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은행직원들 17---런닝머신

weiminghu | 2016.07.15 17:20:07 댓글: 8 조회: 1737 추천: 3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127251

팡팡이는 두번째로 실연당한 느낌이다. 거리를 정처없이 걷는다. 그러는 그의 손에 누군가 전단지를 끼워준다. 저 멀리 달아나버린 정신줄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손에 쥐워진 전단지를 한참 바라보다가 주위를 눈여겨보니 어느새 새로 오픈한 헬스장 문앞이였다.

줄느런히 세워놓은 화환이 대충 어림짐작해도 백개는 넘을듯 싶었다. 헬스장 사장이 꽤 실력있는 사람인가 보다. 헬스장 주위는 전단지를 나눠주며 목청높여 홍보하는 직원들과 큰 구경거리라도 만난듯 몰려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무슨 사람이 이렇게도 많이 몰려있지? 팡팡이는 다시 전단지를 훑어보았다. 처음 두번은 무료로 두시간동안 아무 항목이나 다 체험할수 있다는 큰 글자가 눈에 안겨온다. ~ 이래서 사람이 이렇게도 많구나. 공짜라면 팡팡이처럼 양재물도 마시는 사람들은 어느 곳이든지 다 많았다.

어차피 여기까지 오게 된거 나도 한번 들어가 체험해볼가? 무료라는데 한번 신나게 뛰고 땀이라도 빼고 가자. 팡팡이는 사람들이 모인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 자 여러분~ 줄을 섭시다. 한줄로 길게 쭉 서주세요. 이렇게 다들 몰려있으면 누구도 못들어 갑니다. >

<~ 여러분. 제 말 좀 들으세요. 차례대로 한분씩 들여보내야 하니깐 질서를 지켜주시고 협조 부탁드립니다.>

직원이 오랫동안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쳐서야 사람들은 줄을 서기 시작했고 팡팡이도 그 가운데 끼이게 되였다.

줄이 하도 길었기에 팡팡이는 한시간 남짓이 기다려서야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서자 마자 감탄이 나온다.<! 비싸겠다.> 헬스장이 이렇게 화려하고 호화로울수가~ 크기도 밖에서 보기보다 훨씬 커보였다. 수업하는 방만 열개가 넘었다.

헬스장 사장은 돈을 많이 들여 장식을 한듯 싶었다. 헬스장의 고객경리라는 젊은 남자가 명함을 내밀더니 구구절절 설명하기 시작했다. 비쌀거라고 예상했던 팡팡이의 생각이 들어맞았고 젤 싼 일년짜리 보통회원 가격이 만오천이다. 개인코치를 청하면 적어도 삼만이란다.

팡팡이는 저도 모르게 어머나 하면서 혀를 홀랑 내밀었다. 그로서는 엄두도 못 낼 비싼 가격이였다.

팡팡: 저 저기 런닝머신 좀 써볼게요.

팡팡이는 고객경리의 설명을 더 듣고싶지 않았다.

고객경리: ~ 그러실래요? . 제가 도와드리죠.

팡팡: 아니요. 저도 사용방법은 아니까 가서 먼저 일 보세요. 회원가입은 좀 고려해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

우리 헬스장의 설비들이 얼마나 선진적이고 헬스트레이너들이 얼마나 훌륭한 실력을 가진 분들이라고 침을 튕기며 열심히 설명중이던 고객경리는 아주 실망한 듯 가버렸다. 팡팡이처럼 이렇게 나오는 사람들은 99프로 회원가입은 관심없고 공짜를 체험하러 온것임이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몇십개가 넘는 런닝머신 이였지만 사람들이 다 쓰고 있었고 빈자리가 딱 하나밖에 없었다. 팡팡이는 마지막 남은 머신 위에 올라서서 시작버튼을 눌렀다. 머신이 천천히 가동하기 시작했고 팡팡이는 앞을 주시하며 걷기 시작했다.

근데 투명한 앞유리에 비춰진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믿기지가 않아서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왕서가 틀림없었다. 팡팡이 옆자리의 옆자리에서 열을 내며 뛰고있었다.

<하느님 맙소사!> 팡팡이의 입에서는 저도 몰래 감탄이 새여나왔다. 그 순간 왕서도 유리에 비춰진 팡팡이를 보았고 놀라는 표정이다. 인차 자리에서 내려오더니 팡팡이한테로 다가온다.

왕서: 세상이 좁긴 좁다. 니가 여긴 어쩐 일이야?

팡팡: 어쩐 일이긴요? 운동하러 왔지.

왕서: 너도 혹시 저 전단지 보고 온거냐?

팡팡: .

왕서: ~ 나도 그래. 처음 두번은 무료라잖니?

왕서는 영웅이 영웅을 알아보듯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인다. 너나 나나 다 공짜라면 오금을 못쓰는 족속 아니야 이런 식의 웃음이였다.

팡팡이는 그 웃음이 아주 불쾌하게 느껴졌고 왕서랑 같은 족속으로 분류되는게 꺼리끼고 싫었다. 조금이라도 거리를 더 두고 지내고싶은 사람이였다.

