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2

삼순A | 2015.02.06 22:52:52 댓글: 2 조회: 1894 추천: 1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2559256


2








비 가 내린 이후의 선선한 아침공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요즘은 본의 아니게 차인철의 여자친구로 신동민의 보호까지 받게 되었기에 학교로 가는 길이 예전처럼 무섭거나 싫지는 않았다.
학교 운동장이 눈앞에 펼쳐지자마자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치고 어깨동무를 하자 놀라서 옆을 보니 차인철이 웃으면서 안녕.하고 인사했고 난 바로 차인철에게서 얼굴을 돌려 바닥만 보고 걸었다.
어째서인지 차인철의 얼굴을 보는것이 어려워졌다.보면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되고 차인철이 곁에 있으면 자꾸 부끄러운 느낌이 스멀스멀 피여올랐다.



"뭐야?갑자기 왜 피해?"

"미안."

"왜 그래?아직도 애들이 신경쓰이고 그래?"

"아니,그게 아니라..."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 하고 있자 차인철이 무슨일 있으면 연락하라 하고는 앞으로 뛰어가 신동민의 뒤통수를 딱 소리나게 쳤다.곧이어 신동민의 입에서는 욕이 쉴새없이 흘러나왔고 차인철은 유쾌하게 웃기만 했다.


차인철이 반으로 뛰여들어가고 신동민은 뒤돌아서 나를 기다려 함께 반으로 이동했다.
차인철과 처음 만난 날 이후로 신동민은 나한테 꼬박꼬박 아침인사를 했고 시력이 좋으면서 괜히 원시라고 둘러대 결국 내 옆자리에 앉았다.
가끔 가다가 동민이 나에게 차인철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준다.나야 땡큐다.


중학교때부터 독립해 혼자 아르바이트 뛰며 학자금을 제외한 모든 비용은 거의 차인철이 직접 부담한다는것이다.
이전에는 공부에 관심도 없던 애가 장학금을 목표로 한지 2년만에 장학금을 손에 넣은 놈이라고,물론 자기가 차인철보다 공부를 잘한다고 말하면서.
학교가 끝나면 저녁에도 알바 주말엔 풀로 뛸때도 있어 여자친구를 사귈 애가 아니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다가도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돈을 아끼는 귀신이 들러붙은것처럼 전에도 친구들끼리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할때 차인철 혼자서만 연애는 시간낭비에 돈낭비 거기에 결혼할것도 아닌데 괜한 감정까지 허비한다고 비뚤어진 말을 했단다.
그런 차인철에게 장난반 진심반으로 여자친구 데려오면 공짜로 밥을 쏘겠다고 했는데 진짜로 나를 데리고 갈줄은 몰랐다고.
정말 알면 알수록 더 궁금해졌다.


저녁에 문자로 뭐하냐고 보내면 차인철이 항상 밤10시 넘어서야 답장이 온다.
전혀 예상치 못한 차인철의 모습에 의외라고 생각돼 몇번 웃었더니 옆에 앉은 신동민이 집중하라고 눈치 줘서 고개를 끄덕였다.
기말시험이 다 끝나고 애들에게 마음껏 놀되 숙제는 해야한다는 선생님의 말에 얼굴에 절로 웃음꽃이 폈다가 시들었다.


처음 만난 날 이후로 점심시간에는 항상 차인철과 함께 밥을 먹었는데 내일부터 방학이라 얼마간 마주앉아 밥을 못먹는다는 생각에 아쉬웠다.애들이 하나둘 교실을 빠져나갔고 신동민이 멍해있던 나에게 손을 휘휘 젓는 제스처를 취하자 나는 차인철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동민과 함께 복도를 걷는데 차인철의 반을 지나가면서 안을 내다보니 차인철과 여자애한명만 있었다.걸음을 멈추고 안의 상황을 들여다보기로 하자 신동민도 곧 나의 시선을 따라 그 두명을 주시했다.둘의 대화는 없었지만 행동이 거슬렸다.차인철의 뺨을 여자애가 만지고 있다.둘이 뭐하는거지?진짜로 사귀는 사이인가?


"너희 둘 싸웠냐?"


신동민의 말에 난 쓰게 웃었다.
애초에 아무사이도 아니였다.그저 차인철이 동정심이 강해서 나랑 밥 먹었을 뿐이다.
더는 볼것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뒤에서 신동민이 차인철 기다려서 같이 가라고 했지만 못들은척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이 게 뭐야,혼자 바보처럼.
얼른 휴대폰을 꺼내들어 차인철의 번호를 지우려고 했지만 손과 눈이 내말을 듣지 않았다.
지우기도 전에 번호를 외워버려서 스스로도 한숨이 나온다.
사실 차인철은 빛이 나게 잘생긴건 아니고 그냥 훈훈하게 생겼다.
밥을 같이 먹을때마다 눈이 마주치면 나를 향해 웃어줬는데 그런것들이 어장관리인가 싶다가도 차인철의 입으로 아까 그장면이 내가 생각하는거와 다르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그때 누가 내 가방을 잡았다.


"야,박하연."


차인철이다.
그대로 멈춰서서 뒤돌아보지도 않은채 앞만 바라봤고 차인철도 그대로 내 가방을 잡은채로 말을 이었다.


