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도 눈이 내리던 날

옥필 | 2015.07.10 07:28:07 댓글: 5 조회: 1920 추천: 4
분류수필·산문 https://life.moyiza.kr/mywriting/2741413

내 마음에도 눈이 내리던 날

새벽부터 내리던 눈이 한나절 되여도 계속내린다. 세상에서 오직 자기뿐이라는듯 눈은 드넓은 공간에서 춤추며 내린다. 오늘은 온하루 쉬여보겠다고 생각한 나는 창문가에 앉아서 눈내리는 창밖만 내다보고 있다. 문득 몇년전의 눈오던 날의 한가지 일이 머리속에 떠오른다.

몇년전의 12 27일날 그날도 아침부터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내가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 연길에 사는 박여사의 독자인 고씨입니다.오늘 안도에 가려고 하는데 시간을 낼수 있겠는지요?"

연길에 친구가 많다지만 독자는 오직 한사람으로 점찍고 있기에 제꺽 누구임을 알아맞출수 있었다. ( 그분이구나. 바로 식당에 술마시러 갔을때 친구들의 놀리움을 당하면서도 나의 글을 읽어준 선생님!)

. "어서 오세요.그러잖아도 한번 만난뵙고 싶었는데요."
나는 쾌히 동의했다. 나는 언녕부터 만나고싶었다. 그런데 안도로 오신단다.

. 나는 남자와는 원래 초면부지였다 어느 한번 연변방송에 나의 글이 방송되였을때 그가 참여한적이 있었다. 그것이 인연으로 되여 전화대화를 한번 했을뿐이다. 그후로는 련락이 없었는데 지난해 <<연변녀성>>12기에 내가 << 여인의 갈망>> 실리자 오랜만에 전화로 알려주었댔다. 나의 글을 좋아하신적이 있다는 이유로 또는 비교적 잘된 글이라고 자랑도하고 싶었다.

" 그래요? 당장 나가서 연변여성잡지를 사서 볼게요"

남자는 아주 기뻐하시였다. 그날 오후에 그남자가 전화왔댔다.

" 오늘 점심에 읽어봤습니다. 그런데 어떤 환경에서 읽었는지 압니까? 점심에 친구의 요청으로 식당에 가게 되였답니다. 가보니 친구들 많았지요. 제가 박여사의 글을 금방 읽고 있을때 술좌석이 시작되였습니다. 모두들 빨리 술상에 오라는것도 글을 읽느라고 먼저 시작하라하고는 다른 걸상에 앉아서 읽었답니다. 그러자 무슨 글이기에 그토록 정신을 파는가고 이상해하는 친구. 놀려주는 친구도 있었답니다. 그러던말던 나는 나대로 글을 몽땅 읽은후에야 술상에 다가갔답니다. 일생에서 연회석에서 읽기는 난생 처음이였습니다."

그남자의 솔직하고도 진지한 마음에 진한 감동을 받았다.

" 고마웠어요. "
나의 말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
그것은 아마도 영옥씨의 글이 너무 좋았을겁니다. 인제 여유를 타서 찾아가보렵니다. 만나고 싶구요. 왜서인지 마음으로 돕고싶습니다."
나는 나의 한편의 글이 이처럼 독자의 마음을 울려준것으로해서 기쁘기가 말이 아니였다. 그날 그남자의 전화는 나의 가슴을 몹시도 활랑대게했다

다른 날도 많은데 하필이면 내리는 날에 오시겠다는걸 승낙한 자신이 잘못된것 같아 나는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왜냐하면 눈이 오는데 괜히 버스가 사고라로 날가봐 무서웠다.짧은 거리도 아닌 70km 되는 길을 눈길에 오신다는게 근심스러웠다. 그래서 후에 시간이 많겠는데 오늘은 오지말라고 했다.

"아니, 간다면 가야지요. 좋은 쓰신 작자님과의 만남을 새해까지 미루고 싶지않는데요."

