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하는 안녕-아버지(8)

레드체리 | 2015.03.30 15:42:18 댓글: 14 조회: 3294 추천: 4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624349

-까똑

-까똑

계속 울리는 카톡음소리에 TV를 보시던 아버지께서 어머니한테 한마디 하신다.

"그 깨똑인지 까똑인지 소리 좀 죽이오."
"카톡이란거 모르믄 말 마쇼. 시대떨어진 노인네랑 말하지말아야지 원"

"그게 그렇게 잼있소? 스마트폰 안바꿔줬으면 울뻔했구먼 허허"
"동무두 스마트폰 바꾸쇼. 살면 얼마나 살겠다고 이런것두 써보고 해야지"

"됐소. 제나 많이 쓰우. !~그 애니팡인지 놀자 갖구오나"

어머니랑 티격태격하시던 아버지는 마침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는 정희에게 애니팡을 놀겠다면서 스마트폰을 달라고 한다.

"아부지. 내일 폰 바꿔달람까? 내 집에 오기만 기다리잼까?ㅎㅎ"

그저 조용히 웃으시며 정희손에서 휴대폰을 받아들고 애니팡앱을 클릭하고 열심히 게임을 하고 계신다.스마트폰이 나온지 오래됐지만 정우네 식구들은 그동안 스마트폰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너도 나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녔지만 정우도 부모님도 처음 한국에 와서 만들었던 공짜 폴더폰을 계속 들고 다녔다. 학생들도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였지만 늘 시커먼 폴더폰을 들고 다니는 정우에게 막내 숙모가 보다못해 한마디 했었다.


"정우 핸드폰 좀 바꾸오.스마트폰이랑 척 들고 다니면서 손가락으로 휙휙 이러면서 다녀야 여자두 생기지. 늙은이들도 안들고 다니는 그 시꺼먼 폰을 들고 다녀서야 여자 더 안생기겟소"

그 말을 들은 옥자는 그 다음날 부터 매일 정우에게 스마트폰을 바꾸라고 부추겼다. 하지만 정우는 스마트폰을 해서 뭘하겠냐면서 별로 자기한테는 필요없는 물건이라며 계속 싫다고 했다.


"홍매야~니 우리정우 데리구 가서 핸드폰좀 바꿔라. 우리는 늙어서 허줄한 폰 들구 다니면 어떻니 글쎄~근데 젊은 애가 아무리 그래도 요즘 시대를 따라가야지. 니네도 다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인지 그거 우리정우만 없잖니.바꿨음 좋겠는데 계속 싫단다."

정우에게 폰을 바꿔라고 계속 말해봤자 소 귀에 경읽기가 돼버리자 옥자는 홍매한테 전화를 걸어서 시간 날때 정우데리고 폰을 사러 가라고 일렀다.

그리고 몇달이 지나고 정우가 전화가 왔었다. 여자친구가 생겼다면서 여자친구가 카톡을 하자고 하는데 스마트폰이 아니라서 폰을 바꾸고싶다고 했다. 그렇게 여자친구가 생기고 그해 여름 정우는 홍매와 함께 휴대폰매장에 가서 최신형스마트폰으로 바꿨다. 폰을 바꾼 뒤 정우보다 옥자와 영수가 더 기뻐했다.

그렇게 스마트폰이 점점 흔해지고 길거리에는 거의 폴더 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볼수가 없을 정도가 되였다.중국에서 한국으로 처음 온 사람들도 너도 나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옥자의 친구분이 중국에서 온지 얼마 안됐는데 옥자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옥자보러 안산으로 왔다. 근데 그 친구분이 최신형갤럭시스마트폰을 들고 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카톡 하냐고 묻는 친구의 말에 옥자는 카톡이 뭐냐고 물었다. 친구가 스마트폰 안쓰냐고 말했고 옥자는 핑크색 폴더 폰을 보여주면서 스마트폰이 아니라고 했다. 그 때 친구가 한국온지 얼마나 됐는데 스마트폰을 모르냐면서 애들한테 당장 바꿔달라고 하라면서 친구들끼리 카톡도 하고 너무 편리하고 좋다고 자랑을 했다. 그렇게 하루종일 친구의 스마트폰설명을 듣고 옥자는 스마트폰이 갖고 싶어졌다. 어린애도 아닌데 스마트폰이 그렇게 욕심났다.


정희가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옥자는 정희에게 물었다.

"스마트폰 비싸니?"
"비싼것도 있고 공짜도 있슴다.?"

