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3

피노키온 | 2014.12.10 23:38:31 댓글: 11 조회: 4904 추천: 11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494117
"왜 부담스러운지 물어봐 됨까?"
도대체 내가 뭘 어쨌다고 부담스럽다는지 도무지 리해되지 않았다. 아직 잘해보자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그녀는 역시나 말이 없다.
아무리 올리 생각하고 내리 생각해도 내가 간을 보면서 밀당하기엔 그녀한테 먹힐거 같지 않았다.나는 무작정 들이대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좀 수법을 바꿔야 될거 같았다.
"영이. 공무원 시험 면접 잘 봤슴까?"
아니나 다를까 얼마뒤 그녀한테서 답장이 왔다.
"네."
"성적은 언제 나온담까?"
"이미 나왔슴다."
"아 그랬슴까? 붙었지에?"
"네"
"어우 추카함다. 나는 공부 못해서 그런지 공부 잘하는 사람 보면 부럽슴다."
"운이 좋아서 붙은겜다."
"부모님들이 좋아하시겠슴다. 이제 영이를 지켜줄 남자만 생기면 더 좋아하겠는데."
나는 은근슬쩍 나를 어필했다.
나는 금방 연길에 온 터라 딱히 고정된 직장이 없이 형님의 소개로 한 체육학원에서 애들한테 운동을 배워주면서 앞으로 뭐 할지 생각중이였다.학원에 나가야 될 시간이라서 부랴부랴 달려왔다. 운동중이라 핸드폰을 확인 할수 없으니 조바심이 났다. 그녀의 답장에 빨리 문자를 보내야 하는데 하는 생각으로 틈반 나면 핸드폰에 손이 갔다.그러나 그녀는 대답이 없다.
오전에 애들 훈련을 마치고 나는 그녀한테 문자를 보냈다.
"영이,뭐함까?"
핸드폰을 들고 답장이 오기를 눈이 빠지게 기다렸는데 답장이 없다.
"점심 식사는 했슴까?"
"오늘같이 더운날 랭면 먹으면 딱 좋겠슴다."
"더운데 더위 안 먹게 조심하쇼."
... ...
답장이 오지도 않는데 나는 열심히도 보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즘 나는 또 그녀한테 문자를 보냈다.
"영이. 뭐함까?"
반시간 기다렸는데도 답장이 없으니 울컥한게 화가났다. 사실 나는 정말로 성격이 급하다. 포기도 빠르고. 그래서 웬만해선 문자를 하지 않는다. 일잇으면 전화를 하지. 내가 보낸 문자에 답장을 몇시간째 기다리는것도 정말 내 나름에선 최선이였다. 그러나 이건 정말 나를 무시해도 해도 너무 하지 않는가!!!!
나는 그녀한테 전화를 했다. 무슨 말을 하지 생각하면서도 은근 떨리는게 이런 느낌 참 오래만이라는 생각이 드는게 기분이 좋았다.
"您好,您拨打的电话无法接通,将此呼叫以短信的方式通知对方。"
전화가 걸리지 않는다. 전원이 없어서 꺼졌나? 아니면 나를 헤밍단에 넣었나?
그러면서도 나는 배터리가 나가서 내 문자를 못봐서 답장 안했을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를 안위했다
오후햇살이 참으로 나른하구나 싶은게 잠이 올것같았다. 눈을 반쯤 뜨고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문자벨소리가 울린다. 직감적으로 나는 그녀의 답장일거라는 확신이 섰다.
"핸드폰 신호 없어서 금방 봤슴다."
"아... 그랬슴까? 어디 계셨길래 신호 아니됩데까?"
"시골에 놀러 갔슴다."
"아.. 지금 시골은 신호 다 터지던데 멀리 갔나봄다에."