고집이 너무 집요해서 나는 승낙할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은 진정할수 없었다.
(
눈오는 날에 혹시 차사고라도 나면아니 이런 불길한 생각만 ?)
나는 근심 절반 자아위안 절반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전 열시쯤해서 그가 전화왔다. 버스를 타고 오다가 비행장 부근에서 길이 미끄러운탓으로 다른 차들이 부딪쳐 사고가 났는데 시간이 지체될거라고 했다.

"그럼 어서 돌아가세요.이런날에 버스로 떠난다는게 얼마나 근심스러운가요?"

나의 애원에 그는 허허웃으며 " 거짓말하기 제일 싫어하니까 기다려줘요"하고 고집을 세웠다. 길이 미끄러워 조심조심 달려온 버스는 예산보다 늦게 안도에 도착했다. 우리는 만나서 어느 식당에 앉았다. 어느모로 보나 좋은 분이였다. 수양이 있었고 하시는 얘기도 재미있고 마음 또한 착할거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만나줘도 혹시 도움이 되겠는가해서 찾아왔지요..정신적 힘이 될가요? 힘이 된다면 후에도 자주 찾아뵐게요. "

그남자의 말에 나는 한번 감동을 느꼈다. 여지껏 많은 글을 쓰면서 축하의 전화도 많이 받았지만 이렇게 그것도 위험이 동반되는 눈길에 머나먼 곳까지 찾아와주신 그마음은 금보다도 소중하고 값진것이 아닐가? 돈으로도 살수 없는 마음. 아무대가도 바라지않고 장애인한테 주는 축복의 마음을 나는 뜨겁게 받고야말았다.

그날 값은 그분이 기어코 치르고말았다. 오후 두시에 그는 연길로 돌아갔다. 그가 앉은 버스가 떠나갔지만 나는 오래도록 그자리에 서있었다. 저도몰래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밖에서 눈은 계속 내린다. 하늘하늘 춤추며 눈오는 그분은 뭘하시는지? 오래간 문안인사 올린것같다. 나는 전화기를 들었다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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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7세븐 (♡.62.♡.224) - 2015/07/18 20:26:58

모이자에서도 우리 조선족문단의 작가님의 글을 읽을수 잇어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어릴적 할아버지할머니가 들려주던 구수한 옛이야기생각도 나구요.

우리 모이자자작글에 님과 같은 스타일의 글을 거의 읽을수가 없지요.

우리 조선족만의 순수한 글솜씨라 할까요?

개인적으로 옥필작가님의 글을 좋아합니다.

추천드립니다.

4935 (♡.136.♡.180) - 2015/07/20 11:27:17

닉네임답게 옥필이시네요...
님의 글을 보니깐 저도 모르게 일찍 하늘나라에 가신 저희 엄마가 생각나네요...
저희 엄마도 처녀시절부터 각종 잡지에 투고 하셧거든요,본인의 글이 실림 그렇게도 기뻐하셧는데...
그땐 지금처럼 통신이 발달하지않은지라 따로 연락하는 독자도 없었고 저희 가족이 엄마글의 독자였거든요,글도 모르는 저한테 본인의 글을 읽어주시고...
지금까지 생전이셨더면 더 많은 문장을 투고하시고 또 님처럼 독자도 있을지 않을라나 싶네요...
앞으로 더 좋은글을 읽을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얼굴도 모르지만 응원합니다,작가님...화이팅!!!

널위한선물 (♡.36.♡.239) - 2015/07/21 17:30:21

잘봣습니다

연분이야 (♡.130.♡.125) - 2015/07/27 10:19:12

최고얏 ~~~`최고얏 ~~~`최고얏 ~~~`최고얏 ~~~`최고얏 ~~~`최고얏 ~~~`

천국설야 (♡.50.♡.248) - 2015/07/28 12:16:18

아름다운 추억이야기! 말그대로 옥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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