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은행직원들 7---싸움

weiminghu | 2016.06.08 09:28:55 댓글: 10 조회: 2722 추천: 6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103209

H은행의 계열은 다른 회사와 좀 다르다. 젤 위로 행장, 그 아래로 부행장 네명, 그 아래로는 부서총경리, 그 다음 부총경리, 총경리 조수, 경리, 부경리, 직원 이렇게 나뉜다.

팡팡이는 그 계열중 젤 마지막인 보통 직원이다. 팡팡이가 소속되여 있는 분행 자금재무부는 총경리인 리중(李总), 총경리 조수인 떵제(邓姐), 부경리인 쩡제(郑姐)와 왕서외에 , 나머지 인원들은 모두 보통 직원들이였다. 직원들로는 란란, 헌영, 초초, 평평이가 있었다.

팡팡이는 재무쪽 일을 맡았고 주로는 직원들의 비용 청구(报销)와 세무쪽 일을 담당했다. 돈에 관련된 일은 원래 분쟁이 쉽게 생기는 법이다. 게다가 H은행은 비용 청구절차가 수시로 변했을 뿐더러 비용 청구에 대한 요구가 까다로왔고 한가지라도 규칙에 어긋나면 비용 청구를 할수가 없었다.

한편 현재시각, 아홉시.

H은행 옆의 건물 지하1층에 자리잡고 있는 까르푸(家乐福)안 광경이다. 마트 옆은 악세사리 가게, 견과류 가게, 세탁소, 약방 등 크고작은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직원들은 금방 출근했고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별로 없었기에 오구작작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H은행 투자은행부 직원인 서위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정각 아홉시에 까르푸에 들어섰다. 금방까지 모여서 떠들던 직원들은 서위가 들어서는 것을 보자 다들 입을 다물고 서로 눈치를 살피더니 뿔뿔이 흩어졌다.

서위는 곧장걸음으로 악세사리 가게의 앳되보이는 직원을 찾아갔다.

서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따주세요^^

앳된 직원: 오늘은 머리핀 좀 보시지 않을래요? 저희 신상도 나왔는데

서위: 아뇨~ 오늘은 머리만 따고 갈래요. 딸애 유치원에 모임이 있어서 인차 가봐야 해요.

앳된 직원: 오늘은 출근 안하세요? 휴가 내셨나봐요.

서위: 아뇨~ 정상 출근이예요.

앳된 직원: 어머~ 근데 그렇게 막 나다니셔도 괜찮아요? 상사가 머라 안해요?

서위: 괜찮아요~ 상관 못해요.

앳된 직원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부지런히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반시간 뒤, 청나라 관리들이 따던 긴 양태모양의 헤어스탈일이 완성되였다. 몇년째 이 한가지 머리스타일만 고집하는 서위다. 취향이 참 독특하다.

앳된 직원: 다 됐어요~

서위: 고마워요. 내일 또 봐요^^

서위는 만족스러운듯 머리를 거울에 한번 비춰보더니 사라져 버렸다. 그녀가 멀어져 가자 직원들은 다시 우르르 몰려들었다.

직원1: 저 몰상식한 여편네는 15원짜리 머리핀 하나 너네 가게에서 사놓고는 이게 인젠 며칠째 여기 와서 공짜로 머리를 따달라는거야? 인젠 너도 해주지 마! 사람이 너무 착해도 못 써. 완전 착취야 착취!

앳되보이는 직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직원 2: 그래말이야~ 완전 지주집 마님 행세를 할려고 하잖아. 니가 머 저 여편네 시녀라도 된상 싶다. 살다살다 별 희한한 인간을 다 본다야 정말.

직원 3: 너희들 저 아줌마 며칠째 여기 와서 머리를 땄는지 알아? 128일째야.

직원 4: 너는 참 할 일도 없다야. 그걸 다 세고 있었어?

직원 3: ~ 대체 언제까지 저렇게 염치없이 공짜로 따달라는가 내 함 보자고. 파렴치의 극치야 완전!

직원1: 근데 니들 아까 들었어? 휴가도 안 내고 맘대로 나와서 딸애 유치원 모임에 간다잖아? 상사도 관계 못한다면서

직원2: ~ 들었어. 무슨 회사인지 나도 거기 다니고 싶다야 휴~ 부러워~~~좋겠당.

