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에서 보낸 잊을수 없는 100일 (10)

연집하 | 2014.08.20 10:37:16 댓글: 2 조회: 2727 추천: 2
분류타향수기 https://life.moyiza.kr/mywriting/2344139

숙소에 들어오자 마자 바람으로 봉투를 열어보니 백원짜리 지페 9장이 나왔다. 바로 매달로임을 일방적으로 500원으로 정한것이다.
일반직원들의 로임이 250원이니 나의 로임을 그냥 배로 증가한 셈이다.
다시 말하면 사장님이 나의 로동을 고작 두 일반직원의 로동가치로 인정 한것으로 된다. 하루 평균 10시간 일했는데 완전히 사람을 무시해도 형편없이 무시 하신다. 얼마전 한족애들한테서 장대리의 로임이 천원이 넘어된다는것을 귀동냥으로 들었는데.
나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그자리로 1층에 있는 사장님집무실에 찾아갔다.

"사퇴 하겠습니다. 원래 근무하던 직장에서도 로임을 300원넘어 받았는데 제가 200원을 더 벌자고 처자를 버리고 수천리밖에 타향에서 고생 하는것이 아님니다. 그러니 그리 아세요."

"자네 천천히 말하세. 자네도 회사형편을 잘 알지 않는가. 아직도 한국은행에 대출을 갚지 못한 형편이고 .., 이제 차차 형편이 좋아지면 자네 로임을 올려주겠네."

"그건 회사형편이고 문제는 일한만큼 주신다고 해놓고. 그래 제가 일한것이 고작 2명의 일반직원 일한 만큼밖에 되지 않습니까?"  

나는 사장님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그자리에서 나와 2층에 있는 숙소로 올라왔다.
그리고 대뜸 짐을 쌓다. 집으로 갈 로비는 충분하니 래일 아침에 청도역으로 들어가면 오후  심양으로 가는 기차를 탈수 있었다.
마침 전호가 숙소로 들어왔다.

"형님에 어찌된 일이요. 짐까지 싸면서."
"사장님께서 로임을 너무 많이 주어서 그만큼 보답못해 죄송해서 사임하고 집으로 갈련다."
"얼마즐 줍데."
"500원."
"진짜요?"
"못 믿겠으면 사장님한테나 장양한테 가서 물어봐."
"휴~"

전호는 말없이 권연갑에서 담배 한대를 뽑아 물었다.

"글쎄. 정 형님이 가겠다면 나도 못 말리겠소. 난 이제 청도에 온지 며칠이 안되는데. 모두 형님하나만 믿고 왔는데. 형님이 가면 난 어쩌우."

그랬다. 전호의 말이 틀림없었다. 좋은 말로 구슬려서 오게 해놓고 자기가 당하니까 훌쩍 떠난다는것이 너무나 이기적이라고 말할수 밖에 없었다. 나는 그자리에서 맥없이 침대에 훌쩍 물러 앉았다.

이때 누군가 밖에서 문을 노크 한다.

"들어가도 돼요? 박기사."
보나마나 장양이였다.

'그냥 들어와요."
내가 김빠진 소리를 하자바람으로 장양이 조심스레 문을 열고 방안에 들어왔다.

"무슨 얘기를 하시려구 왔어요?"
"아니 짐까지 싸요? 집으로 가실려구."
"언녕 떠나려 했다가 호주머니에 텅 비여서 여태껏 참아 왔어요. 이렇게 로임도 푼푼히 주시니 고향으로 돌아가야죠뭐."
"그러지 않아도 사장님이 근심하시던데."
"돌아가서 근심하시지 말고 잘 계시라구 전해줘요. 래일 아침중으로 떠나니."

장양이 무슨 말을 하려다가 고개를 수그리고 문을 열고 나간다.
아마 곧추 사장님한테로 가서 전할것이다.

아니나 다를가 장양이 사장님과 함께 우리네 숙소에 들어섰다.
나와 전호는 사장님을 아예 외면하고 있는데

"박기사 다음달 부터 로임을 배로 올려주겠네. 여기 전호 군도 있으니 증명할수 있지. 이번에 원자재를 구입 하느라구 지출도 많았네. 그리 알게. "

나는 가타부타 대답하지 않았다.
장양이 집적 와서 나의 짐을 도루 풀어놓는다. 

