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7

피노키온 | 2014.12.27 14:58:17 댓글: 9 조회: 4550 추천: 6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2510794
그녀는 많이 피곤한듯 했다. 호텔에서 오후까지 잠자고 우리는 늦은 점심겸 이른 저녁을 먹고 그녀를 집에 바래다 주었다. 보내기 싫었지만 그녀의 집에서도 오늘 장춘에서 오는걸 알고 있어서 어쩔수 없었다.
집에와서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현이형이 전화 왔다.
"냐. 헨님에."
"어디야?"
"집이우."
"저녁에 그 경리랑 보기로 했다. 시간 맞춰서 나오라."
"냐.알았소. "
학원에서 애들 운동 가르치면서 얼마전 나는 한 학부형을 알게 되였다. 우연한 기회에 알고보니 그분은 현이형이랑도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대화도 여러번 나누고 술도 같이 마시면서 그 학부형은 나를 꽤 괜찮게 보는듯싶더니 자기 친구회사에서 지금 사람을 모집하는데 와볼 의향이 없냐고 물었다.
꽤 괜찮은 기업이고 수입도 괜찮고 내가 가진 조건에 비해 사실은 분에 넘치는 일자리였다. 나는 당연히 좋다고 했고 그 학부형은 알아보고 다시 답복을 주겠다고 했다.
몇주째 연락이 없어서 안되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연락이 왓다. 나는 부랴부랴 짐을 마저 정리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약속장소에 나가니 현이형과 그 학부형 그리고 학부형 친구라는 경리분이 나오셨다.
따로 별 말씀이 없으시고 술만 마시다가 집에 갈즘 경리분은 시간날때 이력서를 들고 사무실에 오라고 했다. 현이형은 왼쪽 눈을 찡긋해보이며 웃어보였다.
나는 신이났다. 늘 그녀한테 짝지는거 같아서 내심 언짢았는데 그래도 그녀처럼 공무원은 아니더라도 좋은 기업에 취직이 되니 너무 신이났다. 얼른 이 소식을 그녀한테 알리고 싶었다. 늦은 시간이라는걸 고려할새도 없었다. 무작정 택시를 타고 그녀한테 전화를 했다.
"으응. 자기야."
"울 여보 뭐하우?"
"자다가 깨났슴다."
"그랬소? 지금 자기한테로 가는 길이우. 좀 있으면 도착하니까 준비하고 나오우."
"이시간에? 자기 무슨 일이 있슴까?"
"냐. "나는 짐짓 목소리를 내리 깔고 무척 엄중한 일인듯 대답했다.
"무슨 일임까? 어디 상했슴까?" 그녀의 목소리가 다급해진다.
"아니. 암튼 빨리 내려오우. 내 다 왔소."
"... ..." 그녀는 말이 없었다.
"여보?"
"자기 날 놀리지 마쇼.. 내 지금 너무 무섭슴다."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그녀는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는거 같았다.
"냐. 나쁜 일 아니니까 시름 놓소."
"... ..."
그녀 집 아래에 도착하니 그녀는 벌써 내려와 서성이고 있었다.
"영이." 그녀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더니 허겁지겁 달려와 내 얼굴부터 만진다.
"자기 어디 다쳤슴까?" 그러고는 손을 잡아 내 손을 내려다 본다.
"아니. 다치긴. 내 멀쩡하우. 어째 그래우?"
"정말임까? 어디 다친데 없슴까?"
"냐. 이럽소. 어째 그래우?" 나는 그렇게 묻는 그녀가 의아했다.
"흐흐흑..." 그녀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울음에 나는 당황했다.
"여보, 여보 어째 그래우? " 나는 다급히 그녀를 잡아 끌어 꼭 안어 주었다.
