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은행직원들 14---샤브샤브

weiminghu | 2016.07.05 13:17:21 댓글: 8 조회: 2225 추천: 3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120745

이튿날 아침이 되자 고모가 왔다. 고모가 들어서는 순간부터 팡팡이는 예감이 좋지 않았다. 어쩐지 오늘도 핍박에 못이겨 선 보러 끌려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허나 팡팡이는 오늘은 죽어도 집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러나 아침부터 이쁘게 치장하라고 닥달할줄 알았던 팡팡이의 예상과 달리 고모는 선얘기를 일언반구도 내뱉지 않았다. 한참 고모의 눈치를 살피던 팡팡이는 더 있다가는 그 얘기가 나올것 같아 얼른 방에 들어가 누웠다.

누웠다가 다시 밀려오는 궁금증에 일어나 엄마와 고모의 얘기를 엿듣기로 했다. 엄마와 고모는 뭐가 그렇게도 좋은지 한참을 깔깔대다 또 한참을 무릎을 치며 웃고 있다. 왜 준비하고 나가라는 말이 없지? 그럴수록 더 불안해지는 팡팡이다. 대체 무슨 꿍꿍이란 말인가?

독촉하지 않는 두사람이 하도 이상해서 갑갑증이 난 팡팡이는 귀를 문에 대고 들었으나 머라는지 잘 들리지가 않는다. 왜 아직도 말이 없지? 궁금증에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그렇다고 물어보면 빨리 준비하고 나가라 할가봐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참 지나 엄마가 팡팡이를 부른다.

팡팡 엄마: 팡팡아~ 우린 나간다. 돼지먹이 잊지 말고 주거라.

팡팡: 어디 가요!?

잔뜩 긴장한 채 문가에 기대있던 팡팡이는 문을 화닥닥 열고 물었다.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다. 팡팡이의 갑작스런 행동에 엄마는 약간 놀란 듯 했다.

팡팡 엄마: 고모가 시내돌이 하자는구나. 옷도 좀 사고. 글구 고모 친구가 샤브샤브 가게 금방 오픈했대. 와서 시식해보라 해서 우린 거기서 점심 먹을려고.

팡팡: 샤브샤브요?

팡팡이는 터져나오는 희열을 감추지 못했고 침을 꼴깍 삼켰다. 샤브샤브라면 환장하는 팡팡이다.

팡팡: 그럼 저도 데려가면 안 돼요? 고모^^ 히히히

138근의 뚱뚱한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쫑드르르 귀엽게 달려와 고모의 팔에 칭칭 감겼다. 하트까지 쓩쓩 날린다. 샤브샤브라면 영혼도 팔 수 있을것 같은 팡팡이다.

팡팡 고모: 샤브샤브게 그렇게도 먹고싶어? ㅎㅎㅎ 근데 이렇게 여럿이 가면 친구가 좋아할지 모르겠다. 내 일단 전화해 보고

고모는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어딘가에 전화를 한다. 답복을 받은 듯 돌아서서 얘기한다.

팡팡 고모: 같이 오란다. 근데 너 이렇게 입고 갈거니? 세수는 한거야?

팡팡: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후딱 세수하고 옷 갈아입을게요 ㅋㅋㅋ

번개같은 속도로 준비를 마치고 다시 나왔다. 고모는 아래위로 쭉 훓어보더니 재촉한다.

팡팡 고모: 빨리 가자. 늦겠다. 오늘은 주말이라 길이 좀 막힐거 같은데.

셋은 류주시로 하는 버스에 앉았다. 두시간의 털렁거림 끝에 도착했고 고모는 팡팡이를 잡고 총총걸음으로 어딘가로 향했다.

팡팡: 근데 여긴 샤브샤브 가게 아니잖아요?

팡팡 고모: 이게 맞아. 일단 들어가자.

순진한 팡팡이는 그때까지도 이것이 함정이였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가게에 들어선 고모는 창가에 앉아있는 무뚝뚝 해보이는 남자에게 인사를 한다. 고모 나이또래는 아닌 젊은이다. 대체 머지? 친구 가게라며?

어리둥절해 바라보는 팡팡이를 자리에 눌러앉힌 고모는 서로 인사를 나누란다. 눈길이 부딪치는 순간 팡팡이는 앗! 하고 소리를 내고말았다. 어제 사진속의 남자랑 닮았단 생각이 뇌리를 쳤던것이다. 순간 욱하고 화가 치밀어 오른다. 속히운게 분명했다.

눈치빠른 고모와 엄마는 팡팡이가 머라 하기도 전에 어느새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 둘 사이엔 침묵만 흐른다. 남자는 팡팡이가 맘에 안 드는 눈치다.

건방진 자태로 말없이 앉아있더니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인다. 연기를 쫙 뿜어내면서 눈을 쪼프린다. 뒤이어 야유와 조소를 닮은 웃는듯 마는듯한 눈길로 팡팡이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남자: 난 이쁘고 섹시한 여자를 좋아하는데 그쪽은 좀

팡팡이는 말을 잘랐다.

