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랑 제17회

저문들녘바람처럼 | 2015.12.21 22:13:00 댓글: 15 조회: 2769 추천: 4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936020
올겨울은 유난히 눈도 많이 내렸다.
차디찬 겨울, 수찬의 빈자리는 은하에게 시린 옆구리로 다가왔다.
집 떠난지도 50여일째,떠날땐 락엽지는 가을이 한창이였는데 벌써 눈내리는 겨울의 추위가 닥쳐온다.
옷은 제대로 챙겼는지,바깥 음식은 질리지나 않는지...걱정되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추운데 옷 제대로 챙겨갔어요?”
“걱정마오,다 챙겼소. 은하나 꽁꽁 입구다니오.감기들지 않게.”
“아까 퇴근길에 상가앞을 지나다가 누군가 만들어놓은 눈사람을 봤습니다. 가슴에 가족을 품고있더라구요.”
“내 가슴엔 은하를 품고있다오.”
수찬의 따뜻한 한마디는 난류가 되여 얼어든 몸을 감싸안아 녹여준다.
“힘들지? 좀만 더 견지하세요. 곧 좋아질테니.”
“그래, 누구나 겪어야할 일을 내가 먼저 겪을뿐이라고 생각하며 버텨야지머.”
“돌아오면 수고한 당신을 장려해줄게요.”
“어떻게? 한번 자세히 말해보오.”
수찬도 영낙없는 사랑결핍증이였다. 은하에게서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받고픈 간절함이 력력히 엿보였다. 이시각 은하의 따뜻한 말한마디가 수찬에겐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존재다.
“음……우선은 맛있는걸 대접하고싶고……안아주고도싶고….. 뽀뽀도 진하게 해줄거고……피곤한 당신을 내곁에서 편히 쉬게 하고싶습니다.”
“난 마지막 사항이 젤 맘에 드는데…... 은하와 사랑을 나누고파.”
그랬다. 수찬은 지극히 건강하고 정열적인 사내였다. 꿈틀거리는 남자의 욕망을 도덕의 울타리속에 가둬놓은채 생각만해도 가슴 벌렁이는 은하를 그저 마음으로만 그리며 여태껏 용케도 잘 참아왔다.
병원생활 50여일째, 게다가 집떠나가전부터 거동이 불편했던 아내…… 말하지 않아도 가히 짐작할만한 부부생활이였다.
사실 은하를 만나온 1년남짓한 시간동안, 그녀를 내 여자로 만들고픈 욕구가 불끈불끈 치솟은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특히 그녀를 마주하고나면 더욱 간절하였다. 당장이라도 사랑스런 그녀를 내 넓은 가슴에 품고싶었다.
한번은 그녀와 사랑을 나누는 꿈을 꾼적도 있다.느낌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다시 그 황홀경으로 돌아가보려고 애쓰면서 그녀와의 스킨십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알아, 당신 마음.”
은하는 자신의 모든걸 다 주고싶었다. 여자로서 수찬을 원하기도 했다.그만큼 수찬을 사랑했으니까. 또한 그것으로 둘의 사랑을 한층 인증해가고도 싶었다.
맘같아선 힘든 수찬을 내곁에서 편히 쉬게 하고싶다. 내게서 얻은 에너지를 아내에게 쏟아붓는대도 좋다.그것으로 아내를 돌보는 일에 지치지 말고 수척해지지 말았으면 좋겠다.
.......

드디여 53일만에 진저리나는 병원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퇴원하고 집에 왔다지만 링겔과 약물치료를 계속해야 했다.
돌아오자마자 짐도 정리하기전에 수찬은 또 회의에 불리워갔다.시의 전원회의에 이어 민주생활회의,년말검사가 줄줄이 들이닥쳤다.
집에 오면 한달음에 달려가 만나고싶었건만 전혀 그럴 여력이 생기지 않았다.
“나 왔소. 시간내서 다시 련락할게.”
기다리는 은하의 마음을 헤아려 전화를 걸긴했다만 긴 얘기를 못하는걸봐선 불편한 상황임이 분명했다.
제도와 사회의 감독속에 살얼음판을 조심스레 걸어가야하는게 정치인들의 비애이다. 괜한 스캔들이 났다간 정치인생에 영원한 흑점으로 락인된다.
올해는 삼엄삼실(三严三实) 교육활동땜에 간부들이 꼼짝달싹 못하고 , 작년에는 군중로선땜에 성감사팀에서 석달동안 내려와있으며 부정비리를 잡아내느라 혈안이 되였었다.
그 정치바람을 피해가며 사사로이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작년엔 "군중로선"땜에 못만났고 올해는 삼엄삼실(三严三实)땜에 또 못만난다.
그래도 불행중 다행이라면 올해는 병원에 가있은 덕분에 수찬이는 삼엄삼실(三严三实)활동지도소조 조장은 면하게 되였다.작년엔 본단위 사업외에 군중로선지도소조 조장을 맡아 8개 향진을 전전하며 농촌에서 살다싶이 하였다.
“젠장, 일은 누가 하고 떡은 누가 먹는지…”
수찬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막상 일을 맡으면 밤을 패서라도 빈틈없이 해나가는 사람이다.
은하 또한 그랬다.완벽주의때문에 일을 대충 해버리지 못했다.
수찬이나 은하나 심성이 그렇게 생긴 사람들은 솔직히 누굴 위해서라기보단 내맘이 편하자고 하는 일이였다. 그들 사전엔 응부란 없었다.무슨 일이든 완벽하게 해놔야 발편잠을 잘수 있었다.

