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랑 제7회

저문들녘바람처럼 | 2015.11.08 11:02:51 댓글: 4 조회: 2140 추천: 2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883177
은하는 자리에 누웠건만 도저히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가슴이 뛰고 설레이였다.행복했다.누군가에게 관심받고 사랑받는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몰랐다. 더구나 자신이 흠모하는 상대에게 사랑받는다는건 더없는 행복이였다. 이토록 가슴 뛰는 느낌은 처음이다.누군가를 쉽게 사랑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설사 괜찮게 보이는 상대라해도 어느 방면인가는 마음에 안드는 구석이 있었다.그래서 학교를 졸업하고 이내 결혼하는 동창들을 보며 어떻게 상대의 모든게 맘에 들어 결혼까지 갈수 있을가 하는 생각을 해왔었다. 사실 은하에게도 호감이 가는 상대가 몇명 있긴 했지만 결혼까지 정도로 전부를 받아들일 그런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보니 결혼도 서른이 거의 다돼서 하게 되였다. 남편은 결혼을 전제로 만난 상태라 가슴 뛰고 애타고 아픈 사랑의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채 부부의 연을 맺었다.다행히 남편은 지내볼수록 괜찮은 사람이였다. 열정적이고 생활력이 강하고 남자답고 결단력있었다.살면서 점점 이런저런 우점들을 발견할수 있었고 7 연상답게 성숙된 사람으로서 생활에서 일처리에서 사업에서 조언을 해줄수 있었다.남편은 마누라를 무척 이뻐했고 사랑의 표현을 말로 행동으로 아낌없이 해갔다.형제중 막내로 자란 은하를 남편도 막내취급하며 동생처럼 애처럼 아껴주었다.

누구나 웃으면서 세상을 살면서도 말못할 사연 하나쯤은 품고 사는 법이다. 은하도 그랬다.어느날엔가 문득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였다.하늘이 무너지는듯했다.피가 거꾸로 솟았다.미칠것같았고 죽을것만같았다. 그동안 은하는 가정에 충실했고 항상 남편의 의견을 존중했으며 가정에 결석하지 않으려고 친구들 모임도,단위행사도 별로 안나갔으며 어쩔수없는 모임이라도 남편이 집에 일찍 들어오는 날은 극력 피했다. 결혼전 상상처럼 따뜻한 가정, 서로 존중하는 부부로 살아가려고 그렇게 내심 심혈을 기울였다.남편도 가정을 위해 잘살아보려고 버득거리며 부지런히 일하였다.단위에선 잘하는 직원이고 친구들에겐 열정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였고 가정에선 효자이고 모든 크고작은 일을 도맡아하는 사람이였다.그래서 옆엔 친구들이 뭉쳐있었고 량가집안에서 무슨 일만 있어도 첫번째로 찾는 사람이였다.처가식구들은 은하생일은 안챙겨도 남편생일은 꼬박꼬박 챙겨주며 떠받들었다.그만큼 남편도 어른들께 효성스러웠다.

은하는 헷갈렸다.그게 남자의 본능적인 바람인지 아니면 진짜 참사랑을 만난건지가정에서의 표현을 봐서 그냥 재미로 한짓으로 인정하고 싶었지만 사람이 마음이 생각대로 움직여지는게 아니였다.

은하는 미쳐버릴것만 같았다. 용서가 되지 않았다.그렇다고 이혼을 결정할수도 없었다.둘다 사회에서 체면있는 얼굴들이고 더우기 남편은 그냥 실수였지 당신을 싫어서 그런게 아니라고,정말로 후회한다고 맹세했다. 돐이 지난 딸애를 보면 더욱 용기가 나지 않았다.어른은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씻기고 새로운 출발을 할수 있겠지만 아이에겐 어떤 인간이였던 지아비가 최고인법이다.애비없이 애를 어떻게 학교에 보내며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줄 용기가 없었다.또한 어린 딸의 작은 심령에 아빠에 대한 증오를 심어가며 마음의 병을 키워가고 싶지 않았다.또한 이혼녀라는 딱지표를 달고 사회를 마주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하나 참고 넘어가자. 바람은 남자의 본능이니 다른 사람을 만난다고 똑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 않는가?은하는 어린 딸을 보며 나하나 참고 지내고 모든것을 내선에서 마무리짓기로 맘먹었다.시댁에도 친정에도 떠들지 않았다. 남편과의 대판 싸움으로 끝내기로 했다.

