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날의 로맨스 - 18회

썅썅 | 2015.07.24 12:20:07 댓글: 12 조회: 2545 추천: 3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2757669

한여름날의 로맨스 - 18회


<내려와>


한마디를 끝으로 전화는 툭 끊어졌다. 핸드폰을 든채 나는 한참을 넋놓고 있었고 엄마는 혼자 사는 여자집에 왠 남자가 들낙거리냐고 무슨 사이냐고 혁이에 대한 궁금점을 풀어놓았다.



<엄마, 나갔다 올게>

<몇시인데 나가?>
<퍼뜩 갔다 올게>
<어디가?>


엄마가 뭐라던 부랴 신발을 찾아신고 밖으로 쫓아나갔다. 급한김에 겉옷도 챙겨입지 못하고 반팔차림 그대로 나와버렸다.
밖으로 나온 나는 급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정문방향으로 반짝반짝 불빛이 보였고 나는 직감적으로 혁이라는걸 느낄수있었다. 곧추 앞으로 다가갔다. 앞으로 다가온 나를 바라보고 혁이는 절반 피우다 남은 담배를 발끝으로 꾹 밟는다.


<저녁은 먹었어?>
<술 마셨어?>



우리 두사람 서로 다른 질문을 하고있었다.



<어.. 쪼금..>



때마침 불어오는 찬바람에 술기운이 확 오르는거게 나는 비틀거리는 몸을 가누느라 모르게 곁에 난간을 잡았고 이러는 나를 보고 혁이는 미간을 좁힌다.



<누구랑?>
<어?..영,영애..아,아니 지수랑..>
<거짓말하면 말 더듬는 버릇은 여태 안 변했네>



<그 자식이랑?>



혁이 말투는 이외로 딱딱하였다.



<그게.. 우연히 만나서..>
<우연히 만나서 술마시고 집까지 데리고 오네>
<그런게 아니야>
<그럼 뭔데? 어머님한테까지 소개해줄 정도로 너한테 중요한 사람이였어?>


또박또박 따지는 혁이는 심히 빈정거렸고 마치 바람핀 아내를 추궁하는 남편의 모습이랑 흡사하였다.
뭔가 욱 치밀어오르는것같았다.



<야..왜 그래? 화났어?>
<엄마가 오늘 오는줄 나도 반시간전에 알았어>
<우진이는 데려다주면서 엄마랑 마주친거고>


욱 치밀어오는 그 무엇을 꾹꾹 억누르면서 나는 혁이 소매끝을 살짝 당기면서 곁으로 다가가 설명을 하였고 이러는 내 손길을 혁이는 거부하였다.


<다정하게 데려다주기까지 하네>
<친구로서 이 정도는 할수 있잖아>
<친구? 남여 사이 친구가 될수 있어?>
<....>
<내앞에서 보란듯이 너랑 사귀겠다는 남자랑 너는 친구도 할수있네 >
<너 오늘 왜 이렇게 삐딱해>
<그 자식이 뭔데 나보고 그만두라는거야? 약혼녀 있는 주제야 왜 너를 건드리냐고 왜 따지는데?>
<혁아..>
<내가 왜 그 자식한테 이런 소리를 들어야하는데..>
<....>
<둘이 사귀기라도 한거야?>
<야..>
<어머님,어머님 하는 모습 참 보기좋더라.>
<...>
<내가 오늘 널 찾아오지 말았어야하는데..좋은 분위기 깨뜨려서 미안하네>
<왜 없는일을 만들어서 말해>
<내 두눈으로 똑똑히 봤다.>

혁이는 잔뜩 화가 난 상태였다.


<언제부터 나랑 저자식 저울질해가면서 다녔냐?>
<무슨말을 그렇게 해?>



울컥 화가 치밀어올랐다.



<너도 마찬가지 아니야, 나랑 나영이 사이 저울질한거 아니였어?>
<너한테 명백히 말하였다. 나영이는 그냥 동생이라고>
<나영이는 과연 너를 오빠로만 생각할까?>
<그건 내가 상관할바가 아니잖아>
<왜 아니야, 네가 똑똑하게 거절하였으면 나영이가 네곁에서 그렇게 자유스럽게 드나들수 있었겠어?>
<...>
<어머님 아프신데 나한테 병문안가자는 말 한번 왜 못꺼내?>
<...>
<나영이는 잘도 다니더라, 남들보기에는 너희 세명이 한식구처럼 보이더라>
<...>


결국 나는 온저녁 억눌렀던 감정을 폭발시켰다.
혁이를 원망하고 싶었고 보이지않는 미래가 두려웠고 이렇게 우린 서로 상처를 주고있었다.



