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2

피노키온 | 2014.12.08 21:51:40 댓글: 7 조회: 3930 추천: 7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491244
'돌싱이라...'
지금 시대에 돌싱들이 많이 있긴 했지만 좀 의외이긴 했다.
'왜 헤여졌을까? 전 남편은 뭐하는 사람이지? 그녀는 지금 무슨일 하고 있는가?애는 있었을가? '
침대에 도로 드러누워 나는 벼라별 생각을 다 했다. 애가 있는지도 못 물어봤고 그러고보니 나는 그녀가 무슨 일 하는지도 나이도 몰랐다. 그저 운이형 와이프 친구라는 사실 하나만 달랑 알고 있었다.

나는 오만가지 생각을 하다가 다시 운이형 한테 전화를 했다.
"헨님에. 내요."
"응. 웬일로 부지런히 전화를 하는구나."
"헨님에. 지금 어디 있소? 만나기우."
"어째? 무슨 일이 있니?"
"냐. 급한 일이오. 어디 있소? 내 지금 헨님인데 가겠소."
형은 지금 밖에서 일보는데 거의 끝나니까 시간 맞춰서 나오라고 했다. 나는 후다닥 일어나 침대에서 뛰여내려 대충 세수하고 옷을 입고 택시타고 운이형한테 갔다.
운이형과 나는 운이형 친구가 꾸리는 맥주점에 갔다. 자리에 앉자 마자 운이형이 묻는다.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급하게 달아다니니?"
"헨님에. 아즈마이 나이 어떻게 되우?"
"응? 스물아홉이다. 어째?"
"그 영이라는 사람두 아즈마이하구 동갑이겠지?"
"옳을께다. 고중친구니까 동갑이겠지. 왜?"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아우?"
"뭐 알고싶니? 빙빙 돌리지 말구 말해라."
"어째 리혼했다우?"
"그건 나야 모르지. 듣기론 전 남편이 큰 잘못을 했다더라."
"바람 썼소?아님 도박 놀았다우?"
"글쎄말다. 그건 잘 모르겠다. 어째 니 영이한테 관심있니? 아께부터 영이 영이 영이..."
"영이 지금 무슨 일 하우?"
"외지에서 금방 와서 공무원 시험 준비 하면서 저번에 어디서 뭐 한다든데 주의해 듣지 않아서 모르겠다."
"외지에서 왔다구? 언제?"
"내 생일 그때즘이니까 2월이다."
"그래 또 다시 간다우?"
"공무원 시험 친다는거 봐선 안 가겠지뭐. 아 정말. 영이 공무원 시험 필기 붙었다. 우리네 그때 같이 만난 그즘에 면접 했다는거 같더라. "
"영이 애기 있소?"
"니 어째 그래니? 진짜 영이한테 관심이 있니?"
"냐. 그래서 지금 물어보재요."
"야. 영이는 한번 갔다왔다. 그러니까 니 영이한테 관심 꺼라."
"영이 리혼했다구 그래우? 리혼한게 뭐 어떻소?"
"이건 널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영이를 위해서 하는 말이다. 영이는 내 각시 제일 친한 친구다. 처녀 총각이 연애하구 결혼하면서두 부딪히는게 엄청 많고 힘든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영이는 이미 한번 상처 크게 받았다. 니 영이를 다시 상처 안주고 다치게 안할 자신이 있니? 니 영이 리혼한거 대수롭지 않게 생각안한다구 해결되는게 아니다. 주위의 시선 니네 부모님 어찌겠니? 생각은 해봤니? "
순간 나는 할말이 없어졌다. 사실은 정말로 나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나만 괜찮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냥 연애나 하고 그럴꺼면 아예 건드리지 말라. 너도 다시 외지 나갈꺼 아니야. "
나는 더욱 할말이 없어졌다. 연길에 와서도 앞으로 다시 어떡할지 생각중이였다. 마침 상해에 잇는 사촌형이 오라고 해서 상해로 가는걸로 대충 방향을 잡기는 했다.
집으로 돌아와 나는 며칠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
과연 내가 그녀를 상처 안 주고 행복하게 해줄수 있을까?주변의 시선은 뭐 내가 신경 안 쓰면 그뿐일테고.. 상해로 갈려고 했던건 그냥 영이 같이 연변에서 분투하면 되는거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어떻게 설득할까?
솔직히 나는 여짓껏 무슨 일을 하면서 어머니 아버지 허락을 받거나 동의를 거쳐본적이 거의 없다. 항상 내 멋대로였다. 어렸을때 나는 너무나도 장난이 심해서 어머니한테 정말로 마니 맞았던걸로 기억된다. 학교에 입학해서부터는 어머니의 두번째 직장이 우리 학교일만큼 나때문에 어머니는 많이도 불리워 다녔다. 리유는 늘 하나였다. 싸우고 때리고 맞고... 아버지는 그러면서 크는거라고 했지만 어느 겨울방학인가 시골에 사시는 할머니네 집에 놀러갔다가 장난삼아 동네 한 집에 불을 달아 놓은게 집 한채가 통째로 사라졌다. 그날 나는 아버지한테 질질 끌려 집에 와서 정말로 개처럼 두들겨 맞았다. 아버지는 마지막에 딱 한마디 하셨다.
"이제 넌 내놓은 자식이다. 니 마음대로 해라."
그뒤로 속을 두배로 썩은건 어머니셨다. 공부는 원래 소질이 없었고 그나마 운동으로 특장생 추천받아서 고중에 갔고 남들 돈내고 간다는 대학에도 추천 받아서 학비 면제 받고 가서 부모님이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또 졸업즘에 못다니겠다고 해뜩 나눕기도 했으니 어머니는 무척 속이 상해 했다. 그런걸 헤아리지도 않고 무작정 한국에 갔다가 맞같지 않다고 때려치고 또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다 나니 해놓은것 없이 서른살이 되였다. 이제 와서 부모님한테 잘보이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내가 지금 리혼한 영이한테 빠져서 영이를 아내로 맞겠다는 말을 하면 실망할께 뻔했지만 늘 그러하듯 나는 내가 하고싶으면 꼭 해야 됐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어머니 아버지 허락을 받고싶었다. 그녀를 당당하게 소개하고 싶었다.