"전화비 비싸니?"
"조금 비쌈다. 최저 35천원에 부가세하믄 4만원 정도?"

"~동무 우리 스마트폰 바꿀까?"
"정시 쑥 빠진소리하고 있네. 그게 전회비 얼만지 알기나 하오?"

"제일 싼걸루 하면 되지"
"다 늙은게 스마트폰 해서 뭐하오. 걍 대충 통화나 하면 되지"

"아부지 어머니 바꾸쇼. 전화요금 내 내줄게"

아버지의 말에 어머니는 삐쳐서 화장실로 쌩~하니 들어가버렸고 아버지는 정희의 말에 못들은 척 TV만 뚫어져라 보고 계신다. 정희는 어떻게 해서든 부모님 스마트폰으로 바꿔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리에 누웠다.

그러던 어느날 매일 스마트폰 노래를 부르던 옥자에게 폰을 바꿀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멀쩡하게 통화가 잘 되던 핸드폰이 어느날 갑자기 찌지직 찌지직 하면서 통화말소리가 안들리더니 충천만땅 해놔도 통화 두번만 하면 밧데리가 다 없어져 폰이 저절로 꺼지고 화면이 먹통이 되면서 정지상태가 되기도 했다. 옥자는 폰이 안된다면서 밤새 폰을 쳐들고 영수앞에서 이게 왜 안되냐고 고쳐보라고 닥달을 했고 다음날 영수는 폰을 들고 휴대폰매장으로 찾아가 고쳐달라고 했다.

휴대폰을 이리저리 만지던 직원이 잠간 기술자에게 보여줘야 겠다며 다른 사람을 불렀다. 그 사람이 휴대폰에 전기를 꽂고 이것저것 해보더니 휴대폰이 망가졌다면서 고치는 비용이 중고폰 사는 돈보다 더 든다면서 바꾸는 게 낫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온 영수는 옥자에게 일부러 스마트폰 갖고 싶어서 망가뜨렸냐고 농담반 진단반으로 물었다. 그러자 옥자는 펄쩍 뛰면서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냐며 영수에게 뭐라고 한다.

그렇게 되여 옥자는 2014년 음력설 며칠전 갖고 싶었던 스마트폰을 바꾸게 되였다. 스마트폰을 바꾸고 너무 기뻐 아침까지 잠도 못잤다는 옥자의 말에 다들 그저 하하호호 웃었다. 스마트폰을 산 옥자는 밤낮없이 매일 카톡을 하기 시작했다. 길가다 이쁜 꽃 보면 사진찍어 카톡 가족방에 올리고 하루일과를 가족카톡방에 적어 올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면 모두에게 힘내라고 파이팅 외쳐주고 카톡 확인도 제일 먼저 하는 사람이 옥자다.

언니와 형제와 조카와 시댁식구들과 자식들과 친구들과 매일 매일 카톡대화를 하고 매일 밤12시가 넘도록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며 산다. 영수는 그런 옥자에게 스마트폰중독이 걸린것같다면서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옥자는 스마트폰으로 할수 있는게 많게 되였다. 전에는 동네 한바퀴돌고 운동하고 집에 들어오면 우울했는데 스마트폰이 생기고 부터는 우울할 시간이 없다.

뉴스도 보고 게임도 하고 음악도 듣고 라디오도 듣고 DMB로 드라마도 척척 볼수 있어 영수와 TV채널로 싸움도 하지 않아도 되고 카톡,카카오스토리,위챗~그리고 대화중 이모티콘 보내는것도 잊지 않는 센스까지~스마트폰박사가 되여버렸다.



오늘도 카톡으로 언니랑 남편 영수가 요즘 몸이 많이 붓는것 같고 배가 많이 땅땅해 졌다는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카톡 카톡 소리가 듣기 싫다며 영수에게 한마디 들었던 것이다.

2014519

-고모~모레 준이백일에 고모부랑 같이 오실거죠?와서 며칠 푹 쉬다 가세요"

-당근 가야지. 꼭 갈게요. 이쁜손자보러~(하트)

아침일찍 영수CT검사하러 가는 길에 청주에 사는 조카한테서 온 카톡을 확인하고 답장을 보낸 옥자는 아기보러 한번도 못가봐서 마음에 걸렸는데 요번 백일에는 꼭 가야지 다시 한번 다짐한다.

