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랑 제16회

저문들녘바람처럼 | 2015.12.15 12:36:56 댓글: 9 조회: 2603 추천: 3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927849

6년전,

바로 수찬이가 상무국의 국장으로 실력발휘가 한창일 때였다. 남자나이 47세면 사업이나 생활이나 여유있게 좌우지할수 있는 불혹의 나이이다.

당시 상무국은 수찬의 인솔하에서 전례없는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오는 호황기를 맞고 있었다. 지방개방개발의 우대정책의 기회를 잡아 국내 연해지역과 해외 중소기업들을 본시에 유치시키면서 투자유치액의 최창기를 이룩하였다.

남자의 매력은 일에서 느끼게 되는 법이다.당시 수하직원이였던 여인은 능력있고 멋진 수찬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였고 점차 의도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일을 만들어 사무실에 드나들려고 애썼고 제감정에 못이겨 동료들앞에서 수찬에 대해 떠들었다.

그런 여인을 수찬은 받아줄리가 없었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머리가 , 소위 사상이 없는 사람은 수찬의 타입이 아니였다. 은은한 인격적매력으로 양파껍질 벗기듯 한층한층 내심의 세계를 열어가며 읽고싶고 알아가고싶은 충동을 느끼는 한권의 교과서같은 흡인력이 없었다. 수찬은 그런 여인에 대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공작범위만큼 접촉하고 정상적으로 업무처리를 해나갔다.

공을 들여 여론조성을 하며 감정개시를 하던 여인은 결국엔 제풀에 물러나고 말았다. 쉬쉬하던 뒤공론은 이로서 결말을 고하였고 수찬은 수찬대로 일에 전념하면서 능력있고 멋있는 타이틀로 존경을 받아왔다.

……”

수찬은 은하에게 송두리채 마음을 뺏기고 있는 자신을 자제할수 없었다.

눈을 감으면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이 떠오른다. 항상 단정하고 깔끔한 차림의 그녀, 단아하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직업녀성의 고상한 미가 흘러넘친다. 차분한 목소리,조리있는 표달. 얘기를 나눌라치면 16살의 나이차도 극복할리만치 성숙된 인격으로 일에 대한 명확한 주장이 전해오고 뭔가 듣고싶은 감칠맛을 남겨준다. 게다가 가끔씩 얼굴표정과 적당한 손동작같은 지체언어도 곁들여 듣는 사람에게 열정과 성의도 함께 전달해준다. 눈웃음이 예쁜 미소, 떠올리기만해도 간이 녹아든다.

그래, 여자야.”

그야말로 수찬에겐 안성맞춤인 여인이였다. 한마디로 좋았다.

마음같아선 팔짱을 끼여 내옆에 세우고싶고 모임에 나란히 옆자리를 내주고싶고 마누라로 내집에 고이 모셔두고 싶다……

하느님은 항상 누군가에게 모든 행복을 떠맡겨주진 않았다. 수찬에게 비상한 머리와 뛰여난 령도력을 준대신 아내복은 조금도 하사하지 않았다. 수찬은 가질수없는 사랑땜에 가슴이 저려왔다.

병원 간이침대에서 쪽잠에 웅크린 몸을 일으키면 아름다운 그녀는 성냥파는 소녀애에서 나오는 성냥개비불속 할머니모습처럼 사라지고 고달픈 병원생활의 하루가 시작된다.

입원 40일째, 아내는 조금씩 호전을 보이기 시작했다. 심하던 거부반응도 어느정도 누그러들었고 이젠 침대에서 내려 몇발자국씩 걸을수도 있게 되였다. 무작정 북경에 머무를수도 없고하여 병원측의 권고로 40일만에 퇴원하여 성병원으로 옮기게 되였다. 성병원에서 다시 2주간 입원치료를 받으면서 재활치료와 간수치, 당뇨수치조절치료를 병행하였다.

아내는 아픈 몸으로 수찬에게 짐이 되는 자신이 미안하였다. 그동안 극심한 고통과 오랜 병에 뒤틀린 심사때문에 아내는 투정도 많이 부렸었다. 남편에게 내조는 못해줄망정 평생 골골하고 앓음자랑만 해왔다.

여보,미안합니다. 나땜에 당신이 마른 날이 없었습니다.건강한 아내를 만났더라면 당신도 남편대접을 받으며 살았겠는데……좋은 사람 있으면 만나세요. 그냥 모른척하겠습니다.”

말두 안될 소릴……잡생각 하지 마오.”

정상적인 부부생활도 못하고 아내구실도 못하는 내가 무슨 .….. 당신 아직 젊은데 사람답게 사랑받으면서 살아보세요.”