<병원에 갔댔어?>
<....>
<왜 말 안했어?>
<말하면..>
<....>
<그만하자, 조심해서 들어가>



추위로 나는 온몸이 떨렸다. 그게 내 시린 가슴이란는걸 모른채 나는 뒤돌아섰고 이러는 나를 혁이는 잡지 않았다.



<옷이라도 하나 걸치고 나갈거지 이게 뭐야?>



엄마는 애도 아닌게 왜 이렇게 자신을 챙기지못하냐고 잔소리 하시면서 생강차를 건네주었고 나는 뜨겁고 매운 액체가 목구멍으로 넘어가면서 왜 눈물이 날까 생각을 하였다.



이튿날 나는 온종일 전화기를 꺼놓았다.오후에 화장실에 있는데 영애가 불쑥 찾아들어왔다. 왜 전화기를 꺼놓고 지럴이냐고 지금 빨리 사무실로 들어가보라고 한다. 왜냐니까 혁이가 왔는데 사무실 불여시들이 너네 서방님한테 눈독들이니라 정신없으니까 어서 가보라고 한다. 나는 그게 나랑 뭔 상관이냐 싶었다.
끌리다싶에 억지로 사무실로 끌려들어갔고 사무실입구에서 마침 혁이랑 마주쳤다.그냥 못본체 들어가버렸고 혁이곁을 지나면서 나는 여광으로 나로 향한 혁이 눈길을 느꼈다. 혁이도 잠깐 멈추다 사무실을 나섰고 혼자 남겨진 영애만 반대방향으로 나가는 두사람을 번갈아보면서 얼떨떨한 표정이였다.



<둘이 싸웠어?>
<아니>
<건데 왜 모른체해>
<사무실이잖아>
<사무실이 어때서?>
<너 일안해?>



영애 대화를 중단시켰다.그제야 아직 남은 일이 많는데 너때문에 제시간에 퇴근못하겠다고 눈을 흘긴다.
나도 바쁘기라도 하였으면 좋으려만 오늘은 여느날보다 한가하였다.


퇴근스에서 나는 엄마가 기억났다. 부랴 핸드폰을 찾아 부킹시켰다. 그러다가 혼자 웃어버렸다.
흔한 핸드폰도 없었고 나는 집전화가 없었다. 이번에는 꼭 핸드폰을 하나 장만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매일 지나다니는 퇴근길인데 한번도 거리풍경을 눈여겨 본적이 없었다. 요즘 현대인들의 스마트폰중독으로 전부 고개 숙이는 동작이였고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거리의 풍경은 상상이상으로 화려하였고 멋있었다. 차창으로 바라본 이 세상은 그래도 아름다웠다.



<이제 전화를 받네>



우진이 전화에 한참을 망설이다 나는 끝내 받았다.



<어머님 모시고 지금 한가에 있다.>

<그긴 왜?>
<전화기 고장났어? 왜 하루종일 통화가 안되?>
<엄마랑 왜 같이 있어?>



엄마가 왜 우진이랑 같이 있는지 나는 알고싶었다.



<어제 내가 어머님 맛있는거 대접한다고 했잖아...허허>



엊저녁 그냥한소리가 아니였다. 나는 두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순순히 따라나서는 엄마도 이해가 안되였다.



<안들어가세요?>



가게 문어구를 막고있는 나를 향해 뒷사람이 재촉하였고 나는 미안하듯 머리를 숙이고 가게문을 열었다.



<여기..>



우진이의 목소리는 너무 컷고 주위 사람들이 힐끗 쳐다본다.



<엄마, 왜 여기 있어?>
<네가 여기로 오라고 했잖아.>



나는 우진이한테로 눈길을 돌렸다. 마치 나는 아니랴는 식으로 딴청을 부렸고 결국 이렇게 세명의 식사가 시작되였다.



<우리 엄마 소고기 안먹어.>

<네? 안드세요?>



우진이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깨꼬소하였다. 잘난체하고 비싼거 시키면 다 좋아할줄 아나봐..

우진이 덕분에 너무 어색한 자리는 아니였고 엄마도 그나마 편하게 드시는것같았다.



결산하는 나를 우진이가 막아선다.