CT검사결과는 21일날 나온다고 하면서 아침일찍 예약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


2014521
아침일찍 병원에 도착한 영수와 옥자는 긴장한 마음을 어떻게 억누를길 없어 그저 말없이 전광판에 뜨는 이름을 쳐다보며 간호사가 이름을 부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신영수라는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교수님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CT결과 암세포는 없어요."영수와 옥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였다. 하지만 이어진 교수님의 말씀에 다시 심장이 후둑후둑 뛰였다.

"복수가 생겼네요."
"
간경화복수요?" 믿기지 않는 다는 듯 옥자가 되물었다.

"~맞습니다."
"배가 땅땅하시죠? 소화도 안된다고 하셨구요~복수때문에 그런거에요."

"심한가요?"
"입원하셔야 해요."

~ 머리위로 뭔가 커다란 돌덩이가 떨어지는 느낌이였다. 간경화복수라니~복수가 찼다니 이건 또 웬 날벼락이야. 암세포가 다시 자라지 않아서 좋아라 했는데 복수가 생기다니 휴 어떻게 병원에 오면 좋은 소리 듣는 날이 하루도 없단 말인가...

교수님 만나고 바로 버스타고 청주로 가 아기백일잔치에 참가하려고 했는데 또 못가게 되였다.이번에도 못가게 되여 잠깐 서운함이 비친 얼굴을 하고 서있는 옥자에게 영수가 입을 열었다.

"여보~혼자 청주갔다 오오. "
"그거 말이라고 함까? 다음에 보면 되지."


다음날 부터 교수님이 처방해준 약을 먹으면서 집에서 병원으로 통원치료를 받기고 했다. 영수가 복수가 생겼다는 말을 들은 가족들은 또 한번 우울한 시간을 보내게 되였다. 다들 걱정이다. 복수는 쉽게 사라지지않을 뿐더러 복수가 없어져도 재발을 하면 너무 위험하다고 한다.

집에서 누워 있을 때에도 다리위에 이불을 두텁게 쌓아놓고 누워있고 화장실을 자주 가게 물도 현미녹차같은 걸 마셔야 하고 물을 많이 마시지 말아야 하고 일은 절대 해서는 안되였다. 약을 먹고 며칠이 지나니 화장실을 밤중에 몇번씩 간다. 그래서 그런지 배가 좀 줄어든 것같기도 하고 영수는 몸이 조금 가뿐해 졌다고 한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옥자와 영수는 근처의 작은 산으로 가벼운 등산을 했고 물병사리 몇개 가방에 넣고 가서 약수물도 길어 온다.

"정희야~일어나라. 등산가자. 물도 길어오고"
"
아부지 혼자 가쇼. 난 자갰슴다."

"쉬는 날에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어찌니. 밖에 나가 움직여야 살 빠지지"
"~아부지. 날 좀 내버려두쇼. 자부럽은데..."

간만에 쉬는 날 점심 때 까지 밥도 안먹고 누워 자는 정희를 깨우며 영수는 등산가자고 말한다.하지만 돼지처럼 누워서 딜딜 구불면서 일어날념을 안하고 짜증섞인 목소리로 말하는 정희에게 이불을 꽁꽁 덮어주고 혼자 등산을 간다. 옥자는 간만에 날씨도 좋으니 이불빨래를 해야겠다고 해서 오늘은 혼자 등산갔다 온것이다.


산에 갔다 오니 정희가 빨래 그득한 다라를 안고 옥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일어났니?"
"! 아부지 이리 빨리 왔씀까?"

"혼자 부지런히 갔다왔지"
"쏘리 데디~다음에 꼭 같이 갈게예 약속!"

"그래 담주에 같이 가자"
새끼손가락을 쳐들며 약속하는 정희손가락에 새끼손가락을 걸며 영수도 담주에 같이 가자고 대답한다.


201463

2일날 항암주사를 맞은 옥자는 3일인 오늘 영수가 다시 검사를 받는 날이라 항암주사 약기운때문에 살짝 지치고 피곤했지만 아침일찍 일어나 병원으로 왔다. 제발 복수가 많이 사라져서 괜찮다고 말해주기를 바랬다. 교수님을 만나고 교수님의 입만 쳐다봤다. 제발 좋은 말이 나오기를 꼭 잡은 두손에 땀이 날 만큼 긴장돼 있었다. 하지만 교수님은 그런 옥자의 마음을 철저히 무너뜨리고 복수가 심해져 당장 입원하라고 하셨다.

~다시 한번 가슴에 커다란 널판자가 떨어지는 느낌이였다.

