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냥 되는게 아니였다 7

닝멍77 | 2015.04.20 15:57:54 댓글: 7 조회: 2538 추천: 3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654869



오늘도 많은 응원부탁드립니다.^^
--------------------------------

엄마가 떠나던 날


나는 애써 흐르는 눈물을 참았고

될수록이면 아무렇지 않은듯 밝은 표정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그렇게 애때문에 집에서 그냥 작별하고서

내가 얼마나 울었던지....


내 욕심을 버릴려니 얼마나 힘들던지.

이제 나는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목이 메여왔다.

그리고 이제 엄마의 도움이 없이

나혼자라는 이 현실을 받아드려지기가 어려웠던것이다.


그래서인지

내 몸이 먼저 반응이라도 하듯이 목이 아파나기 시작했다.


오후쯤 엄마는 무사히 도착했다고

카톡을 보내왔다.


그렇게 애를 먹이고 재우고를 반복하다

어느새 저녁때가 다 되였다.



난 남편더러 사촌들이랑 저녁에 밥먹으러 가라고 했다.

그동안 애낳고 보러도 오고 도와도 주고 그랬는데...



그보다도 장모랑 같이 있느라 고생한 남편한테

잠깐이 여유를 주고싶었던게 더 컸다.


남편은 희색이 만면하더니 좋아라

여기저기 전화를 해댔다.



애가 태여나서부터 우린 100일이 될때까지

아주 특수한 날외에는 거의 매일 목욕을 시켰다.



상황상 화장실에서 목욕시킬 형편이 안되는지라

목욕소래에 물을 받아서 다시 거실쪽으로 움직여와야 하는데

문제는 욕조도 크거니와 옆에서 애를 받들어주지 않으면

혼자서 목욕시키기 여간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목욕을 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인데 면바로 사촌시누가 왔다.


밥먼저 먹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 혼자 있는것이 걱정되여 왔단다.

그 말을 들으니 또 울컥했다.



솔찍히 남편을 생각해서 나가라고는 했지만

엄마도 떠난 마당에 내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주지 않는것 같아서

그 섭섭함이 더 컸던것 같았다.



그렇게 시누도움으로 목욕을 시키려고 막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남편이랑 시형이랑 시동생들이 왔다.



술냄새를 풀풀 풍기는것도 모자라 손에 맥주까지 들고서...

혈압이 곧추 상승하는건 어쩐담....




그런대로 나는 애를 목욕시키는데

다행이 사촌시누가 눈치채고 막 머라한다.

어디 애 있는데 와서 술먹으려고 한다고



그렇게 한참을 법석이다가 다들 갔다.



남편은 안방에 들어가자마자

코를 드렁드렁 골아대고


애는 이미 잠들어서 저켠에 눕혀놨다.

다행이 밤에는 정말 잘잔다.


낮에는 꼭 안아야만 폭 잠들지만

그래서 낮에는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안고 있어야지만

밤에는 눕혀놓은대로 정말 잘 잔다



감기가 심해서 나랑 거리를 두느라

애를 저켠에 눕혀놨다.


그런데 잠이 도통 오질 않는다.

내내 눈물만 흐를뿐....


지금은 그나마 산후휴가라서 그런대로 괜찮은데

이제 내가 출근하게 되면 어쩐담?


정말 앞길이 구만리라는 착잡한 생각뿐이였다.



보모를 찾는다는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다들 한국바람에 출국하다보니 마땅한 사람 구하기도 힘들지만

문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둘이 로임이 겨우 5500정돈데

2500원씩 하는 보모를 구한다는게 어디 쉬운가?

연변은 물가가 너무 비싼게 탈이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설치다 몇시쯤 잤는지 모르지만

눈을 뜨니 아침이다.

애를 저켠에 눕힌채로 정신없이 잔것 같다.


다행인건 애가 간밤에 그런대로 잘 잤다는것이다.

엄마말로는 밤에는 너무 뒤척여

애를 이불 덮어주고나면 잤는지 말았는지라고 하시더니...


그러고보니 기실 애가 설치는게 아니라

어른이 자꾸만 걱정한탓이였던것 같다.


