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은행직원들 10---제3자

weiminghu | 2016.06.16 11:31:47 댓글: 6 조회: 2556 추천: 3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108655

팡팡이의 합숙친구인 향자는 회사 사장이 사기죄로 붙잡혀 들어가는 바람에 회사가 부도 났고 갑작스런 실업에 직면하게 되였다. 향자는 저축 일전한푼 없는 빈털터리다. 그도 그럴것이 월급을 모두 옷 사고 화장품 사고 이런 치장하는데 퍼부었으니 무슨 저축이 있겠는가?

향자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드러누웠다. 끙끙 앓음소리를 낸다. 당장 거리바닥에 나앉을 생각하니 걱정이 태산이다.

팡팡: 무슨 한숨을 그렇게 쉬나? 땅이 꺼지겠다.

향자: ㅜㅜ우리 회사 망해버렸어. 사장이 붙잡혀 들어갔어.

팡팡: 어우야~ 난 그럴줄 알았다. 지금 p2p회사들이 돈을 사기해 도망치는게 얼마나 많아? 너네 사장도 깨끗할리가 없지.

향자: 인젠 어떡하나? 일자리도 찾기 이리 힘든 상황에. 난 학력도 별로고 내놓을 것도 없는데어데 가서 당장 취직하지?

팡팡: ~요즘 우리 회사에서 사람은 모집하고 싶은데 총행에서 정식직원은 일년에 10명정도밖에 모집 못하도록 제한해놨어. 근데 계약직은 제한 안해. 그래서 주로 계약직을 많이 뽑아. 아님 너 鹏老(인재소개소)에 이력서 넣고 우리 회사를 지원해봐. 요즘 이직한 사람들도 좀 있고 해서 아마 걸릴지도 몰라. 계약직은 학력도 크게 안 봐.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었던 향자는 팡팡이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인차 자리를 털고 일어나더니 노트북을 열었다.

향자: 그래그래~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이력서부터 좀 수정해 넣어봐야겠다 ㅋㅋㅋ

H은행의 면접은 본디 까다롭기 그지없었으나 향자는 의외로 순리롭게 입사할 수 있었다. 은행근무 경력이 없었으므로 우선 영업부에서 로비 매니저(大堂经理)를 맡게 되였다.

향자는 원래부터 붙임성이 좋았기에 영업부처럼 인간관계가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아주 빨리 적응해 나갔다. 다른 신입 직원들은 영업부가 지옥이라 했지만 향자만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령활하게 처리해 나갔기에 매일 출근하는 것이 즐겁기만 했다. 정규직은 아니라지만 지금 세월에 은행 들어가기가 힘든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향자였기에 어떻게 하나 잘해서 끝까지 남고싶었다.

그러나 어느날부터인지 팡팡이는 향자가 낯설게만 느껴진다. 쩍하면 영업부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늦게 들어오고 돈도 펑펑 써대고 있다. 자금재무부 직원인 팡팡이는 계약직 직원들 월급이 얼마인지 너무도 잘 알고있다. 그 몇천원밖에 안되는 월급으로는 그렇게 비싼 옷과 신, 명품백을 살수 있을리 만무했다.

같이 살고있지만 팡팡이는 요즘 들어 향자랑 별로 집에서 얘기를 나눠본 기억이 없다. 아침 일찍 나가서 새벽이 되여야 들어오는 향자였다. 외박도 점점 잦아진다. 주말에도 팡팡이가 눈을 뜨기전에 나가버리고 팡팡이가 잠든 뒤에야 들어오군 했다.

그러던 어느날, 팡팡이는 전날에 사놓고 다 먹지 못했던 2원짜리 떡을 버리기 아까워 먹는 바람에 그만 배탈이 나고 말았다. 여름이라 날씨가 더웠던 탓에 떡은 이미 변질했던 것이다.

배가 아프다고 휴가를 내려 했으나 떵제는 바빠죽겠는데 눈치 없이 군다며 되려 팡팡이를 나무랐다. 팡팡이는 할 수 없이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왔다. 배속은 그냥 방망이질 치는듯하다. 팡팡이는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화산이 분출구를 만난 듯 뜨거운 것이 팡팡이의 체내에서 밀물처럼 쏟아져 내려온다. 순간 고약한 냄새가 화장실을 뒤덮었다. 팡팡이는 급기야 물을 내렸다. 그러나 이미 퍼진 냄새는 같이 내려가지 않고 급속도로 화장실 곳곳으로 만연되고 있었다.

이때였다. 딸깍딸깍 하는 하이힐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화장실에 들어섰다. 발자국 소리로 보아 두명이였다.

H은행 직원1: ~ 너 혹시 그 소문 들었어?

H은행 직원2: (호기심이 잔뜩 어린 얼굴로) 무슨 소문?

H은행 직원1: 너 아직 못들은 모양이구나 ㅋㅋ 대박이더라.

H은행 직원2: 먼데먼데? 빨랑 말해!

직원 2는 무척이나 조바심이 났고 급급히 직원1을 재촉했다.

H은행 직원1: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영업부에 몇달 전에 입사한 향자라는 애 있잖아. 너 알아?

