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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3

고소이 | 2013.12.02 16:33:07 댓글: 4 조회: 823 추천: 3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1992134

한참을 울어서 그런지 나른한 몸을 하고 추워진 날씨에 곧장 택시를 타고 집까지 도착했다.

어땠어? 이리 늦었어? 뭐했어 이때까지

집에 들어서니 언니의 질문공세가 방금까지 감성에 젖어있던 나를 맞선이라는 스트레스속에 무차별없이 팽겨쳐놓는다.

대꾸도 없이 방에 곧장들어가고 싶었지만 큰아빠와 큰엄마의 미소섞인 얼굴을 마주하고는 차마 그럴수 없어 쏘파에 살포시 앉았다.

빨리 말해봐. 이렇게 늦게 온걸보면 이번엔 많이 괜찮았나봐?”

남자가 어때?”

큰엄마까지 물음에 동조하고 차분히 말을 올렸다.

괜찮긴 했어요. 이럭저럭 괜찮은 분이셨는데..”

그래서?”

그런데 그분이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홧김에 신청을 한거라고 처음부터 말씀하시더라구요. 저한테 다른 질문도 하지않고 시계만 계속보고.”

비록 내가 먼저 털어논거지만. 아주작은 거짓말도 있지만. 어쨌든. 이것보다 더좋은 이유가 없다. 맞선 실패 이유.

흥분하고 있던 언니와 큰엄마는 동시에 아무런 말도 없었다. 속으론 쾌재를 부르면서 겉으론 너무도 무고하다는 표정을 보이고는 큰아빠의 들어가 쉬어란 말에 맥빠진 언니와 큰엄마를 뒤로한채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러게 내가 그랬잖아. 맞선 그거 하나도 믿을것이 없다고. 봤지. 어떤 사람들이 나오는지. 두번이나 실패했으니 이젠 잠잠해지겠지?

기분좋은 흥얼거림을 낮게 읖조리며 아까 연극을 다시 떠올렸다. 소극장 연극이 이리도 매력이 있을줄이야. 정말 오늘 보길 너무 잘한것 같았다. 아까 연인도 같이 봤으면 좋았을것을. 앞으로 자주자주 극장에 얼굴을 비춰야지. 취직 찾아볼생각도 안하면서 그기에 자주갈 생각이나 하다니. 나설영 못말린다 정말.

따뜻한 물에 씻고 잠자기전 책을 볼생각에 아까 샀던 책을 찾고있는데 이럴수가. 애석하게도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좋다가 이게 난데없는 맥빠짐이냐고. 정말. 다시한번 여기저기 찾아보지만 역시나 없다. 분명히 분명히 택시에 두고 내린것이 분명하다. 속상하다 여우별. 절반밖에 못봐서 뒤가 미치도록 궁금하고만.

~ 심호흡 한번 하고. 그래. 택시기사 아저씨한테 선물이다 하고 생각하자. 그래..

그렇게 여우별 여우별 여우별 세글자를 반복하면서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궜다.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

진짜 휴대폰을 꺼놓는걸 깜빡했다. 오늘같은 날엔 외부 일체와 연락을 끊어야 퍼펙튼데. 이것만 받고 끄자.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

휴대폰 액정에 이름 나신애. 넌줄 알았다 이렇게 끈질기게 전화하는 놈은.

머하길래 전화를 이제!.. 받는거야? 무슨일 있는지 걱정했잖아

어랍쇼. 우리 마녀씨. 방금 원장님이 행차하셨구만.”

불같이 소리를 내지르다 갑자기 아주 상냥씨가 돼버린 언니의 목소리. 늘있는 일이지만 이럴땐 옆에 원장님이 지나가셨다거나 아니면 조각미남이 지나갔을경우.

그래~ 뭐하고 있었는데!”

이언니 감정기복에 맞추다가 내가 돌아가시겠다 아주.

샤워했어 샤워

그래? 잘됐네. 열한시 까지 아이엔으로 . 제발 예쁘고 입고. 알았어?”

아이엔? 갑자기 ? 뭐지 이건. 순간 전화기 너머로 몰려든 불안한 느낌은? 돌연간 온몸의 세포가 쫑하니 힘을 주고 있었다.

뭐야?”

. 엄마랑 너랑 나랑 민준이랑 같이 밥먹기로 했어. 오랜만에 먹는거니까 차려입고 나와야돼? 늦지 말구. 알았어?”

형부랑? 언니 오늘 바뻐? 밖에서 점심먹어도 ?”

.. 오늘 안바뻐 환자들이안바쁘니까 이러지. 무슨 물음이 그리 많냐. 늦지나 말고.”

알았어~! 툭하면 성질이야 성질이. 호사가 그래두 ?”

. . 끊어

앞에서 봐서 알겠지만 우리 언니 성격이 조선시대로 치자면 망나니다 망나니. 이렇게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못잡아먹어 안달인지. 저런 인간을 받아준 병원도 눈이 없지. 운도 없는거야. 환자들이 어디 무서워서 신음소리나 내겠어?

