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에서 보낸 잊을수 없는 100일 (5)

연집하 | 2014.08.17 11:23:46 댓글: 7 조회: 3180 추천: 5
분류타향수기 https://life.moyiza.kr/mywriting/2338758

우리회사 본부(总部)는 한국 부산 부근에 있는 xx시에 있었다. 그렇다면 본사에서  여기 청도에 분회사를 세운 이유는 무엇일가? 나는 중국쪽 청도항이  한국 부산항과  바다 직선거리가 아주 가깝다는점 있다고 생각도 했지만 보다 더 중요한것은  중국의 인건비가 한국에 비해 상당히 싸다는데 있다고 보아냈다. 그시기 청도의 일반 중국직원이 로임이 한국의 동업자들의 40분1정도 였으니까 더 말해 뭘하랴.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소형 전동기축의 가장 중요한 부속품으로 재료가 황동(黄铜)과 비금속으로 된 규소(硅)로 되여 있었다. 원자재는 배로 부산항에서 들여다가 이곳까지 운반해서 제품을 만들어 다시 부산 본사에 보내 그곳에서 재 조립하여 세계 여러나라로 수출하고 있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황동은 귀금속으로 값이 엄청나게 비쌋다. 제품을 가공할때 조금만 주의하지 않으면 불량(废品)을 배출할수 있기에 각별히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어쩌다 하루에 불량이 한 두개 나와도 사장님은 온종일 노한 얼굴을 해가지고 란리이다. 가공을 맡은 직원과는  더 말할것도 없고 제품관리원. 심지어 제품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주방장인 뚱보 아줌마와도 왜 오늘 반찬이 왜 이모양 인가면서 생트집을 잡으셨다. 그래서 나는 사장님 머리칼이  년세보다 앞서  백발이 된 이유를 너무나 쉽게 알수 있었다.

이러는 사장님밑에서 "기술총감"을 맡자면 나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 나는 사무실 안락의자에 앉아서 재료를 보는 시간보다 작업 현장에 나가있는 시간이 얼마 더 길었다, 일반 직원들은 사고없이 일하고 퇴근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항상 날뛰는 호랑이꼬랑이를 쥐고 있는격이라 언제면 봉변을 당할지 몰라 매일 제품현장에서 계량의기(卡尺)로 제품을 검사하였다. 당시 내가 사용하고 있는 한국산 계량의기는 0.0001 미리까지 측량할수 있었는데 국산과 달리 전자 현시판이 있어 몹시 편리하였다. 물론 귀중한 계량기이라 전 회사에 회장님과 나, 그리고 장대리 세사람 휴대하고 다녔고 나머지 제품관리원들은 모두 국산 계량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제품을 청도항구로 보내기전에는 최종 검사는 내가 하는데 매 박스에서 하나 둘 정도로 선택하여 검사하고 손수 제품검사란에 본인의 이름까지 싸인하였 보냈다.

한편 나는 제품에 관한 기술서적을 탐독하였다. 모든 제품명은 영어로 달아 놓아서 보기 힘들었다. 대학 1학년시절에 기초과로 영어를 대충 배운적이 있엇지만 그 기초로 근본 이해할수 없었다. 나는  영어단어를 억지로 암기했다. 그담 제품 설계도 보기가 그렇게 힘들어 보였다. 내가 여기서 배운것은 국가기계제도표준(国家制图标准)을 기초로 하여 배웠다. 기실 우리나라 기계제도표준은 모두 구쏘련의것을 본받은 것인데과  한국의 기계표준은 모두 미국과 서방나라의 표준이여서 완전히 틀렸다. 
례를 들면 직경 10 미리는 우리의 표준대로 표기한다면 "파이 10" , 그쪽의 표준대로 하면 "10 파이"로 완전히 상반되였다.(마치도 중국사람이나 조선사람은 성씨는 앞에, 이름을 뒤로 한다면 서구사람들은 이와 반대로 이름은 앞에, 성씨는 뒤로 하는것과 흠사 하였다.)
나는 직원들에게 그원인을 상세하게 해석해 주면서 그쪽의 표준을 따르라고 하였다. 솔직히 말해서 설계원본을 누구도 감히 중간에서 손을 댈수도 없었고 그것으로 인하여 제품에 문제가 생겼다면 그 책임을 감당할수 없기 때문이였다. 
이렇게 자기 업무능력을 키우는 과정에 배후에서 앙앙불락 하던 장대리가 점차적으로 나와 소통하기 시작하였고 사장님도 내가 하는 일을 흡족해 하는거 같았다. "시작이 절반이라"고 입사해 한개월이 거의 되였고 기본상 기초를 닦아 놓은셈이라고 생각하니  그런대로 한 시름을 놓게 되였다.