향자라는 말에 팡팡이는 귀가 솔깃해졌다.

H은행 직원2: ~ 들었어. 수단이 이만저만 아니라며?

H은행 직원1: 말도 마라~~ 영업부에 경리랑 글쎄 눈이 맞아가지고 경리가 걔를 스폰서(包养)해준대.

H은행 직원2: ~~~ 정말??? 근데 걔 남자친구 있다던데.

H은행 직원1: 정말이잖구~ 경리 절로 영업부의 **한테 그렇게 자랑을 했대. 자기가 한달에 오천원씩 주고 스폰서 해준다고. 아마 우쭐렁거리고 싶었겠지머. ㅋㅋㅋ 남자친구는 남자친구대로 사귀고 양다리 하는거지 머~

H은행 직원2: 어머나!~ 오천원? 걔는 머 기생도 아니고 왜 그렇게 싸구려라니? 오천원땜에 몸을 팔아? 어이없다야~~~ 그것도 스폰서라고 받아준대?

H은행 직원1: 그니까 완전 싸구려지 ㅎㅎ 예전에도 어디서 그렇게 굴러먹다 왔겠지머~

팡팡이는 더는 참을수가 없어서 바지도 마저 추스르지 않은 채 화장실 문을 박차고 뛰여나왔다. 나오자 마자 향자를 헐뜯던 두 직원의 머리채를 나꿔채고 맞쪼았다.

팡팡: ! 이 미친년들아! 찢어진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냐? 향자가 머 어쨌다고?

직원1: ! 이 돼지야! 이거 놓지 못해? 우리가 머 없는 말 했어?

직원2: 이 미친 돼지야! 이거 당장 놔! 웬지 아까부터 지독한 냄새가 난다 했더니 너같은 돼지가 저 안에서 화장실을 더럽히고 있었구나. 저 봐! 물도 제대로 안 내리고. 생긴것처럼 미련하게 노는구나.

팡팡: 머가 어쩌고 어째? 이것들이 오늘 된 맛을 봐야 더는 헛소리 지껄이지 못할것 같구나.

팡팡이는 죽을 힘을 다해서 두 직원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두 직원은 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사람 살려달라고 고함쳤다. 비명소리에 다른 직원들이 달려왔고 겨우 미쳐날뛰는 팡팡이를 두 직원으로부터 떼여냈다.

향자는 오늘 저녁도 늦게 들어온다. 팡팡이는 꼬박 밤을 새면서 향자를 기다렸다. 오늘 똑똑히 물어보지 않고서는 잠이 올것 같지 않았다. 향자는 새벽 한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섰다. 술냄새가 진동한다.

향자: 어머~ 우리 이쁜 팡팡이~ 아직도 안 자고 날 기다린거야? 호호~ 귀여워~~

향자는 혀꼬부랑 소리를 내면서 팡팡이의 볼을 꼬집었다.

팡팡: 이 손 치워! 물어볼게 있어.

팡팡이는 향자는 손을 밀치면서 정색해서 말했다.

향자: 어머~ 그래? 그럼 내가 열심히 대답해줘야지 ㅎㅎ

팡팡: 장난하는거 아니야. 너 영업부의 경리랑 무슨 사이야?

향자: 무슨 사이? 호호~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이? ㅋㅋㅋ

팡팡: 머라구? 그럼 경리가 널 스폰서 해준다는것도 사실이야?

향자: 어느 미친 놈이 그래? 그깟 돈 좀 가져다 쓴거 가지고. 치사하게~ 스폰서는 무슨.

팡팡: ! 너 미친거 아니야? 지금 회사에 소문이 쫙 퍼졌어. 니가 한달에 오천원 받고 스폰서 받고있다고. 그 너네 경리인지 나발인지 와이프도 있고 애도 있는데 넌 대체 무슨 생각 하고있는 거니?

향자: 생각은 무슨. 나도 경리랑 머 어쩔 생각 없어. 한동안 이용하고 나면 그뿐이야.

팡팡: 그 경리가 무슨 그렇게 이용가치가 있어서 네가 이렇게 몸도 바치고 명예도 다 날려버려야 하니? ?

향자: 넌 정식직원이니 내 심정 모르지? 계약직이라고 무시 받고 같은 일 하면서도 월급도 훨씬 적고 보너스도 별로 못 받고. 잘 보여 정식직원이 되겠다고 힘들고 더러운 일은 죄다 앞장서 해야 하고경리가 날 정식직원으로 만들어 준댔어. 더는 무시받고 살고싶지 않아! 그니까 내 일에 신경 꺼!

향자는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지더니 방문을 쾅 닫아버렸다.

팡팡: ! 그거 내 방이야! 넌 거실에서 자잖아? 왜 내 방에 들어가 문 걸어잠그냐?

대답이 없다. 방안은 쥐죽은 듯 조용하다.