애를 보는게 힘드니깐 저녁이면 들어가도 모르게

잠에 곯아떨어지다보니 애가 뒤척이는지 마는지 감감이다.


어른들의 말을 빈다면 맞춰생긴다는 말이 맞긴 맞나보다.


그때로부터 우리애는 밤중 수유 한번으로 통잠을 자게 되였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다 방법이 나지는걸 괜한 걱정만 해가지고는...


그런데 이튿날은 너무 힘들었다.

목이 부은데다 침도 바로 넘길수 없을뿐더러 재채기를 어찌나 연발하는지....

젖먹이 애한테 옮길까바 두려움부터 앞섰다.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남편한테 애를 맡겨놓고 병원을 찾았다.


모유수유중이라고 몇번이고 호들갑을 떨면서 링겔맞아도 괜찬냐했더니

의사가 나중엔 애는 아프면 약은 어떻게 먹이요 한다.


하긴 애도 아프면 약먹거나 링겔신세를 보는데 하니 다소 마음이 놓이긴 했다.

호사보고 될수록 빨리 놔달라고 했다.


언제 누워서 편안히 주사맞을 처지가 아닌지라.

한시간반에 겨우 두통을 맞고는 집가는길에 일회용마스크를 사가지고

통풍이 잘 안되는 마스크를 내내 착용하고 있었다.


나도 어쩔수 없는 엄마이긴 한가보다.

어른이 아프면 아픈대로 참을만 하지만

요 쬬꼬만 애가 아프다는건 상상만해도 싫으니깐.


이튿날은 형님이 왔다.

엄마가 가고나서 어떤지 와서 본다고 왔는데

말이 아니다. 에미란건 마스크를 착용한채 연거퍼 재채기를 해대고....


빨래, 설겆이, 집청소....


형님이 팔을 걷고 나선다.


그리고 나를 친구해 병원까지 가주고...

그래도 친정이 제일이다.

오로지 친정만이 진정 나를 아까워해주니깐...

우리 형님으로 놓고 말하면 년년생을 출산했다.

첫애는 순산했는데 둘째는 수술했다.


그리고 지금껏 당신손으로 직접 애들을 다 키워온

전업주무맘이였다.


그러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상상하기마저도 싫다.


몇년을 집구석에서 썩었는데....

철없던 시누이()는 애둘 낳고 힘든 형님의 생각은 전혀 모른채

맨날 그앞에서 나도 나중에 둘을 낳겠다고

것도 형님처럼 년년생을 낳겠다고 했으니

얼마나 얄미웠을까


그나마 나랑 형님은 시누이 올케사이치곤 금슬이 좋다.

시집도 안간 시누이를 1년반이나 집에서 델꼬 살아준 고마운 형님이다.

그래서 서로서로 시집흉, 남편흉을 같이 보는 처지라는....


시간이 흘러 내가 직접 겪어보니

형님은 그동안 출산, 육아로 인해 얼마나 힘들었을까

링겔을 맞으면서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던중

형님이 그래왔다.


애둘 키우면서 밖에까진 몰라도 1층까지만 내려가서 단원문을 열고

공기라도 마셔보고싶더라고....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지금의 나로서는 얼마나 간절한지를 잘 알기에


남편은 남편대로 나가 지놀것을 다 놀고

자기는 맨날 펑퍼짐한 잠옷바람에 축 처진 뱃살이며

체중의 상승으로 둥글둥글해진 몸매며 ....

늘 애들과 전쟁을 치러야하는 나날들의 반복들.


한번은 형님이 오빠랑 대판하고 집을 나간다고 결심하면서도

애들 밥을 싹다 챙겨놓고 나왔는데

1층에서 딱 문을 여는 순간 딱히 갈곳이 없더란다.


그렇다고 친구 찾아 하소연한다는것도 쪽팔린 일이고

친정엄마한테는 속상해 할까바 말하지도 못하고


가다가다 걷다걷다 도착한곳은 공원...

사람들이 잘 나들지 않는 구석쪽으로 가서

걸상에 걸터앉아 실컷 울다가 집에 돌아왔다고 한다.