"네."
나는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누구랑 갔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시골에 맨 여자들만 갔을리가 없겠지? 운이형 와이프랑 갔나? 그럼 남자들은 없겠지?
나는 운이형한테 전화를 했다.
"헨님에. 아즈마이네 농촌 놀라갔소?"
"응? 아니. 지금 내하구 같이 있다. 어째?"
"아.. 아니요. 알앗소. 헨님에."
나는 그녀한테 누구랑 갔나 정말로 물어보고싶었는데 직접 물어보기엔 왠지 자존심이 상했다.
"친구들이랑 갔슴까?"
"네."
"시골에서 뭐 놈까?"
"고기잡고 매운탕 끓여먹고 뭐 그렇슴다."
맞네 맞군. 남자들이랑 갔군. 여자들끼리 고기잡이할리가 없지. 씨... 입에서 저절로 욕이 나왔다. 그래도 혹시나 여자들끼리 가지 않앗을가 하는 생각에 슬쩍 그녀를 떠봤다.
나는 입꼬리가 내려간 이모티콘을 보냈다.
"왜요?"그녀가 묻는다.
"기분이 안 좋아서."
"어째서?"
"그 남자들이 질투 나서"
"네? 누구?"
"영이랑 같이간 남자들 말임다."
"다 친한 친구들임다."
정말로 남자들이랑 갔군. 순간 욱하고 화가 났다. 남자여자 사이에 무슨 친구는 개떡같은 친구인가.. 나보고는 부담스럽다고 대놓고 말하고 누구는 농촌도 같이 놀러갈만큼 좋은가 보지?
"그 남자들은 좋겠슴다에?"
질투가 나는게 말도 비아냥거려진다.
"네?"
"영이랑 놀러가서 좋겠단 말임다. 영이를 좋아하잼까?"
"그게 원이하구 무슨 상관임까?"
그녀의 말에 나는 순간 멍해졌다. 내가 바보가 된 느낌이였다. 해석을 시원하게 해주면 좋으련만 그녀는 좀처럼 내 가려운곳을 긁어주지 않았다.
"질투나서 그럼다."
"뭐가?"
"나는 영이를 좋아하니까 영이가 딴 남자들이랑 어울리는게 싫슴다."
"사람 한번 보고 쉽게 좋아함까?"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런 물음 상상을 못해본건 아니였다. 그러나 정작 그녀가 이렇게 물어보니 솔직히 당황했다.
"그래. 내 영이를 딱 한번 봤슴다. 그런데 좋은거 어찌람까. 그렇다구 아무 여자나 한번 보구 좋아한다구 그러는 그런 남자 아님다. 잘해보고싶은 마음이 큰데 영이 날 기회를 주겠슴까?"
"미안함다. 나는 아직 여유가 없슴다."
"무슨 여유? 내하구 말할수 있슴까?"
"나는 직장두 찾아야 되구 일두 열심히 해서 아빠엄마한테 잘 보여야 됨다. 아직 남자 만날 여유가 없슴다. "
"영이, 영이 좋은 사람 만나서 빨리 가정 이루는것두 부모님한테 잘 보이는게 아님까?"
"나는 아직 남자 만날 생각이 없슴다."
"내 싫슴까? 그래서 거절을 이렇게 함까?"
"원이 좋은 사람인거 알고 있슴다. 원이라면 더 괜찮은 여자를 만날수 있을건데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슨 말임까. 영이 어떻다구 그램까?"
"나는 결혼 한번 했었슴다. "
휴... 나는 안도의 숨이 나왔다. 나는 그녀가 고마웠다. 숨길만도 했는데 그녀의 과거를 나한테 털어놔준게 너무 고마웠다. 사실 그녀가 돌싱인거 숨길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건 아니였다. 정말로 숨긴다면 어떡할가 하는 생각도 많이 해봤다. 그렇다고 내가 먼저 아는척 귀띔할수도 없는 일이였다.
"아.. 미안함다. 내가 영이 아픈 상처를 건드렸구나.."
"아님다. 다 지나간 일인데요 뭐."
"그래두 나는 영이 좋슴다."