팡팡: 에이씨~ 알았다. 그럼 너 오늘 거기서 자라. 근데 그 경리인지 나발인지 무슨 권력이 있어서 대체 널 정식직원으로 만들어 준다는건지

이튿날은 소방훈련이 있었다. 팡팡이네는 30층에 위치해있었는데 층수가 얼마나 높던지를 막론하고 경보가 울리면 일층까지 걸어 내려가야 한다는 통지였다. 직원들은 오구작작 모여들어 불만을 토해냈다. 일도 힘들어 죽겠는데 이건 무슨 생고생인지 모르겠다며 불평이 끝이 없었다.

향자는 영업부 직원들의 비용 청구자료를 자금재무부에 바치러 왔다가 공교롭게도 소방훈련 시간과 겹치게 되였다. 경보가 울린다. 사람들은 툴툴거리면서 하나둘 내려가기 시작했다. 향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려고 문을 나섰는데 인사부의 직원이 가로막는다.

인사부 직원: 안돼요. 모든 직원은 다 소방훈련에 참가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어요.

향자: 저는 영업부 직원이라서 안해도 되는거 아니예요?

인사부 직원: 안돼요. 30층에 있는 직원들은 모두 계단으로 걸어내려 가라는 행장님 지시예요. 누구 하나 엘리베이터를 타서는 안된다고 했어요.

향자는 할수없이 팡팡이랑 함께 걸어내려 가기로 했다. 평시에도 운동을 별로 하지 않던 두사람은 헐떡거리며 겨우 내려왔다. 다리가 시큰거리고 눈앞이 아찔해 난다.

이때였다. 왁작지끌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향자라는 애 어딨어?> 찐한 화장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둘러싸인 귀부인인듯한 아줌마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고 얼떨떨해 있던 직원들은 모두 향자를 뒤돌아 보면서 쟤라고 가리켰다.

아줌마가 갑자기 하이힐을 벗어들고 잽싸게 달려온다. 달려가는 속도로 향자의 배를 걷어찼다. 향자는 푹하고 쓰러졌다. 아줌마는 향자를 깔고 앉아 머리채를 나꿔채고 힐로 미친듯이 때린다.

아줌마: 이 여우같은 년아! 감히 누구 남편을 꼬셔? 너같은 년하고 놀아나라고 내가 그 인간한테 이렇게 투자한 줄 알아? ?

금방 30층에서 걸어 내려오느라 맥을 다 빼버린 향자는 반항할 힘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게다가 너무나 급작스레 들이닥친 상황이라 미처 방어할 새도 없었다.

시끌벅적한 소리가 나는 쪽으로 눈을 돌렸던 영업부 경리는 자기 마누라가 찾아 온것을 보자 기겁하여 꼬리빳빳이 달아났다.

아줌마: 이 썩을 년아! 누구한테 꼬리치고 난리야? 미꿍기로 바람 써서 정직원이 되겠다고? 꿈도 꾸지 마라. 내가 있는 한 넌 절대 이 H은행의 정직원이 될수 없어! 싸구려 같은 년! 당장 H은행에서 꺼져!

직원들은 말리기는 커녕 오랜만에 볼거리라도 만난 듯 몰려서서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어대고 있었다. 충격에 멍해있던 팡팡이가 달려들면서 소리쳤다. 그제서야 직원들은 뜯어 말리기 시작했다. 아줌마가 힘이 너무 쎗던 터라 남자들 셋이 달려들어서야 겨우 아줌마를 뜯어낼 수 있었다.

향자는 머리가 벌둥지처럼 헝클어졌고 얼굴은 맞아서 여기저기 멍이 들어있었다. 그러면서도 <미친년. 쌔쓰개 같은 년. 난 정직원 되고말거다.> 하면서 중얼중얼 거린다. 팡팡이는 급기야 향자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후에 안 일이지만 경리는 와이프 집안의 빽으로 H은행에 들어왔고 승진도 빽으로 한거였다. 향자의 정직원이 될려고 했던 꿈은 그렇게 무참하게 산산쪼각이 나고말았다.

추천 (3) 선물 (0명)
IP: ♡.160.♡.134
xdh1314 (♡.250.♡.72) - 2016/06/16 14:53:13

잘 보고 가요~

weiminghu (♡.160.♡.134) - 2016/06/16 18:07:46

고마워요^^ 항상 젤 먼저 추천 눌러주시고 댓글도 남겨줘서 감사합니다.

동해원 (♡.152.♡.45) - 2016/06/16 16:39:34

글 넘생동하겦써서 보는것만같습니다

담회기대합니다.

weiminghu (♡.160.♡.134) - 2016/06/16 18:10:00

감사합니다. 소설을 자꾸 쓰다보니 거기에 빠져서 일이 좀 지장을 받네요.ㅎㅎ 담회는 다음주에 올려드리겠습니다.계속 지켜봐주세요^^

AD까이나2 (♡.62.♡.108) - 2016/06/16 17:08:22

누이좋고 매부좋고 ㅋ ㅋ ㅋ ㅋ

재간도 없으면서 바람피는 유부들

책임도 못지고 도망치는 주제 무슨 스폰서. . .

이번회도 잘보고갑니다

weiminghu (♡.160.♡.134) - 2016/06/16 18:10:39

항상 고마워요. 다음주 담회 올려드릴게요. 계속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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