남편은 그렇게 부부의 믿음을 깼다.한사람에게 실망하면 믿음을 되찾기까지 무한한 시간이 걸린다. 잊고 지내자 결심했지만 순간순간 가슴속에서 뜨거운것이 불뚝불뚝 치밀어오른다.어제는 감동으로 닿았던 말들이 오늘은 거짓말처럼 느껴지고,어떤 말이라도 믿고싶었던 말들이 오늘은 위선으로 들린다. 남편이 애써 잘해주느라 해도 그년한테도 그랬니?”하는 핀잔이 저도 몰래 튀여나왔고 귀가시간이 늦어지면 그년하고 같이 있는게 아닌가는 의심이 들었다. 남편은 처음에는 그런게 아니라고,깨끗이 끝냈다고 변명하고 해석하고 얼리고 다독이다가 끝없는 안해의 행악질에 질려버려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은하는 분통이 터졌고 오열로 몸을 떨었다.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 숨통을 조여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런 세월이 일년쯤 흘렀을가,어느날 문득 은하는 거울에 비친 추악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증오와 의심으로 가득찬 추한 몰골이였다.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시작해보려는 남편한테 시도때도없이 시비걸고 과거를 끄집어내는 아내는 심리가 꼬일대로 꼬인 정신병자에 가까웠다. 이러다 내가 미친년이 되는건 아닐가?은하는 생각만해도 흠칫했다. 하루 빨리 심리조절을 해야한다는걸 은하 스스로도 알고있었다. 심리의사를 찾아갈가도 생각해보았고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고 위안이라도 받아볼가고도 생각해봤다.그러나 완벽주의인 은하에게 둘다 결단을 내릴수 없는 방도였다.은하는 자기 자신을 안다. 자존심 강하고 완벽한 모습만을 고집하는 자신이 광채롭지 못한 가정사를 누군가에게

알린다는건 죽기보다 못한 짓이란걸.그저 자신의 아픔을 자기 스스로 치유해가는게 유일한 방도라는걸.

은하는 더는 지난일에 연연하며 추악하게 변해가고 싶지 않았다.딸애도 에미몸에서 떨어져 유치원에 들어갔고 은하는 다시 자존감을 찾아갔다.미친듯이 일했고 실력에 대한 긍정에 희열을 느꼈으며 베푸는 마음으로 모든이들을 대했고 내면의 수양을 돈독히 쌓아갔다.누군가 그랬다.30 이전의 모습은 부모가 준것이고 30 이후의 형상은 스스로 만들어가는것이라고. 은하는 차츰 밝은 얼굴과 아름다운 미소를 되찾았고 직업녀성다운 카리스마와 고상함을 만들어갔으며 지적이고 사업력있는 이미지로 대학가의 꽃으로,녀신으로 자리잡아갔다. 가끔은 선생님은 아름답습니다. 한번 같이 식사하고 싶습니다.”라고 하는 당당한 녀석들도, “선생님을 보는게 좋아서 강의실에 나오는겁니다라고 하는 장난기 섞인 학생들의 롱담도 은하는 그저 웃음으로 넘겨버렸다.

시간이 약은 약인가보다.죽을것만같았던 음영에서 벗어나니 밝은 세상이 보였다.그러고보니 그동안 너무 남편한테 기대였던것같았다. 이제는 홀로서기를 할것이며 당당한 여자로, 독립적인 개체로 되리라.

모든걸 체념하고싶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엔 잊지못할 아픔이 남아있다. 눈에는 ,이에는 . 어느날엔가 같은 방식으로 보란듯이 갚아주리라. 내가 더없이 당당해졌을때,당신이 나없인 못살것 같을때 한방 멋지게 날려주고 싶었다.

추천 (2) 선물 (0명)
IP: ♡.62.♡.38
anyushi (♡.151.♡.46) - 2015/11/08 11:17:06

오늘도 잘 보고갑니다. 글속에 점점 끌려들어가게 되네요. 다음편 기대합니다.

JMdct (♡.97.♡.60) - 2015/11/08 12:34:54

맞춤법이며 띄어쓰기 못봐주겠어서 내용은 몇줄만 훑다 갑니다 ㅠㅠ

빙점 (♡.246.♡.125) - 2015/11/08 17:03:40

여자라면 홀로서기 하고, 당당해져야 최소 자신한테 미안하지 않죠.

쓸쓸한세월 (♡.151.♡.57) - 2015/11/08 19:03:51

ㅎㅎ 어제 7회 올려주나구 기다렸었는데.오늘에야 올려줬네요 .7회 다 읽는데로 기다려지는 담회…벌써 아픔이 시작되는 이루지도 못할 사랑이야기가 막 보여지네요 .ㅠㅠ

22,944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보라
2006-08-09
33
63077
mie
2015-12-02
0
2153
weiminghu
2015-12-01
3
2243
weiminghu
2015-12-01
1
1921
weiminghu
2015-11-30
2
2268
weiminghu
2015-11-27
2
2380
weiminghu
2015-11-26
1
2225
All인
2015-11-25
4
2242
플라이펭귄
2015-11-25
6
3863
상심사
2015-11-25
2
2591
weiminghu
2015-11-25
3
2234
저문들녘바람처럼
2015-11-24
3
2588
화룡투도
2015-11-24
2
1534
jyinshi
2015-11-23
0
2006
상심사
2015-11-23
3
3084
weiminghu
2015-11-23
1
2250
저문들녘바람처럼
2015-11-21
3
2293
저문들녘바람처럼
2015-11-20
4
2616
리해주
2015-11-18
0
2720
weiminghu
2015-11-17
1
2228
저문들녘바람처럼
2015-11-16
3
2398
weiminghu
2015-11-13
1
2325
weiminghu
2015-11-13
1
2835
가시2012
2015-11-13
2
3116
weiminghu
2015-11-12
1
2429
가시2012
2015-11-12
0
3295
weiminghu
2015-11-11
1
2527
상심사
2015-11-10
4
1450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