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미미한 것

xingyu | 2015.11.06 22:06:00 댓글: 12 조회: 2465 추천: 6
분류단편 https://life.moyiza.kr/mywriting/2882341

<올거지?>

<뭐? 아... 그럼 가야죠. >

반 협박이나 다름없는 엄마의 전화였다. 나는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한 손으로 호도과자를 집어먹고 있었다.

<뭐 먹고 있니? >

여튼 귀도 밝다. 우물거리며 빨리 삼키긴 했는데 역시 들켜버리고 말았다.

<너, 사람 오는데는 순서 있어도 가는데는 순서 없다? 운전하면서 이것저것 먹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니?>

<네네... 알았어요, 엄마. 지금 운전중이니 나중에 전화드릴게요... >

말은 이렇게 하면서 언제 한번 전화를 먼저 걸어본 적이 없다.

라디오에서 <오늘의 화제> 진행자와 초대게스트 사이에 이혼에 관한 열띤 토론이 오고갔다. 요즘 화제가 이혼인가..언제부터 이혼이 화제꺼리가 됬는지.

이혼율이 얼만큼 껑충 올랐는지는 몰라도 결혼하려는 사람은 아직 많은 것 같았다. 일요일날 웨딩홀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얼굴이나 몸에 반짝이펄로 도배를 한듯한 신부들이 30분 간격으로 드나들었으며 한복을 차려입은 혼주들이 분주히 돌아다녔다. 그렇게 들볶아대던 엄마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신랑측에 축의금을 내고 뻘쭘해서 곁에 쭉 늘여놓은 웨딩촬영사진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척했다.

이 현. 결혼을 앞둬서 그런가 사진속 현이는 제법 아저씨 티가 났다. 녀석이 태여나던 해 난 일곱살이였다. 현이 엄마는 현이를 업고 우리 집으로 자주 놀러 왔었다. 현이 엄마는 엄마보다 두살 아래였으나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다. 어린 현이가 우리 집에 놀러 올 때 현이 엄마가 분유를 깜빡하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그때마다 나는 노고를 마다않고 심부름을 자청했다. 분유통을 들고 오는 길에 몰래 몇 스푼 퍼먹는 재미가 꽤 쏠쏠해서였다. 혼자 푸드득 웃고 있는데 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혼자 왔어?>

혼자 서 있는 나에게 목소리가 물었다. 그 사람 목소리였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는 십년전이나 십년후인 지금이나 변함없는 그 모습 그대로였다. 나보다 열살이나 많았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그동안 어디서 불로초라도 캐드셨나.. 도 닦다 나오셨나.. 도를 닦다 나오기엔 차림새가 지나칠정도로 깔끔했다. 기억속에 그는 가죽자켓을 즐겨입었다.

<네. 오랜만이얘요... >

마치 어제 만난 사람처럼 <혼자 왔어?>라고 묻는 그에게 나는 오랜만이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웃음기 하나 없는 무뚝뚝한 표정을 마주한 찰나, 나는 그에게 아직도 아픔이 남아있음을 알아차렸다. 순간 내가 당황했다.

< 여긴 어쩐 일로...... >

말꼬리를 흘리며 바보같은 질문을 하고 말았다.

< 결혼식. 나 먼저 가볼게. >

더 이상 눈 마주치길 꺼려하듯 그는 고개를 돌리고 이내 출입문 쪽으로 사라져버렸다. 나는 우두커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십년전 그날, 그도 이렇게 나의 뒷모습을 바라봤을 것이다. 십년전 그는 아주 활달한 사람이였다. 재치있는 입담과 친화력으로 주변엔 사람들로 넘쳐났다. 물론 여자도 많았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글씨체 또한 명필이였다. 딱 한번 그 사람한테서 짤막한 편지를 받았었는데 내용은 기억이 없고 글씨체만이 머리속에 남아있다.

