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은행직원들 4---남자의 술주정

weiminghu | 2016.06.02 10:12:00 댓글: 7 조회: 2560 추천: 5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098923

더 얘기하기 싫어서 팡팡이는 핑계를 대고 집으로 와버렸다. 오자마자 고모한테서 전화가 걸려온다.

고모: 어땠어? 멋있지? 딱 네 스타일이지? 네가 좋아하는 한국오빠들 기준으로 내가 고른건데~ 아무렴 좋았겠지. 오호호~~~맘에 쏙 들지? ㅎㅎㅎ 그 남자는 너한테 머라 그래? 맘에 든대? 언제 다시 만나재? 결혼은 언제로 하는게 좋을 것 같다더나? 근데 넌 왜 말이 없나? 빨리 말 좀 해라~ 가스나! 답답해 죽겠다.

고모는 팡팡이한테 대답할 틈도 안 주고 련주포를 쏜다. 우물가에 가서 숭늉 달라하는 급한 성격이니 어쩔 수가 없다.

팡팡: 고모~ 그 남자가 어디 한국오빠들 처럼 생겼어요? 고모 눈은 참 이상해요. 그런 넙데데한 아저씨 스타일을 가지고 한국오빠 라고… 휴~

고모: 어이구~ 가스내~ 눈은 꼭대기에 붙어가지고. 머가 어쨌다고. 내 보기엔 훤한 인물이더구만. 넌 대체 어떤 놈한테 시집갈라고 이렇게도 앙탈이냐?

팡팡: 얼굴은 그렇다 치고… 그 남자 어디 좀 이상한 것 같아요. 표정도 이상하고 어이없는 질문만 하고 …

고모: 거야 널 처음 만나 긴장해서 그렇겠지. 일단 몇번 더 만나봐라. ~ 내 동창한테 어렵게 부탁해서 만든 자리니 쉽게 포기하지 말구. 여러 번 만나고 잘 생각해봐. 한번 봐서 사람을 어떻게 잘 알수 있겠니?

팡팡: 그래도…

고모가 말을 자른다.

고모: 일단 한번이라도 더 만나봐라응~ 이번 달 전화비 다 쓴거 같다. 담에 또 보자.

또 전화가 툭 하고 끊긴다.

~ 할 수가 없다. 한번 더 만나봐야 할 것 같다. 아님 고모 성화에 이겨내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두번째 만남은 영화관에서 이루어졌다. 맞선 남자가 영화를 보자고 했던 것이다. 처음 만났을 때 그 남자가 계산을 했기에 그걸 갚는다는 의미에서 팡팡은 영화표를 团购했다.

옆의 남자한테 관심이 없는 팡팡은 영화에만 집중했다. 근데 콜라를 쥐는 척 하던 남자의 손이 팡팡이 한테로 다가와 팡팡이의 손을 슬그머니 잡는다. 어둠을 빌어 용기를 낸것인 것 같았다. 어눌하게 보이는 것과는 달리 엉큼한 면이 있었다. 이런걸 두고 아마 闷骚라고 하는 것 같다.

팡팡은 기분이 상했고 손을 홱 뿌리쳤다. 그리고는 머리를 돌려 남자를 째려봤다. 남자는 어색한 웃음을 지어내며 한번만 용서해 달라는 시늉을 했다.

원래는 영화 보고 같이 밥먹기로 했지만 팡팡이는 또 친구한테 갑자기 일이 생겼다고 가보겠다고 했다.

이쯤 하면 세번째 만남은 보통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팡팡이의 고모는 보통 여인이 아니였다. 얼리고 닥치고 협박하고 해서 팡팡이와 맞선 남자의 세번째 만남을 만들어 냈다.

전번에 영화표를 팡팡이가 샀으니 이번 저녁은 자기가 사겠다고 한다.

맞선 남자: 어이~ 복무원. 여기 맥주 네병.

남자는 자리에 앉자마자 맥주부터 부른다. 팡팡이 한테는 술을 부어도 안 주고 혼자 맥주 한잔을 쭉 다 들이켜더니 입을 열었다.

맞선 남자: 나는 제 영 어렵소.

팡팡: 그게 무슨?

맞선 남자: 제 내보다 네살이나 어린데 어째 말도 못 놓겠고… 말도 함부로 못 하겠고… 머나 내 다 틀리게 하는 같아서 영 자신이 없소.

팡팡: 그럼 말 놓으세요.

맞선 남자: 그래두 되우?

팡팡: 머가 안될게 있어요?

맞선 남자: 알았소. 그렇게 하겠소.

남자의 넉두리가 계속 이어지고 어느덧 맥주 네병은 모두 굽이 나버렸다. 그러나 남자는 아직도 선뜻 말을 놓지 못한다.

팡팡: 늦었는데 이만 일어납시다.

남자가 갑자기 팡팡이의 손을 잡는다. 그러더니 그 황소눈을 슴벅이면서 애원하는 눈빛으로 올려다 본다.

맞선 남자: 제 오늘 집에 안 가면 안 되우?

팡팡: ???

맞선 남자: 오늘 저녁 나랑 같이 있기오. 오늘저녁은 우리 매부랑 누나랑 다 집에 안 들어올거요. 집에 아무도 없소. 우리 집 가기요 냐~

이런 모욕은 팡팡이도 처음이다. 팔을 홱 뿌리쳤다.

팡팡: 이거 놓으세요!

맞선 남자: 어째? 제 머 처음이요야? 어째 이리 비싼네 하오?

팡팡은 어이가 없어 화도 나지 않는다.