입원수속을 마치고 영수는 병실을 찾아 올라갔다. 옥자는 집으로 갔다오겠다고 했다. 입원을 며칠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옥자가 덮을 이불과 칫솔같은 생필품도 챙겨와야했다. 옥자는 발빠른 걸음으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병실문을 나서는 옥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영수는 마음이 아팠다. 항암주사를 맞은 다음날 쉬지도 못하고 자신땜에 병원에 들락날락하면서 고생하는 옥자가 너무 안쓰러웠기때문이다. 칫솔은 병원앞 슈퍼에서 사서 쓰고 저녁에 집에 가서 자고 내일 아침 물건챙겨서 병원으로 오라고 말했지만 옥자의 고집은 그 누구도 말리지를 못한다.


정신없이 집으로 달려간 옥자는 짐을 한보따리 챙겼다. 그리고 팔소매를 썩썩 거두고 싱크대앞에 마주서서 밥과 반찬을 여러개 만들었다. 정희가 퇴근하고 집에 와서 먹을 밥을 해놓았던것이다. 며칠동안 집에서 라면만 끓여먹고 다닐 정희가 걱정되여 밑반찬 몇가지를 해놓고 커다란 보따리 이고 가방을 메고 그렇게 다시 지하철을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을 남편생각에 옥자는 달음박질을 해가며 병원으로 향했다. 병실에 도착한 후 짐을 내려놓고 간호사가 종이장을 들고 와서 일층에 가서 수납하고 오라고 한다. 옥자는 또 뛰다 싶이 1층으로 내려가 번호표를 뽑고 수납을 하려고 한다. 근데 사람이 너무 많아 옥자는 잠깐 의자에 앉아 자동커피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았다. 너무 피곤한지라 커피가 땡겼던것이다.

커피를 뽑고 자리에 돌아와 앉았는데 웬지 오른쪽 발바닥이 너무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커피를 옆에 의자에 내려놓고 신발을 벗고 발을 들었다.! 신발밑창이 절반이나 떨어져 접혀서 맨 발로 바닥을 딛고 다닌것이다. 얼마나 정신이 없었으면 신발밑창이 떨어져 접혀져 너덜너덜해졌는데도 그걸 느끼지못하고 뛰여다녔는지 신발을 쳐들고 보다가 혼자 어이없어 풉~하고 웃어버렸다.

신발밑창을 붙혀야겠다고 생각한 옥자는 커피를 단숨에 원샷하고 수납하고 병원앞 슈퍼로 가서 본드를 하나 샀다. 마침 병실이 갑갑하다며 병원앞 쉼터로 나온 영수가 쩔둑거리며 오는 옥자를 발견하고 다리를 다쳤냐고 다급히 물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영수도 웃긴지 허허 웃으면서 신발을 들고 본드를 직접 발라 신발밑창을 붙혀준다.

"
오늘 대충 이래 신소. 내일 저기 시장가서 하나 사기오"
"
풀로 붙히믄 됨다. 이것두 몇번 안신었는데 뭐"

"버리우~어디서 남이 신던 신만 주서다가 맨날 신으메"
"형님이 작아서 준건데 새검다. 발이 아파서 몇번 못신었다던데"

"ㅉㅉ 사람말은 이렇게 안듣는단데"
그렇게 사랑싸움을 이어가던 영수와 옥자는 서쪽하늘에 노을이 곱게 비껴서야 병실로 향했다.

201464

대한민국지방선거일이다. 공휴일이라 전부 쉬는 빨간날이다. 옥자가 병원에 한번 다녀가 달라고 홍매한테 전화를 해서 홍매가 아침일찍 기차를 타고 왔다. 근데 쉬는 날이란걸 깜빡 잊다 보니 헛걸음을 한것이다. 영수는 바쁜데 애를 왔다 갔다 하게 한다면서 옥자한테 뭐라고 한다. 홍매는 점심에 맛있는 갈비탕한그릇을 사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생각보다 이모부가 복수가 심한것같았다. 배가 땅땅하게 많이 불러있었고 얼굴이 많이 야위였다. 배에 통증도 가끔씩 있다고 하니 쉽게 퇴원할것같지는 않았다. 며칠있다가 다시 오겠다고 힘내라는 말을 남기고 대구로 돌아갔다.


그리고 일주일~

별로 낫지도 않고 그럭저럭 한주일이 지나갔다. 병원에 있는 영수와 옥자는 미칠것 같다고 한다.정희는 병실에서 심심해 할 아버지를 생각해 쉬는 날 폴더폰을 갖고 가서 스마트폰으로 바꿨다. 스마트폰이 싫다고 하시던 아버지는 새폰을 받아 쥐고 그렇게 오래도록 웃으셨다. 폰을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옷소매로 쓰윽 한번 화면도 닦으면서 폰을 아끼는 모습까지 보였다.

