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의 초중동창만회 소감

무학소사 | 2015.07.14 11:20:05 댓글: 2 조회: 3364 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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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의 초중동창만회 소감

지난 음력설 전야에 나는 안해와 아들이 머물고 있는 서울시 대림동에서 설을 쇠려고 출국하였댔다.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장가보내고 멋진 아파트도 사주려고 안해는 연약한 몸을 가지고 한국에 돈벌러 간지도 벌써 2년이 되였다.나는 국내에서 외토리생활을 하면서 출근하는데 애로가 많다.연해지구 진출과 출국바람이 단촐한 가족을 산산이 흩어지게 하여 고향에 가면 꼬부랑 할배할매들만 살고있어 쓸쓸하고 처량하다.하여 중국에서는 대부분 출국하여 초중동창모임을 좀처럼 가질수가 없지만 한국에 있는 초중동창들은 한국에란 자그마한 곳에 집중하여 살다보니 이리 련계하고 저리 련계하여 해마다 둬차례 모임을 갖고 그리웠던 정을 나누군 하였다.음력설 이튿날 대림에서 안도현 석문진 류하중학교(安图县石门镇柳河中学) 초중동창만회를 한다기에 나도 초대되여 갔다.손을 잡고 서로서로 설인사 나누고 이름을 되새기며 옛모습을 찾아보는데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몽롱한 안개속에서 헤염치듯 가물가물하기만 하였다.무정한 세월이 40십년 지나며 강산이 네번이나 변했으니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랴.얼굴엔 세월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고 귀밑머리에는 흰서리가 내렸어도 상봉의 기쁨이 만면에 넘쳐 보기가 좋았다.

처음에는 조금 서먹서먹하더니 인츰 봄눈 녹듯이 서먹함이 녹아버려 친숙해져서 웃고 떠들며 수다를 떠는데 보기만해도 반갑고 소리만 들어도 기뻤다.타는 목마름의 만남이란 원래 이렇게 마냥 반갑기만 하다는것을 새삼스레 느꼈다.농민의 순박한 심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시골 중학생들의 착한 마음씨가 긴긴 세월이 흘렀어도 퇴색하지 않고 여전한것이 못내 반갑고 기뻤다.그래서 동창의 이름만 들어도 반갑고 만나면 묻고푼 말이 끝이 없는가보다.

근심걱정없이 교정에서 뛰놀던 10 소년소녀들이 어느새 50대의 중년의 행렬에 들어서게 되였고 중년의 대접을 받으며 중년의 사로를 하게 되였다.지금 말로 5학년6반이 제일 낮은 반이고 6학년이 코앞에 왔으니 무정한 세월을 탓하지 않고 누구를 않으랴.갖은 풍상고초 모두모두 이겨내고 좀 사는 재미를 느껴보려니깐 로화가 발걸음을 너무 다그쳐 본의 아니게 중년이 되였다는 생각이 든다.하루,한달,한해가 너무도 빨라 세월은 언제나 청춘의 발걸음인것 같다.그래서 문득 세월도 늙은이의 걸음으로 느릿느릿 걸으면 얼마나 좋을가 하는 동화같은 생각을 가져본다.그러면 청춘들은 먼 훈날의 추억의 에피소드를 더 멋지게 만들수 있고 중년들은 천지간에 소리쳐도 한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더 멋지게 살수 있지 않을가.길지 않은 인생에 3개 역 즉 청춘역,중년역,로년역이 있다면 우리는 이미 청춘역을 지나 성큼 중년역에 들어섰다.그래서 유정세월도 무정세월로 보아져 야속하고 원망스러워 무정한 세월의 한허리를 앞내가 수양버들 휘늘어진 가지에다 칭칭 동여매려는 생각이 굴둑같이 일어선다.

고국이라지만 낯설고 물설은 한국에 동창들이 첫 발을 디딜때 겪었던 어려웠던 일들,건설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겹게 일하던 드라마같은 일들을 듣노라니 저도 모르게 련민의 정이 북받쳐올랐다.기계도 오래 사용하면 고장이 나는데 나의 동창들도 반백을 넘겼으니 자연히 여기저기서 고장이 날 때가 된것 같다.약을 안먹고 병원놀음 안해본 동창이 없었다.그래도 동창들은 아들을 장가보내고 딸을 시집보내고 여유를 부리며 향수를 누리려고 조금 욕심을 부리는것 같았다.

오늘은 마음껏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며 스트레스를 활활 털어버리는 동창들의 락관적인 모습에서 나는 다소 위안을 느꼈다.래일을 망각하고 눈앞에 차려진 오늘을 즐기자는것이 오늘 활동의 주제라고 할가.래일은 또 자식들의 멋진 앞날을 위해 병들고 녹쓴 몸을 끌고 각자 부동한 일터로 향할 동창들의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우리의 인생이 어쩌면 거미인생과 꼭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착잡하고 알찌근해났다.

자식이란 무엇인지?부모들은 인생에서 가장 보귀한 시간을 뭉텅 잘라내여 무상으로 자식의 교육과 성장에 투자하고 인생의 중년시절에는 자식의 가정일로 로심초사한다.자식들의 뒤바라지에 종지부를 찍으면 과연 우리에게 무엇이 남을가?서산에서 여운을 불태우며 서성거리는 락조인가?성 쌓고 남은 쓸모없는 돌신세인가?

우리 인생사는 달이 지구를 돌듯이,지구가 태양을 돌듯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도는것 같다.우리가 부모세대에게 근심과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면 우리도 자식에게서 똑같은것을 대접을 받고 있는것 같다.다른것이라면 부모들은 의식주가 어려운 시대에서 살았고 우리는 의식주가 풍요로운 시대에서 산다것이다.시대가 다르지만 자식들은 모두모두 걱정덩어리인것 같다.근심속에서 인생은 느엿느엿 저물어 가고 꼬부랑 할배할매가 되면 어려웠지만 즐거웠던 추억속에 때때로 잠겨보는것도 역시 보람있는 인생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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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좋은래일 (♡.71.♡.37) - 2015/07/15 21:46:21

잘 보고 갑니다.^^

wuwanzhu68 (♡.218.♡.174) - 2015/07/16 13:55:05

同感,同感,祝您健康,多多记录实际人生,,,呵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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