"나는... 자기... 이 밤중에 갑자기.. 전화 와서.. 무슨 사고래두.. 났는가 했슴다... "
"풉. 이 바보.. 내 무슨 사고 날께 있소. 사고 나면 병원가 있겠지 언제 울 여보한테 달아오갰소."
"또 어디서 술 마시고 싸움하고 얻어 맞았는가해서.."
"무슨 소리하우. 난 이때까지 그런적이 없소." 나는 짐짓 모르쇠를 댔다.
"칫..." 그녀는 눈물 방울이 대롱대롱 달린 눈으로 날 올려다 보면서 입을 삐쭉한다.
"햐.. 안 믿소?"
"거짓말 하겠으면 좀 신빙성이 있는걸로 하겠슴까? "
나는 그래도 아니라고 빡빡 우겼다. 그녀는 그런 내가 시끄러운듯 손을 휘휘 젓더니
"암튼 별일 아닌거 알았으니 나는 올라가겠슴다. 집 잘 도착하면 문자 보내쇼."
"어어.. 여보. 어디가우. 못가우. 내 여기까지 왔는데..." 나는 가려는 그녀를 붙들어 못가게 했다.
"내 급하게 나와서 아무것두 못 가지고 나왔슴다. 집가서 가지구 내려올께."
"에이 이래구는 안 내려올려구... 그냥 나랑 같이 가기오."나는 더 꽉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알았슴다. 안 갈께. 이손 놓으쇼."
그녀는 내가 잡은 손안에서 벗어나려고 바둥거린다. 나란히 서서 걸어 가는데 그녀가 갑자기 뒤로 돌아서더니 냅다 뛰는것이 였다.
"하하." 나는 그녀의 모습에 빵 터졌다. 나를 달래놓고 지금 방심한 틈을 타서 달아난다는게다. 나는 그녀 뒤를 쫓아갔다. 그녀는 달리기를 하는지 경보를 하는지 그 속도를 갖고 달아나겟다는 그녀의 용기가 가상했다. 내가 달려가니 금방 쫓아간다. 나는 그녀의 옆에서 같이 달리면서 내려다 보며 말했다.
"어이야? 영이 아니오? 이 밤중에 운동하우?크크크크크"
그녀는 달리다 말고 나를 힐끔 올리다 보더니
"에잇! "하고 멈춰버린다.
"하하하하하 울 여보 딱 깜찍해 못살겠다. 어딜 뛰겠다고."
"아야.. 내 달리기 속도 늦은게 진짜 원통함다.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언녕 달아났는데.."
"여보는 뛰여봤자 내 손바닥안이오.크크킄"
"자기야. 뛰였더니 힘들엉. 업어주숑."
"그래. 업히우."
나는 그녀를 업고 조용한 밤길을 걸었다. 가로등이 그녀와 나의 모습을 길거리에 길게 그려주었다. 그녀는 나에게 꼭 매달려 있었다. 그녀을 업고 걷는 느낌은 너무 평온했다.
"여보, 여보 출근 날자 언제랬지?"
"다음주 월요일임다."
"음... 여보. 내 학원 그만 둘까하구."
"예? 어째서? 학원이 힘듬까?" 그녀가 내 어깨에 묻었던 고개를 들고 묻는다.
"아니. 더 좋은데 생겨서."
"정말? 언제 이력서 넣었슴까? 면접은 봤구? 언제 출근해랍데까?"
"냐. 아까 면접겸 했소. 이력서 들구 오라는거 봐선 곧 출근 할것같소."
"아.. 잘됐구나. 그래도 출근 말이 떨어지기전엔 지켜보쇼."
"냐. 첫 월급 타면 우리 마누라 맛있는거 사줘야지."
"네. 히히"
그날 호텔에서 나는 그녀를 꼭 안고 잠이 들었다. 늘 그러했듯이 그녀는 아침 네시반이면 살며시 집에 들어가곤 했다. 아침을 먹고 나는 그녀한테 이력서를 작성하는걸 도와달라고 하면서 그녀를 불러냈다. 사실은 취업사이트에 등록한게 있어서 그대로 출력하면 되는거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복사부에서 출력하고 그녀는 한번 훑어보더니 고치면 어떻겠냐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까운 곳 피씨방에 갔다. 그녀가 이력서를 고치고 나는 딱히 할게 없어서 게임을 했다. 사실 별로 고칠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고친걸 보니 이력서에 틀린 글씨도 있고 앞뒤말이 안 맞고 단어도 타당하게 쓰지 못한것들이 있었다.