< 잠시후 예식이 진행되겠습니다. 하객 여러분은 자리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

결혼식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결혼까지 가기가 힘들지 결혼식만큼은 너무 간단하고 쉽다.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거의 습관적으로 현이의 생부는 누구일까 생각했다. 현이 아버지가 남자구실을 못한다고 오래전에 엄마가 말해주었다. 현이 엄마는 동네 김씨 아저씨와 이웃 마을 한씨 아저씨와 좋아지냈었다고, 바람이 났다는 말을 엄마는 차마 하지 못했다. 불결하게 느껴져서 그랬을가. 엄마에게 바람이란 단어가 가장 적절하게 적용될 사람은 아버지가 유일무이할 것이다. 엄마 말을 그대로 옮긴다면, 어찌다 팔자에 살이 껴서 생과부가 됬으니 오죽 참담하랴, 한창 무르익을 나인데 말라비틀어질 수야 있겠느냐, 멀쩡히 살아있는 놈 두고 누가 열녀문 세워주긴 애저녁에 글러먹은 것이고 이왕 담을 넘었으니 하나 걸치면 어떻고 둘 걸치면 어떠랴.. 그저 동네 여편네들이 눈에 파랗게 쌍심지 켜고 제집 남정네 지켜내기 바빴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엄마도 쌍심지 다 태워버렸어?>했더니 그 늠에 인간은 왜 들먹이냐고 눈을 흘겨주었다. 불행중다행으로 엄마에게 아버지는 아직 <인간>으로 남아있었다.

결혼식은 막바지에 이르러 신랑신부퇴장과 함께 그들 친구들이 요란하게 폭죽을 터트려주었다. 울긋불긋한 꽃가루들이 여기저기 흩날렸다. 아, 그날도 그랬었지. 나는 불연 듯 그 사람과의 그날 밤을 기억해냈다.

십년전 정월 대보름날. 그해 등불축제는 유난히 크고 화려했다. 거리는 넘치는 사람들로 멀미가 날 지경이였다. 형형색색의 불꽃들이 쉴새없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나는 함께 구경나온 친구들과 흩어지고 말았다. 여기저기 몰려드는 인파에 떠밀려 넘어지려는 순간 누군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 그 사람이였다. 자신도 일행과 떨어지게 됬다며 웃어주었다. 바람둥이로 소문난 사람이였기에 나는 내심 조심해야겠다며 거리를 유지하려 애썼지만 들뜬 명절분위기는 그렇게 만들어주지 못했다. 그날 밤 술에 흠뻑 취한 나는 온갖 불미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다니던 그와 밤을 보내게됨으로 그 숱한 불미스러운 여자들중 하나가 되었다. 추측난무한 소문들은 내게 타격이 되지 못했다. 그 시절 나는 극도의 불안과 초조속에 방황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그런 나의 분출구중 하나였는지도 모른다. 그 사람도 알아챘을까? 알던 모르던 세상에 비춰진 그는 변함없이 바람둥이 나쁜 놈이였고 나는 그 꼬임에 넘어간 가여운 어린 양인 셈이였다. 어찌됬든 그는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주었다. 어쩌다 그가 사귀던 여자들이 찾아와 난동을 부리는 일 빼곤 모든 것이 평화로워 보였고 시간은 더디고 느리게 흘러갔다. 겨우내 창문아래 쌓여있던 눈들이 잔잔한 봄비에 거뭇하게 녹아내리던 날이나 비가 주룩주룩 그치지 않는 날이면 그는 내게 기타를 들려 주었다. 모두 흘러간 옛 노래들이였다. 나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고리타분한 것들을 좋아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여름이면 오토바이를 타고 멀리 다녀오기도 했다. 우린 인적이 드문 강가에서 해 질 녘까지 알몸으로 수영을 하다 돌아왔다. 눈 오는 날이면 거리에 나가 산책도 했으며 그는 가끔 바보흉내를 내며 나를 웃게 만들었다. 그런 그 사람도 한번은 내게 불평을 털어놓았는데 다름아닌 나의 채식위주 식습관이였다. <너만 쫓아다니다 난 염소가 되고 말거야. > 하여 그날은 식당에서 그가 좋아하는 갈비를 시켜놓고 맛잇게 먹는 모습만 지켜보았다. 그렇게 같이 음악을 듣고 수영을 하고 웃으면서도 내 머릿속엔 늘 떠나야 된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임신을 하고 말았다. 나는 다른 나이 어린 여자들처럼 당황하거나 울지 않았다. 그 사람과 곧장 병원을 찾아갔다.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그는 내 손을 잡았다. <너가 원한다면 아이를 낳아도 되. >