<여자한테 결산시킨적 없다.>
<그럼 나를 남자라고 생각해>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우진이는 잔돈까지 받지 않고 그냥 돈을 던져준다. 부자들은 이렇게도 살구나 싶었다. 나머지 잔돈을 받아 우진이 주머니에 넣어주었다. 힐껏 쳐다보더니 피씩 웃는다.



<이담에 내돈은 전부 네가 관리하면 되겠다.ㅎㅎ>



그리고 뭔가 좋은지 싱글거리더니 내 어깨에 팔을 툭하고 걸치고 집에가자 소리 친다. 엄마가 곁에 있는데 나는 왜 이러냐고 팔을 뿌리쳤고 엄마는 딴곳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장사장님, 여기입니다. >



장사장이라는 소리에 조건반사되듯 고개가 돌려졌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그남자인지 확인하고싶었다.
순간 이 큰 도시에 맛있는 요리집이 이집 하나뿐인지 유별라게 맛있지도 않는 여기를 다들 선택하는지 이유가 무엇인지 나는 알고싶었다.




<뭐해, 안갈거야?>



우진이는 내 어깨에 다시한번 팔을 걸쳤고 이 순간 나는 혁이랑 눈길이 딱 마주쳤다.
잠깐 멈춘 시선이 이내 곁에 손님으로 향하였고 나를 등지고 혁이는 가게안으로 들어갔다.


그냥 오해라고 해석하긴 연이어 혁이 눈에 비친 진실은 나의 언변으로는 해석이 어려웠다.



<어.. 저기 저사람 누구더라..>



나는 우진이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대형티비에 어는 대기업 오너가 자선활동을 하였는지 어느 빈곤지역에 학교을 지어주었고 또 어떤 후원을 하였고 기자양반이 열심히 보도하고 있었고 나는 돈많은 부자가 또 개인 홍보를 하고 있네 속으로 생각하였다.




<야.. 이제 기억났다.. 저 영감 너..그.. 약혼녀.. 아버지다.>




우진이가 엄마 눈치를 힐껏 살피더니 내귀에 속닥거렸고 나는 티비에 나올만큼 나영이가 대단한 부자구나 생각을 하였다.

이러는 공주가 뭐가 아쉽다고 혁이한테 목을 메는지 이틑날 나를 찾아오는 나영이를 보고 혁이가 참 대단한 남자구나 생각하였다.


추천 (3) 선물 (0명)
IP: ♡.28.♡.2
SILK (♡.173.♡.185) - 2015/07/24 12:38:36

잘보고 갑니다. 일이 참 이래저래 꼬이긴 하지만 스토리는 참 재밌네요.

썅썅 (♡.37.♡.130) - 2015/08/01 13:36:10

SILK 님:

재밋다고 해서 다행입니다. ^^

노란꿀벌 (♡.163.♡.83) - 2015/07/24 14:51:00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어떤일은 정말 혀가 열개라도 변명하기 힘들죠. 필경 오해인데 말입니다. ㅎㅎ

썅썅 (♡.37.♡.130) - 2015/08/01 13:37:29

노란꿀벌 님:

오해를 풀려면 대화가 필요하겠죠..ㅎㅎ
재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삐순 (♡.70.♡.172) - 2015/07/24 16:13:11

오늘도 잘 읽고갑니다..

썅썅 (♡.37.♡.130) - 2015/08/01 13:38:03

삐순 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heesun (♡.87.♡.63) - 2015/07/24 18:29:01

ㅠ 안타깝네유 두사람 55555

썅썅 (♡.37.♡.130) - 2015/08/01 13:41:19

heesun 님:

안타깝게 자꾸 이렇게 어긋나네요..
혹시 님이 좋아하시는 결말이 될수있을지 막회에서 만나요..ㅎㅎ

빙점 (♡.40.♡.122) - 2015/07/25 20:11:25

잘 읽고 갑니다. 예비 시어머님이 마음 푸셔야 할텐데요. 아들 생각해서라도 바른 선택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썅썅 (♡.37.♡.130) - 2015/08/01 13:44:36

빙정 님: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던데 남주 어머님도 아들을 위해서 져주실지..
재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람부탄 (♡.70.♡.13) - 2015/07/27 22:50:21

결말은 혁이도 우진이도 모두 추억으로 끝날것같네요.

썅썅 (♡.37.♡.130) - 2015/08/01 13:45:55

람부탄 님:

해피앤딩일겁니다. ㅎㅎ
누구랑 해피앤딩일지는 막회에서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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