그녀는 대답이 없다. 뭐라고 더 말해야 할지 몰라서 나는 그냥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그녀는 내 고백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진지하게 고민해볼까 아니면 그러려니 하고 지나칠까?
왠지 나는 너무 초조하고 불안했다. 내가 꼬드기면 넘어오는건 시간문제라고 여유를 가진 옛날과는 달리 그녀는 왠지 잡힐듯 안잡힐듯한게 나를 너무 안절부절하게 만들었다.
나는 운이형 한테 전화를 했다.
"응 원이야."
"헨님에. 부탁이 하나 있소"
"응 무슨 부탁?"
"아즈마이하구 얘기해서 영이랑 자리 만들어 줄수 있소?"
"야. 내 영이는 건드리지 말랬재야. 우리 각시부터 동의 안한다."
"아!! 헨님에. 아즈마이는 나를 미워하우? 어째 아이 된다우? 내 영이하구 정말 잘해보기싶은데 좀 도와주우."
"아이 된다. 영이 닌데 관심이 있슴 몰라두. "
아무리 운이형을 졸라도 형은 확고했다. 에잇. 젠장 뭐가 하나 쉬운게 없다고 투덜대면서 나는 전화를 끊었다.
그뒤 몇날 며칠 나는 아예 전화통을 붙들고 문자를 해댔다. 내가 세네개씩 장편소설 써 보낼때 그녀는 겨우 하는 한마디가 전부였다.
"영이. 아침 식사했슴까? 아침은 하루중에서 제일 중요하길래 식사 꼭 하쇼."
"오늘은 비 오는데 길 다닐때 조심하쇼. "
"영이. 머함까? 나는 금방 밖에 일 보고 들어왔슴다. 오늘은 정말 덥슴다에."
그녀는 답장이 없다. 그래도 나는 꾸준히 보냈다.
가끔가다가 그녀의 답장을 받을때면 뛸듯이 기뻣다.그렇게 몇날 며칠 얼굴에 철판을 깔고 그녀한테 문자를 보냈다.
"원이는 내 좋슴까?"
갑자기 그녀가 묻는다. 나는 당황했지만 인차 문자를 보냈다.
"예. 좋으니까 이렇게 따라다니지. 싫으면 왜 그러겠슴까?"
"원이는 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좋다고 함까?"
"좋은데 리유 있슴까? 알고 좋아하면 그게 진짜 좋은겜까? 영이에 대해서 알기싶은데 영이 기회를 안 주잼까?"
"나는 술도 좋아하고 노는것도 좋아하고 성격도 그다지 좋지 못함다. 항상 내 멋대로이고 이런 사람임다. 그러길래 나를 보듬어줄 사람이 필요함다."
"술과 노는거 싫어하는 사람이 더 이상한게 아님까? 성격은 서로 맞춰주는게 아님까? 아무리 자기 멋대로라고 해도 좋아하는 사람한테 상처 주는 행동은 안 할께 아님까. 내 영이를 보듬어 주겠슴다."
"원이는 술 좋아함까?"
이렇게 물어보는걸 봐선 그녀는 아마 술좋아하는 남자를 싫어하는것 같다. 나는 솔직히 술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심한 주사가 있는건 아니고 술자체를 좋아한다. 그러나 그녀가 싫어하는 타입이라면 나는 내가 술을 좋아한다는 말을 절대 할수가 없었다.
"아니. 나는 술은 잘 마시는데 좋아는 안 함다. 될수록 그런 자리를 피함다." 안 좋아한다고만 말하면 될걸 나는 굳이 피한다고 완전히 거짓말을 해버렸다. 사실은 피하지도 않고 즐기면서 말이다. 그녀한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나는 나를 최대한 미화시켜 얘기를 했다.
"원이 날 벌여 먹여 살릴만함까?"
"남자는예 가정 이루면 자기가 배를 곯아도 자기 마누라하고 자식은 굶기지 않슴다. 앞으로 내 영이를 어느만큼 만족시킬지는 모르겠는데 절대 영이를 굶기는 일은 없슴다. 사탕 한알이래두 다 영이를 주겠슴다."