팡팡: 그럼 차라리 잘됐네요. 나도 가무잡잡하고 촌티가 팍팍 나는 사람은 별루예요.

남자: 머라구? 가무잡잡? 촌티?

남자는 담배를 확 비벼끄면서 으르렁거렸다.

팡팡: 서로 인연은 아닌것 같은데 저 이만 갈게요. 제가 맘에 안든다고 우리 고모한테 얘기해 주세요.

남자: ! 너 말 똑바로 해. 누가 가무잡잡하고 촌티가 나? 쪼꼬만게 어디서

그러건 말건 팡팡이는 재빨리 가방을 챙겨들고 달려나왔다. ~ 이럴 땐 뚱뚱하고 못생긴게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때마침 정운이한테서 전화가 걸려온다.

정운: 머하니?

팡팡: ~ 지금 류주시에 왔어.

정운: 그래? 너 지금 어디야? 이 오빠한텐 왜 온다는 얘기도 없이.

팡팡: **식당 앞

정운: 이십분만 기다려라. 지금 갈게.

팡팡: 나 지금 집에 가야 하는데

정운: 오빠가 기다리라면 기다려라. 쪼꼬만게 잔말 많다. 거기서 꼼짝도 하지 말고 기다려!

다른 때 같았으면 또 대꾸를 했겠는데 오늘은 웬지 정운이가 보고싶고 순순히 그의 말을 듣고싶어진다. 팡팡이는 정운이 말대로 꼼짝않고 그 자리에 서서 기다렸다.

십오분 정도 지나 쏜살같이 달려오던 오토바이 한대가 식당앞에 찌이익 멈춰섰다. 가죽쟈켓에 청바지 차림인 긴 다리가 유난히 눈에 띄인다. 오토바이 우에 올려놓은 긴 다리가 너무 매력적이다. 저 헬멧 아래는 어떤 얼굴일가? 혼자만의 상상에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가죽쟈켓이 손을 흔든다.

팡팡이는 뒤를 돌아봤다. 누구도 없었다. 혹시 나한테 하는 손짓인가? 확신이 안가서 떨떠름한채 서있는다. 가죽쟈켓이 헬멧을 벗는다. ! 정운이다.

정운: ! 오라고 손짓하는데 멀 그렇게 멍 때리고 서있어?

팡팡: ~ 이게 니 오토바이야? 멋있다야!

정운: ~ 내꺼다. 올라 타. 여기 헬멧 쓰고.

정운이는 시계를 들여다 보더니 말을 잇는다.

정운: 점심때 다 됐네. 머 먹고싶어? 내가 사줄게.

팡팡: 麻辣火锅 ㅋㅋ 사실은 그거 먹고싶어 오늘 여기 왔어.

정운: 어이그~ 꼬마돼지 같으니라구. 가자!

팡팡이는 오토바이에 올라탔고 정운이 허리를 살짝 감싸안았다. 시동이 걸리고 정운이 몸에서 나는듯한 싱긋한 향수냄새가 바람을 타고 실려와 코끝을 간지럽힌다. 팡팡이의 마음도 따라 싱숭생숭해난다. 그러나 그건 잠깐뿐이였다.

샤브샤브 가게에 도착한 팡팡이는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혼자서 양고기 5인분, 소고기 3인분을 해치웠다. 물론 야채도 많이 먹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정운이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정운: ~ 너네 집에선 널 매일 굶기는거 아니야? 천천히 먹어라. 뺏는 사람도 없는데 그러다 체하겠다.

팡팡이는 먹느라 대답할 겨를조차도 없다.

정운: ~ 내 너처럼 남자 앞에서 체면 안 차리고 먹는 여자는 첨 본다. 다른 여자들은 다 별로 못 먹는다고 내숭 떨던데. 넌 혹시 내가 남자로 안 보이니?

팡팡: ㅋㅋㅋ 오빠라며?

정운: 오빠는 남자 아니야?

정운이는 좀 불쾌한 모양이다.

원래도 나와있던 배가 샤브샤브를 먹고나자 배불뚝이로 되여 터질것만 같았다. 가슴보다도 배가 더 나와보였다.

정운: 너 너무 많이 먹어서 안되겠다. 그 배 좀 봐.

팡팡이는 쑥스러운듯 배를 손으로 가렸다.

정운: 어이구~ 부끄러운건 알아가지고. 우리 좀 소화 시키러 가자.

팡팡: 어디?

정운: 알려주면 잼없지. 먼저 타.

정운이가 팡팡이를 데리고 온 곳은 여지원(荔枝园)이였다.

정운: 실컷 먹었으니 일 좀 하고 가. ㅎㅎ

팡팡: 여지 따자고?

정운: ~ 들어가자.

