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타나봐~

상심사 | 2015.11.10 14:22:31 댓글: 8 조회: 1450 추천: 4
분류단편 https://life.moyiza.kr/mywriting/2886398
나는 늘 계절을 탔었다.

봄이면 봄을 타서 겨울 그 눈의 성을 그리워 하고
여름이면 여름을 타서 봄의 아지랑이를 머리속에 떠올리고
가을이면 가을타서 여름날의 물장난을 되새기고
겨울이면 겨울 타서 가을 날의 쾌청함이 눈에 밟힌다.

올해는 그 가을의 끝자락에 그만 첫눈이 내렷다.
단풍도 채 못진 은행나무잎이 차가운 눈속에서 오히려 씩씩해보여 다행이였지만.
그래도 올해는 가을을 맘껏 느끼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온다.
산에도 못다녀오고 애 둘 한테만 많이 묶여 있었던 일상.

그러고 보니 올핸 예전처럼 서정적으로 계절을 탈 여유 조차 없었네.
오늘 갑자기 달력을 보노라니 벌써 립동이 지낫다하니.

참~인생도 사계절.
내 인생에 천진란만했던 봄도
뭘해도 신나고 생기발랄 의욕중천이였던 여름도 이젠 다 가고
내게도 인생이 무르읶고 2세를 보듬는 가을인가봐.

이젠 내 삶을 즐기는 시간대신 자식새끼 삼시세끼에 더 집착하고
글이 아닌 글을 쓰며 커피잔을 기울구 턱을 고이던 그 짬짬이 여유조차 언젠간 사치가 되여버린
그런 볼품없고 멋없는 아줌마가 돼버린 내 인생의 초가을..
웬지 실망스럽고 행복하지만은 않은 나..

애들땜에 웃고 애들땜에 행복한 순간 만으로 내 인생전부를 채울수는 없는법.
내게도 내 인생의 가을에도 수채화는 필요한걸 이렇게 갑자기 느끼는 이 겨우날.
날씨가 추워서만이 아니라 오싹해나는 이 느낌..
내가 애를 키우면서 너무 많은걸 놓치고 잃고 무시하면서 살아왔음을 알았기에...

이제부턴 하늘도 좀 쳐다보고 계절도 좀 타고 커피도 한잔 여유롭게 하며 글도 쓰고.
뭔가가 생각처럼 완벽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 시선이 아니꼽더라도
뭐 이건 어디까지나 내 인생이니까 애들도 그냥 내 인생에 일부니까
내 인생의 가을. 그가을 은행나무에 단풍도 그리기전에 겨울을 맞으면 너무 억울할것같다.


추천 (4) 선물 (0명)
IP: ♡.147.♡.105
빙점 (♡.246.♡.125) - 2015/11/11 09:46:11

<애들땜에 웃고 애들땜에 행복한 순간 만으로 내 인생전부를 채울수는 없는법.> 동감입니다.

상심사 (♡.147.♡.105) - 2015/11/11 10:09:51

글쵸~애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직장생활도 박자맞춰해야하고 하면 언제부턴가 자꾸 내 인생이 내인생이 아닌 느낌이 들지예~이게 아인데 하면서...우선 자기 인생도 즐겨줘야 억울하지도 않고 또 애들한테도 그렇게 가르칠수 잇을거 같은데 말임다..

오렌지나라 (♡.217.♡.122) - 2015/11/11 10:51:27

동감이네요.

상심사 (♡.147.♡.105) - 2015/11/27 09:41:29

천하에 엄마는 다 한가진거 같슴다..

시월범62 (♡.218.♡.174) - 2015/11/26 17:12:36

좋은글입니다,동감

상심사 (♡.147.♡.105) - 2015/11/27 09:41:46

감삼다..

애심88 (♡.12.♡.72) - 2015/11/27 07:23:41

아이는 날개키워주면 언젠가 엄마아빠품을 떠나 짝을 만나 날아가는 법입니다.

순리대로 잘 키우셔서 잘 보내면 성공한 인생이구요.

님도 이젠 님의 삶도 여유롭게 즐기면서 살어요.


힘내시고,좋은 날 되시길요.

상심사 (♡.147.♡.105) - 2015/11/27 09:42:20

글쵸...나도 그랬으니까...
ㅎㅎ 응원 감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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