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랑 제14회

저문들녘바람처럼 | 2015.12.08 12:31:52 댓글: 2 조회: 2330 추천: 2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920401

수찬은 그냥 아내 하나만 돌보면 되는 일개 가정의 가장만이 아니였다. 단위도 수찬이 이끌어가야할 집단이였다. 그동안 단위는 코기러기를 잃은 대오마냥 방향을 잡지 못하고 그저 제자리걸음을 하며 일상업무나 처리하고 있었다. 누군가 수찬의 시름을 덜어줄 인물은 없었다.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몇개월전 퇴직을 신청한 부국장이 하필이면 이때 조직부의 비준이 내려져 2선으로 물러나게 되면서 크고작은 모든 일들이 부득불 수찬의 원격조종하에서 진행될수밖에 없었다.

24시간 간병에 수찬은 지칠대로 지쳤다. 왜하필 나한테 이런일이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누구나 한번쯤 겪어야 일을 먼저 겪는것뿐이라고 자아위안을 하며 정신력으로 버텼다.

은하는 은하대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처음에는 그사람이 안스럽고 아프다가 점차 련락도 뜸해지고 대화를 한대야 한두마디만 하고 끊기니 심경이 복잡해지기만했다. 환자를 돌보느라 겨늘이 없겠지하고 리해하려고 애썼지만 관심받고 사랑표연을 받길 좋아하는 여자의 본능땜에 괜히 토라져 기분이 착잡해지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어느날, 은하는 엄마들 모임에 나갔다가 우연히 수찬에 대한 스캔들을 듣고 괴로움에 모대기게 되였다.

아낙네들의 수다는 그랬다. 애자랑으로부터 시작해서 시어머니 흉에 나중엔 남들의 얘기를 불려가며 씹어야 직성이 풀리였다. 하긴 무서운게 여자들 입이다. 말이란 한입 건너 두입째로 넘어갈때면 벌써 눈덩이 굴러가듯 부풀어져 나중엔 긴지민지도 모를 소문으로 퍼져간다. 특히 남얘기를 씹는게 특별한 취미인 사람들은 머리가 성능이 좋은 컴퓨터보다도 정보축적량이 뛰여나 시내판의 이런저런 일들을 저장하고 있다. 하지만 은하는 남의 일에 흥분점을 느끼지 못했고 어쩌다 남들이 씹다남은 얘기를 얻어듣는다해도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아 그저 한귀로 흘려버리군 했다.

그런데 수찬에 관련된 얘기가 나오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얘기는 어느 풍류스런 여인으로부터 시작됐다. 요즘은 리혼하고 어느 돈많은 사람과 어울린다는 장안의 화제거리인 여자였다. 그런데 여인이 몇년전에 당시 상사였던 최국장과 특별한 관계였단다.

설마,설마……

은하는 몽둥이에라도 얻어맞은듯 머리가 뗑해났다.

아마 5,6년전일가? 시간적으로 계산해보면 수찬이가 상무국에 있을 때가 맞긴 맞다.

여자가 다른 부서로 옮길때 최국장이 기사를 시켜 컴퓨터까지 갖다줬대요……” 엄마는 침방울을 튕기며 남얘기에 열을 올렸다.

최국장에 대해 압니까?”

아니, 저야 모르죠.”

은하는 얼음처럼 굳어졌다.

수찬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변명하고 싶었지만 모르고 떠벌이는 사람앞에서 뭐라고 말했대야 헛짓일것 같았다.그리고 사실 자신도 그게 사실인지 헛소문인지 정확히 알수 없었다.

은하는 어떻게 자리에서 나와 집까지 왔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수찬에 대한 실망감에 온몸이 무너지는것 같았다. 피가 꺼꾸로 솟는것 같았다.그토록 사랑하고 존경하고 믿어오던 사람이 하필 그런 과거를 갖고 있단말인가? 어쩜 그런 여자와 눈이 맞았었단말인가? 은하는 자신의 순정에 대한 모욕감에 부르르 떨었다.

은하는 도저히 인정할수가 없었다.어떻게든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단위에 있어 상황을 알만한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실이야?”

지난 일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말들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언니, 우리 국장님은 우수한 분이였습니다. 잘생기고 능력있고 하니까 따르는 여자들도 있지 않겠습니까?”

굳이 부정하지 않는 어투에서 은하는 그것을 사실로 인정해야함을 알았다.

은하는 착잡했다.당장이라도 수찬에 대한 모든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었다. 전화번호도 지우고 위챗도 지우고 머리속에서 그사람 전체에 대한 기억들을 깡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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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니맘 (♡.65.♡.86) - 2015/12/28 15:40:26

오래만에 들려보니 여러편이 올려져있군요.한편한편 기다리기보다는 이렇게 한번에 몇편 쭉 읽는 그 재미도 나쁘질 않네요.잘 읽었습니다.

저문들녘바람처럼 (♡.169.♡.107) - 2015/12/28 20:54:00

쭉 읽어주시는 지여니맘님,고맙습니다.이번편도 출근시간에 가만히 읽으셨나요?실은 저두 출근시간에 가만히 글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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