직원 3: 전번에 말했잖아. 요 옆에 H은행 다닌다고.

직원 4: 그 은행 여덟시 반부터 출근이야. 지금도 출근시간이잖아. 매일 이 시간에 오는거 보면 그냥 아침에 출근해서 카드나 찍고 곧장 여기 달려오는거겠지.

까르푸에서 나온 서위는 곧장 딸애 유치원으로 갔다. 오늘은 부모랑 함께 케익을 만드는 활동이였다.

유치원 선생님: 오셨어요^^ 다들 양양이(서위 딸애) 어머니만큼 유치원 활동을 지지해 줬음 얼마나 좋겠어요~ 다들 회사 일이 바쁘다고 자꾸 결석하네요.

서위: 일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어디 애만큼 중요하겠어요? 난 언제나 우리 양양이의 일이 첫째예요^^

유치원 선생님: 아유~ 그쵸그쵸.

서위는 선생님이랑 한참 네스레를 떨다가 딸애랑 케익을 만들기 시작했다. 케익은 열한시가 넘어서야 완성이 되였다.

서위: 저 인젠 가봐야겠어요. 점심 시간 다 됐네요.

유치원 선생님: ~ 조심해서 가세요~~~

서위는 그제서야 다시 회사로 향했고 문에 들어서자마자 경리의 눈총을 받았다.

투자은행부 경리: 또 어디 쏘다니다 이제야 나타나는거야?

서위: ~ 배가 좀 아파서 저기 화장실에

투자은행부 경리: 웃기고 있네. 화장실에 세시간 넘게 앉아 있었단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해?

서위: …

투자은행부 경리: 어제 너한테 시킨 계약서는 어떻게 됐어? 오후에 고객 만나야 하는데 가지고 가야 해.

서위: 저기 아직 마무리가

투자은행부 경리: 하라는 일은 안하고 대체 어디 맨날 쏘다니는 거야? 아줌마가 나이 30이 넘어가지고 왜 이렇게 지멋대로야? 오후 세시전에 무조건 완성해서 나한테 줘. 알았지?

서위: ~ 하면 되잖아요? 별거 아닌것도 가지고 참.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난 뒤, 한잠 자고 서위는 또 밖으로 나갔다. 세시가 되니 경리가 서위를 찾는다.

투자은행부 경리: 서위! 서위 어디 갔어?

투자은행부 직원: 찾지 마세요. 아까 또 나갔어요.

투자은행부 경리: 어딜 또 갔단 말이야? 내가 시킨 일은?

투자은행부 직원: 어디 갔겠어요? 채소 사러 갔지. 이 시간은 서위가 장 보는 시간이잖아요?

경리는 화가 상투끝까지 치밀었고 전화버튼을 신경질 적으로 눌러댔다.

투자은행부 직원: 전화하지 마세요. 안 받을거예요. 일은 저기 실습생한테 맡겨놓고 간것 같은데

경리는 맥이 풀린듯 수화기를 놓고 실습생한테로 다가갔다.

네시 반이 되니 서위가 다시 나타났다. 오자마자 메일을 체크한다. 서위를 발견한 경리는 노발대발했고 서위는 그런 경리를 보는 척도 안하고 자금재무부로 향했다.

한편, 팡팡이는 아침부터 좀 재수가 없었다. 끊임없는 문의전화에 답복을 해주고 나서 힘들어 죽겠는데 쓸데없는 일에만 시간을 판다고 떵제한테 욕까지 부옇게 얻어먹었다. 금방 숨을 돌릴수 있다 싶었는데 또 투자은행부의 서위가 찾아왔다.

서위는 오자부터 팡팡이의 책상을 탕 하고 내리쳤다.

서위: ! 영업비용이 왜 청구 안 된다는거야???

팡팡: 한도를 초과했다고 말했잖아~

서위: 왜 초과 했다는거야? 니가 먼데 니가 초과했다면 초과한거야? 비용이 얼마라고 너네가 언제 통지라도 했어?

개인적으로 2만원을 영업비용으로 썼던 서위는 비용을 청구할 가망이 없다는 말에 대노했다.

