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불? 물? (하)

재도전ing | 2015.03.12 13:27:43 댓글: 1 조회: 2623 추천: 0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598141

학교때 사귀던 남자 친구가 있었다.
고중시절 다른 지방의 펜팔이였는데 우연히 같은 도시 대학에 입학해서 조선족 대학생 모임에서 만나 인연이라 믿고 내가 좋아서 시작했던 사랑.
학교에서 남친과는 헤여졌지만 마음까지 정리하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졸업후 그 사람과 만나기 시작하면서도 전 남친과 약간 얼키여져 있었다.
그 사람도 전 남친 존재를 알고 있었다.
겨우겨우 마음 정리를 마치고 전 남친 핸드폰을 내가 쓰고 있어서 돌려주려고 연락 했었다.
출장 중이라 나중에 돌아오면 연락 주겠다던 전 남친이 마침 주말에 그 사람이랑 같이 있을 때 연락이 왔다.
아직도 전 남친이랑 관계정리 못했냐고 처음으로 그 사람은 화를 냈고...
내 설명은 너무 미약했던것 같다.
그 사람은 1년 시간을 줄테니 내 마음을 잘 정리해봐라고, 아직도 전 남친에 감정이 있으면 돌아가라고 1년 지나도 돌아안가면 그때 우리 관계 다시 생각하자고 했고....
난 그걸 이별 통보로 받아들였다...

전 남친한테는 마지막 남은 핸드폰도 돌려주고 마음도 깨끗이 정리했는데,
그 사람과는 오해만 남기고 이별을 맞이했다...
물같은 사랑이라고, 사랑도 아니라고 난 어차피 모두 모두 잊고 새롭게 시작할거라고 다짐을 하는데...
처음으로 이상하게 가슴이 아파왔다...

조선말도 열씸히 배우면서 도라지타령도 제법 흥이 나게 하던 사람이 갑자기 연락 딱 끊고 나니 이젠 내가 적응이 안되는거 같았다.
알람에서 깨서 출근 준비를 하면서 그 사람이 해줬던 통화 내용들이 생각나기 시작했고...
밤중에 큰 비땜에 깨여나면 이런 날에도 초소에 선다는 그 사람이 떠오르고...
길에서 군복을 입은 사람이 지나면 내 눈길이 뒤를 쫓고 있었다.

너무 늦게 알아버린 내 마음을 이제는 알았지만 그 사람에게 다가갈 용기는 없었다.
가끔 우리가 함께 만들었던 그 사람 싸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텅텅 빈 내용에 그대로 나오군 했다...
그렇게 1년이 되여가던 크리스마스 전날, 그날도 싸이홈피에 들어갔다가 그 사람 싸이가 반년넘어 황페해 진 모습에 나한테 하는 말로 메모를 남겼다...
한해 다 지나가는 이때...나도 이젠 마음 다 정리했으니 새해에는 새 출발 하자고....
그 이튿날에 내 싸이홈피에 그 사람이 다녀간 발자국이 보였다.
설마?
갑자기 쿵당쿵당 하는 내 심장 소리를 느끼며 그 사람 홈피에 들어가니 내가 남긴 말에 이런 답글이 달려 있었다...
"반년 넘어 싸이에 들어오지 않아 비밀번호도 까먹었는데 갑자기 너무 들어오고 싶어 1년전 노트를 뒤져서 들어와 보니 네가 여기서 나를 부르고 있었구나!"

순간 마우스를 쥐고 있는 내 손에는 땀이 느껴지고 입술도 바짝 말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사람과의 인연, 여기서 끝이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쳤고....
그 사람과 연락하고 싶었다...
할가 말가...
혹시 이미 여자친구를 사귀였으면...
핸드폰을 쥐였다놨다를 반복할때 띵똥~ 들려오는 메세지 알람...
그 사람이다.

"우리 새해 새출발에 함께 뛸수 있어?"

그렇게 그 사람이랑 다시 연락이 되였고,
그 사람은 진짜 1년동안 내가 전 남친에 대한 마음을 알아가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물론 나는 그 동안 그 사람에 대한 내 마음을 알아가는 시기 였지만...

마음을 알아간 뒤의 일은 쉬웠다...
다시 만나 이듬해 5월, 우리는 빨간 결혼증을 받았고 지금은 귀여운 딸애랑 오손도손 살아가고 있다...

------------------------
결혼후의 생활은 행복하지만 않았다.
난 건강악화로 크게 수술도 받았고...지금은 집에서 휴양 하면서 남편이 주는 월급 꼬박꼬박 쓰는 상태....
날 만난게 후회되지 않냐고 묻는 내 물음에 남편이 우리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생각해 봐라는 미션을 줬다.
10년전 그때를 회억하니 어쩌면 세상에 인연이라는게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또 어쩌면 물같은 사랑이 너무 잔잔해서 나처럼 뒤늦게야 느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남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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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93.♡.185
파랑초원 (♡.26.♡.225) - 2015/03/12 13:40:54

평범한 수수한 사랑이지만 뒤늦게라도 자기 마음을 확신했으니 님은 행복한겁니다.

남편 참 군인답게 멋지네요. 건강 빨리 회복되시고 오늘의 평범한 생활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임을 기억하시고 훌륭한 남편분한테 오늘보다 내일더 많이 사랑해줄수 있는 따뜻한

안해가 되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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