그녀는 내 자존심을 생각하는지 꼭 집어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고친 이력서를 보고 심한 자괴감이 들었다. 여러모로 보나 내가 그녀보다 우월한게 없다는 생각에 기분이 잡쳤다.
이력서를 들고 찾아가니 따로 별 말씀이 없으시고 월요일부터 출근 해라고 한다. 나는 언제 우울했냐싶은게 기분이 날것만 같았다. 그녀와 같은 날 출근하게 돼서 간신히 그녀와 어깨겨룸이라도 하게 되여 짝지지 않게 되였다고 안도를 했다.
얼른 이 소식을 지금 밑에서 기다릴 그녀한테 전하고 싶었다. 그녀를 만나니 일도 술술 풀리는게 다 그녀 덕분 같았다. 그녀는 자기 일마냥 진심으로 기뻐해주었다. 하루종일 그녀랑 같이 데이트 하고 저녁에는 축하주 한답시고 둘이서 같이 술을 마셨다. 그녀는 술을 좋아하지만 사실 주량이 많은건 아니였다. 나는 말짱한데 그녀는 취기가 확 오르는게 보이는것 같았다.
"여보. 좀있다 우리 집 갈까?"
"예?"
"우리집 가기오."
"아... 자기 부모님두 계시는데 늦은 시간에 이건 너무 실례인거 같슴다. "
"괜찮소. 내방이 출입문 옆이라서. 그리구 이시간엔 다 쉬우"
"... ... 그래도 초면에 이건 실례임다. 다음에 낮에 맨정신일때 인사드리고 놀러가도 가야지. "
"래일 아버지는 꼭두새벽에 출근가고 어머니는 오전에 조카애를 데리고 과외보도를 가우. 마주칠 일이 없소. 매일 호텔에서 자는것도 이제 지겹소. 오늘은 울집 가서 자기오."
"... ..."
나는 어쩔바를 몰라 머뭇거리는 그녀를 데리고 우리집에 갔다. 늦은 시간이라 어머니 아버지는 쉬고 계셨다. 그녀가 신발을 들고 들어오려는걸 나는 도로 신발장에 그냥 놔뒀다.
"래일 아침 신발 보면 눈치 채실텐데.."
"우리가 도적도 아니고 뭐가 숨길게 있소."
"처음 오는데 이런식으로 보는건 좀 너무 아닌데..."
"괜찮소. 내말 듣소."
"... ..." 그녀는 난감해했다. 그러나 나는 내 방식만을 고집했다.
사실 그녀를 만나서 매일 호텔에 드는게 비용도 만만치 않았고 자리가 바뀌면 잘 못자는 나한테 너무 고역이였다. 하도 그녀가 옆에 있으니 괜찮았지 아침에 일찍 들어갈때면 그녀를 만날때까지 다시 잠을 잘수가 없었다. 그리고 매일 붙어있다보니 데이트비용도 적잖게 들었다. 남자 자존심에 또 그녀를 데이트 비용을 부담시킬수 없었다.
나는 이제 어머니 아버지한테 소개를 시켜드리고 그녀가 우리집에 드나들면서 친해지길 바랬다. 그러나 나는 방법을 잘못 선택했다. 그때는 정면에 마주칠 용기가 없어서 이런 방식을 선택했는데 그게 어머니 아버지한테 더 인상이 나빠진다는걸 미처 깨닫지 못했다.
아침,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7시이다. 귀동냥으로 들으니 아버지는 아직 출근을 않하셨다. 좀있으면 출근하겠지 하고 다시 잠들었다. 깨나보니 9시이다. 그녀는 이미 깨나 있었는데 조용히 앉아 있기만 했다.
"... ..."
"여보, 깨났소?"
"... ..."
"여보, 배고프지?
"... ... "
"여보. 세수하고 우리 밥 먹자. 우리 어머니 음식 잘하우."
"... ... 아침 일찍 나가신다면서.. 두분다 계시는거 같은데..." 그녀는 난감해 했다. 지금 이시간까지 얼굴도 내밀지 않았으니 누가봐도 난처할만했다.
"아버지 오늘 출근 안 하시나? 어머니도 과외 데려다 줄라 가는데.." 나는 그녀의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사실 토요일은 아버지도 쉬는 날이고 조카녀석의 과외는 오후에 가는거였다. 나는 짐짓 모르쇠를 댔다.
"... ..."
"여보. 우리 나갈까?"
"... ..."
"잠간만. 내 보기엔 아버지 어머니 곧 나갈거 같지 않소. 아무래도 우리 먼저 나가야 될거 같은데 피뜩 인사만 하고 가기오."