수찬은 앙상하게 야윈 아내의 손을 잡아주었다. 몹쓸 병에 시달리며 힘들게 살아온 아내가 측은해났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 병시중만 들게 하는 자신이 한스러우면서도 그래도 아내가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주는것으로서 어느정도 보상이 된듯했다.

그랬다. 아내 말대로 지금이라도 남자다운 삶을 살고싶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오손도손 사랑을 나누고싶고 아내가 챙겨주는 따뜻한 밥을 먹어보고싶고 서로 손을 잡고 같이 산보도 해보고싶다.남들은 하찮게 여기는 이런 일들이 수찬에게는 한낱 사치였다. 다리가 불편한 아내땜에 최근 몇년래 함께 하는 나들이란 병원가는 일밖엔 기억나는게 없었다.

수찬의 생각은 벌써 은하에게로 흘러가고 있었다.

작년인가?그녀와 한번 같이 걸었었지.그것도 누가 볼가 큰맘먹고. 식사자리에서 나와 그녀 집까지 걸어서 바래주었었는데 그처럼 행복할수가 없었다. 나란히 걸으면서 살며시 그녀의 손을 잡았었다. 따뜻했다. 이대로 세상끝까지 걸어갔으면 좋을것같았다.

집은 그리 가깝게도 느껴지는지……

지금도 소원이라면 그녀와 함께 걷는것이다.하지만 현실은 수찬의 소박한 소망하나도 들어주지 않았다.

—”

수찬은 생각속에서 헤여나오려고 몸부림쳤다.

딴생각 말고 병치료나 잘하기오.”

수찬은 슬퍼지려하는 아내를 진정시켜며 점적주사가 제대로 떨어지는지를 다시 확인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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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62.♡.38
anyushi (♡.253.♡.45) - 2015/12/15 13:14:58

매번 열심히 읽고 갑니다. 잘 쓰시네요.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5/12/15 13:19:55

댓글이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거 아십니까? 글 올리고 댓글 있나 확인하게 되고....ㅎㅎ.또 거기에 힘입어 글을 견지하게 되고. 늘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misunkim74 (♡.188.♡.94) - 2015/12/15 17:21:06

간만에 모이자에 들려서 1집부터 16집까지 단숨에 읽었습니다...글솜씨가 대단하십니다...담집기대할께용^^

저문들녘바람처럼 (♡.48.♡.8) - 2015/12/15 20:12:27

1집부터 16집까지면 3만자정도 되는데 그걸 단숨에 다 읽어주시다니......글쓴이로서 고맙기만 합니다.이 글 시작해서부터 가장 큰 락과 하루중 젤 집중하는 시간이 바로 스토리 이어가는 일이네요.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꾸준한 의력을 보이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유학천사 (♡.162.♡.151) - 2015/12/19 10:19:49

은근히 기다려지게 됩니다.넘 생동하게 잘 표현잘하셔서 눈앞에 보이는 한편의 드라마같아서 짠~해나네요.실화라구 하니 더 안타깝구 가정이랑 울타리와 책임과.사랑과 욕망에서 경계선을 넘지도 않으면서 애틋하게 그리워하는 진정한 사랑이라서 더 마음이 끌리구 이 시대에 이런 사랑 아주 드물다구 또한 우리 현대인들의본보기라구 감히 말하구 싶네요....참 어떻게 결말을 이어갈가? 넘 궁금해지네요.....수고하셧습니다!!

저문들녘바람처럼 (♡.48.♡.48) - 2015/12/20 12:12:15

@유학천사 감사합니다.어쩜 이런 평가와 인정을 바라고 이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사정이야 어쨌든 외간사랑이니만큼 욕먹지않을가 하는 두려움도 없지않았습니다.그래도 내 방식대로 이해받고 인정받고싶었습니다.스토리전부가 실화 맞구요,실제상황이 여기까지입니다.결말이 어떻게 될지 저두 모르겠네요....ㅠㅠ .잘돼갔음 좋겠는데...둘이 잘될려면 다른 사람의 상황이 안좋아지는건데 ...

저문들녘바람처럼 (♡.48.♡.48) - 2015/12/20 12:20:27

띄여쓰기??ㅎㅎ

지여니맘 (♡.65.♡.86) - 2015/12/28 15:55:02

참 글 매편마다 흐름에 흐트름 없이 잘 엮여졌어요.다시 한번 글솜씨에 추천합니다.

저문들녘바람처럼 (♡.169.♡.107) - 2015/12/28 20:59:18

글솜씨는 학교때 모범작문이 되여 다른 반급에 돌려지며 읽혀지던 이후로 첨 칭찬받네요~~암튼 용기 얻게 되구요...애독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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