싱싱한 여지는 다 높은 곳에 달려있었다. 키가 작은 팡팡이는 아래 쪽에 달린 여지밖에 딸 수 없었다. 정운이는 팡팡이를 골려주느라고 일부러 높은 곳의 여지를 따서는 혼자 먹었다. 팡팡이가 아무리 달라고 애원하도 주지 않았다.

정운: 삐졌어? ㅎㅎ 높은 곳에 달린거 직접 따볼래?

뾰로통해 앉아있던 팡팡이는 그 말에 인차 고개를 돌렸다.

팡팡: 어떻게?

정운: 내가 업어줄게. 너절로 따서 먹어봐.

팡팡: 나 무거운데

팡팡이는 기여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운: 괜찮아~ 니가 무거워 봤자지머. 나 힘 무지 쎄거든. ~ 업혀봐.

큰소리를 쳤지만 결국은 낑낑거리며 겨우 팡팡이를 등에 업었다. 허나 여지 몇개 못 따고나서 돌멩이를 딛는 바람에 둘은 쿵하고 넘어졌다. 정운이가 아래에 깔리고 팡팡이가 정운이 몸위에 엎어졌다. 팡팡이의 무거운 체중때문에 정운이는 가까스로 숨을 내뱉었다.

팡팡이는 허둥지둥 일어나려고 했다. 그때였다. 정운이가 갑자기 팡팡이의 팔을 확 끌어당긴다. 그 바람에 팡팡이는 또다시 정운이 품안에 넘어졌다. 눈이 휘둥그래져서 정운이를 올려다본다.

정운: 이대로 가만히 있어봐.

팡팡: 왜 이래?

정운: 그냥 가만히 있어.

또다시 싱그러운 냄새가 정운이한테서 풍겨온다. 그 냄새를 음미하면서 숨을 크게 들이쉬던 팡팡이는 자신이 좀 변태같다는 생각을 했다. 허나 정운이 말대로 꼼짝않고 엎뎌있다. 그 느낌이 좋았다. 고분고분 말을 듣는 자신이 이상했지만 거절하기 싫었다.

한참 뒤, 정운이가 팡팡이 머리를 들더니 천천히 입술을 가져온다. 머리속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되는것 같았다. 정운이의 입술이 팡팡이의 입술위에 살짝 포개졌다. 그 연한 촉감에 팡팡이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부드럽게 시작했던 정운이의 키스는 점점 거세게 나아갔다. 개구리가 먹이를 집어삼키듯 팡팡이의 혀를 힘껏 빨아들이며 집어삼킨다. 현란한 혀놀림이였다. 그 황홀함에 도취된 채 팡팡이는 연속 신음소리를 냈고 자신이 통채로 먹히우는것 같았다.

정운이의 손이 자연스럽게 팡팡이의 가슴께로 다가갔다. 그제서야 팡팡이는 제정신이 번쩍 들었고 정운이를 밀쳐냈다.

팡팡: ! 안돼. 난 지림이한테 시집가야 하는데.

멍해 있던 정운이는 허허 하고 웃었다.

정운: 또 그놈의 지림이야. 그딴 놈이 머가 좋다고. 내가 더 멋있지 않니?

팡팡: 아니. 울 지림이 젤 멋있어.

팡팡이는 정색해서 말했다.

정운: 어이그~ 알았다. 참 나원.

정운이는 어이없는듯 혀를 끌끌 차며 먼지를 털고 일어났다.

추천 (3) 선물 (0명)
IP: ♡.160.♡.134
AD까이나2 (♡.62.♡.108) - 2016/07/05 13:39:54

너무.기다리리게 하는거 아닌가요? ㅋ ㅋ ㅋ

정운이는 팡팡이의 어디에 끌렷을가요

내가 팡팡이가 되여 긴장하고 설레이네요^^

weiminghu (♡.160.♡.134) - 2016/07/05 14:09:01

ㅎㅎ 13집은 보셨나요?

AD까이나2 (♡.62.♡.108) - 2016/07/05 19:04:28

네네

읽엇는데 먼 사연잇엇나봐요 추천안한거 ㅋ ㅋ ㅋ

샤브샤브 먹고싶어요 ~

weiminghu (♡.160.♡.134) - 2016/07/05 19:08:52

ㅎㅎㅎ 심천 오시면 제가 사드리죠^^

yiwu0630 (♡.112.♡.216) - 2016/07/06 08:51:31

잘 봤어요 ^^

weiminghu (♡.160.♡.134) - 2016/07/08 12:38:30

감사합니다. 계속 지켜봐 주세요^^

cnmir (♡.22.♡.244) - 2016/07/06 10:25:30

잼있게 잘 보구 갑니다. "혼자서 양고기 5인분, 소고기 3인분" 넘 잘 먹는거 아니에요? ㅎㅎ

weiminghu (♡.160.♡.134) - 2016/07/08 12:38:46

그러게요. 여자치고는 많이 먹는 편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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