형님의 두번의 산후조리는 다 우리엄마가 해줬다.

특히 둘째때는 내가 오빠집에서 같이 살때여서

내가 아침밥을 담당하고 엄마가 애를 전문 돌보고 했다.


엄마도 나름 당신이 최선을 다해주느라 했다.

그러나 당사자가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희비가 교차되는법이다.


엄마도 오빠도 나도 그런 형님의 심적인 고통은 몰라줬다.

사람은 원래 자신이 직접 겪어바야 아는법이라 남의 고통에는 지나치기가 일쑤다


남들 하는것처럼 손에 물을 묻히지 않도록

산모한테 좋다는것들을 많이 챙겼지만

형님의 기분, 형님의 감정따위에는 신경을 도사리지 못했다.


거기다 나는 새기때라 오빠집에 있으면서

맨날 놀러다니지 않으면 요가학원에 다니고

시간되면 여행하고 나만의 생활을 충분히 즐겼었다.


나라도 형님이랑 가끔 데이트를 하면서 기분전환을 시켜줬더라면

아님 좀더 현명했더면 오빠랑 둘만의 시간을 가질수 있게 했어도....


이미 지나간 일이고 그나마 시간이 흐르니

형님도 나한테 이실직고 할수 있었던것 같았다.


그렇게 말하다말하다 형님이랑 나랑 눈물범벅이 되여

링겔이 다 떨어질때까지 얘기를 나누었다.


지금의 나는 100% 아니 200%로 형님의 말에 동감이고 공감이 되였었다.


그리고 형님의 우리 남편의 또다른 고충도 나한테 들려줬다.

같은 들어온 사람의 립장이여서 아니면 이미 지나온 사람이여서 그런지

형님의 마디마디는 가슴에 와 닿았다.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다싶을정도로 말이다.


사실 나랑 남편은 연애하고 동거하면서도 별로 싸우질 않았다.

워낙 집에서 장남이고 또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집에서 둘째로 자란 나에 비해 리해심이 있고 너그러운 면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머나 사사건건 맞는 부분이 없었는데

애보러 와서 훙뽀주는것도 문제가 되였다.

우리 남편은 자라온 환경때문인지 자격지심이 많은 편이다.

특히 경제면에서 있어서 엄청 자존심이 강한데....



퇴원하고 그동안 받은 훙뽀내역을 전부 적게 되였는데

남편쪽이랑 우리쪽이 현저한 차이가 났던것이다

나도 솔찍히 이해안되는 점들이 있었지만

그때 남편이 그렇게 자존심이 상해할줄은 몰랐다.


그러니깐 지나치게 민감하게 굴었는데

그때당시에는 남편의 자존심이고 머고를 떠나

오로지 왜 저렇게 답답할가 하는 편견만 가득했었다.



그때 마침 내가 출산을 며칠 앞두고

우린 드디여 3년만에 새집 열쇠를 받아쥐게 되였다.

하루빨리 이 지긋지긋한 세집생활에서 벗어나

제집으로 가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기쁨도 잠시 ....

窗体底端

추천 (3) 선물 (0명)
IP: ♡.136.♡.7
아리랑동동 (♡.207.♡.133) - 2015/04/21 14:27:21

참 육아 스트레스나 경험을 너무나 생동하게 써주셨네요 ㅋㅋ 저도 애낳은지 칠개월밖에 안대서 더욱이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요. 엄마는 정말 그냥 되는게 아닌 듯.... 다음 편 기대할게요~

닝멍77 (♡.136.♡.7) - 2015/05/04 09:43:20

아리랑동동님 안녕하세요 ...
육아 참 힘들지오 겪어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을수 있는정도로 ㅎㅎ 근데도 또 대견스럽기도 하지요 애도 엄마도 ㅎㅎ
님네는 7개월이네요 이제 애가 점점 재롱이 늘어서 이쁜짓만 골라 하거든요.. 구때면 무지 행복을 느낀다는 ...
같은 엄마로서 우리 같이 화이팅해요 ~~~

레드체리 (♡.239.♡.7) - 2015/04/26 21:27:29

형님되시는 분 참 무던하시네요. 여자는 엄마가 돼봐야 엄마마음안다고 하던데 헤헷~ 시어머니는 둘째며느리 봐야 큰며느리 무던한줄 안다는 말 이런말들이 괜히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 또 한번 해봅니다. 빨리 애기가 커서 밖에 데리고 나가고 또 애가 빨리 커서 유치원에 보내고 그러면 좀 편해지지않을까요? 아니다. 휴직끝내고 출근 시작하면 괜찮아질거에요.파이팅!