팡팡: ! 무슨 생억지야? 우리 부서에서 세번이나 메일로 통지했잖아? 너네 부서 영업비용이 얼마라고 명백하게... 가서 메일 확인해봐!

서위: 난 그런 메일 받은적 없어! 헛소리 하지 마!

팡팡이는 분노로 얼굴이 빨개진 채 급급히 메일기록을 뒤집었다.

팡팡: 허참~ 어이없어. 이거 좀 봐봐~기록이 있잖아? 니가 메일 확인 안해놓고 억지 좀 부리지 마.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순순히 물러갈 서위가 아니였다.

서위: 그럼 왜 메일만 보내고 전화로는 통지 안했는데? ?

팡팡: 우리도 할 일 많아죽겠는데 니들만 붙들고 앉아 있으라고? 메일로 세번이나 통지했음 됐지 언제 전화를 일일이 다 하냐? 직원이 대체 몇인데.

서위: 머라고? 너넨 인민의 공복 아니야? 너네 부선 원래 다른 부서를 위해 복무하는 부서 아니야? 왜 못하는데? ? 왜 못하는데? 왜 일을 이따위로 하는거야?

팡팡이는 기가 차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서위: 암튼 오늘 이 2만원 난 꼭 비용청구 받을거다. 오늘 안해주면 난 여기서 한발작도 안 움직일거다.

팡팡: 움직이던 말던 알아서 해. 나랑 먼 상관이야. ~

서위가 목청을 높였다. 눈을 부라린다.

서위: 너 당장 해줄래 안 해줄래? 내 돈 당장 내놔!!!

팡팡: 한도 초과해서 못해 준다고 말했다.

팡팡이의 변함없는 태도에 서위는 더욱더 히스테리적으로 변했다.

서위: 너 다시 한번 말해봐. 해줄거야 말거야?

팡팡: 못해!

! 하는 소리와 함께 팡팡이의 안경이 땅에 굴러 떨어졌다. 뒤이어 팡팡이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서위는 또 팡팡이의 머리끄뎅이를 나꿔챘다. 사정없이 책상에 들이박는다.

너무나 갑작스레 일어난 상황이라 누구도 반응할 경황이 없었다. 팡팡이는 전혀 방어가 없었기에 그 육중한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었다. 팡팡이의 머리가 세번째로 책상에 메쳐질 무렵, 약삭빠른 왕서가 달려갔다. 뜯어 말리려고 달려든 왕서는 서위의 드센 힘에 의해 내처졌다. 서위는 왕서처럼 몸이 허약한 남자가 상대할 수 있는 아낙네가 아니였다.

그제야 자금재무부 직원들은 모두들 정신을 차리고 우르르 몰려갔다. 미쳐 날뛰는 서위를 끝내 끌어내고 팡팡이를 구원했다. 팡팡이의 코는 이미 책상모서리에 맞혀서 터졌고 피범벅으로 되여있었다.

헌영이는 팡팡이를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씻게 했다. 다행이 코피는 인차 멎었고 별 탈이 없어보였다. 헌영이는 측은한 눈길로 팡팡이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헌영: 팡팡아~ 괜찮아?

아무 말도 없이 피를 닦아내던 팡팡이가 이를 부드득 간다.

팡팡: 무식한 아낙네! 내 가만 안 둘거다!

생각할수록 울분을 금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회사에서 이게 무슨 개망신이란 말인가?

헌영: ~ 좀 진정해라. 머리 좀 정리하고 나가자.

팡팡이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대충 정리하더니 먼저 씽하고 나갔다. 그뒤로 헌영이가 쫓아나왔다. 허나 팡팡이의 빠른 발걸음을 따르지 못했다.

팡팡이는 자기 자리로 돌아오지 않고 투자은행부로 갔다. 멀리서부터 서위의 자리에서 삐죽 튀여나온 대파(大葱)가 보인다.