저녁식사할때 나는 거실에 켜놓은 티비를 껐다.
"왜 끄니?" 아버지가 버럭 하신다.
"아버지, 어머니 내 할 말이 있슴다."
"뭔데?" 어머니 아버지는 하시던 식사를 멈추고 나를 본다. 여짓껏 이렇게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적이 없는터라 아버지 어머니는 다소 의외인듯한 눈빛이다.
"저기.. 그러니까 내 요즘 좋아하는 여자 생겼슴다."
"그래서? 결혼 하겠다구?" 어머니가 물으신다.
"결혼하고 싶은데 아직 그여자의 허락을 못 받았고 내 혼자 좋아함다. 그여자 말임다. 전에 한번 등기만 했었담다."
사실 그녀가 결혼식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정확히 몰랐다. 그러나 했을 가능성이 더 컸겠지만 나는 등기만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나라도 흠을 최소화하고싶었다.
"... ..."
어머니 아버지 표정이 굳어진다. 아버지는 수저를 놓으시더니 방으로 들어가버리셨다.
"어머니. 내 정말 그여자를 많이 좋아함다. 연애만 할꺼라면 말도 안 꺼냄다. 그리고 젊고 예쁜 애들도 많은데 내가 뭐가 모자라서 그러겠슴까.."
"뭐하는 여자애인데? 애는 있다니?"
"외지에서 와서 이번에 공무원 시험 쳤담다. 애기 없담다."
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애기 없다고 또 거짓말을 했다. 고의적은 아니였다. 그저 어머니 아버지한테 보일 그녀의 결점을 최소화 하고 싶었다.
"그 여자하구 만난지 얼마나 됐니?"
"금방 알았슴다. 아직 연애도 못했슴다. 내 혼자 좋아함다. 그 여자는 내 좋아하는것도 모름다."
"혼자 좋아하면서 결혼은 혼자 하니?"
"내 꼭 내 여자 만들어서 결혼하겠슴다. 굳이 따지자면 흠이라서 먼저 허락받고싶슴다. 나중에 반대하면 영이 상처받잼까.."
"그여자애 이름이 영이니?"
"예. 어머니. 이 아들 이제 사람질하면서 살고싶슴다. 허락해주쇼."
"... ..."
어머니는 대답대신 숟가락을 든다. 나는 기다리기만 했다.
한참있다가 어머니가 말을 하신다.
"니가 좋다니까 내가 뭐라 못하겠구나. 뭐라해도 들을 너도 아니고. 그러나 어머니는 기분이 썩 그리 좋지 않다. 그 여자애가 안좋다는게 아니라 너도 필경 총각인데 같은 값이면 처녀를 찾았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생각해봐라. "
나는 더이상 할말이 없었다. 운이 형님 말이 맞았다. 나만 대수롭지 않아서 해결되는게 아니였다.
그렇다고 물러설 내가 아니다. 천천히 설득해야지 하는 다짐을 하면서 나는 방으로 들어와 그녀한테 문자를 보냈다. 문자라기보다 모멘트에서 본 좋은글을 공유해서 보냈다. 역시나 그녀는 답장이 없다.
답답한 마음에 친구를 불러 밖에서 술 한잔 했다. 술을 얼마나 퍼마셨는지 문 두드리는 소리에 깨났다. 아버지가 부르신다고 어머니가 깨우신다. 시계를 보니 5시이다. 아버지는 직업 특성상 6시 출근이시다.나는 졸리는 눈을 비비며 식사중이신 아버지앞에 가서 앉았다.
"아버지. 불렀슴까."
"원이야. 그여자 마음에 드니?"
"예. 정말 좋아함다."
"아버지 어제 밤새 생각했다. 그래. 니가 좋다면 만나라. 반대 아이 하겠다."
"아버지. 감사함다. "
나는 너무 기뻤다. 어머니도 옆에서 잠자코 계셨다. 너무 기쁜 마음에 어제 마신 술도 다 깨는것 같았고 이 좋은 소식을 혼자만 알고 잇는다는게 너무 아까웠다. 나는 잽싸게 방에 들어가서 다시 누웠다. 기분이 둥둥 떠서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영이, 좋은 아침~"
' 아차, 다섯시면 그녀는 아직 자고 있겠지? 깨나면 답장 오겠지.'
속으로 중얼 거리며 나는 습관적으로 모멘트를 봤다. 근데 그녀가 일분전에 모멘트를 갱신했다.
'벌써 깨났나 보군. 답장 금방 오겠네.'
나는 핸드폰을 들고 답장을 기다렸다.
그러나 오분이 지나도 십분이 지나도 반시간이 지났는데도 답장은 오질 않았다. 나는 조바심이 났다.
"영이. 대답하쇼."
또 오분이 지나고 십분이 지나고 반시간이 지나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순간, 나는 어머니 아버지 허락을 받아놓고도 정작 당사자인 그녀를 내 여자로 만든는게 그여느때보다 참 쉽지만은 않을꺼라는 예감이 들었다.