"난 관심도 없는 여자와 점심밥 먹지 않아."


그 말은 곧 나한테 관심있다는 말...?


"몰래 보려면 끝까지 다 봤어야지.그게 뭐냐."


뒤에서 차인철의 픽 웃는 웃음소리가 들려 나도 괜히 머쓱해져서 웃음이 났다.


"아까는 고백을 받자마자 거절해서 뺨 맞은거야.오빠 한번 믿어."

"오빠는 무슨."

"맞잖아.난 4월에 태여났고 넌 12월에 태여났어.쪼그만한게 머리속에 생각은 많아가지고."



으 이구 하면서 내볼을 쭈욱 늘어뜨리는 차인철이 맛있는 밥하는 집을 안다며 나를 데려간곳이 차인철 그의 집이였다.혼자서 거실에 앉아있는게 뭐해서 주방으로 갔더니 차인철이 열심히 채소를 썰고있었다.



"나도 좀 도와줄까?"
"아니야,기다려."




또 다시 거실에서 혼자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집에 저녁을 먹고 들어간다고 전화를 하려고 한순간 아빠가 전화 오셨다.
며칠간 일이 좀 바빠 집에 올수가 없으니 끼니를 제때에 챙겨먹으라고 모자르면 자기침대밑에 비상금으로 해결하라고 말이다.
반시간후 차인철이 차린 밥을 먹고 함께 설걷이를 했다.
방 이쪽저쪽 둘러보다가 차인철의 방에 들어갔다.방이 별거 없어 그런지 너무 깨끗했다.



"전부터 궁금한게 .너 그날 동민이 보자마자 왜 운거야?"

"아~그거.우리 아빠가 남자와 뽀뽀하면 죽는다고 했어."


내 말에 어이없었는지 차인철이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또 다른 말은 없으시고?"

"손 잡으면 애가 생긴다고 하셨어."

"넌 생물시간에 졸았냐."

"아니."

"그런데 그말을 믿어?"

"아니야?"

"불쌍한 박하연,아버지한테 사기를 당했네."



한동안 측은한 눈길로 나를 바라보던 차인철이 뭔가 생각난듯 컴퓨터를 켜고 동영상을 재생했다.화면속에는 벌거벗은 남녀 둘이서 열심히 ...아주 열심히...(생략)동영상이 1분을 넘기도 전에 난 한계를 느껴 시선을 다른데로 돌렸고 차인철은 침까지 삼키면서 집중하고있다.


"어차피 알건 알아야돼.저거 봐.애가 생기려면 저런 노력이 필요한거야.손만 잡는다고 애가 생겨봐.인구가 70억 뿐이겠냐?"



그 건 그래..순간 내게 거짓말을 한 아빠가 얄미웠다.동영상이 재생되고 얼마 안돼 차인철이 내게 부탁을 했다.



"10초 줄테니까 방에서 나가줘."

"왜?"

"아,묻지 말고 나가줘."

"어디 아파?열이 있는거 같은데 감기약 어딨어?내가 찾아줄...읍"


또 차인철이 내입을 막았다.
이상한 기분이 들자 나도 모르게 차인철의 목에 팔을 휘감았다.
화면속에서는 아직도 한창중인 남녀의 야릇한 소리가 들렸다.
그나마 정신을 차렸을땐 동영상은 정지되어있었고 우리 둘만의 숨소리만이 한데 어우려져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난 차인철보다 먼저 깨어있었다.
자신을 안고있는 차인철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순식간에 어젯밤에 한...것들이 스쳐지나갔다.으아,부끄러워.
차인철의 팔을 풀려는 순간 차인철이 눈을 번쩍 떴다. 깜짝 놀라 다시 자는척 했지만 눈초리가 파르르 떨렸다.
차인철의 웃는 소리가 들렸으나 계속 자는척을 했다.

얼마후 차인철이 목욕물을 데워놨다며 안자는거 안다고 씻으러 가라고 했다.
쪽팔림을 무릅쓰고 차인철의 집에서 씻었다.

방학이 시작되는 첫날이라 차인철의 핸드폰은 쉴새없이 울려댔다.
친구들이 놀러올거라 했고 차인철이 내게 먹고싶은거 묻기에 떡볶이라고 했더니 차인철이 폰에 대고 떡볶이 두개.라고 했다.
당장 갈아입을 옷이 없었던 날 눈치 챈건지 차인철이 자신의 옷을 내주었다.


반시간정도 지나 김동하,신동민,조민재 그리고 자신을 김동하의 여친이라고 소개한 지영이까지 먹을것 가득 들고 들어왔다.
모두 한자리에 모여 먹을것 먹기도 전에 지영이 나한테 물었다.


"옷이 커보이는데 혹시 인철이옷이야?"


그 물음에 김동하도 그러게 라며 궁금해하자 차인철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어제 우리집에서 잤거든."



모두의 놀란 표정을 뒤로한채 젓가락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멜로디를 이루면서 땅바닥에 떨어졌다.







추천 (1)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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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바램 (♡.208.♡.121) - 2015/02/07 10:17:34

사고쳤네....뒤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삼순A (♡.245.♡.243) - 2015/02/07 14:30:34

사고쳤어요..ㅋㅋ추천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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