"아부지~폰 바꾸기 잘햇지?"
"좋긴 좋구나 허허허"

"이제는 애니팡 마음대로 노쇼. 좀 더 일찍 바꿔드렸던걸"
"병원에서 심심해서 그렇지 아니면 이거 바꿔서 머하겠니"

어쨌든 스마트폰을 바꾼 아버지는 하루종일 손에서 폰을 놓지 않았다.마침 중국에서 큰친삼촌이 오셔서 아버지가 쓰던 원래 폴더폰은 삼촌이 쓰기로 했다.폴더폰을 그냥 버릴수는 없다고 고집피우던 아버지도 삼촌이 그 폰을 쓰겠다고 하자 더 이상 아무말도 안하고 폰바꾸기에 동의한것이다.


2014617
아침일찍 병원에 도착한 정우와 홍매는 교수님을 만나뵈려고 대기하고 있었다.병원에 입원하고 두주일 동안 복수를 주사기로 세번이나 뽑았다고 한다. 물을 뽑으면 안좋은데 안뽑으면 사람이 너무 힘들어서 어쩔수 없었던것이다. 물을 뽑으면 그 날 밤은 편하게 코까지 골면서 주무신다고 한다. 하지만 일단 복수가 차면 허리도 아프고 복통도 생기고 밥맛도 없고 움직이기 힘들어서 밤에 잠도 잘 못잔다고 한다. 교수님을 만나 상세한 얘기를 듣고 싶어서 정우가 홍매한테 같이 가자고 했던 것이다. 교수님이 자리를 비워 주치의를 만날수 있게 되였다. 주치의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복수가 사라지게 하는 방법을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는 말만 했다. 복수가 사라지지 않으면 어떤 만약의 결과가 생기냐고 묻자 잠깐 머뭇거리던 주치의는 최악의 경수 사망에 이를수도 있다고 대답한다. 물론 안좋은 최악의 경우이지만 지금 상태가 별로 안좋기 때문에 의사들이 수시로 체크도 하고 주의해보는 환자라고 말한다.

"이모부~빨리 퇴원해서 우리 올해도 휴가 일찍 좋은데 갔다오기쇼. 정우랑 계획 다 짯슴다. 이모부 퇴원하면 담달 초에 바로 가기쇼"
"
그래 그래 그러자"

병원정문앞에서 두 손을 흔들며 잘가라고 인사하는 영수에게 홍매가 파이팅을 외쳤다.

"이모부 파이팅!"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홍매와 정우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정우야~너 여자친구 아버지 병원에 입원한거 아니?"
"오늘 말했소."

"~주말에 아버지보러 같이 왔다 가라. 아버지 맨날 너 여친말만 하더라"
"
~주말에 오자고 했소"

"너 회사일 바빠도 주말에 당분간 일나가지 말고 병원에 아버지보러 다녀~자식들이 자꾸 병원에 드나들어야 기분도 좋고 의사들도 환자를 더 잘 살피지"
"알앗소"

너무 걱정하지말라고 정우를 다독였지만 불안한 마음은 홍매도 어쩔수 없었다. 그저 아무일 없이 빨리 회복해서 퇴원하기를 바라고 또 바랄뿐이다.


2014618

병원정문앞에 3일 노점시장이 펼쳐졌다. 병원환자들에게 싸게 물건을 살수 있게 작은 시장이 3일간만 열린다고 했다. 영수와 옥자도 닝겔병을 꽂고 날씨도 따뜻한지라 밖으로 나가 구경을 했다. ,신발,,먹거리,안마기,보건품등 별의별 물건을 다 팔고 있었다.

"여보~저기 신발하나 골라보오. 그 밑창 다 떨어진거 버리우"
"싫슴다. 집에 또 다른 신발이 있는데 뭐"

"하나 사라니까~"

영수의 말에 못이기는 척 신발파는 곳에서 이것저것 신어봤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게 없었다. 옥자는 마음에 드는게 없다면서 안사겠다고 했다.

"이거 괜찮아보이는데 신어보오"
"꽃이 너무 큼다. 별루임다"

영수가 골라준 신발을 신어보던 옥자는 또 마음에 안든다면서 나중에 퇴원하고 시장에 가서 사자고 했다. 어쩔수 없이 영수도 그럼 그렇게 하자며 다른 물건 구경을 계속 했다.