"아... 아니..."
나는 그녀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벌떡 일어나 방 문을 열고 나갔다.
거실에서 아버지는 텔레비죤을 보고 계셨고 어머니는 조카녀석한테 사과를 깍아주고 계셨다.
"아버지 어머니. 영이 왔슴다."
"응?"
"... ..." 어머니는 사과를 깍던 손을 멈추시고 아버지는 문쪽을 바라본다. 조카 녀석이 방안에서 머리를 빼꼼 내밀고 본다.
나는 방에 있는 그녀의 손을 잡고 나왔다.
"...!!!" 아버지 어머니는 무척 놀라셨다.
"아버지 어머니 안녕하세요?" 내 손에 끌려 나올때까지만해도 어쩔바를 모르더니 정작 아버지 어머니 앞에 나서니 그녀는 언제 그랬냐 싶게 굽신 인사를 한다. 그녀의 이런 모습 여러번 봐았지만 볼때마다 왠지 말못할 기분이 든다.
"어머. 언제 왔소? 우린 그런줄도 모르고.."어머니는 말끝을 흐리신다.
"어제 저녁에 밥 먹고 늦어서 영이 데리고 왓슴다."내가 대답을 가로 챘다. 어머니 아버지 기색을 보고서야 나는 나의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달았다. 그래도 그녀를 잘 보여주고싶은 마음에 그녀의 직장부터 어필했다.
"아버지. 영임다. 다음주부터 00단위에 출근함다. 공무원임다."
"그래. 어서 오우. 그럼 재미있게 놀다가우."
인사를 마치고 우리는 방에 다시 들어왔다. 나는 그녀의 눈치를 보았다. 이때 아버지가 문을 떼고 나가신다. 그녀의 표정이 굳어진다. 나는 얼른 그녀를 데리고 우리집에서 나왔다. 그녀는 나가기전에 잊지 않고 어머니한테 깍듯이 인사한다.
"어머니. 갑자기 찾아와서 실례했습니다. 다음엔 정식으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냐. 이럽소. 둘이 좋으면 되오. 자주 놀러오오."
우리는 가까운 분식집에 아침겸 점심 먹으러 들어갔다. 그녀의 눈치를 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여보. 놀랫지? 미안.."
"... ..."
"여보. 오늘 뭐 할까?"
"... ..."
그녀는 대답대신 밥만 먹는다. 전화벨 소리가 울려서 꺼내보니 동이다.
"원이야. 뭐하니? 당구 치자. "
"아이 된다. 바쁘다. 새기같이 있다."
"잘됐구나. 그럼 같이 오라. 우리 각시랑 넷이 같이 보면 되겠네."
"내 새기하고 물어보고 다시 전화 하마."
"뭐라니? 새기하고 물어본다고? 언제 니 이렇게 여자 말 잘들어? 하하"
"됐다. 전화 나라."
그녀는 여전히 눈길이 차갑다. 아마도 자기가 경솔했다고 자책하는중인가보다. 그런 생각이 드니 더욱 미안해졌다. 그러나 사과하고 만회할 용기는 없었다.
"여보, 밥 먹고 우리 자기가 좋아하는 당구 치러 갈까? 친구가 와이프랑 같이 보자우."
"친구만나서 같이 보내쇼. 내 저녁에 일있슴다." 그녀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한다.
"무슨 일?"
"저녁에 식사 약속이 있슴다."
"누구랑? 남자들도 있소?"
"예, 다 친구들임다." 남자들도 있다는 말에 나는 예민해졌다.
"뭐 하는 사람들이오?"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인데 친하게 지냄다."
"여보를 어찌자 하는게 아니요?"
"아님다. 그냥 잉처우임다."
"... 알았소. 끝나서 나한테로 오우. 행동 조심하고. 어느 남자 찍접대면 내 가만 안있소."
"그런거 없다니까."
나는 솔직히 잉처우라는게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남자가 있다면 다른 때 같으면 절대로 못가게 했을건데 그녀가 나와 만나면서 너무 붙들려 있는고 같고 곧 출근을 시작하니 사회생활도 필요하다고 느낀것도 있지만 지금은 그녀의 비위를 거슬릴수 없는지라 내키지 않는대로 그러라고 했다.