"원이는 앞으로 어떤 일 하면서 살고 싶슴까?"
"나는 할줄 아는게 운동밖에 없슴다. 가진건 그저 운동으로 단련된 몸뚱이뿐임다. 지금은 임시로 학원에서 애들 훈련시키고 있슴다. 이제 교련증 따서 체육학교나 학교 체육선생님쪽으로 가볼까 함다."
사실은 뻥이였다. 근본 이런 생각을 해본적도 없었다. 나는 예전부터 부부 둘다 직장생활 하는건 경제적인 어려움이 크니 한 사람은 직장 다니고 한사람은 장사를 해서 돈 벌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녀가 지금 공무원 좋은 직장이 있으니 나는 그러면 연변에서 장사를 시작할 타산이였다.
나는 알고 있다. 그녀의 꿈이 선생님이였는데 집안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다는것을. 나는 그런 그녀의 감수성을 자극하고싶었다. 그녀는 그런 나한테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거 같았다.

"영이는 어떤 남자를 싫어함까?"
나는 그녀가 원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고 그녀가 싫어하는걸 피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싫어하는건 거짓말 하는 거 하고 술버릇 나쁜 사람. "
나는 솔직히 살면서 거짓말이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선의의 거짓말이든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하는 진실 왜곡의 거짓말이던.. 그러나 그녀는 거짓말 하는 사람이 싫다고 했다. 이미 나는 그녀와의 대화에서도 여러번 거짓말을 해버렸는데 말이다. 그러나 그걸 다시 그녀앞에서 갱정할 용기는 없었고 다만 내가 했던 거짓말을 들키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했다.
그녀는 나한테 조금씩 마음을 여는듯 싶었다. 문자도 전처럼 마구 씹지 않고 가끔 답장도 보내오고 진지한 대화도 많이 주고 받았다.
나는 그녀가 두려워 하고 있다는걸 느꼈다. 사랑에 서툴어서가 아니라 그녀는 사랑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나는 정말로 그 어느때보다도 내 자신을 포장하면서 그녀에게 어필했고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왜 리혼했냐고 말이다. 그녀의 대답은 내 상상밖이였다. 내가 예상했던 대답은 남편이 어째 어쨋다 남편이랑 성격차이다 혹은 뭐 어쨋다 이런 것들이였다.
그녀는 그녀의 리혼을 앞으로 더 잘살기위한 선택이라고 언급했다.
그녀는 총명한 여자였다. 나는 정말로 그녀한테 짝지면 안되겠구나 싶은 부담감에 스스로 어깨가 무거웠다. 나는 될수록 나를 나절로 정한 그녀의 레벨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수많은 대화가 오가고 나는 그녀에게 만남을 요청했지만 그녀는 늘 거절하곤 했다.
그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날은 토요일이였다.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마치고 그녀한테 문자를 보냈다. 한시간이 지나도 두시간이 지나도 답장이 없었다. 나는 그녀한테 전화를 했다.
전원이 꺼져있다고 한다. 초조한 마음에 또 다시 전화를 걸었다. 문자도 여러통 보냈다.
안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녀를 찾고싶었는데 운이형은 원체 도와를 주지 않으니 어쩔수 없고 그녀 집 위치라도 알면 무작정 찾아가볼텐데 그것도 모르니 원 .. 나는 조그마한 내방안에서 왔다갔다 앉았다 섰다 안절부절 못했다.
다시 전화를 걸었다.
"뚜----" 통화음이 간다. 순간 나는 숨을 죽이고 그녀의 수신을 기다렸다. 내 심장소리가 내 귀에 들릴만큼 크게 쿵닥쿵닥 거린다.
"여보세요?"
"영이..!!"
"네."
"어째 전화 아이 됨까?"
"금방 켰슴다."
"뭐했슴까?"
"오늘 신체검사하는데 전화 바쳐래서."
"신체검사? 공무원 그거 그램까?"
"네. "
"아.. 난또 그런줄두 모르구 영이 무슨 일이 생겼는가 했슴다."
"아.. 네.."
"식사 못했잼까?"
