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에서 보낸 잊을수 없는 100일 (8)

연집하 | 2014.08.19 06:09:23 댓글: 9 조회: 2791 추천: 4
분류타향수기 https://life.moyiza.kr/mywriting/2341819

무작정 장양을 따라 나섰다. 그런데 뜻밖으로 1층에 있는 사장님 집무실이 아니라 2층에 있는 사장님 침실이다.
여태껏  회사에 입사하여 한달이 썩 넘어 되였지만 한번도 사장님의 침실을 와 본적이 없다. 집무실에는 평균 하루 1차씩 호출되여 갔지만 .
 그런데 무슨 침실이 이렇게 호화스러운지 ? 나의 숙소에 비기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침대며 옷장이며 심지어 옷걸이도 모두 통나무를 가공하여 만든 한국산 일류 가구들이다.
뜻밖에 장대리가 와 있었는데 두 눈언저리는 붉어져 있었다. 내 들어오기전에 사장님과 개별담화가 있은거 같았다. 아마 낮에 있는 일들을 두고 맘속에 넣지 말라는둥 잊으라는 둥 하는 따위 얘기를 했다고 나는 예감이 간다.

물론 "병주고 다시 약주는" 사장님의 수단에 감화되여 감격스렇게 우는지? 휴~ 사내답지 못한 못난 놈.
물론 내가 들어가니 두사람 개별담화은 끝나야 했다. 모두 "비밀"이니. 
그런데 저쪽에서 장양이 이미 갖추어 놓은 주안상을 들고 왔다. 바로 양반식 밥상에 한국산 깡통맥주에 김, 멸치, 여러가지 과일과 김치가 있다. 
"비둘기 맘은 콩밭에 있다"고 나는 오늘 예상밖으로 "생활개선"했다고 생각하였다. 말짱 한국산 "산해지미"를 놓고 나는 부어주는 대로 다 마셔댔다. 사장님의 후한 대접 받는만큼  더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이념을 벗어나 시름놓고 말이다.
이렇게 장대리 덕에 회사의 "상무위원"들만 회식. 나도 언젠가 사장님의 벼락을 맞으면 이런대우를 받을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맥주를 잘 마셨다. 

"먹는소가 똥을 눈다"고 장대리가 열성껏 그렇게 일을 잘했다. 
그리고 나역시 현장에서 나오는 제품을 수시로 검사 하였다. 단순한 가공 작업이라 定位만 제대로 맞추어 주면 새로 입사한 애들도 하루에 몇천개씩 가공한다. 제품의 합격률도 95포인트 이상에 도달했고 생산량도 전보다 30포인트로 증산했다.
사장님은 만면에 웃음기가 어렸고 가끔 한족애들과 되지도 않는 중국말로 농담도 잘했다. 그래서 폭소도 터지고 했고 ..,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부딧쳤다.
 
일이 잘된다고 하는데 4월중순부터 정전이 자주 되였다.
 당시 청도주위에는 옃천개 기업들이 있었다. 외국독자 기업뿐이 아니라 가족끼리 무어서 꾸린 회사들이 그리도 많았다. 그시기 연길에는 돈이 좀 있는집들에서 맥주를 주로 판매하는 상점을 꾸려서 잔 돈벌이 하였지만 여기 사람들의 의식은 단순한 되넘기기 판매가 아니라 시장에서 정보를 찾고 이에 요구되는 산품을 연구,개발, 생산까지 하는 프로젝트를 용감히 해가는것을 보고 나는 너무도 놀랐다.
당연히  이런 중소기업들이 동시에 작동하면 덩치가 큰 공업도시라 하지만 제한된 에너지로 이런기업의 수요를 근본 만족 시킬수 없었던 것이다.

사전에 아무런 통지도 없이 정전 시켜서 부득불 작업을 중지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이에 안달한것은 사장님이시다. 장양을 시켜 해당부문에 어느때 전기가 오는가 하면 그쪽에서 자기네들도 모른다는 대답. 
하지만 날이 어두우면 전기를 백프로 보장해 주었다. 그래서 대낮에 작업하다가도 정전이 되면 회사직원들이 좋아서 함성을 지른다.
그것도 그럴것이 밤작업은 연장작업으로 인정하기에 시간당 급여가 더 높으니 그럴수 밖에 없는것이다.
"쯧쯧쯧 박기사 , 저 꼬라지를 보라이까. 좋아서 야단법석이는걸, 휴~"

기계동음소리가 일제히 멎으니 회사는 물 뿌리듯 조용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즈음에 제일 바쁘게 돌아치는 사람이 딱 한분이 있는데 바로 주방장 뚱보아줌마이시다.
저녁에 연장작업을 할 직원을 대비해 음식을 충분히 장만해야 하는것이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만투를 예약하러 간다 남새 구입하러간다 어쨓든 채바퀴처럼 돌아쳤지만 왜서 그렇게 减肥가 되시지 않는지?
"아줌마 또 만투 빌라 가능기요?"
"됐소. 남 바빠죽겠다는데 말을 자꾸 시키지 마우."