"야. 우리 각시 오늘 저녁에 일있단다."
"그럼 울둘이 보자. 오후에 당구치고 저녁에 술 한잔 하지무. "
"응 알았다."
그녀를 보내고 나는 동이한테로 갔다. 당구를 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문득 동이가 얘기한다.
"니 여친 어떤 사람인가 보고싶었는데 데리고 올꺼지."
"그찮아두 데리고 오고싶었는데 너무 붙들어 둬서 미안해서 보냈다."
"니 여친 공무원이라며? 니 그래두 괜찮다야. 니 주제에 니 여친 같은 사람 다 만나구. 하하"
"아색히. 말 가리면서 하개?"
"그래두 니 저 여자 만나구 일두 잘 풀렸재? 이젠 마음 잡고 좀 살아라."
"응. 나는 일자리 다시 못 찾겠는가 한게 그래두 운이 좋았는지 영이 덕분인지 찾았재야."
"그래 그 회사에서는 니 일 알구 받은게야?"
"응. "
"그럼 나중에 들킬까봐 걱정할 일은 없겠구나. 니 여친은 알구?"
"아니. 모른다. "
"안 말하자구? 그래두 얘기하는게 좋지 않니?"
"이제 기회바서 말하겠다. "
"그래. 니 절루 잘 장악해라. 아 오늘 니 여친 좀 구경하자 했데이."
"쫌만색히. 울 영이 잰내비야? 구경하게? 저녁에 잉처우 있다구 거기 간다더라."
"응?잉처우?" 친구녀석의 얼굴 표정이 갑자기 굳어진다.
"어째?"
"넌 그런데를 보내니?"
"엉? 어째? 어찌다 나가노는건데 일있니?"
"... 니 잉처우란게 무슨 말인지 모르니?"
"그냥 동미들끼리 밥 먹구 그런거 아니야? 기껏해야 남자들이 있겠지."
"이 무식한게. 야. 남자 령도들이 술장소에서 아가씨 못 불러서 부르는게 단위에 여자 과원들이다. 산페이 모르니?"
"응, 안다. 울 각시는 동미 생일이대서 거기 갔다. 좀있다 밥만 먹구 오겠다더라."
"아. 그러메 너는 무슨 잉처우라니. 무식하니까 이렇구나 하하"준이는 고개를 휘젓고 웃더니 당구를 계속 친다.
'산페이? 햐.. '나는 속이 부글부글 괴여 올랐다. 표정관리도 안되는게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다.
"준이야. 내 화장실 갔다오마." 나는 당구대를 놓고 화장실에 갔다.
그녀한테 전화를 했다.
"응 자기야."
"니 어디야?"
"어맛? 자기 말이 짧네?"
"어딘가!!!"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째 소리침까? 집에 있슴다."
"저녁에 일있다는건 안 가니?"
"좀있다가 감다. 집에 옷 갈아입을라 왔슴다. "
"누기한테 잘 보일라고 옷까지 갈아입니?"
"왜 갑자기 이램까?"
"나두 같이 가겠다."
"좀 억지 부리지 마쇼. 자기 다 모르는 사람인데 가서 뭐하겠슴까."
"오늘 소개 받고 알면 되지. 누구는 처음부터 아니?"
"휴.. 어째 이램까? 내 친구들 만나는싫슴까? 자기 가지 말라면 안갈께."
그녀는 참 지능적이였다. 은근슬쩍 책임을 나한테 떠미니 말이다.
"아니. 가라. 누기 가지 말라니. 나두 같이 가겠다구. 뭐가 무서워서 못 데리고 가니?"
"알았슴다. 자기 싫어하는거라면 안 갈께. "
그녀의 대답이 날 더 화나게 했다. 정말로 갈 생각은 없었다. 그녀가 같이 가자고 하면 당당하겠지 하고 생각할려던 참이였는데 뭐가 당당하지 못해서 내가 가겠다니까 지가 되려 안가겟다고 하는가 말이다.
내가 닥달한끝에 그녀는 결국 나한테로 왔다. 준이랑 식사하면서 그녀는 언제 다퉜냐싶게 태연하다. 그런 그녀의 행동이 나는 무척 화가 났다. 일찍 술자리를 끝내고 나는 그녀가 금방 외국에 간 사촌동생네 빈집에 전기세 물세 고지서를 가지러 간다는걸 알고 따라갔다.
그녀의 사촌 동생 집에 오자마자 우리는 대판 싸움을 했다.
"잉처우 간다는게 어째 안가?"
"자기 싫어하니까 안 갔지."