"네."
"얼른 식사하쇼. 오늘엔 약속있슴까?"
"네."
"누구랑?"
"친구랑."
"약속 미루고 나랑 만나면 안됨까?"
"네. 안됨다. 면접 통과했다고 친구랑 같이 식사하기로 한거라."
"아.. 네.. 알았슴다."
나는 전화를 끊고 운이형한테 전화를 했다.
"헨님에. 아즈마이 저녁에 혹시 영이르 만나우?"
"응. 면접 붙었다는거 같더라. 그래서 몇이서 같이 만난다는지 그래더라."
"헨님에. 아즈마이하구 말해서 우리 오늘 넷이서 같이 보기우. 내 영이하구 만나자해두 안 만나주우. 헨님이 좀 자리 만들어 주우. 냐? 부탁이우. 내 정말 진심으로 달려드는게 아이 알리우?"
"... ..."
"헨님에. 딱 한번만 봐주우."
"그래... 내 우리 각시하구 일단 말해보마."
"냐냐. 헨님에 힘써주우."
제발 그녀가 나와줘야 될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운이형 전화를 기다렸다. 한참 지나서 운이형이 전화왔다.
"야, 울 각시하구 말했는데 영이하구는 안 말했단다. 말하면 안 나온단다. 우리 이렇게 밀어주니까 아쓱히 잘해봐라. "
"냐냐. 헨님에 고맙소. 오후에 같이 당구 치고 바로 가기우."
"응. 니 준비하구 나한테 오나."
나는 전화를 끊고 여느때보다 신경써서 단장했다. 잘 보일려는 마음에 머리도 깍고 안 바르던 스킨도 처발랐다.
저녁때쯤 현이 형이 전화와서 술 한잔 하자고 한다. 나는 운이형이랑 지금 중요한 소개팅을 준비중이라니까 그럼 자기도 와서 분위기 띄워준다고 오겠단다. 나는 속으로 눈치가 없다고 욕하면서도 형이라 그저 입 다물고 있었다. 어쩌면 현이형이 있는게 이대이로 만나는것보다 그녀가 덜 어색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위안했다.
그녀는 집이 멀리 있다고 했다. 조금 늦는다고 한다. 우리끼리 먼저 시작했다. 현이형은 혼자 오는줄 알았는데 철이형까지 붙들어 같이 왔다.
그녀가 거의 온다고 운이형 와이프가 마중을 나갔다. 나는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한참뒤 운이형 와이프가 영이랑 같이 나타났다. 그녀는 뭐가 신나는지 웃으면서 재잘재잘 운이형 와이프랑 신이나서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망결에 나랑 눈이 딱 마주쳤다. 그녀는 삽시간에 표정이 굳어지면서 운이형 와이프를 쳐다본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 앉는다.
봐도봐도 신기한 여자이다.
그녀는 말이 없다. 그저 운이형 와이프랑 작은 소리로 주고받는 대화가 전부이다. 나는 그녀랑 나란히 앉았는데 그녀 쪽에 고개를 돌릴수가 없었다.
현이형은 눈치 없이 혼자서 떠들어댄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전화가 울린다. 그녀는 전화를 들고 홀에 나갔다. 내 귀는 그녀의 뒤를 따라 확성기만큼 커졌다. 누구지? 무슨 대화를 할까?
한참뒤 그녀는 전화를 끊고 들어오더니 운이형 와이프랑 몇마디 주고 받는다. 그러자 운이형 와이프가 운이형이랑 얘기한다.
"오빠, 화야가 영이한테 전화 와서 같이 밥먹자구 그랜다는데 여기 오라할까?"
"화야를?"
"..."
"마음대로 하우."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대화이다. 운이형은 화장실에 간다면서 나를 불렀다.
"야. 조금 있다가 온다는 여자애 좀 질이 그닥지 않다. 니 조심해라."
"냐? 아즈마이랑 영이랑 다 친구 아니우?"
"동창생인데 막 나가는 애 같더라. 암튼 조심해라."
"냐. 알았소."
술자리가 무르익을즘 화야라는 친구가 왔다. 우리는 술을 마시다가 이차로 노래방에 갔다. 운이형 와이프가 노래 한곡 성수나게 뽑아서 우리는 다 같이 서서 춤을 췄다. 그녀는 그날과도 다름 없이 또 방청객수준이다. 노래가 끝나고 자리에 들어가 앉을때 그녀는 테일블 왼쪽 소파에 앉았다.노래방은 보통 소파가 ㄷ자형으로 되여있다. 화면과 마주 보이는 위치에 길다만 쏘파에 양 옆에 두사람 정도 앉을수 있는 소파가 마주 향해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가서 앉았다. 운이형과 운이형 와이프는 저만치 우리와 마주 앉아 있고 현이형과 철이형 그리고 화야라는 여자 셋이 중간 소파에 앉아 있다. 그녀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도 나와 말을 하지도 않는다. 현이형이 노래하는 타임에 나는 잠간 화장실에 다녀왔다.