왕서: 근데 너는 운동하러 왔다는 애가 왜 그렇게 입고 왔어? 나처럼 이렇게 트레이닝복에 런닝화를 신어야지.

팡팡:…

왕서는 계속 말을 시키다 팡팡이가 별로 대꾸를 안하자 시무룩해서 돌아갔다.

그때였다. 갑자기 헬스장 안이 소란스러워 진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어떤 남자가 웃옷을 벗어제끼고 역기 들어올리기를 하고있었다. 가슴근육은 물론 식스팩에 완벽한 등근육까지 겸비한데다 얼굴도 카리스마 넘치게 잘생긴 얼굴이다. 여자들이 오우오우 하면서 연신 감탄했고 만져보고 싶다는둥 너무 멋있는다둥 하면서 호들갑을 떨어댔다.

눈에서 하트들을 연발하며 침을 질질 흘리는 여자들을 보면서 왕서는 질투같은 것이 괴여올랐다. 알몸으로 여자들을 꼬신다 이거지. ~ 머가 그렇게 대단해. 나도 할수 있어!!!

왕서는 FUCK!!! 하고 괴성을 지르며 웃옷을 벗어던졌다. 런닝머신 위에 버렸는데 너무 쎄게 버린 탓에 웃옷과 머신위에 걸어두었던 수건까지 다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건 말건 왕서는 신이 나서 fuck 초우를 연발하며 런님머신 위에서 뛰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왕서한테로 쏠린다. 정말로 볼품없는 몸매였다. 앙상한 뼈다귀 우에 나무껍질을 씌워놓은듯한 후줄근한 피부가 받쳐져 거의 말라죽어가는 메뚜기가 악을 쓰며 퍼덕거리는것 같았다.

사람들은 손가락질 하며 까르르 웃어댔고 원숭이 구경이라도 하듯 신기한 눈빛으로 왕서를 쳐다보았다. 사람들이 호응을 보이자 자신도 알몸으로 여자마음 홀리기에 성공한 줄 알고 왕서는 이어폰 까지 끼고 흥이 나서 노래를 부르면서 더 열심히 뛰였다.

팡팡이는 그 꼴을 보고 너무 어이가 없었다. <저런 해괴망측한것. 오줌 싸고 지 꼴을 좀 비춰보고 저리 나대지 좀. 에이~ 보지 말아야지. 눈 베리겠다. >

사람들이 웅성거리자 헬스트레이너도 왕서쪽으로 머리를 돌렸다. 벗고있는 왕서를 보더니 미간을 쪼프린다. 총총걸음으로 다가오더니 바닥에 떨어진 왕서의 웃옷과 수건을 주어들었고 다시 런닝머신 위에 걸쳐놓는다.

헬스트레이너: 고객님 옷과 수건이 떨어졌네요. 여기다 놓을게요.

왕서: 감사합니다.

헬스트레이너: 근데요 고객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이어폰을 끼고있던 왕서는 제대로 듣지 못했고 <?! 머라구요?> 하면서 소리쳤다.

헬스트레이너: 그 이어폰 먼저 빼고 얘기합시다.

헬스트레이너는 손동작으로 이어폰을 빼라는 시늉을 했다. 그제야 왕서는 이어폰을 빼고 <무슨 일이예요?> 하고 퉁명스레 물었다.

헬스트레이너: 고객님, 여기서 옷 벗고 이러시면 안됩니다. 옷 입으세요.

왕서: 왜요?

왕서는 입이 한발이나 나왔다.

헬스트레이너: 저희 헬스장 규정상 탈의실 외에서 옷 벗는것은 금지입니다. 보시다 싶이 저기 문어구랑 벽이랑 규칙을 붙여놨거든요. 옷 입고 달리세요.

왕서: 보시다 싶이 제가 이렇게 근육도 빵빵하고 몸이 죽여주잖아요? 옷 입으면 너무 찰싹 달라붙어서 뛰기가 아주 불편해요.

헬스트레이너는 왕서의 몸을 아래위로 쭉 스캔하더니 웃긴다는듯 썩소를 날렸다. 그래도 고객인지라 아주 공손한 태도로 말을 잇는다.

헬스트레이너: 고객님, 그럼 좀 헐렁한 옷으로 사서 입고 달리시면 될것 같습니다. 옷 벗고 운동하시면 다른 고객님들 운동하는데 영향이 있을수 있으니 삼가해 주십시오. 부탁입니다.

왕서: 그럼 저기 저 남자는 왜 벗고 있나요? 저사람부터 입으라고 하세요!

왕서는 아까 옷 벗고 역기를 들어올리던 남자쪽을 가리켰다. 그러나 그 남자는 이미 온데간데 없었다. 어라? 어데 갔지?

헬스트레이너: 누구요? 그런 사람 제 눈엔 안 보이는데요.

왕서는 변명거리가 없어졌고 할수없이 옷을 다시 주어입었다. 그러나 아주 불쾌한 듯 fuck 초우를 또 연발한다. 사람들은 또다시 호호호 하면서 웃어댔다. 아마 왕서가 미치광이 인줄로 알고있는 모양이였다.