내가 이러는 아줌마를 지껄이면 아줌마는 시끄럽다는 뜻이 헐떡러리면서 남새를 자전거 뒤받이에서 거두어 낸다.
저녁이 되여 날이 어두우면 직원들이 몽땅 출근하여 연장작업을 하는데 그렇게도 떠들지 않고 모두들 열심히 한다. 백명이나 되는 직원들이 조용히 작업 할때 제일 편안한것은 우리 몇명 관리원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직장 문어귀에서 한가하게 담배도 피우고 조용히 한담도 하였다. 
저녁 8시면 작업이 일제히 중지되고 밤참으로 식사가 시작되는데 20명 밖에 수용되지 않은 작은 회사 내부식당이라 기를 나누어 식사를 시키지 않으면 안 되였다.

그런데 모두 왜서 웃고 떠드는지 사내애들이나 계집애들이나 똑 같다. 식당문어귀에 肃静 이라고 써 놓아도 아무소용 없다.
물론 우리네 관리원들은 제일 마지막 기에 식사에 들어간다. 뚱보 아줌마도 이때야 헐헐거리면서 식탁에 마주 않고 대충 식사를 하고 다시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그많은 그릇들을 손수 하나하나 씻어야 하는데 혼자 몸으로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래서 늘 하는 소리가
 "20명 밥만 해주면 된다고 약속해서 입사 했는데"
하고 불만에 가까운 소리를 하면
"그럼 어쩌겠나? 아줌마 실력을 가지고 작업현장에 가서 관리원 하겠다능기오?"
하고 사장님이 웃으시면
"뭐 하라면 못할거 같으쇼. 나두 인젠 넘 봐서 할만 합네다.ㅎㅎㅎ"

어느날 사장님이 나를 찾아오셨다. 전에는 장양을 시켜 늘 나를 호출했는데 인제 무슨 일이 있으면 집적 찾아와 나를 꽤나 살갑게 대해 주었다.
"자네 워낙 일하던 기업에서 대졸생을 몇명 초빙할수 없나? "
사장님도 따로 타산이 있었다. 제품 모두 세가지 밖에 되지 않았으니 더 욕심스레 더 개발하려는 의향이 있는거 같았다.
"자네가 하는일을 자네를 제외하고 장대리밖에 없네. 장대리는 생산촘감이니 몸을 뺄수 없구. 자네 대신 이를 감당할수 있는 인재를 좀 구해 보게나."
내가하는 일을 대신할수 있는 사람을 받구 나를 신상품 개발에 착수하려는 심산이였다. 그것도 그럴것이 내가 전문 배운전업이 질량관리가 아니라 금형(模具)설계 및 제조였기 때문에 나를 충분하게 이용하여 새산품을 개발하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

나도 어느때 벼락맞을  질량관리일을 일찍 접하려는 맘도 있었고 나의 직성에도 맞지않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사장님의 지령대로 나의 원 기업에서 일하던 대졸생들을 하나하나 전화로 련락하니 한결같이 못 가겠다고 하였다. 소문이 어떻게 그곳까지 갔는지 로임이 적고 일이 고되고 한국사장들이 신용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였다.
그말에 일리가 있었다. 곁에서 이를 지켜보시던 사장님은 더 할말이 없는뜻 사무실 밖으로 나가려는데
"따르릉~"
전화가 울려왔다.
필경 나의 전화라고 생각되였다. 전화련계가 되지않은 친구들에게는 무선전 호출했으니까.

