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에서 보낸 잊을수 없는 100일(1)

연집하 | 2014.08.15 17:59:29 댓글: 2 조회: 4113 추천: 2
분류타향수기 https://life.moyiza.kr/mywriting/2336421
머리 말
금년은 중한수교가 이루어진지 22돌이 되는 해이다. 현재 한국중소기업들이 중국의 연해지역에 이미 수천개 들어와 있다. 심지어 오늘날 청도에는 조선족과 한국인들이 10만명이나 운집되여 있어 조선족들의 "두번째 고향"으로 불리우고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지난세기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기업들이 그닥 많지 않았고 투자환경도 어수선 하였다. 바로 그시기 한국인기업가와 일군으로 입사한 중국조선족 그리고 당지 한족직원들간에는 말 못할 갈등이 적지 않았다. 나도 100일이라는 짧은 시간이나마 한국기업에서 일하여 보았다.

1.
한국과 황해를 사이두고 있는 특수한 지리적 위치로 인하여 중한수교후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대량적으로 청도를 중심으로 한 산동 연해지역에 진출하였다. 그시기 한국기업인들에게 가장 시급히 수요되는 인재는 중국어와 한국어에 능통하고 중국의 관련법률과 당지의 풍토인정을 잘 아는 조선족이였다.
당시 30대중반이였던 나는 출근하는 기업이 거의 파산에 몰린 상황인지라 얄팍한 로임이나 타먹으면서 매일 사무실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와중에 주위에 한국기업으로 진출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나도 저으기 마음이 움직이였다. 여기에서 할일이 없이 매일 허송세월을 하기보다 연해지역으로 진출하여 내가 배운 기계전업을 활용하는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1996년3월2일 나는 무작정 청도로 행하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연길 철남에 있는 모직업소개소에 가서 300원으로  청도 모기업의 전화번호를 교역하는데 성공하였고 그것을 진주 보배단지를 모시듯이 안주머니에 깊숙히 넣었다. 당시 300원이면 나의 한달로임에 해당된 액수였다. 하지만 언제 그것을 고려할 사이가 없었다.
처음 홀로 연해지역으로 새로운 일터를 찾아 떠나는 공포감과 가족과 이별해야 하는 슬픔이 번갈아 내 마음을 괴롭혔다. 과연 낯선 한국기업에서 나에게 어떤일들이 맡겨질지? 로임은 얼마나 될지? 근심이 태산 같았다.
지금은 교통이 너무 발달하여 청도로 가려면 육로나 항공을 모두 이용할수 있지만 그때까지만 하여도 뻐스는 물론 연길에서 청도까지 직행하는 열차마저 없었다. 반드시 열차를 이용하자면 심양이나 천진까지 도착하였다가 다시 청도로 향하는 열차를 갈아 타야했다. 나는 재삼 고려끝에 "도문~심양"열차를 이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열차가 저녁 다섯시 반쯤에 연길역에서 발차하였다. 자리표가 없는 상황에서 도적놈처럼 이곳저곳 자리를 옮기면서 매하구역까지 가니 행운스럽게 고정된 좌석을 찾을수 있었다. 바로 연길에서 떠나는 손님 여럿이 모두 그곳에서 내리는 순간 나는 제꺽 그자리에 앉는데  매하구역에서 40대 조선족 아줌마를 만났다. 청도에 있는 한국 모기업의 주방실로 일하러 간다고 하였다. 아줌마가 마주켠 자리에 앉아 서로 말동무가 되여서 좋았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청도까지 기나긴 여정을 외롭게 가지 않아서 다행히라고 제좋은 생각을 하였다.
열차는 이튿날 열시쯤에 심양역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뒤에서 따라오던 매하구아줌마가 보이지 않았다. 붐비는 인파속에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 아줌마를 찾으려다가 말고 다시 심양역 매표구에 가서 "단동~청도"열차 승차권을 한장 끊었다. 하지만 좌석권은 다 팔리고 없어서 무조건 서서 가야했다. 한시간후 "단동~청도" 열차가 심양역에 들어섰다. 헌데 승객들이 어찌나 많은지 한 발자욱도 옮길자리마저 없었다. 별수없이 겨우 열차바곤사이에 있는 화장실에 곁에 서서 그역한 지린 냄새를 맡으면서 장장 10여시간이나 고역을 치렀다. 바로 이틍날 12시 넘어 종점역인 청도에 도착할수 있었던 것이다.

심양역에서 떠난 열차안에서 빵 하나와 약수물 한병으로 끼니를 에웠던 몸인지라 무건운 행리까지 메고 가까스로 청도역 광장에 나오니 기차역까지 마중 나오기로 약속했던 회사측 일군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기차역부근에 있는 전화부스에 가서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사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회사 일손이 적고 할일이 많아 약속대로 보내지 못하신단다. 그러니 자비로 찾아 오란다. 2박3일로 멏천리 로정을 달려오니  낯설은 이곳에는 반겨주는이 한사람도 없다.
내가 가야하는 목적지는 청도 도심에서 북쪽으로 50리 떨어져 있는 즉묵(即默)라는 곳이다. 초행길인데 어떻게 간담? 나는 주춤거리다가 기착역광장에 대기하고 있는 택시차를 찾았다. 그런데 기사아저씨가 그곳까지 가려면 적어도 80원을 내시란다. 떠듬거리는 중국말 그리고 두터운 옷을입은 동북사람인걸 인차 파악하시고 마구 바가지를 씌우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사아저씨에게 장거리뻐스역까지만 실어달라고 했다. 택시비 11원을 내니 5분도 안되여 그곳에 도착할수 있었다. 그곳에서 다시 단돈 4원만 내니 장거리뻐스에 승차할수있었고 드디어 반시간도 안되여 목적지인 즉묵부근에 있는 목적지에 도착할수 있었다.

(다음기에 2부가 계속 이어 짐니다. 기대하여 주십시요.)
추천 (2) 선물 (0명)
IP: ♡.136.♡.7
북위60도 (♡.60.♡.229) - 2014/08/16 15:11:25

그 시절 그나이로 참 용감하셨네요.하여튼 고생끝에 낙이라고..좋은 일로 잘 풀리리라고 믿습니다.

연집하 (♡.136.♡.146) - 2014/08/16 22:15:13

감사 함니다. 댓글까지 올려 주셔서. 당금 먹고 살아야 하고 애도 소학교에 입학해야 할 나이에 이르니 별수없이 그길을 택한 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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