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랑 제10회

저문들녘바람처럼 | 2015.11.16 12:02:19 댓글: 4 조회: 2398 추천: 3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893775
수찬은 좌석쪽을 살피다가 이내 은하를 발견하고 테블로 다가왔다. 발갛게 상기된 얼굴이 무르익은 능금알마냥 희미한 등불아래서 예뻐보였다.

수찬은 테블을 사이두고 은하와 마주 앉았다. 커피한잔 시켰다. 은하에겐 따뜻한 우유를 주문해줬다.늦은 시간이니 못잘가봐 커피는 피하란다.

수찬은 어색해났다.무슨 말을 했음 좋을지 몰라 머뭇거렸다.

갑자기 전화해서 당황했소.” 은하도 자신이 어디서 그런 담략이 생겨났는지 믿기지 않았다.그러나 막상 만나고나니 누구라도 언녕 그런 용기를 냈어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주하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노래가사가 생각났다. “그저 바라볼수만 있어도 좋은 그대……” 아마도 누군가가 바로 이런 상황을 위해 지은 노래인가부다.

급히 나오느라 양말도 못신고왔소.” 수찬은 테블밑으로 맨발바람인 구두발을 내밀며 쑥스러워했다. 은하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게 바로 진심이고 사랑이였다.거짓없는 사랑의 진실이였다. 한통의 전화에 양말도 안신은채 달려나오는 바로 이사람이 로련하고 점잖은 국장님이란말인가? 순간만은, 은하를 사랑할때만은 철없는 어린애로 돌아가는듯한 수찬에게서 은하는 순정을 느꼈다.

수찬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된듯하다.커피를 한모금 들이켜더니 천천히 얘기를 시작한다.

요즘 단위일은 바쁘오?” 존대를 써오던 수찬은 어느새 말을 놓고있다. 어렵게 만난 자리에 일얘기가 뭔가싶겠지만 수찬은 그래도 일얘기로 말머리를 떼는게 자연스러웠다. 일에 대해 얘기할라치면 은하와 수찬은 며칠밤을 새도 못할거다. 둘은 학술에 대해,정치에 대해,세도에 대해 많은 얘기들을 주고받았다.

수찬은 서로 얘기가 통하는게 너무 감격스러웠다.종일 바삐 보내다가 집에 들어가면 썰렁한 집엔 아픈 아내가 누워있다. 오랜 투병생활땜에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아내는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였다.예민해진 신경땜에 칼날을 세우고 있어서 수찬은 행여 아내의 심기를 건드릴가 대화도 조심스레 가려가며 해야 했다. 아내의 관심사란 약이나 병치료에 관한 얘기뿐이였다.가끔 기분이 좋을 때면 드라마스토리에 빠져 같이 격분하고 좋아하기도 했다. 수찬은 사업의 희열을 아내와 공감할수 없었고 공작의 애로를 아내와 나눌수 없었다. 아내와 유일하게 관점을 모으는 화제라면 그저 딸에 대한 얘기뿐이였다.

은하와 마주하고 있으니 뭐든지 터놓을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은하는 령도자의 말못할 압력과 책임과 고충을 헤아렸다.또한 어떤 문제에 대해 부동한 시각과 관점으로 참고의견을 내놓기도 하였다. 수찬은 은하에게서 여성특유의 모성애를 느껴면서 기대고싶어졌다. 힘들때 언제든 마음을 맡길수 있게 수찬을 향해 열려져있는 항구같았다.

테블우에 놓여있는 은하의 작은 손이 가냘퍼보였다.수찬은 살며시 손을 잡았다.은하는 거부하지 않았다.커다란 수찬의 손이 은하의 작은 손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일어나기오.바래다줄게.”

은하는 조수석에 나란히 탔다.수찬은 왼손으로 핸들을 잡고 오른손으로 은하의 손을 잡아주었다.

집이 어디요?” 은하의 집은 바로 근처에 있었다. 그저 보내기는 너무나도 아쉬웠다.

은하가 매일 출퇴근하는 길을 같이 가보고싶소.” 수찬은 은하의 집을 지나 출근길로 향했다. 태연한척했지만 수찬은 무등 긴장해있었다. 교차로에서 섰다가 신호등이 바뀌여 다시 출발을 하려는데 시동이 꺼졌다. 허둥대는 수찬을 보며 은하는 피식 웃었다. 여라문살 연상이지만 은하앞에선 순진함이 묻어나는 수찬에게 은하는 애정이 느껴졌다.

수찬은 출근길을 천천히 한바퀴 달리고 골목길에 차를 대였다.행인들이 이미 끊긴 골목길은 한적하기만 하였다.수찬은 팔을 벌려 은하를 품에 안았다. 가녀린 어깨가 수찬의 품에 들어왔다.뒤이어 뜨거운 입술이 은하의 입술을 덮쳤다

사랑해!” 수찬은 은하의 귀가에 속삭였다.

추천 (3) 선물 (0명)
IP: ♡.62.♡.38
anyushi (♡.253.♡.169) - 2015/11/16 12:45:11

드라마 보는 기분이네요.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5/11/16 13:12:12

한 6회까진 자신있게 써내려갔는데 여기까지 쓰고보니 표현력이 말이 아닌것같아요.섬세한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하겠어요.그리구 외간사랑을 써서 욕먹을것같은 두려움두 들구...

anyushi (♡.253.♡.179) - 2015/11/16 14:50:25

힘내세요. 전 글쓰는 사람을 제일 숭배합니다. 외간 사랑이라고 부담갖지 마세요. 한사람을 만나 사랑해서 그한사람과 한평생 살아가길 원하겠지만 살다보면 아픔도 많이 겪게 되더군요. 중년에 이르러 다시 설레이는 사랑을 할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서로 가정은 지켜야 하기에 사랑이 깊어질수록 행복해지는 순간만큼 아픔도 배로 감딩해야 할겁니다.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5/11/16 16:10:59

네.그래서 아픈 사랑입니다.가슴으론 갖고싶은 사랑인데 머리로는 현실을 직감해야죠.어떻게 하는게 명석한 판단인지?

22,943 개의 글이 있습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조회
보라
2006-08-09
33
63060
김보영
2016-01-28
5
3116
김보영
2016-01-25
5
2170
김보영
2016-01-21
4
2630
상심사
2016-01-21
1
1927
jzx1014
2016-01-21
1
1712
김보영
2016-01-19
3
3065
엔지아이
2016-01-17
0
1958
파리류랑자
2016-01-15
0
1654
저문들녘바람처럼
2016-01-14
7
3747
은소
2016-01-11
2
3030
jzx1014
2016-01-11
2
2153
Angelar
2016-01-07
1
1666
저문들녘바람처럼
2015-12-31
2
3075
초이스2
2015-12-23
0
1776
저문들녘바람처럼
2015-12-23
3
3075
xingyu
2015-12-22
1
2036
저문들녘바람처럼
2015-12-21
4
2768
저문들녘바람처럼
2015-12-15
3
2602
저문들녘바람처럼
2015-12-11
1
2677
가시2012
2015-12-09
3
3095
저문들녘바람처럼
2015-12-08
2
2329
리해주
2015-12-03
3
3913
weiminghu
2015-12-03
1
2126
Ling921
2015-12-03
2
2335
Ling921
2015-12-02
0
1659
weiminghu
2015-12-02
2
2157
mie
2015-12-02
0
2153
모이자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