맞선 남자: 제 혹시 어떠해 이래오? 일없소. ~ 우리 애들도 아인데.

팡팡은 더 이상 할말이 없다.

맞선 남자: 그 쓰겁드레한 표정은 머요? 내 머절싸해 보이우?

팡팡은 팔을 빼내려고 안깐힘을 다 썼으나 남자의 거친 손을 물리칠 수가 없었다.

맞선 남자: 그만 앙탈 부리우~ 제 좋으면서 이래는거 내 다 아우. ㅋㅋㅋ 여자들은 다 이래더 라니까.

맞선 남자: ~ 제 혹시 우리 집 가기 싫어서 그래우? 언녕 말하지. ㅎㅎㅎ여관 가두 되는데 . 내 당장 여관 잡을게! 가기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팡팡은 일단 얼리기로 했다.

팡팡: ~ 팔목 아파요. 이거 먼저 놓으세요.

그제야 남자는 이십분 째 꽉 잡고 있던 팡팡이의 팔을 풀었다. 그 틈을 타 팡팡이는 일어나려고 했다. 맞선 남자는 이내 눈치를 채고 황소눈을 희번득 거리면서 경계 한다.

맞선 남자: 어디 가우? 달아나자구? 허튼 생각 하지 마우~

팡팡: 그게 아니예요. 화장실 가려구요. 가방 여기에 놓고 갔다 올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제야 시름이 놓이는 듯 남자는 탕개를 풀었다.

팡팡은 핸드폰을 들고 총총걸음 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향자(합숙 친구)한테 전화하니 받지를 않는다. 보나마나 또 남자들이랑 놀러 나간게 분명하다. 향자 외에 친구가 별로 없었던 팡팡이는 회사 동료한테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입이 가볍고 스캔들 이라면 살에 살을 붙여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고 없는 소문까지 만들어 내는 동료들을 생각하니 부를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러다 갑자기 요즘 금방 입사한 헌영이가 생각났다. ~ 맞다. 걔는 온지 며칠 안되니까 아는 사람도 몇명 없을거고 어디 소문낼 곳도 없겠지. ㅎㅎ 헌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다리고 있었던 전화라도 있는 듯 인차 받는다.

팡팡: ~ 나야 팡팡이. 지금 머해?

헌영: 그냥 티비 보고있어.

팡팡: ~ 다름이 아니고 저기부탁이 좀 있어

팡팡이는 헌영이한테 상황을 대충 설명하고 지금 여기로 와줄수 있느냐고 물었다. 인차 승낙한다.

팡팡이는 화장실에서 십오분 정도 있다가 다시 밖으로 나갔다. 남자의 얼굴에는 짜증이 력력히 나타나 있다.

맞선 남자: 왜 이제야 오우? 심심해 죽겠소.

팡팡: 볼일 좀 보느라. ㅎㅎ

맞선 남자: 됐소. 우리 인젠 가기오~

팡팡: ~ 좀 있다 가요 우리. 술 한병만 더 마시구요.

수그러든 팡팡이의 태도가 맘에 들었던지 남자는 다시 제자리에 앉는다.

맞선 남자: ㅎㅎ 그러겠소? 제 술을 좋아하는 구만. 그럼 한잔 더 하지무.

술 두병이 더 오르고남자는 계속 주저리주저리

반시간 뒤, 헌영이가 나타났다. 열어젖힌 남색 코트에 까만 청바지, 흰 운동화, 시원하게 자른 머리찬 바람이 인다.

팡팡이를 발견한 헌영이는 빠른 걸음으로 테이블로 다가왔다. 맞은 켠에 앉은 남자한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팡팡이한테 다가와 팔을 잡아 끈다.

헌영: 가자!

맞선 남자가 엉거주춤 일어서더니 소리를 질러댄다.

맞선 남자: 제는 머요?

헌영은 몸을 홱 돌려 남자를 쏘아보았다. 눈빛이 서늘하다. 남자가 움찔 한다. 무섭게 치켜 떴던 황소눈에 겁이 실리고 크게 벌렸던 메사귀 입도 줄어든다. 헌영은 팡팡이를 잡고 총총걸음으로 문을 나섰다. 남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허둥지둥 달려 나오면서 팡팡이를 잡으려고 했다. 허나 헌영이의 발길에 채워 나가떨어졌다. 원래 주량이 약한 남자였던 터라 여자의 발길 하나 감당해내지 못하고 푹 하고 꼬꾸라졌다.

추천 (5)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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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wu0630 (♡.210.♡.141) - 2016/06/02 17:50:36

잼있는데 왜 댓글 다는 분들 없네요 ,추천하고 갑니다~

weiminghu (♡.160.♡.134) - 2016/06/02 19:02:49

그러게요~ 생각보다 인기가 없네요 ㅎㅎ 님이 댓글 많이 남겨주세요^^

AD까이나2 (♡.208.♡.172) - 2016/06/02 18:03:34

역시나 그냥.스쳐갈 인연이엿구만요^^

weiminghu (♡.160.♡.134) - 2016/06/02 19:03:16

그쵸? 좋은 남자 만나기 쉽지 않거든요 ㅎㅎ

xdh1314 (♡.250.♡.72) - 2016/06/02 22:43:35

추천할러 왓어요 ~

weiminghu (♡.160.♡.134) - 2016/06/03 08:58:41

땡큐땡큐요~~~

cnmir (♡.22.♡.244) - 2016/06/29 12:30:49

완전 쓰리기 인간이네요..근데 그게 조선족 아저씨로 그려저셔 좀 불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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