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어느날 영미는 쇼장에게 장미꽃비단손수건을 더 수놓고싶다면서 상점에 가서 하얀 비단천과 여러가지 알록달록한 수놓이 색실들을 한가득 사오더니 매일 쇼장의 품속에 앉아 수놓이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하루는 영미가 쇼장의 품안에서 여러가지 색갈의 장미꽃은 수놓지 않고 한 비단손수건에 검은색 회색 분홍색 하트만 여러개 수놓고 있는 것을 쇼장은 보았다.

“왜? 이 손수건에는 장미꽃을 수놓지 않고 하트만 수놓니?”

영미는 얼굴이 발그레해지면 쇼장을 뒤돌아보고 말했다.

“여기에 수놓은 하트는 우리가 사랑을 한 기록을 수놓이 하는거예요”

“오~,그럼 처음에 수놓은 검은색 하트 하나는 무슨 뜻이고 그 다음의 회색 하트 둘은 무슨뜻이지?”

“검은색 하트는 처음 사랑하던 그믐날 그날에 제가 좀 많이 아팠으니 검은색을 수놓은것이구요.설날에 아침저녁으로 두번 했던 사랑은 그렇게 아프지 않았으니 회색으로 하트를 수놓았어요.”

“오~,그럼 이 분홍색은 무슨뜻이구?”

“분홍색은요,즐겁고 기쁘다는 뜻이예요.고향집에서 돌아온 그날에 세번 사랑을 하였으니 그날에는 분홍색 하트가 세개이구요,그 다음날은 다섯개…”

“ㅎㅎ,너 참,재미있고 이쁘다.그리고 넌 너무 사랑스럽구”

“그래요?”영미는 머리를 돌려 쇼장을 바라보며 방실 웃었다.

“이다음 진붉은색 하트를 수놓았으면 좋겠어요”

“오~,뜨겁고 아주 즐거운 사랑을 하려구?”

“예,오빠”

“그럼 천천히 기다려.네가 1-2년 더 분홍색 사랑을 하다보면 자연히 진홍색 사랑을 할수 있지…”

“아니다,우리가 지금처럼 이렇게 사랑한다면 1년이 아니라 반년이 좀 넘으면 되겠네.”

“그건 왜요?왜 1-2년이나 걸려야 될것이 반년이면 될수 있어요?”

“너의 사랑의 열정이 뜨겁잖아.너의 열정이 마치 팔팔끓는 물같은데”

“열정이 뜨거우면 그 기간이 단축될수 있어요?”

“그럼,단축되구말구,너의 사랑은 우리의 사랑은 지금 무럭무럭 자라고 있지 않니?”

“네 그럼요,저도 날에 날마다 저의 사랑이 우썩우썩 자라나고 새로워지고 이뻐지는것 같아요.”

“그래,빨리 잘 자라거라,마치 단비를 맞은 참대나무처럼”

“이 세상에서 우후죽순이 제일 빨리 자라는가요?”

“그럼, 참대나무는 단비를 맞으면 하루에 한자도 넘게 자라난다고 하더라,사흘이면 1메터이상씩 자라나고 한달이면 10메터보다 더 높게 자라난다고해”

“오,그럼 저는, 저의 사랑은 우리의 사랑은 단비를 맞은 참대나무처럼 쭉쭉 자라나면 되겠네요”

“그럼 좋지 아주 좋지….그런데 여기의 하트는 왜 어떤 하트에는 하트속안에 색갈이 꽉 차있게 수놓아 있고 어떤 하트는 색실이 반쯤 차있고 어떤 하트는 색실이 1/3밖에 안 차있어?”

“그건 저의 느낌이나 감수를 표현한거예요.여기 처음의 분홍색 하트는 제가 처음으로 즐거운 느낌을 좀 받았으니 1/3쯤 분홍색 색실로 분홍색 하트안에 수놓이 한것이구요.그 다음 하트는 절반쯤 분홍색 색갈이 들어간 것처럼 처음보다 더 즐거웠구요.그 다음에는 2/3쯤, 더 즐거웠어요”

“그럼 오늘 아침사랑은 무슨색갈로 얼마나 수놓아야 돼?”

“분홍색으로 꽉 차게 수놓겠어요””

“정말?”

“네”

순간 쇼장은 영미의 얼굴을 확 끄집어다가 힘있게 그의 입술에 키스를 하기 시작하였다.

“어우~,너,넌 너무 사랑스러워,나의 보배 나의 꿀단지, 나의 미인 나의 영원한 미인…”

“그런데 영미야 넌 너의 이름을 누가 지어주었는지 알고있니?”