다녀와보니 그녀 옆에 철이형이 앉아서 소곤대며 뭐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현이형이나 철이형은 오늘 이 자리가 내 영이한테 대쉬하기 위해서 만든 자리임을 모르고 있다.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우두커니 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야속하게도 그녀는 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이때 화야라는 여자가 자기 옆자리를 툭툭 치며 손짓한다.
"원이 오쇼. 여기와서 앉으쇼."
나는 지금 철이형을 어떻게 다시 원래 자리로 보낼까 생각중이였다. 형이라서 함부로 말하긴 그렇고 비비면서 앉을수 잇는 공간도 없었다. 내가 계속 서서 영이를 쳐다 봐도 영이는 못본척한다. 화야라는 여자가 또 손짓한다.
"원이 여기 오쇼. 여기 자리 비였슴다. 여기 와서 앉으쇼."
내가 움직일념 안하자 그녀는 더 높은 목소리로 말한다.
"여기 오란데. 자리가 여기밖에 없슴다."
나는 하는수없이 그녀 옆에가서 앉았다. 몸은 거기에 잇는데 눈은 영이한테 가 있다.
화야라는 여자는 술잔을 들어 한잔 마시자면서 권한다. 그리고는 내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한다.
"운동했으면 술이랑 잘하잼까?"
"예예"
나는 대충 대답하고 영이를 건너다 봤다. 순간 영이와 눈이 딱 마주쳤다. 그녀는 내 눈길을 피해버린다. 여유롭게 웃음지어보이던 그때와 너무 달라 나는 초조해났다.
현이형은 노래 하나 끝내고 블르수 곡 하나 연속 이어 노래한다.
그러자 화야라는 여자가 같이 춤 추자고 내 팔을 잡아끈다. 영이쪽을 보니 영이는 철이형과 둘이 일어서서 춤출 준비를 한다. 나도 일어섰다. 화야라는 여자와 춤추면서 나는 영이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러자 화야라는 여자가 내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한다.
"원래 이렇게 얌전함까?"
"네."
"호호호 운동하는 사람 치고 너무 말이 없슴다에."
"... ..."
그녀는 점점 나한테 몸을 밀어부쳐왔다. 내가 점점 뒤로 물러나는 그 순간 그녀가 어마 하면서 옆으로 넘어지는 시늉을 한다. 그러면서 내 목을 그러안더니 그대로 안겨버린다. 수작부리는구나.
운이형이 말한게가 이거였다. 질이 안좋다는거 봐선 아마도 나와 영이 사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대놓고 들이대는가보다.
노래가 끝나고 운이형 와이프가 어느새 내 앞을 가로 막는다.
"원이. 영인데 안 감까?"
"네. 감다."
나는 막 철이형과 인사하고 들어가려는 영이 옆에 가서 철이형한테 얘기했다.
"헨님에. 중간에 앉소. 내 더워서 여기 좀 앉기우"
그렇게 나는 다시 영이의 옆자리에 왔다. 그녀의 눈길이 차겁다. 나는 그녀한테 술을 권했다. 그녀는 한잔 마시더니 말없이 술잔을 내려 놓더니 일어서서 밖에 나간다. 나는 뒤따라 나갔다. 룸에도 화장실이 있는데 그녀는 왠지 홀에 화장실을 갔다. 나는 화장실 앞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는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나를 보더니 또 못본척 그대로 쑥 지나간다.
"영이."
그녀는 못들은척 그대로 걸어간다.
나는 뛰여가서 그녀앞에 섰다.
"영이."
그녀는 대답대신 나를 쳐다본다.
"영이. 내 싫슴까?"
"네."
"왜 싫슴까?"
"화야 어떻슴까? 원이한테 관심이 있던데."
"내 좋아하는 사람은 영이임다. 다른 사람은 내 신경 안 씀다."
"큭..!" 그녀는 비웃는듯한 표정에 웃더니 다시 걸어간다. 나는 또 그녀앞을 막았다.
"영이. 내 싫슴까? 싫다면 내 가겠슴다."
"마음대로 하쇼."
그녀는 한마디 뱉고 룸에 들어간다. 하.. 어이가 없었다. 가겠다고 큰소리 쳐놓고 들어가기엔 얼굴이 간지러웠다. 그녀가 다시 나와서 날 잡아주면 얼마나 좋을련만...