수척해진 수찬의 몸뚱아리는 단위와 가정에서 쪼개쓰기엔 너무나도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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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천사 (♡.162.♡.151) - 2015/12/22 10:06:36

하루에도 몇번씩 아픈사랑17회를 올렷는가 찾아보게 됩니다....두분의 사랑 넘 진실하구 안타깝구 참 아프네요~~~ 결말이 어떻게 될지 본인도 모르신다구 하셧지만 그런 사랑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추억만으로도 저는 행복할거라구 믿습니다. 40대넘은 제가
읽기에도 충분히 설레이구 낭만적인 사랑입니다...ㅎㅎ 욕하실지 모르겟지만 한편 부럽기도 하구요^^ 건강 잘 챙기시구 화이팅하세요!!! 이번집도 잘 읽구 담집 또 기다할게요^^수고하셧습니다.........

오도코 (♡.208.♡.37) - 2015/12/22 11:13:55

계속 올려주세요...

저문들녘바람처럼 (♡.48.♡.48) - 2015/12/22 12:16:16

유학천사님~하루에도 몇번씩 들춰보시면서 애독해주신다니 넘넘 고맙습니다. 40대 넘으신분이라면 충분히 음미하면서 느끼실거라고 생각합니다.저는 그저 실제사실을 그대로 적고있을뿐입니다.하이라이트라면 3인칭으로 각자의 감성표현을 세밀히 했을뿐이죠.그게 바로 3인칭을 선택한 이유구요.
그리고 궁금해하시는 결말? 저두 모르겠는데요.아직 끝나지 않은 사랑이라서...근데 조언 좀 부탁합니다.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가요? 저는 그저 맺어지지 못하더라도 순리대로 가는게 좋다고 생각하는데......님의 말씀처럼 그런 사랑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추억만으로도 행복할것같은데......

저문들녘바람처럼 (♡.48.♡.48) - 2015/12/22 12:19:08

오도코님~~고맙네요.빠른 시일내로 담회 잇도록 하겠습니다.

misunkim74 (♡.58.♡.228) - 2015/12/22 12:25:30

저두 하루에도 몇번씩 들립니다...담집 올렷는지 확인하느라구요...근데 이번집 넘짧은것 같아요.ㅎㅎㅎ
담집 기대합니다....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5/12/22 13:22:47

@misunkim74 님같은 분들이 계셔 힘이 나는데요...... 혹 74년생이십니까? 그렇다면 공감하셨습니까? 담회 길게 가볼려고 노력할게요~~~

misunkim74 (♡.58.♡.228) - 2015/12/22 14:06:42

네,74년생입니다....물론 공감하지요....앞으로가 넘 기대가 됩니다...어케될지.....

유학천사 (♡.162.♡.151) - 2015/12/22 13:34:57

이제 열흘만 지나면 40중반이니 40대 넘은거 맞겟죠? ㅎㅎ 빨리 18회 부탁드립니다....넘 기다려집니다^^

anyushi (♡.201.♡.6) - 2015/12/22 13:41:29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두분 사랑 무덤끝까지 가길 바랍니다. 중년에 다시 셀레는 사랑을 가질수 있어서 행복하고, 아픈 상처를 갖고있는분들이여서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평생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갈거라고 믿습니다.

zinnia (♡.199.♡.51) - 2015/12/22 13:46:47

매일마다 저문들녘바람처럼님 글 확인하는게 습관이 될정도로 기다려지는 글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건 딱히 무엇을 하지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엔돌핀이 되는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5/12/22 14:24:09

@anyushi 하하,중년?나름 젊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그렇게 불릴때가 됐네요. 참고로 여주인공은 30대후반이고요...남주는 뛸데없는 중년 맞네요. 은하눈엔 콩깍지여서 나이를 잊었었는데...ㅎㅎ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5/12/22 14:32:06

zinnia님~ 님은 제 글을 확인하는게 습관이 될 정도라면 ,저는 댓글 조회하는게 습관처럼 돼버렸네요.ㅎㅎ.이거 은근히 중독성이 있습니다.애독해주셔서 감사하구요, 님 말씀 맞네요. 딱히 무얼 하지않아도 "그저 바라볼수만 있어도 좋은 그대"이네요

저문들녘바람처럼 (♡.62.♡.38) - 2015/12/22 14:34:29

@유학천사 한창 좋은 때지요?! 불혹의 40대가 .....

지여니맘 (♡.65.♡.86) - 2015/12/28 16:13:15

이번편도 잘 읽었습니다.추천 한표!

저문들녘바람처럼 (♡.169.♡.107) - 2015/12/28 21:01:02

감사합니다~~더 나은 글로 담편 선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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