대파가 삐죽 나온걸로 봐서는 오늘 오후에도 분명히 밖에 나가 장을 봐온게 분명했다. 팡팡이는 잽싸게 달려가서 대파를 빼내서 땅에 메쳤다. 봉지에는 대파 외에도 오이, 감자, 고추, 마늘 등등 여러가지 채소들이 담겨있었다. 팡팡이는 죄다 끌어내여 땅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그 바람에 오이는 다 터져버려 주단을 더럽혔고 마늘과 감자는 데굴데굴 사면팔방으로 굴러다녔다. 사무실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였다.

팡팡: 이것 봐라 좀! 하라는 일은 안하고 업무시간에 멀 한거야? 장을 봐와? 미친거 아니야? 이럴거면 집에서 밥이나 하고 애나 보면서 가정주부 노릇 할거지 왜 회사를 나오는데? 이렇게 하라고 회사에서 너한테 월급을 주는 줄 알아? 나이값을 좀 해라!

다시 찾아올거라고 생각못했던 서위는 뜻밖의 봉변에 어쩔바를 모르다가 꿇어 앉아 허둥지둥 마늘과 감자를 주어 담으면서 얼굴이 지지벌개서 고함을 질렀다.

서위: ! 너 입 다물지 못해? 헛소리 좀 그만 해!

팡팡: 내가 헛소리를 한다고? 그럼 이 대파랑 마늘이랑 감자는 머니? 이것들이 왜 사무실에 있는가 말이야! 얘네들이 제발로 여기 걸어들어 왔단 말이야? 증거가 있는데도 오리발을 내밀겠다 이거지? 니가 업무시간에 맘대로 나가 장을 봐오고 애 데리고 놀고 저녁에 퇴근할 때는 창고에 가서 휴지랑 문구랑 가만히 집에 가져가는걸 누가 모르는 줄 알아? 회사 모든 직원이 다 아는 사실이야! 발뺌하려 들지 마.

팡팡이는 서위가 주어담은 마늘과 감자를 또 빼앗아서 땅에 메치고 밟아 버렸다. 투자은행부는 삽시간에 전쟁터가 돼버렸다.

팡팡이와 서위는 모두 이성을 잃었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냈다. 그날 저녁 둘은 모두 인사부로 불리워 갔고 각각 벌금 천원씩 내고 검토서까지 쓰는 징계를 받았다.

추천 (6) 선물 (0명)
IP: ♡.160.♡.134
xdh1314 (♡.250.♡.72) - 2016/06/08 09:45:56

은행이 시장이네요~ ㅋㅋㅋㅋ 감자 대파, 마늘ㅋㅋㅋㅋ

weiminghu (♡.160.♡.134) - 2016/06/08 18:28:44

그러게요~~ ㅎㅎ

l2014l (♡.62.♡.83) - 2016/06/08 11:23:27

역시 팡팡은 인물이예요.^^
속이 다 후련하네요 ㅋㅋㅋ
팡팡이 참 궁금한 애예요...

담집 길~게~ 빨~리 올려주세요 ㅋㅋㅋ

weiminghu (♡.160.♡.134) - 2016/06/08 18:31:57

ㅎㅎ 기다려주셔서 무지무지하게 고맙습니다. 님땜에 단오에 어디 놀러도 못 가고 집에서 소설 써야겠네요 ㅎㅎ

핑크빛바램 (♡.62.♡.116) - 2016/06/08 13:02:40

ㅎㅎ 잘보고 갑니다....다음에는 또 어떤 일을 벌일까요? 추천요

weiminghu (♡.160.♡.134) - 2016/06/08 18:33:08

계속 기대해 주세요^^ 독자님들 실망 안 시킬려구 제가 무지 애를 쓰고있거든요 ㅎㅎ

AD까이나2 (♡.208.♡.172) - 2016/06/08 22:09:02

어우
어이없는 깡패아줌마네요 ㅋ ㅋ ㅋ ㅋ
그래도 싸우면 안되겟죠?

오늘도.잘보고갑니다.

수고하세요^^

weiminghu (♡.160.♡.134) - 2016/06/13 10:02:44

고마워요. 8집도 추천해주세요^^

cnmir (♡.22.♡.244) - 2016/06/29 13:10:09

저런 아줌마가 왜 짤리지 않죠?

weiminghu (♡.160.♡.134) - 2016/07/04 08:49:34

직원을 자르지 않는 회사도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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