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양이[하]

커피싫어 | 2015.08.03 10:44:26 댓글: 5 조회: 1188 추천: 2
분류단편 https://life.moyiza.kr/mywriting/2768405
훌쩍거리면 "후피"를 묻어주는 동안 "미미"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있었다."후피"가 저 세상에서는 고통받지 않기를 바라며 흙들을 꽁꽁 여며 작은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남편은 울음이 멈추고 우울해진 나를 다독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그만해,이젠 다 지나간 일이야,들고양이 한마리 죽였다고 경찰이 찾아오질 않아,그만하자"그랬다.작은 고양이 한마리의 죽음은 우리의 주말계획까지 뒤흔들지는 못했다.우리는 잠깐의 휴식을 취한후 마음속에 "후피"를 간직하고 주말계획을 하나하나씩 소화했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오자 마자 나는 "미미"부터 찾았다.:"미미"는 하루내내 사료통에 입도 대지 않은채 무덤 주변에서 야옹야옹 울면서 친구를 찾는 목소리였따.아침에 분명히 작은 무덤이었는데 지금은 두줄로 깊은 고랑이가 패어있었다.미미짓이었다.미미는 친구가 그리워 고랑이를 파고 온 몸을 뒹구르면서 무덤을 지키고 있엇다.나를 보자 더 애처로이 울었다.
화가 났다,이런 작은 미물도 친구를 알고 그리워 하는데,왜 누가 이런 몹쓸 짓을 했는지,진짜 미물보다 못한 놈,진짜 화가 났다.
나는 대자보를 큼직큼직한 글씨로 써내려갔다.대충 내용은"누가 이 몹쓸 짓을 했냐,그냥 작은 들고양이 한마리가 니한테 어떤 해코지를 했냐,만일 해코지를 했으면 주인인 나를 찾아오면 내가 배상을 하겠다."등의 내용이었다.고양이를 잔인하게 죽인 사람은 오래 못간다..라고 독설을 하려다가 이 한마디는 참았다.이웃이라서...마수 뻗친 사람도 나쁘지만 들고양이들을 잘 보호하지 못한 내 잘못이 크기 때문이었다.대자보는 붙힌지 하루만에 이웃들의 큰 반응을 일으켰다.평소에 인사말조차도 건네지 않던 이웃들이 분분히 자신들의 입장 표명을 하면서 말을 건네왔다.들고양이들이 계단밑에서 살고 잇었는지도 몰랐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고양이가 불쌍하다고 위로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그리고 그 와중에 고양이한테 마수를 뻗친건 한 아이의 소행일꺼라는 제보가 다수였다.하지만 계단밑이라 CCTV같은 확실한 증거물도 없고 또한 아무도 확실한 증인으로 나서지는 않을꺼였다.추측일뿐 증거도 없는 일로 확실치 않은거로 한 아이를 다그칠수는 없는 일이었따.그냥 추궁할수 없는 사건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미미"는 자연스럽게 계단밑 정식 입주자로 이웃들의 구두승인을 받게 되었다.
"미미"도 며칠 후 친구를 잃은 아픔을 딛고 다시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오는 듯 했다.
그는 자유로웠다.계단밑에서 먹고 넓은 풀밭에서 뛰놀다가 가끔 주인과 함께 내려와 노는 강아지들한테 화들짝 놀라 나무를 쏜살같이 바라오르기도 한다.그리고 움직이는 나뭇잎이나 벌레등에도 호기심 가득해서 응시하다가 와락 덮치기도 한다.잡으려고 해도 항상 일정간격을 두고 있기에 항상 잡히지는 않으면서..사료를 주는 나를 벗 삼아 계단밑에서 자신의 일상을 재미있게 보내고 있다.
날씨가 하도 무더워 고양이 샤워를 시켜줄려고 했더만 이웃 할머니가 말렸다.고양이는 땀도 안나고 더워도 다 알아서 온도조절하니까..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그리고 왈"니가 그 놈 잡을수 있어?"ㅎㅎㅎ..그러게...잡지도 못하면서 괜한 걱정은...더워도 더운대로 잘 조절하면서 씩씩하게 크는 들고양이 "미미"다.


추천 (2) 선물 (0명)
IP: ♡.65.♡.30
풀잎사귀 (♡.75.♡.165) - 2015/08/03 20:01:49

칭구를 잃은 아픔을 이겨내고 미미가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겠습니다.
제목 들고양이 채용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커피싫어 (♡.65.♡.30) - 2015/08/04 08:44:32

네,모이자에 처음 남기는 글인데,이렇게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글쓰고 싶을 때마다 종종 적어볼게요..

망가진왕 (♡.123.♡.226) - 2015/08/04 04:46:20

따~~따앗한글입니다
동물을 아끼는 마음이 절절합니다

커피싫어 (♡.65.♡.30) - 2015/08/04 08:46:40

네,그냥 맘속에서 우러러나서 글을 쓰니까 제까닥 완성이 되네요,
망가진왕님의 글 애독자랍니다.ㅋㅋ

낙화류수 (♡.254.♡.125) - 2015/08/04 18:05:16

맞는 말씀. 글 쓰고싶다는 생각 많아지면 손가락이 저절로 간질거림 . 완성되고 삼년후 보면 자신이 쓴건지? 버디 아니 이글 잡은 느낌이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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