나는 솔직히 나쁜 남자였다. 과거 여자들도 많았고 만나다가 질리면 이유도 없이 끝내버리곤 했다. 여자친구 있으면서도 딴여자를 넘본적도 많았고 여자들끼리 머리채 잡으며 내 앞에서 싸우는 일도 여러번 있었다. 그때는 그게 부끄러운줄 몰랐고 내가 찍은 여자들 넘어 안 오는 사람도 없었으니 아주 기고만장해서 세상 무서울것 없는 한심하게도 어린 시절이였다.
그러나 그녀는 왠지 느낌이 처음부터 묘했다. 내가 지내온 복잡했던 여자 과거를 모두 청산하고 내가 올인할수 있고 가정을 이루어서 안착할수 있는 그런 기대가 있었다.
많는 여자들을 만났지만 정작 부모님한테 정식으로 소개한건 단 한번도 없었다는게 나는 정말로 그녀 앞에서 뿌듯해 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녀한테 잘 보이고 싶었다. 그녀를 만나 변화된 내 모습도 어필하고 싶었고 내가 그녀를 얼마나 의식하는지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정작 그녀는 좀처럼 내 세계에 발을 내 디디지 않았다. 나는 정말로 조바심이 심하게 났다
"영이.. 영이.. 대답하쇼."