"누굼 까? BP 한 사람이."
"내다. 박..,"
"아! 형님이구만 청도에 갔다는 소식을 누구한테 들었는데"
"ㅎㅎㅎ 그냥. 그렇지므. 지금 너는 뭘하니?"
"집에서 매일 노우. 백수건달이요."
"그럼 여길 오겠니?"
"거기 어떻소? 잼 있소."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나보다 5살 어린 동생벌 되는 친구다. 대련리공대학 졸업생이구 나하구 한 단위 동사자로 일했는데 단위가 문을 닫게되자 지금 한국에 돈벌러 간 부모들의 부쳐온 돈으로 허송세월하구 있는 판이다. 돈 보다 매일 시간이 보내는것이 지겹다는 친구라

"오라. 여기 고운 조선족 새기들이 많다. 내 하나 소개 할게.ㅎㅎㅎ"
"ㅎㅎㅎㅎ. 매일 집에서 노니까 머지리 되우. 그럼 한번,"
"오라 여기서 그저 먹구 자구 그담 로임은 백프로 저금이 되니."

나는 마치도 다단계판매업 하는 사기군처럼 말이다. 내 욕심만 차리느라구. 여기서 넘 외롭구 적막하구 하니까 부른것이지
하지만 절대 돈 을 많이 벌수 있다고  장담하지 않았다. 

"알았소. 당금 래일 기차표를 끊겠소."
"그래 알았다."

(다음에 제9부가 계속 이어 집니다. 기대하여 주십시요.)   

 
 

추천 (4) 선물 (0명)
IP: ♡.245.♡.206
물방울7 (♡.136.♡.3) - 2014/08/19 06:26:33

또 잘 밧슴니다 ...점점 재밋네요~다음집을 인츰 올리시기를 ``~ 근데 좀 길게 써주세요

연집하 (♡.245.♡.93) - 2014/08/19 08:02:13

물망울님. 글을 만드는 작업이 읽는것처럼 수월치 않습니다. 기존의 재료를 기초로 하면서 쓰다나니까 당연히 늦어질수 밖에 없어요.ㅎㅎㅎ 아무튼 댓글까지 올려주면서 고무해주시니 고맙구요.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에 노력 많이 하겠습니다. 감사

홍설아 (♡.47.♡.6) - 2014/08/19 08:42:39

잘 보고 있습니다. 님의 글을 보고 댓글달기 위해서 어제야 비로소 가입했어요,버스탈때도(버스에도 와이파이 잘 터져요) 손에 휴대폰 꼬~옥 쥐고 자꾸 확인하게 되요 새글이 있나하고 ㅎㅎㅎ

연집하 (♡.245.♡.93) - 2014/08/19 10:28:57

ㅠㅠㅠㅠ. 방금 9부를 끝마치고 올리는데 실패 했슴다. 그리고 원본은 다 지위지구. 온 오전시간을 헛되게 보냈군요. 맹랑도 해라.

love120 (♡.74.♡.243) - 2014/08/19 10:49:32

연집하님글솜씨장난이아니네요 드라마쓰셔도되겟는데요. 묘하게기다리게되는군요. 9집을애타게기다리고있으니 빨리올려주세요. ㅎㅎ강추합니다.

love120 (♡.74.♡.243) - 2014/08/19 10:52:32

여러분들글을보셧으면 추천하는센스잊지마시구요 다들좋은하루되세요.

HAUS (♡.191.♡.244) - 2014/08/19 12:48:59

넘무 빨리 글올려서 수고 많으십니다.
그러다가 힘들거나 지치시면 안됨다.
많은 독자들이 기다리구 있는데~~
발뺌하려구 다른사람 끄서들였슴까ㅋㅋㅋ
잘됬으면 좋겠슴다.

연집하 (♡.50.♡.197) - 2014/08/19 14:30:12

여러분 눈물겹도록 감사 함니다. 어설픈 글을 지켜 봐주셔서 대단히 감사함니다.. 그시기 옹근 한세대가 제처럼 고생 했습니다.
오늘날 청도가 조선족의 제2고향으로 거듭나건 모두 선배들의 피땀으로 이루어 진것이라는것을 잊지 마세요. 원래 판본이 이미 간행물에 출판되였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야기는 여기서 다하구 지나가겠슴니다.

연집하 (♡.50.♡.197) - 2014/08/19 14:39:39

Haus님 다른 사람이 끄서들인거 없습니다. 혹시나 이글을 읽게 되면 그때 사람들이 다 모일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 글을 올린겜다. 꼭 그시대 사람 들 적어도 이글을 볼줄아는 조선족이라면 꼭 저한테 연략이 있을줄로 암니다. 광고 백번하기보다 이런 글이 한번 올린거 낫다고 생각하는 저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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