닝멍77 (♡.136.♡.7) - 2015/05/04 09:46:25

레드체리님.. 바쁘신데도 꼬박꼬박 들리시네요...
네 우리 형님은 정말 님얘기처럼 무던해요... 또 저렇게 많이 챙겨줘서 그런지 울애가 젤로 따르는 사람이 울 형님이거든요 ㅎㅎ
이제는 28개월에 들어섰는데 말도 너무 잘하고 재롱도 많아 넘 잼있고 행복해요 ... 이것도 아마 엄마만이 느낄수 있는 특권이라고 바야겠죠 ㅎㅎ 님 응원 고맙고요 늘 감사합니다

ging (♡.225.♡.230) - 2015/04/28 13:37:08

요즘 먼곳에 다녀오다보니
오늘에야 4편을 한꺼번에보았슴다
사람은 많은사랑을 받고 있어도 자기가 원하는그한가지가
없으면 많이 서운해지는같슴다...
가끔은 자기가 원하는 그한가지가 뭐인지 자기자신도 모르면서말임다
출산부터 옆에서 도와주는 형님과 가끔씩 도와주는 친척분들
그리고 님의 모든것을 받아주는 남편
엄마와의 고백타임까지 님은 정말 행복한 사람임다..
잘읽었슴다

닝멍77 (♡.136.♡.7) - 2015/05/04 09:52:50

ging님...
음~~ 어디 좋은데 다녀오셨슴까 ㅎㅎ 부러워라~~
5.1절휴가는 잘 보냈슴까 댓글 이제야 담다 제가 ㅠㅠ
님 댓글보고 제가 순간 뗑!하면서 몽뎅이에 얻어맞은 느낌이랄까?
내내 머리속에서 맴돕데다. 정말 내가 못났다는 생각과 함께 큰 깨우침을 얻었슴다.
정말 이 글을 쓰기시작하면서 스스로 돌이켜보면 너무 반성이 필요하고....
남편을 비롯한 제 주위사람들한테 제가 너무 했다는 생각만 들면서
저 정말 너무 복에 겨워서 투정만 부렸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듭데다
기실 나는 아주아주 행복한 사람인데....
아아 반성, 반성, 또 반성하면서 열심히 살겠슴다.
정마 고맙슴다. 예리하게 지적해주신점 넘넘 떙큐!ㅋㅋ
그럼 담집에서 또 만나기쇼 ^^

canE (♡.249.♡.159) - 2015/05/07 19:31:26

ㅠㅠㅠㅠㅠ

22,943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보라
2006-08-09
33
63052
썅썅
2015-06-25
8
3044
옥필
2015-06-25
3
3010
샬론
2015-06-25
2
2146
무학소사
2015-06-22
1
2192
샬론
2015-06-19
2
1351
샬론
2015-06-19
1
1300
샬론
2015-06-18
3
1074
샬론
2015-06-17
2
1009
스와러우
2015-06-17
1
1560
샬론
2015-06-16
1
1193
샬론
2015-06-15
2
1251
All인
2015-06-15
1
1841
썅썅
2015-06-13
4
2797
무학소사
2015-06-12
0
1856
샬론
2015-06-12
2
1334
샬론
2015-06-10
1
1332
스와러우
2015-06-09
1
1677
스와러우
2015-06-09
0
2218
샬론
2015-06-08
1
1292
샬론
2015-06-07
2
1313
샬론
2015-06-06
1
1109
샬론
2015-06-05
1
1037
썅썅
2015-06-05
6
2914
샬론
2015-06-04
1
1186
샬론
2015-06-03
1
1127
yinzhengyi
2015-06-02
0
1739
샬론
2015-05-29
4
1965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