"영이.. 주무심까??"

"영이... 깨난거 암다. 대답하쇼. 어째 말 안함까.."

"영이.. 내 부담스럽슴까?"

나는 십분 간격으로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정말이지 그 기다림의 시간은 느낌이 정말 개코 같았다. 내가 살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초조함이였다. 거기에 다른 여자들은 아무리 어째도 결국엔 넘어오건만 이 여자는 왠지 너무 높은 벽에 있는거 같아서 굴욕감도 심하게 들었다. 그런 그녀가 나는 너무 욕심이 났다.
결코 그녀를 꼬시는게 힘들어서 생긴 우발적인 생각도 아니였다. 나는 정말로 그녀와 내 남은 생을 같이 하고 싶었다.
그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말이다. 딱 한번 봤는데 나는 정말로 주체 할수 없을 만큼 그녀한테 빠졌다. 그리고 뭔가에 홀리듯 그녀와의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혼자서 오만가지 생각을 하고 잇는데 문자 소리가 들려서 나는 허겁지겁 확인했다.
"네. " 그녀의 대답이다.
내가 부담스러운가 하는 질문에 그녀는 네라고 대답한다.
나는 잘못 보지 않았나 다시 눈을 비비고 핸드폰을 들여다 봤다.
정말이지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란걸 싫다고 대놓고 거절한 두번째로 충격적인 대답이였다.
나는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경험이 풍부하다고 자부해왔는데 보다보다 정말 이런 여자는 처음 본다. 리혼한 여자라고 조금이나마 쉽겠지 하고 생각한 내가 뒤통수를 정면으로 맞은 느낌이였다.
나는 이제 정말로 혼신을 다해서 그녀를 추구해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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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쓰다보니 본론에 들어가기까지 서두가 많이 길어졌네요.
제가 인생을 좀 똑바로 못 살았나봅니다. 중간중간 여러분들이 혐오하실 부분들이 많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과거이고 지금은 다 뉘우치고 열심히 살아갈려고 노력중이니 응원 마니 해주시고 쓰디쓴 독설도 서슴없이 날려 주세요. 약이되고 독이 되야서 제가 앞으로도 성장하는데 꼭 도움이 될꺼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글은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틀인 부분도 많을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추천 (7) 선물 (0명)
IP: ♡.245.♡.41
장난아니야 (♡.85.♡.92) - 2014/12/09 06:01:36

잼잇음당~점점

songhu1004 (♡.36.♡.155) - 2014/12/09 09:35:49

순간순감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시네요.
과연 그녀는 님의 진심에 넘어올가요? 과연 그녀가 님의 인생을 바꿀수 있을가요?
잼잇네요. 다음집도 빨리 올려주세요.

이뽀지자 (♡.116.♡.176) - 2014/12/09 11:54:13

ㅎ 1집,2집 잘 봣슴다 ~ 근데 당사자 대답도 안 듣고 부모님한테서 먼저 허락 받고 ~ 자신감이 넘침다 ~ 잼게 봣슴다 ~ 담집도 기대함다~ 추천

guo79 (♡.150.♡.58) - 2014/12/09 15:42:01

실화라고 하셨잖아요....
어떤 사람들 글은 실화라고 해도 믿기 어려운 부분이 많던데
이 글은 작가님이 남주의 심리묘사를 너무나도 섬세하게 잘 표현하셔서 실화라고 믿고싶네요.
처음 본 여자가 좋아서 연애도 시작하기전에 우선 부모님 허락부터 받아내는 남주가
만약 현실속의 사람이라면 참 멋있는 남자라고 생각됩니다.
담편 기대합니다!

산드리 (♡.138.♡.47) - 2014/12/10 16:46:58

잼 있음다.담집 기대함다~추천~

elen (♡.92.♡.105) - 2014/12/12 22:36:20

담집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아기쨩 (♡.17.♡.194) - 2014/12/13 14:50:11

잼잇네요ㅎㅎ
담집도 기대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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