"나한테 밀지 말라. 누기랑 있었니?"
"다 친구들임다."
"어떻게 알게된 친구들이야."
"학교때 친구들도 있고 사회 친구 있고."
"뭐하는 사람들이야?"
"다 기관에 출근 하는 사람들임다."
"몇살이야?"
"우리보다 나이 많슴다. 왜 이램까."
"령도들이야?"
"예."
"아까는 친구들이라며? 지금은 또 령도들이냐??"
"지금은 급 췄으니까 령도돼서 령도라는데 어쨌다구 그램까?"
"그래 령도되니까 같이 놀자니까 거절 못하니까 잉처우라니? 너네 아가씨야? 개놈들이 다 더럽게 노는구나. 어느 단위 령도들이야? 내 가서 다 꼬장해버리겠다."
"왜 이램까? 다 친구들이라구 하잼까!"
"그래 산페이 하니까 좋데? 술 마셔주구 춤 추자면 춤 춰주고 노래해주고 공무원두 그렇게 된거 아니야?"
"찰싹!" 눈앞에 불이 번쩍이는게 내 고개는 오른쪽으로 돌아가 있었고 나는 내 얼얼해진 왼쪽 뺨을 잡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조용히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거실에 들어가더니 문을 쾅하고 닫았다. 그녀한테 한대 얻어 맞고 나니 정신이 들었다. 화가나서 말이 심했지만 자존심때문에 먼저 숙어 들수는 없었다.
"그래. 니 잘났다. 니 마음대로 해라. 가겠다."
나는 거실쪽에 대고 큰소리로 말하고는 신발을 신는척 했다. 그녀는 말없이 있는가보다. 쿵쾅 거리며 문을 열어서 쾅하고 닫았다. 그 순간 그녀가 거실문을 열고 허겁지겁 뛰쳐나온다. 현관에 서있는 나를 보더니 그녀는 그대로 멈춰 버린다.
그런 그녀의 행동은 내 화난 마음을 녹아내리게했다. 그녀는 내앞에서 강한척 했지만 사실은 약하고 정 많은 여자였다.
우리는 아무말없이 서로 바라보며 서있었다. 솔직히 창피했다. 내가 진짜로 가지 않고 그녀를 떠본것같아서 말이다. 내가 먼저 다가가기 머뭇거리는 사이 그녀가 나한테로 걸어온다.
"자기.. 가지마..."
"응.. 여보.."
"미안해. 자기가 그렇게 싫어하는거면 안할께. " 그녀는 내 손을 잡고 나를 쳐다보면서 말한다.
나는 그녀가 스스럼 없이 잉처우에 간다고 남자친구인 나한테 말하는게 사실 도저히 리해가 되지 않았다. 어떤 여자들이던 남자친구가 알면 싫어하는걸 번연히 알고 있을텐데 말이다. 남들처럼 권력 때문이거나 돈 때문이거나 남자 하나 물어서 시집 잘가려는 목적으로 그런 잉처우에 나가는걸까? 이런 생각에 또 욱한게 화가났다.
"여보 이런데 자주 갔소?"
"아니. 연길와서 그냥 몇번 갔슴다."
"어째 그런데를 가오? 이제 곧 출근도 하는데 이 좁은 바닥에서 소문이라도 잘못 나면 어찌우. 뭐가 욕심나서 그런데 다니오?"
"나는 그냥 다 친구고 하니까 같이 논건데.. 그게 나쁨까?"
그녀는 진정 모를까 아니면 모르는척 하는걸까? 정말 그녀는 늘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젠 다니지 마오. 내까지 찌질하다고 욕 듣소."
"예 알았슴다. 자기 싫어하는거면 안 할께."
나는 왠지 그녀가 내가 넘기엔 너무 높은 산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정말 그녀의 말처럼 제멋대로라는 말을 나는 절실히 느꼈다. 누가 뭐라던 전혀 상관하지 않고 있는듯싶었다. 나때문에 안한다고 금방 했던 약속들도 다 믿을수가 없었다. 나는 그녀가 내가 컨트롤 할려면 참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깊게 들었다. 어쩌면 전혀 컨트롤이 되지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추천 (6) 선물 (0명)
IP: ♡.208.♡.13
추억으로 (♡.61.♡.14) - 2014/12/27 17:14:40