저녁이 되자 영수는 통증이 또 시작되였다. 하루하루 밤에 통증이 좀씩 심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한밤중에 잠에서 깨여 일어나 허리를 두드린다. 옥자는 침대의 삐끄덕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면 영수가 혼자 앉아 허리를 주먹으로 툭툭 두드리는것이 보인다. 그러면 옥자는 내려오는 눈까풀을 애써 올려보이려 눈을 몇번 껌뻑이다 일어나 앉아 영수의 허리를 툭툭툭 오래도록 두드려준다.

배도 어릴때 아기들이 배아프다면 엄마들이 엄마손이 약속이다 노래부르면서 하던 식으로 옥자는 영수의 배를 오래오래 문질러 준다. 그러다 통증이 조금 사라지면 영수는 다시 코를 골며 잠에 들고 옥자는 영수가 잠들어야 다시 보호자침대에 몸을 웅크리고 잠에 들수 있다.


입원해 있는 동안 친구들도 친척들도 많이 찾아 온다. 하루빨리 완쾌해서 퇴원하라고 응원해주고 맛있는 과일이라도 사먹으라며 돈도 준다. 그럭저럭 병원비를 여기저기서 주는 돈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몇달동안 일을 거의 못나가다보니 돈이 별로 없었다. 무슨 검사비용도 보험적용해도 한번 검사할때마다 몇십만원씩 나오고 고주파수술치료는 받을때마다 몇백만씩 비용이 나왔었다. 돈도 이제 밑천이 다 드러나자 옥자는 돈걱정이 앞섰다. 정우의 월급통장은 처음부터 옥자한테 줬다. 돈 쓸일이 생기면 꺼내쓰라고 했지만 옥자는 정우월급통장에 돈 일전한푼 꺼내쓰지 않았다. 그렇게 정우가 매달 전화요금 용돈 빼고 나머지는 매달 적금으로 해놨고 정희가 버는 얼마안되는 월급은 3식구가 먹고 사는 생활비로 나간다.

"~이거 빨리 퇴원해야지 답답해서 미치겠다" 보는 사람한테마다 하는 영수의 짜증섞인 말이다.


2014621

주말이라 옥자의 언니-순자가 병원으로 찾아갔다. 제부가 걱정돼 주말마다 병원으로 간다. 아픈동생이 매일 병원에서 남편간호하는것이 또 불쌍하고 걱정되여 주말이면 병원으로 찾아가 맛있는 것도 사주고 말동무도 해주고 그러고 옥자네 집으로 가서 혼자 집에서 잠자는 정희를 친구해주고 정희가 먹을 밑반찬도 여러가지 해놓고 그러고 가곤 한다.

"빨리 퇴원해야지. ~답답해죽겟소"
"드시고 싶은거 팍팍 드시고 빨리 낫소.너무 급해말고 마음이 급하면 안되오"

포도를 씻어 갖고 와 셋이 나란히 앉아 먹으면서 시작된 대화다.

"작년처럼 올해도 휴가 가자고 홍매 그러던데"
"빨리 퇴원하고 휴가 가기오. 요번에는 제주도 가기오"

"냐 제주도도 가고 홍매네 집에 가서 가계일도 며칠 도와주고 그러고 와야되는데"
"정우는 왔다 갔소?"

"냐 왔다갔소,며칠전에~그나저나 정우 서바 빨리 보냈으면 좋겠는데 말떼기라도 하고싶은데 말으 안듣소.아즈마이 좀 말해보겠소?"
"내말으 듣겟소? 한번 말꺼내볼게.자식들 애지중지 키운 부모생각두 해야지.애들두 어째 저래는지 참"

"정우에미 고생했지. 애 둘 혼자 키우느라고~우리 엄마아부지두 애들 바주지 않앗구 처가집에서두 애 봐준적이 없이 혼자 애 둘 둘쳐없구 소래장사 하면서 키우느라고 저 사람이 고생 많이 햇소"
"이제 60살 바라보니까 마누라 불쌍한게 알리우?ㅋㅋㅋ"

"알구 있었지 아즈마이두 참 허허"

"동무 내 새끼 내손으로 키운게 무슨 고생임까? 그런 말 하지마쇼.남들이 웃겟슴다 호호"

영수의 진심어린 말에 옥자는 괜히 마음이 짠해져 울컥했다. 무심하게 표현을 잘 안하는 남편인지라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었다. 그래서 고맙고 기뻐서 울컥해서 눈물이 날뻔했다. 그렇지만 티를 안내려고 억지로 호호 웃어보였다. 밤늦게 까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어느새 밤9시가 넘었다.

