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언 대학을 졸업한지도 오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룸메이트를 못 본지도 그 정도로 오래 되였다. 지금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이 글을 적으며 그를 떠올려본다.
2006년 , 난 북경이라는 낯선 곳에서 나의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우리 기숙사는 원래 네명이 한방씩 쓰던것이 였는데 그중 한명이 일주일만에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바람에 우리는 달랑 셋만 방을 차지했다. 원래 사람이 적으면 더 쉽게 친해지는 법인 같지만 우리는 왜 그랬던지 별로 가깝게 보내지 않았었다. 4년동안 셋이 같이 밥을 먹어본 기억은 딱 한번밖에 없다.
나의 룸메이트는 정이란 친구와 청이란 친구였다. 그중 정이와 나는 꽤 친했고 많이 붙어다녔다. 오늘은 청이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얘는 아마도 내가 이때까지 만난 사람들 중에서 젤 奇葩(이상)한 사람일거다. 겉으로 보면 갸름하고 이쁘장한 얼굴에 피부색까지 희여 아주 멀쩡해 보인다.
개학 첫날 저녁, 청이가 대야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물을 담고 방으로 들어왔다. 난 발을 씻으려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보던 드라마에 다시 눈길을 돌렸다. 그런데 웬걸… 그가 바지와 팬티를 내리는 것이였다. 그러더니 방 중간에 쪼그리고 앉아서 엉덩이를 씻고 있었다. 정이가 상을 찌푸렸다.
나: 뭐하는 짓이냐?
청이: 내가 살던 안휘성은 축축한 곳이라서 매일 저녁마다 洗月亮(그후로 항상 그 일을 이렇게 불렀다)을 해야 해.
그 뒤로 쭉 사년내내 나와 정이는 밤이면 그 꼴을 봐야 했다.
며칠 지나 청이가 자전거를 타고 항천대학에 놀러 간다고 했다. 오~ 동창이 있나부다 하고 우리는 생각했다. 근데 아침에 나간 애가 저녁에 풀이 죽어 돌아왔다. 무슨 일인가고 물었더니 못 만났다는 것이였다.
나: 연락은 하고 갔을거 아니냐? 갑자기 펑크낸거냐?
청이: 아니. 연락 안하고 갔어
나: 왜?
청이: 내가 짝사랑하는 남자애야. 그의 학교에서 자전거를 타고 온하루 돌면 만날거 같아서. ..그럼 우연하게 마주친 척 하려고…
나: 그래 아침부터 저녁까지 항천대학에서 돌고 돌았단 말이야?
청이: 웅
나: 미쳤구나…
그뒤로, 주말만 되면 그는 아침에 자전거를 끌고 나가 저녁까지 항천대학에서 돌고 돌았다. 근데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단다. ㅋㅋ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금요일 저녁, 우리는 11시만 되면 정전이 된다. 청이가 갑자기 긴 생머리를 풀어헤치고 앞까지 흐트려 놓더니 거울 앞에 섰다. 그러더니 핸드폰을 꺼내서 찰칵찰칵 찍어댄다.
나: 안 자고 머하냐?
청이: 사진 찍어 열두시 정각에 친구한테 보내려고
나: 누구?
청이: 항천대학 친구
나: 넌 좋아한다는걸 그렇게 표현하냐?
청이: ㅎㅎㅎ
오늘은 여기까지 올리겠습니다. 회의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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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 완전.....저러다가도 밖에 나가면 숙녀인양 하겠죠? ㅎㅎ
첨 쓰는 글에 첨으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바라고 쓰는 글은 아니지만 그래도 댓글이 많이 올라오면 기분이 좋아지네요 ㅎㅎ
별 일도 아니구먼....
洗月亮인지 하는것은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일가요...
결국 매일 샤워할수도 없으니, 洗月亮하는 사람이 더 깨끗할가요, 샤워할 때에야 비로소 한번 씻는 사람이 더 깨끗할가요 ㅎㅎ
후에 보시면 깨끗한건지 안 깨끗한건지 아시게 될겁니다. 계속 읽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북경대학도 기초시설이 별로였나 보네요..
쥔장님,여기는 왜 댓글 안 다나요?
북경대학이라 한적 없습니다.ㅎㅎ 넘겨짚지 마십시오~ ㅋㅋ
그뒤로, 주말만 되면 그는 아침에 자전거를 끌고 나가 저녁까지 항천대학에서 돌고 돌았다. 근데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단다. ㅋㅋ 하느님도 무심하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