3월말 드디어 로임을 지불하는 날이 돌아왔다. 직원들은 흥분에 들떠 퇴근하자 바람으로 재무를 책임진 장양한테로 몰려와 제각기 자기 로임봉투를 타갔다. 나는 은근히 궁금해 났다. 장양이 정리한 로임명세서를 보니 나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집에서 돈을 부쳐주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안해를 생각하면서 저으기 조바심이 났다. 
직원들이 다 퇴근하고나니 나와 장양만 사무실에 남았다. 나는 이때를 이용하여 장양한테 나의 로임 명세서가 왜서 보이지 않은가구 물으니 자기도 모르겠다면서 직집 사장님한테 가서 문의 하시란다.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늦잡히면서 조용히 사장님 집무실을 노크하였다.
"자네 로임은 다음달에 함께 주겠네. 아직 한달이 차지 않았으니까"

내가 3월2일날 연길을 떠나서 회사에 도착한 날이 3월4일이나 3월5일부터 정식으로 일했으니 5일부터 계산한다는 사장님을 놓고 정말 대단 하시다고 감탄이 갔다. 더 할말이  없어서  부옇게 코를 떼운채 2층에 있는 숙소로 돌아 왔다. 다른 조선족 직원들이 얼마나 탓는가구 묻기에 못 탔다하니 믿지 않는다. 그들은 나의 손을 당기면서 밖에 나가 외식하자고 졸라 댔으나 나는 그저 감사하다고 말하고는 숙소 문을 안으로 잠그어 버렸다. 
"그냥 저금한셈 치지."
하지만 기본로임을 얼마나 주는지?  나는 속이 답답하여 숙소 창문을 열고 북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북두성이 반짝인다. 저 별을 보는 나의 맘은 처량하기만 했다. 그래도 여기서 해주는 밥을 그저 먹여주고 그저 재워주는데 그런대로 견지하자고 맘 먹었다. 다음달에 두개월 월급을 타게되면 함께 보내면 되지 않겠는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갑자기 저쪽 숙소에 한족애들이 어디서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지 어지러운 발자욱소리가 가까와 진다. 나는 모든것을 외면한채 두눈을 꼭 감았다. 혹시 오늘밤 꿈에서라도  내아들애를 볼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다음에 제6부가 계속 이어 짐니다. 기대하여 주십시요.)
        

추천 (5) 선물 (0명)
IP: ♡.50.♡.37
망가진왕 (♡.123.♡.26) - 2014/08/17 11:30:05

저도 방금 하나 올렸는데 ..동시에 올렸네요 ㅎㅎㅎ

그 사장 기본이 안됐어요 임금은 많던 적던 줄때 같이 줘야하는데 ..

그리고 임금을 정하지 않은건 실수하신거 같아요 암튼 잘봤습니다 다음도 기대합니다

Youngone (♡.0.♡.14) - 2014/08/17 13:47:04

즉묵,지목,지모에서 4년간 지냈던 사람입니다. 반갑네요. 영원무역의 진커정 ..2002-2005

연집하 (♡.50.♡.85) - 2014/08/17 15:37:59

아? 그래요. 반갑네요. 산동사람들이 "지미"라 부르던 그곳 지금 많이 변했으리라 믿어요. 그리고 그시기 저희 회사는 바로 지미에서 남쪽으로 약 5리쯤 떨어진 곳에 있었구요. 회사일로 지미시로 드나들때 동서로 흐르는 자그마한 강이 있고 그위로 시내로 들어가는 자그마한 다리가 있고 그부근에 작은 공원이 하나 있던 기억이 남니다.

Youngone (♡.0.♡.14) - 2014/08/17 16:28:06

정확하게 기억하시네요. 작은공원 근처에 제가 근무했던 영원무역이 있었습니다. 공원옆에는 화양대빙관(화양호탤)이 있었나요? 저녁에 바람쐬러 그 공원 산책을 나갔고.
어김없이 작은 나무 밑에늠 연인들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연집하 (♡.50.♡.85) - 2014/08/17 16:46:24

와! 그래요. 그시기 그곳을 자주 다녀왔습니다. 큰길가에 개인공장이 수없이 많았고. 그리고 지미 물가가 너무 저렴한것이 인상적 임다. 맥주는 늘 "로산맥주"를 마셨고 담배는 훙투(宏图)를 피웠습니다. 한갑에 1원50전이 던지 ?

HAUS (♡.191.♡.38) - 2014/08/18 08:40:25

단숨에 1집부터 읽구왔슴다.
님글 읽으면서 나의 그때를 생각하는 시간두 가졌구요.
잘 쓰셨슴다.

연집하 (♡.245.♡.32) - 2014/08/18 12:01:32

HAUS님 그시기 지내 왔다면 공감할수 있을겁니다. 청도는 초기에 진출한 분들이 다 알다싶이 첫 시작부터 조선족의 활무대가 아니였습니다. 90년대 미지의 땅에서 동북 조선족들이 한국회사에 입사 하면서 말 못할 고생을 많이 했죠. 회사에서 짤리우면 고향에 돌아올 차비마저 없어서 거리에서 방황하는 조선족 청년들을 제 눈으로도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아무튼 열심히 봐주시구 댓글까지 올려줘서 감사 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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