한마디로 기가 쎈 여자이죠.
지성을 겸비하고 일처리를 잘하지만 어딘가 남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그런 타입입니다.
속마음은 여리구요.
모든 일에서 남한테 지지 않고 잘해야 되며 남자친구 혹은 남편을 뛰여넘어 사는걸 내심 원합니다.
한마디로 와이프 하기엔 부적절,그렇다고 자존심이 세서 제3자로 끼여드는 일도 절대 하지 않습니다.
이런 여자를 다루는 방법은 놔주는겁니다.줄을 길게 늘여서 큰 범위에서 컨드롤하는것이죠.
남자가 매달리수록 더욱 힘들고 모순이 많아집니다.

북위60도 (♡.197.♡.69) - 2014/12/28 12:51:27

캬, 전문가십니다. 방석을 까셔도 되겠습니다.제가 그런타입이라서.

고독한항해 (♡.62.♡.66) - 2014/12/27 23:01:25

녀친이 넘 숨막힐거같아요 1편부터 7편까지 보았는데
그냥 그런 느낌들어요 집착으로밖에 안느껴져요~

북위60도 (♡.197.♡.69) - 2014/12/28 12:53:03

사실 이런남자는 같이 사는 여자가 간쓸개 다 내놓고 살아야죠.

풀잎사귀 (♡.219.♡.244) - 2014/12/28 15:45:54

질림다 ㅠㅠㅠ
남자라는게 알고도 모르는척 좀 너그러운 면도 있어야하는데
머나다 간섭할려하고 꼬치꼬치 캐는 스타일
여친 넘 피곤하겠어요
좋은 결과 없으리라 믿어요

서방짱 (♡.36.♡.99) - 2014/12/28 17:08:00

6집까지 보면서 그래두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구 놓치기 싫어서 진도 팍팍 나가는 모습 괜찮다고 느껴졋는데...
그렇게 좋아하는 여자를 처음 집에 데려가는데 부모님께서 이튿날 집에 계속 잇다는걸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데리고 가는건 정말 너무 님 생각밖에 안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인거 같슴다, 님 여친은 뭔가 비밀스러운 느낌도 잇구요 ㅎㅎ

이뽀지자 (♡.116.♡.179) - 2014/12/29 08:45:03

올만에 글 올라와서 잘 봣슴당~ .. 주인공님도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잘 되길 바람다~ .. 근데 여자분도 만만치 않아서 .... 여튼 담집도 기대함다~

songhu1004 (♡.36.♡.155) - 2014/12/29 08:50:18

추억으로님 완전 분석가다운 매의 눈이네요.
서로가 관계를 오래 유지할수 있는 기본 조건이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주인공 두분은 서로 보이는것에만 좋게 어필할뿐 보이지 않는 자신들의 모습은 꽁꽁 감추거나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변명으로 서로에게 전부다 오픈시키지 못하는데...
그게 나중에 서로가 벌거벗게 될때면 독이 되고 악이 되는거라고 봅니다.

두 주인공이 대체 서로 뭘 숨기고 있는지 제목처럼 베일에 쌓여진 "거짓말"이 또 있는지 글이 재미있네요.

dodiwlal65 (♡.197.♡.247) - 2014/12/29 09:10:39

충고 한마디 할게요~~7집까지 쭉우욱 읽어 봣는데 주인공님이 넘 여자분한테 집착하고 잇어요~~여자를 다룰줄 전혀 모르는 사람이예요~~~여자분 입장에서 넘 답답할것 같고 얼마 안되면 질려서 헤여질것 같은 불안감~~남자나 여자나 상대방한테 넘 집착하면 서로 피곤하고 서로 오래동안 좋은 감정으로 이어 갈수 없어요...사랑에는 서로 밀당을 잘해야 됩니다 넘 집착하고 넘 관섭하면 깨지게 돼 잇어요 인젠 좋은 직장도 생겻으니 당당하고 남자 답게 대범하게 행동 하시고 먼일 처리할때는 냉정하게 5분동안 냉정하게 생각해보고 처리함이 좋아요 ..마냥 당분간만 그냥 데리고 놀 그런 여친 아니라면 모든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지 마냥 어린 애들마냥 단순하게 그렇게 처사하면 인생도 앞뒤 없이 살아가게 됩니다. 머든지 계획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하시고 사회생활도 똑 같아요~~인생을 살아 갈려면 자기 생각대로 자기 멋대로 행동하면 인생은 실패하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인생의 선배로서 충고 좀 하고 갑니다~~다음집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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