그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팡팡이는 아까 왕서랑 아는척 했던게 너무 후회되였다. 사람들이 자신도 이상한 눈빛으로 보는거 같아 인차 헬스장을 나와버렸다.

그래도 한동안 달리고 나오니 한결 개운했고 몸이 가벼워 진듯 싶었다. <런닝머신도 괜찮네~다이어트도 할수 있고 기분도 좋아지고~ 근데 헬스장은 너무 비싸서 탈이야. 아님 나도 하나 살가?> 팡팡이는 혼자 중얼중얼 거리며 런닝머신을 하나 구입하기로 맘먹었다. 헬스장 일년 회원가격이면 런닝머신 다섯개 정도는 살수 있을것 같았다.

그 이튿날, 출근해서 보니 원래부터 몸이 비실비실했던 왕서는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한 탓에 열이 38도를 넘었고 휴가를 냈다고 한다. 그 소릴 듣고 팡팡이는 혼자 킬킬대며 웃었다.

또한 5년동안 여행이라곤 한번도 다녀온적 없는 떵제가 오늘부터 두주일간 남편이랑 서장여행을 떠나기로 했단다. 당분간은 좀 숨 돌리고 지낼수 있을것 같았다.

사단을 일으키기 좋아하는 두 사람이 동시에 휴가내니 자금재무부는 쥐죽은듯 조용했다.

점심때가 되자 리중이 나와서 묻는다.

리중: 누구 식당 같이 가서 밥 먹을래?

모두들 침묵을 지킨다. 뒤돌아 보지도 않는다. 다들 령도랑 밥을 같이 먹는걸 불편하게 생각했다. 다들 말이 없자 리중은 헌영이를 보며 묻는다.

리중: 헌영이는 어디 가서 먹나? 식당 안 갈래?

헌영: ~. 저는 약속이 있어서 밖에 나가봐야 합니다.

리중: 그럼 팡팡이는?

리중은 팡팡이를 되돌아보며 물었다.

팡팡: ~ 저두요. 죄송합니다.

리중은 멋적은듯 혼자 터벅터벅 내려갔다. 웬지 뒷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평소에는 떵제랑 매일같이 밥먹으로 같이 다녔는데 떵제가 없으니 짝 잃은 기러기 같았다. 게다가 눈치없는 다른 직원들은 리중의 체면을 좀처럼 봐주지 않았다. 이러니 리중이 그들을 이뻐할리가 만무했다.

또한 껌딱지처럼 붙어다니며 반시간에 한번씩 들어가 상황보고를 하고 갖가지 고자질을 하던 떵제가 없으니 리중은 무척이나 소침해 보였고 다섯시 반이 되자 바로 퇴근해 버렸다. 팡팡이와 헌영이는 신이 나서 호호하하 하면서 손잡고 같이 회사문을 나섰다.

이게 얼마만에 여섯시전에 퇴근해 보는거야! 오늘은 가서 배터지게 먹고 신나게 놀자! 하하하하하!!!!! 두사람은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추천 (3) 선물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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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지다리 (♡.50.♡.92) - 2016/07/15 17:48:07

여기서 팡팡이 런닝머신으로 다이어트해서 50키로 빼시면 대박인데
이쁜얼굴에 아름다운 몸매 근육도 빵빵.. 남자들이 로망 글래머로 변신
향자가 만나는 남자 모두 팡팡이한테 관심가지고~

weiminghu (♡.118.♡.195) - 2016/07/17 17:39:53

ㅋㅋ 지금 팡팡이가 69키로인데 50키로 빼면 19키로밖에 안돼요ㅎㅎㅎ 50키로까지 빼면 될것 같습니다.

노가지다리 (♡.8.♡.165) - 2016/07/19 00:25:28

ㅎㅎ 잘못썻네..19키로 빼고 50키로까지 보전하고..향자 남자 다꼬셔버리면 대박

weiminghu (♡.160.♡.134) - 2016/07/19 08:57:40

하하! 그러게요. 진전 지켜봐 주세요^^ 님도 글 올렸군요.저녁녘이나 봐야겠어요.먼저 일하고 ㅎㅎ

냉면이먹고싶네 (♡.108.♡.52) - 2016/07/15 23:18:44

앞부분을 조금 봤는데 시간이 오래되어서 댓글을 달수가 없네요.
왕서는 처음 헬스장에 가봤나요? 아니면 정신이 문제가 있는 친구인가요? 추천하고 갑니다.

weiminghu (♡.118.♡.195) - 2016/07/17 17:40:26

왕서는 결혼식날 파혼을 당하고 정신적 충격을 받아서인지 제정신이 아니였나 봅니다.

AD까이나2 (♡.36.♡.254) - 2016/07/16 13:49:17

어머나. . . 엘티이급속도로 업뎃됫네요 ㅋ ㅋ ㅋ

오늘엔 신선한 새인물이 등장 안햇군요

다음집도 빨리 올라오길 기대합니다. .

weiminghu (♡.118.♡.195) - 2016/07/17 17:40:53

올렸습니다. 18집 마지막에 등장할겁니다. 새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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