나는 그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한달 후 나는 도시를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시 돌아올거지? >

기차역에서 그가 다시 내 손을 잡으며 물었다. 나는 손을 빼고 어느 맨홀뚜껑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 당신이 원하던 것들은 이미 저기에 흘러들어갔어요. >

돌아서는 나에게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넌 아직 사랑을 몰라... ... >

결혼식이 다 끝나고 예식장에서 가족사진촬영이 한창일 때 엄마가 헐레벌떡 뛰다싶이 들어왔다. 현이 엄마가 우리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아직 폐백이라는 절차가 남아있기에 우리 모녀는 뷔페가 있는 5층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맥주 두어병 마셨을까, 우리의 화제는 자연스럽게 현이의 생부로 옮겨갔다.

< 현이 이름이 원래 현수였지 아마... 그 김씨네 아들 이름이 현철이였잖아, 하필 남편 성씨가 김이라 김현수가 되버린거지. 그래 돌림자 따느라고 현수라고 이름 지었다고 동네에서 말들이 엄청 많았지. 또 누구는 이웃 마을 한씨랑 솔낭기숲에서 나오는거 봤다며 애기가 한씨 많이 닮은거 같다 그러고... 한씨야말로 멋쟁이였지. 니 아빠 친구중에 젤 잘났었지. 차라리 한씨네 씨라면 좋겠다. 한씨는 마누라복이 지지리 없어서 첨에 얻은 여편네는 애를 낳다 죽고 재취로 들어앉은 여자는 불임이라 애를 낳지 못했지... 하여간 현이 가가 태여난후부터 동네가 어찌 시끄러운지, 현이 엄마가 어쩔 수 없이 이혼하고 돌도 안된거 업구 나가지 않았겠니. 그때 지 에미 성을 따르고 이름두 현이라 고쳐 불렀을거다. >

< 그리구 연락을 딱 끊구 살더니 7년만에 다시 옛친구라고 찾아왔는데... 말두 말아, 그때. 7년이면 잊을만두 한데 그게 앙금이 앉았는지 김씨 여편네가 어찌 알고 찾아와서 머리끄덩이를 얼마나 잡아당기던지... 돌멩이에 맞아 머리까지 꿰맸었지. 에구, 쯧쯧. >

그 기억이라면 나도 갖고 있었다. 중학교 1학년이였으니... 푸석한 몰골로 학교에서 돌아온 나를 마주하기 부끄러워하던 모습, 이튿날 떠나면서 현이가 곧 1학년이 될터이니 쓰던 가방이나 필통이 있으면 달라고 했다. 나는 작아져버린 가방 속에 새로 산 필통이랑 연필 몇 자루, 지우개도 챙겨넣었다. 그 정도면 분유값은 갚을듯 싶었던것인지 . 어린 마음에도 고맙다고 웃어주던 그 얼굴이 무척이나 안쓰러워 보였다.

< 얘, 쭈꾸미 좀 많이 갖다주렴. >

엄마가 접시에 담긴 쭈꾸미를 다 비우고나서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다들 알다싶이 짚다보면 먹을 것이 없는게 결혼식뷔페다. 떡 몇 개랑 과일 좀 담고 접시 하나는 쭈꾸미로 가득 채워 들고 왔더니 엄마가 미리 준비한 비닐봉지에 잽싸게 쭈꾸미를 쓸어담고는 얼른 가방에 쑤셔넣었다.

< 얘, 도둑질 할라해도 손발이 맞아야지원. 넌 샌님같아서 애초부터 글렀다.. 초장을 왜 묻혀갖구 오냐 이말이다. >

핀잔을 주는 와중에도 주위를 둘러보고 눈이 마주치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해맑은 웃음을 보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쭈꾸미정도는 애교로 봐달라 뭐 그런 의미인듯했다. 예전 같으면 펄쩍 뛰며 창피하다고 법석을 떨었겠지만 이젠 나도 피식 웃어버릴만큼 나이를 먹어버렸다.

< 너 에비랑 새 엄마는 잘 있니? >

엄마는 아버지란 <인간>에 대해 가끔은 궁금해한다.