나는 터덜터덜 걸어서 홀에서 나왔다. 노래방 층계를 걸어 가는데 뒤에서 부름 소리가 들린다.
"어디 감까?"
뒤돌아보니 그녀다. 나는 신이나서 뛰여 올라가려고 움찔했다가 제자리에 서서 담담하듯 대답했다.
"집에 가느라구."
"어째서?"
"이재 영이 가겠슴 가라고 해서.."
"형들도 있는데 먼저 가면 실례 아님까. 올라오세요."
그녀는 엄마가 아이한테 손짓하듯 손을 흔들고는 손을 내민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녀도 굳이 피하지 않았다. 우리는 손을 잡고 나란히 룸에 다시 들어갔다. 기분이 날것 같았다. 그때는 주의 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후에 운이형 한테서 들을라니 나와 영이가 손잡고 들어가니 화야라는 여자가 눈살이 꼿꼿해서 흘겨보더라고 했다.
댄스타임때 화야라는 여자의 행패는 더 심했다. 다들 신나게 춤추면서 센터에서 솔로로 춤출때 영이가 나가자 화야라는 여자는 뒤에서 영이를 잡아채서
"넌 나대지 말라." 라고 하면서 그녀를 도로 자리에 밀쳐보내버렸다. 아주 발광이 났나보다. 그녀가 휘청하며 하마트면 넘어질번한걸 나는 후다닥 뛰여가 막아줬다. 운동한게 이럴때는 참 쓸모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안도했다.
다들 신나게 놀고 영이를 데려다 준다고 택시 뒤자석에 나란히 탔는데 앞문이 벌컥 열리더니 화야라는 여자가 들어와 앉는다.
"师傅,XX包车,走吧。"
차는 그대로 출발했다. 영이의 집이 멀다고 하더니 거기인가 보네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녀가 입을 열었다.
"师傅,先到金达莱广场。"
"不是,师傅,先到XX吧。"
"입 다물어라." 그녀가 차겁게 말해서 나는 깜짝 놀랏다.
"아야~ 숙이(운이형 와이프) 말하는게 오늘 너를 꼭 집 잘 들여보내라더라."
"내 알아서 간다. 师傅先到金达莱广场。"
"师傅,她住得远,先到她那儿吧。"
"다물어라." 그녀가 또 한마디 했다.
나는 얼른 기사한테 말했다.
"师傅,先到金达莱广场吧,听我的。"
"아야~ 숙이 오늘 영이를 꼭 집 들여보내랬는데~ "
진달래 광장에 도착해서도 화야라는 여자는 말쌔가 끊이지 않고 영이 들어가는걸 보고 들어가야 시름 놓는다면서 버티고 앉아 있다.
"내려라." 영이가 한마디 했다.
내가 잘 데려다 준다는데도 앉아서 온갖 아양을 다 떤다. 나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내리쇼!!"
화야라는 여자는 놀란듯 멍하니 있더니 씩씩 거리며 차에서 내리더니 차 문을 쾅 닫았다.
차는 다시 출발했다. 그녀의 문자음이 울린다. 그녀는 문자를 확인한다. 나란히 앉은 터라 곁눈질만 해도 보인다.
"영이야. 내말 들어라. 니 아깝다. 그 사람 만나지 말라. "
영이는 피씩 웃더니 핸드폰을 도로 집어 넣는다. 한참을 달려 그녀는 기사한테 앞쪽에서 세워주라고 했다. 내가 집에 어디냐고 묻자 그녀는 가깝다면서 여기서 내린다고 했다. 나는 그녀를 못 내리게 자리에서 버티고 앉았다. 그녀가 나를 쏘아본다.
"나 오늘 잘데 없슴다. "
"집 가쇼." 그녀는 한마디 던지고는 택시기사한테 돈 백원을 주더니 다시 연길에 이사람 데려다 줘라고 한다.
그리고는 나보고 비켜라고 내리겠다고 한다. 나는 못 내린다고 버티고 앉았다. 그러자 그녀는 왼쪽 차문을 열려고 손을 내민다.
'훗 연길 택시는 지금 왼쪽 차문을 못 여는데뭐.'
여유롭게 한 생각과 달리 왼쪽 차문은 너무 쉽게 열렸다. 그녀는 잘가세요 라는 말 한마디 던지고 차문을 쾅하고 닫았다. 나는 얼른 차에서 내려 그녀를 불렀다.
"영!!!영이.!!!"
그러나 그녀는 어느새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도로 차에 앉아 택시기사와 지랄지랄 했다. 왼쪽 차문이 왜 열리냐고. 다 안열리는 니껀 왜 열리냐고!!열리지 말아야 된다고 얼마나 위험한가고 하면서...
기실 그녀를 욕보일 생각은 없었다. 단지 그녀와 조금더 오래 있고싶었을 뿐이였다.
집으로 가는 길에 그녀한테 전화를 했다. 그녀는 받지 않았다.
"영이. 잘 들어가면 문자 보내쇼."
그러나 그녀는 끝내 답장을 하지 않았다.
추천 (11) 선물 (0명)
IP: ♡.208.♡.95
장난아니야 (♡.85.♡.92) - 2014/12/11 05:51:46