"오늘 저녁에는 내 병원에서 지킬까?"

처형의 한마디에 영수가 펄쩍 뛰며 안된다고 대답한다.

"아즈마이 밤에 힘들어서 못 지키오. 내 밤에 아파서 아즈마이두 못 쉬고 안되오 집에 가서 정희나 친구해주고 푹 쉬고 가오"


거의 스무날 동안 병원에서 남편간호하느라 지쳐있는 동생을 하루밤이라도 편하게 재우고 싶어 꺼낸 말이였지만 영수와 옥자가 기어코 안된다며 거절하는 바람에 또 한밤중에 큰길에서 눈물을 휘날리며 순자는 혼자 안산으로 향했다.

동생도 불쌍하고 제부도 불쌍하고 조카들도 불쌍하고 병원에 입원한 사람이나 아프면서 간호하는 사람이나 집에 있는 그 자식이나 어느 하나 안불쌍한 인간이 없다. 다 살자고 헤매고 뛰여다니는데 왜 하필 동생네 부부가 이런 꼴로 병원에서 저러고 있어야 하는지 그저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다.

두 눈이 쏘옥 꺼져들어가 볼품없이 약해진 제부의 얼굴과 항암주사맞고 집에서 쉬지도 못하고 병원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남편 간호하느라 고새 비쩍 말라 두 눈이 움푹 들어간 동생 얼굴이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해서 순자는 밤새 이리뒤척 저리뒤척 오래도록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쌕쌕 들리는 숨소리에 몸을 돌려 잠든 정희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이쁜거~불쌍한거~가여운 내 새끼~정희의 이마에 덮힌 잔머리를 쓸어 넘겨주며 순자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불쌍한 것들 무슨 행복을 누리겠다고 외국에 나와 개고생이란 개고생을 다 하고 결국은 어찌 이런 꼴이 됐냐며 가슴을 부여잡고 울고 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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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239.♡.7
larry (♡.201.♡.47) - 2015/03/30 16:45:42

레드체리니 글 쭉 감명깊게 읽어왔어요... 옥자와 영수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네요...한국으로 돈벌러 와서 이렇게 병마에 시달리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겟나요,,,자식들도 부모에게 너무 효도하고 부모님 생각부터 하는 착한 아들딸들인데 ,,,부모님이 아프셔서,,,보는사람도 참 안타깝습니다,,,돈보다는 건강이 우선인만큼 현재 한국에 계시는 분들 제발 건강을 잘 챙기셨음 하는 바램입니다.그리고 조카인 레드체리님께서 이모네 사는이야기를 이렇게 글로 써주셔서 이모네 가족한테는 뜻깊은 일인것 같습니다.레드체리님 글재주도 너무 좋으셔서 잘 읽고 있습니다. 담편도 빨리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이모부 건강이 더 악화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레드체리 (♡.239.♡.7) - 2015/04/03 13:18:22

larry님 안녕하세요.우선 긴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한국으로 오는 모든 분들이 돈많이 벌어 고향으로 가서 넉넉한 생활을 하면서 잘 살려고 올텐데 저의 이모도 이런 일이 본인한테 닥칠거라는 생각 꿈에도 못했겠죠.부모님이 아프니까 제일 불쌍한건 자식인것같아요.그저 곁에서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에 부족한 글쏨씨지만 글로 적어보려고 시작한거에요.larry님 칭찬에 부끄럽네요.한국에서 고생하시는 중국조선족분들 포함한 외국인들 전부 돈많이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건강했으면 좋겠네요.다음편 월요일날 올릴게요.

진해마미 (♡.220.♡.206) - 2015/03/31 09:29:30

아침부터 글보니 정말 너무 맘이 짠하네요 ,옆에사람들은 오죽하겠어요 ㅠㅠ~~한사람아파도 충분히 가슴아픈데 환자가 환자를 간호한다는것도 오죽하겠어요 ~~~완쾌는 못하더라도 부디 좋은결과가 있길바래요

레드체리 (♡.239.♡.7) - 2015/04/03 13:20:11

진해마미님 안녕하세요.오늘도 들려주셨네요.가족중에 한분이 아파도 진짜 속상한데 부부가 한달차이로 암판정받고 진짜 믿기지 않을만큼 저희 가족들한테는 충격적인 일이였어요.그저 좋은 결과만 바로고 또 바랬죠. 담집에서 또 뵈요. 감사합니다.