< 엄마딸도 새엄마눈치 보며 살 나이는 지났거든요? 걱정마세요...>

익살을 부리자 엄마는 눈을 흘기더니 현이 엄마 얘기를 다시 시작했다.

< 다시 재혼한 남자가 어느 산골짜기 한족홀애비라던가. 쪼만한 몸집으로 고단한 농사일을 어찌 했을가... 것두 머슴아 하나 달구. 거기서 몇년 버티다 한국으로 왔다더구나 ... >

< 엄마, 신랑신부 올라왔는데요. >라는 내 말에 엄마는 입을 꾹 다물었다. 가까이 다가오는 현이의 이목구비가 뚜렷이 눈에 들어왔다. 얇고 외겹진 눈매가 수려한 얼굴을 보고 우리는 동시에 한씨 아저씨를 떠올렸다. 신랑신부가 가까이 다가와 술잔을 권했다. 엄마와 나는 단숨에 잔을 비우고 축하의 인사를 건네주었다. 현이 엄마는 갈구리처럼 구부러진 손으로 나를 잡고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신랑신부가 다른 상으로 옮겨가자 엄마는 또 쭈꾸미타령을 했다. 나는 뷔페쭈꾸미가 바닥 나기전 엄마를 끌고 식장을 빠져나와야만 했다.

< 집에 갈거니? >

< 아뇨. 남자 만나러 가는거얘요. >

< 음. 그래야지 나도 환갑 차려먹지... >

쭈꾸미가 들은 가방을 어깨로 추켜올리며 엄마는 버스를 타고 나는 지하철을 탔다. 먹은 술들이 얼굴로 자꾸 피여오르고 전철은 땅속에서 기여나와 한강을 지나고 있었다. 만약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나지막한 목소리가 다시 귓가에 들려왔다. < 넌 아직 사랑을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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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흔들리는 어른아이다......
IP: ♡.159.♡.18
저문들녘바람처럼 (♡.48.♡.85) - 2015/11/07 06:54:44

잘 읽고갑니다.글솜씨가 대단하셔요.간만에 볼만한 글이네요

xingyu (♡.159.♡.18) - 2015/11/09 14:42:14

감사합니다..ㅎ

럭키7세븐 (♡.62.♡.124) - 2015/11/07 22:37:27

지루한거 싫어해요.

주요내용을 50자이내로 개괄해주시면 추천 100개 때려드릴께요~

xingyu (♡.159.♡.18) - 2015/11/09 14:44:41

你的一个出趁已经很过分了 一百个, 我可受不起 呵呵

카멜레온꽃 (♡.80.♡.153) - 2015/11/08 14:13:57

잘 읽고 갑니다.

그때는 진짜 사랑을 몰랐던거 같기도 합니다.

xingyu (♡.159.♡.18) - 2015/11/09 14:46:18

사실.. 지금도 아리송하답니다 ㅋㅋ

오렌지나라 (♡.217.♡.122) - 2015/11/09 11:06:07

그때 헤어짐이 많은 아쉬움인가봐요. 지금이라도 혹시 그사람이 어디에 살고 잇는지 찾아보셔요.

xingyu (♡.159.♡.18) - 2015/11/09 14:47:42

글쎄요,, ㅎㅎ

파란리본 (♡.213.♡.208) - 2015/11/09 14:01:39

글이 참 좋군요 작가분이 남자분인줄 아는데 이렇게 여성시점의 글도 잘쓰시네요
글 읽으며 글속배경이 한국일까 중국일까 맞추는 재미도 쏠쏠하고 어쩜 바로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이야기라 더 의미가 있는거 같애요

xingyu (♡.159.♡.18) - 2015/11/09 15:03:03

听您这么一说, 没练一天《葵花宝典》我倒自成《东方不败》了 , 呵呵

파란리본 (♡.213.♡.208) - 2015/11/10 14:54:44

不要走火入魔就好

북위60도 (♡.11.♡.175) - 2015/11/15 21:29:28

로그인이 싫어서 댓글을 잘 못쓰는 게으른 일인입니다.
계속 쭉 좋은글 많이 써주시기 바랍니다.
간혹 들려도 잊지않고 다 찾아 읽고 가는
영원한 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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