“네,저의 아버지가 저의 양아버지가 지어주었잖아요.어때요,이름이 좋지요?영미:영원한 미인,영원한 미녀”

“기실 너의 이름은 내가 지어준셈이야”

“뭐라구요?오빠가 언제?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둘이 같이 상의를 해서 지었다고 하던데요”

“너의 아버지가 그러니깐 나의 선배가 널 갓 입양했을적에 나보고 너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주었으면 좋겠는가고 나의 의견을 물어보시더라”

“그래서 내가 영원할 “영”자, 아름다울 “미”자,꽃 “화”자,이 세글자가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했지.”

“이 세 글자로는 네가 영원한 미인미녀가 되라는 뜻의 ‘영미’로 이름을 지을수가 있고, 영원히 아름다운 꽃이라는 ‘영화’가 될수도 있고,아름다운 꽃이라는 ‘미화’가 될수도 있고 또 ‘미영’이 될수도 있고 ‘화영’이도 될수 있지…그래서 이 세글자로 지을수 있는 ‘영미’ ‘영화’ ‘미화’ ‘미영’ ‘화영’이 이 다섯개의 이름중에서 하나를 골라 지으면 좋겠다고 했어”

“그래서 선배가 그러니깐 너의 아버지가 너의 어머니와 같이 상의해서 그중의 ‘영미’를 선택했다고 후에 나한테 알려주더라”

“오,그러니깐 저의 이름에 대한 설계와 건의는 오빠가 한것이고 결정은 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상의해서 내린것이네요”

“응,그래 바로 그렇게 너의 이름이 생기게 된것이지…그래서 지금 네가 나의 영원한 미인미녀인 영미가 된것인가?”

“체,그러구보면 오빠는 처음부터 절 자기여자로 만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 모양이군요”

“야, 네가 그땐 그렇게 어린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

“그런데 아마도 명명속에 무슨 운명이라는것이 있는 모양이다…네가 이다음에는 꼭 내사람이 될것이라고…”

“그러나 저러나, 넌 붉은 장미를 좋아한다면서 이번에는 왜 분홍색 장미 금황색 장미와 하늘색 장미만 수놓는거니?그리구 왜 이 비단손수건은 전번것보다 엄청 더 커?길이넓이가 다 두자씩은 되겠다야”

“오빠가 분홍색 금황색 하늘색을 좋아한다면서요?그래서 이번에는 오빠가 좋아하는 색갈로 장미꽃을 비단손수건에 수놓는것이구요….그리구 지금 이 비단손수건은 우리가 사랑을 할적에 쓸려구요.”

“아~,요즘 사랑을 할적에 너의 “꽃”에서 “꿀물”이 많이 나오던데…넌 이렇게 큰 비단손수건을 너의 몸아래에 깔아놓으려구?”꿀물”이 담요에 젖지 않게?”

“네,그리구 흘러내리는 “꿀물”도 이 비단손수건으로 닦으려구요”

“그럼 이 손수건 몇개 가지구는 하루에도 모자라겠는데?”

“예,그래서 몇개 더 수놓아야 하겠어요”

“그럼 붉은색도 수놓으렴,그리고 주황색도 청색도 보라색도…거기에 분홍색 금황색 하늘색 까지 합치면 일곱가지 장미꽃비단손수건이 생기겠네,녹색 장미꽃까지 수놓을수 있다면 7색 아니 8색 장미꽃비단손수건이 만들어지네”

“음~,오빠 생각이 좋겠네요,,,그럼 8색 장미꽃 비단손수건을 수놓아만들게요…우리가 사랑을 할적에 넉넉히 쓸수 있게요”

“그런데, 뜨거운 붉은색 달콤한 분홍색 외에 다른 색갈은 무슨 느낌의 사랑을 의미하죠?”

“음~, 주황색은 따뜻하면서도 좀 뜨거운 사랑?”

금황색은 우아하고 고귀한 사랑?

녹색은 생기발랄하고 활력이 넘치는 사랑?

청색은 바다같이 넓고 깊고 파도처럼 끊임없이 몰려오는 사랑?

하늘색은 멋지고 세련되고 정교하고 속세를 벗어난듯한 천사같은 사랑?

보라색은 붉은색과 하늘색의 결합색이니 뜨겁고도 정교하고 멋진 천사같은 사랑?”

“오~,그럼 우리 이담부터 이렇게 8색 사랑을 합시다요.8색장미꽃 사랑”

“음~,그래,그게 좋겠어,내가 이전에 구상했던 팔색조의 사랑보다 8색장미빛 장미꽃사랑도 엄첨 아름답겠는데?”

“네, 전 장미꽃이 좋아요,그러니 우리 인젠 8색장미꽃 사랑을 합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