아니잖아.실망스러웠다.사랑하는 맘보다 실망하는 마음이
더 커버려서 순간 싸대기 날려주고 싶었다.그냥 즐기자는건가?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면서 자존심이 상처 받았다!

룡이를 호텔방에 남겨두고 호텔방을 나와버렸다!
 영아!

호텔에서 나와서 난 과감히 내 폰 카드를 빼서 버려버렸다.그러곤 그의 인생에서 잠적을 감춰버렸다.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그 후로 난 우연히 운좋게 사업하는 멋진 남편 만나 회사 경영하면서 이쁜 딸애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룡이가 날 8년동안 잊지 못하고 가슴에 품고 찾아 헤맸다는 얘길 듣고 순간 기분이 이상했고 흔들리는 기분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난 지금의 남편과 딸애를 너무나도 사랑한다!

룡이도 말대로 집도 사고 자기 회사를 경영하며 잘 살고 있다니 진심 기쁘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 옛말로 될테니 .내가 연락처 갈켜주지 말라 했다고 한동안은
자존심이 내려가지 않겠지만.서른 초반된 아줌마와 아저씨가 연락하고 문안하고 가정사를
얘기하고 이건 조금 웃기는것 같아서 설이 언니랑 내 연락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

나:설이 언니 나 연락처 알려주지마!물어보면 모른다고 해!내가 알려주지 말라고 말했단말은
하지 말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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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99.♡.207
여우아C (♡.209.♡.1) - 2014/08/10 10:44:24

잘보고 갑니다..주인장님

모퉁이까페 (♡.99.♡.207) - 2014/08/11 10:09:33

들려줘서 감사해요.사람인연이란 참으로 묘한것 같아서 어긋난 인연을 추억하며 쓴 글이예요.자나간건 흘러보내야 진정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거라 판단 되서요 ^^

북위60도 (♡.60.♡.229) - 2014/08/10 14:12:00

잘하셨네요.계속 쭉___행복하고.

모퉁이까페 (♡.99.♡.207) - 2014/08/11 10:16:12

감사해요.지나간건 흘러 보내야죠.또다시 연락하고 안부 전하고 추억을 나누기엔 서로가 너무 멀리 와 버린것 같고 친구란 명의하에 전 저의 사랑하는 가족들한테 추호의 미안한감정 느끼고 싶지 않아서요.쭈욱 행복할게요 ^^

설하향 (♡.110.♡.120) - 2014/08/10 19:47:33

잘보고 가요~ 맺고 끊음이 확실해야 상대방이나 본인의 흔들리는 마음이나 미련도 깨끗하게 없앨수있는거에요.
지금 남편이랑 오래오래 더 행복하게 잘 사세요.

모퉁이까페 (♡.99.♡.207) - 2014/08/11 10:25:13

저도 그리 생각해요.솔찍히 날 찾더란 말 듣고 많이 놀라웠고 기분이 이상했지만 지나간 인연은 거스르지 않는게 순리라고 생각해요.그래서 연락처 알려주지 말라 했구요.내가 싱글이라면 모를가.싱글이여도 흘러 보냈을거예요.시간이 많이 흐르면 옛말할날이 오겠죠 .행복하게 잘 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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