ㅋ잼잇는데~~남자는매력이 그닥안보임다..

산드리 (♡.138.♡.47) - 2014/12/11 09:24:32

오늘도 잼 있게 보고갑니다~~담집 기대할게요~추천~

들래 (♡.69.♡.81) - 2014/12/11 09:37:09

여자가 아깝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뽀지자 (♡.116.♡.176) - 2014/12/11 09:50:54

ㅎㅎ 이번집도 잘 보고 감다 ~ ..영이라는 분도 그래도 점점 남자매력에 빠져드는거 같슴다 ..추천~

love라인 (♡.161.♡.149) - 2014/12/11 11:05:29

왼쪽 차문이 열리지 않았으면 어떻게 달라졌을가? 것두 아닐텐데 ㅎㅎ

북위60도 (♡.197.♡.69) - 2014/12/11 14:58:15

역시 영이가 제대로 판딘했는데 흔들리고 있을까 두렵네. 함정. 혼인함정.

노란병아뤼 (♡.91.♡.11) - 2014/12/11 16:24:31

제목이 거짓말인거 봐서느 어째 결말이 좋지않을것같은 예감임다~

songhu1004 (♡.216.♡.148) - 2014/12/11 17:23:25

영이가 덫에 걸렸다에 한표겁니다 ~ 다음집 빨리 올려주세요

才女 (♡.119.♡.112) - 2014/12/11 22:46:04

슬슬 질투심이 나오는거 같슴다에 ㅎㅎㅎㅎ

몽땅내꺼 (♡.175.♡.29) - 2014/12/12 11:29:11

재밋게 잘봣슴다. 다음회도 빨리 올려주세요.추천

elen (♡.92.♡.105) - 2014/12/12 22:56:36

ㅎㅎㅎ.그놈의 왼쪽문ㅋㅋㅋ
이번집은 좀 웃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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