"휴~"
긴 한숨이 쭉 나갔다.
전호군을 홀로 남길수 없었다. 그리고 사장님의 약속을 다시한번 지켜보자.

그날 저녁 나눈 전호씨 그리고 김용씨 함께 술마시러 밖으로 나왔다.
연장작업이 있어서 전호씨가 응당 자리를 비우면 안되였지만 모든거 대신 리화더러 자리를 지키게 하고 나왔다. 그리고  기대 정비공 김용씨는 내가 집적 지배할수 있어서 한족 기술원들은 누구하나 감히 뭐라 말 못했다
사장님은 먼 발치에서 이 모든것을 구경하면서 아무 말씀도 못하신다. 장대리도 장양도 그리고 백명이나 되는 직원들이 모두 일을 멈추고 우리 조선족들이 "동맹파업" 을 하는걸 구경하고 있었다. 비록 성원하는 이는 없었으나 저들끼리 뭐라 수근 거린다.

부근의 상점에 가서 맥주를 어떻게나 마셨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첫달 로임을 못 타서 김용씨와 이미 회사를 떠난 봉호 군과 술이 녹초로 되게 마셨고 며칠전 전호씨가 금방 회사에 들어와서 다시 한번 녹초 되니 이번까지 세번째이다.
술이 좋았다. 기분이 알딸딸해 나니 맘이 편안하구 속에 맻혔던 것들이 한꺼번에 다 풀리는거 같았구 집 생각도 크게 나지 않았다.

이튿날 5.1절에 나는 200원만 남기고 나머지 돈을 몽땅 집에 부쳤다.
다시 평온한 작업이 시작 되였다. 
나는 언제 그런일이 있었나싶이 다시 개발부 부장이라는 직책을 다하였다.
제품도 탈 없이 생산되여서 청도항구로 운송되였다.

5월 중순이 되는 어느날 한국본부로 부터 사장님을 급히 귀국하라는 전화가 와서 부득불 귀국해야 하였다. 떠나기전 사장님은 우리 몇명 "상무위원"들을 모여 놓고 긴급회의를 소집하였다. 길을 떠나는 다심한 부모가 집에 자식을 홀로 남겨놓고 시름 놓지 못하는뜻 이것 저것 당부도 많이 하셨다. 
장대리에게 정전이 되면 무조건 연장작업 하고 그렇지 않을경우 낮대거리로 현유의 생산량을 보존하면 된다고 부탁 하였고 제품총감 전호씨에게는 제품 합격률을 95포인트이상 보장하라고 하였다. 나에게는 模具 제작에서 오차가 없도록 주의를 돌릴것을 부탁하였다. 

이튿날 사장님은 청도 공항으로 떠났다.
장대리가 어디서 승용차를 한대 빌어와 사장님을 모셔갔다. 사장님은 떠날때 일주일후면 다시 온다고 하였다.

이튿날 부터 무슨 선서대회인지 결의회의를 하는 그 번거로운 早操를 취소하였다. 
사장님의 감독이 없어지자 모두들 웃고 떠들면서 일을 하였고 장대리도 크게 참여 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장님은 매일 장양한테 전화를 해서 생산량을 제대로 확보 하는가? 정전이 자주 되지 않는가? 제품 합격률이 어떤가? 
문의 하였다. 장양이 이내용을 장대리한테 다시 통역하여 전하면 장대리는 듣는둥 마는둥 마이동풍으로 대했다.귀먹은 벙어리 였다.
결과적으로 생산량이 점점 내려갔다. 이에 바빠맞은 장대리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현장에 가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장대리가 자리를 비우면 그상이 장상이였다.

어느하루 제품총감과 리화가 나를 찾아 사무실에 왔다. 장양이 곁에 있으니 무엇인가 말하다 말고 밖으로 나오라고 눈짓 하였다. 나는 인차 눈치를 채고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에 제11부가 이어 집니다. 계속 기대하여 주십시요.) 

추천 (2) 선물 (0명)
IP: ♡.50.♡.130
zjj963 (♡.234.♡.18) - 2014/08/20 11:38:49

아주 실감이 나는 글이네요,회사 다닌 사람에게는 피부로 느낄수 있는 그런 글.......

연집하 (♡.50.♡.70) - 2014/08/20 14:09:29

zjj963님 과찬에 감사 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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