바닷가조개 (♡.249.♡.43) - 2015/03/31 09:51:11

넘 슬픔다.. 햐... 왜 사는게 이리도 힘들까 싶슴다..
생로병사가 인간상정이긴 하다지만,,, 한사람도 아니고 두사람이 앓고,,, ㅠ.ㅠ

이번집은 마음이 미여짐다.. 영수화 옥자한테 조금이나마 숨통 트이게 살게 했으면 좋겠슴다.

레드체리 (♡.239.♡.7) - 2015/04/03 13:24:19

바닷가조개님 안녕하세요.오늘도 들려주시니 너무 반가워요.환자를 간호하다 보면 멀쩡한 사람도 막 아파져요.제가 이모간호를 한동안 해봐서 알아요ㅜㅜ병간호를 두주일 했더니 입술이 부르트고 비쩍 마르고 잠도 제대로 못자서 피곤이 쌓이고 입맛도 없는데 병원에서 먹는 밥이라 더 맛없고~근데 아픈 환자 두명이 저렇게 서로 간호하면서 있는게 곁에서 보는 사람들 모두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답니다.오죽하면 병원에서 저의 이모네 부부를 모르는 의사선생님 간호사가 없을정도였어요. 두 분에게 숨통트이는 날이 오긴 올지 담집도 응원부탁드립니다.

ging (♡.225.♡.230) - 2015/04/02 19:01:22

작으마한 행복에도 그렇게 기뻐하는 우리...
우리가 견딜수있는 슬픔과 아픔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글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됨다
담편 기다리겠슴다

레드체리 (♡.239.♡.7) - 2015/04/03 13:26:54

ging님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이모랑 이모부께서 많이 아프고 나서 참 많은 걸 생각하게 되더군요. 신은 인간에게 참을수 있을 만큼의 고통을 준다는 글을 어디서 본것같아요. 세월과 시간이 그 슬픔과 아픔을 견딜수 있게 해주는것같더라구요.담집도 응원부탁드려요.

여명의아침 (♡.128.♡.114) - 2015/04/02 21:03:20

가슴 한켠에 먹먹함이....

레드체리 (♡.239.♡.7) - 2015/04/03 13:28:29

여명의아침님 안녕하세요. 저의 글 읽어봐주시고 댓글까지 너무 감사해요.담집도 지켜봐주세요.

함부르크 (♡.173.♡.97) - 2015/04/03 04:21:47

오늘 어망결에 주인장님의 글을 1회,2회,3회 그리고 몇회 뛰여서 8회를

단숨에 읽었습니다, 읽는 동안 내내 가슴이 울컥하더라구요.

실은 저의 여동생가족, 그리고 사촌,외사촌,고종사촌들이 한국에 한 서른명은

가 있습니다. 역시 힘겹게 지내고 있겠지요,

다음회도 응근히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워이씬에 "열중하다"보니 안그래도 내일부터는 워이씬쪽을 좀 접고

여기의 다른책들을 읽을 생각이였는데, 자작글에도 이렇게 심금을 울려주는

글들이 있었군요, 종종 시간내서 탐독하겠습니다.

주인장동지, 화이팅 !

레드체리 (♡.239.♡.7) - 2015/04/03 13:32:59

함부르크님 안녕하세요. 첨뵙네요. 들려주셔서 감사하고 긴 댓글 고맙습니다.함부르크님 친척분들 한국에 많이 계시네요. 아마도 다들 편하고 쉽게 돈벌면서 사는건 아닐겁니다.이국타향에서 갖은 고생 다 하면서 살겠지요.ㅜㅜ 화이팅 감사합니다^^다음편 될수록 빨리 올리겠습니다. 시간날때 들려 읽어봐주세요.함부르크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읽어주고 응원해주고 그러면 제가 이 글을 시작한 보람이 있는거 아니겠습니까.감사합니다.

강니 (♡.226.♡.200) - 2015/04/04 03:13:50

내가 눈물이 많은걸까?글의 내용이 슬픈걸까?
매번 읽을때마다 눈물이 주루룩...
이 새벽에 밀린거 다 읽었지만 가슴이 답답하네ㅠㅠ

레드체리 (♡.62.♡.51) - 2015/04/04 12:21:03

ㅠㅠ 울지마요. 이 글 시작한건 조금이나 여기서 위로두 받구 싶었고 부모님한테 모두 살아계실때 잘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어서 시작햇슴다..언니 자꾸 울면 담집 어케 쓰라고 ㅋㅋㅋ 나두 이제 안우는데 ㅎ.ㅎ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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