근데 수상한데. 갑자기 외식이야. 어제 한마디도 없던만. 뭐지. 떠나지 않는 불안감은. 나만의 7감이 뭔가 이상하다고 신호를 보내는데?

까톡

휴대폰 애정으로 보이는 소름돋는 까톡 문자다.

안이쁘게 입고만 와봐라 동생아

알았어 알았다고! 정말 지긋지긋하다.

내가 너땜에 없던 패션세포가 생길려고 한다 정말.

 

오랜만에 돌아온 일요일. 나한텐 일요일이지만. 그래도 정말 오랜만에 집에 혼자있게 됐는데. 이게 뭐냐고. 세워논 스케줄도 가득하건만.

 

투덜투덜 거리며 제일 괜찮아 보이는 옷을 입고 열한시 칼같이 맞춰서 도착한 레스토랑. 웨이터 안내로 예약된 자리에 갔는데 누구하나 없었다.

 

뭐야 그렇게 나보고는 늦지말라고 해놓고 지들은 이러기냐. 일요일을 망쳐논주제에. 일분도 못기다리지. 내가.

통화음이 울리고 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어디까지 왔어. 나보곤 그렇게 열한시전에 오라고 해놓고 이러기냐?”

아직 안갔어? 차가 막혔나보다. 조금만 기다려봐. 커피 우아하게 마시면서 ?”

이건 무슨 뚱딴… …언니!!”

나의 7감이 맞았다. 불안감이 바로 불안감이 였음을. ! 이럴수가. 어쩐지 느낌이 좋지 않다 했더니. 이렇게 나를 깜짝 속일수야. 이런데 어딨냐고. 이젠 동의도 안구한다 이거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언니 목소리가 정말 대박이였다.

언니 이런말 안하는거 알지? 미안~ 집에가서 말해줄께. 사랑하는 우리 설영이.잘하구…”

! 안되지. 이런게 어딨어! …”

어느새 왔는지 정장바지가 바로 앞에 떡하니 보였다. 더이상 말을 이을수가 없었다. 언제부터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목소리가 오죽 높았나. 오늘 정말 흑백의 일요일이다.

 

너구나. 니가 왔구나. 세번째 맞선남.

 

끊어.”                                                                

어떻게 처음 말을 떼어야 할까. 저사람 표정이 어떨까. 나도 니가 너무 싫다며 한접시 하고 덤으로 저주까지 하지 않을까. 아님 기분 나쁨을 고이 간직한채 세상에서 제일 불편한 맞선자리가 되지 않을까. 순간 백만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럭지. 탄탄해 보이는 몸매. 천천히 시선을 올리니 생각지도 못한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하얀 얼굴에 짙은 눈썹. 얼핏보이는 왼쪽얼굴 얕은 보조개. 딱보기좋은 입술. 훈남이구나. 방금 상상한 가운데 이런 이미지는 없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늘도 어김없이 김이 모락모락나는 커피가 나오고 눈으로 식히려는듯이 애꿎은 커피만 레이저쏘듯이 보고있을뿐이다.

죄송한데. 솔직히 말해도 되죠

.. 하세요

기분이 안좋았는데 제가 싫은거죠?”

이런 돌직구를 던지시다니. 방금까지 좋았잖아... 인사하고 자기 소개하고. 왜굳이 지나간얘기를

아니 그게 그쪽이 싫은게 아니…”

사진을 보고 처음부터 호감이 가서 오늘 되게 설레는 마음으로 나왔는데 인사하기도 전에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그렇네요

사실은…”

사실 이런 맞선 자리가 처음이라서 정말 많이 긴장하고 왔거든요. 좋은 인연으로 설영씨를 만나고 싶은데 지금 너무 상처를 받았구요

스톱 스토옵~

아니 이사람이 정말. 남의 말을 듣지도 않고 끊냐고. 싫은거죠 하고 물었으면 대답할 시간을 줘야되는거 아냐? 그리고 상처무슨 상처? 사람 한순간에 바보로 만드네.!

죄송해요 정말 너무 죄송하구요. 제가 뭐라고 말해도 변명으로 들릴거란거 알아요.”

정말 좋게 말할려고 했건만 안되겠다.

정말 죄송합니다.”

내입은 배신자다. 내마음을 배신하고 대뇌를 배신하고. 내자존심을 배신했다.

이젠 어떡한다냐. 얼음장 같은 분위기를. 내가 연탄이였으면 차라리.

순간 들려오는 지금 분위기와는 당최 어울리지 않는 자음과 모음의 결합.

쿡쿡쿡쿡쿡

이놈 또라인가?

천천히 눈을 들어 의문모를 남정네를 유심히 바라봤다. 대체 쳐웃는건데.

. 죄송해요. 사실 장난 친거예요. 정말 죄송해요

죄송하다며 장난이라며 눈을 반달모양으로 접으면서 배를 부여잡으며 미여나오는 웃음을 참는 이남자.

장난이였단 말에 긴장되였던 몸이 수축되면서 한편으론 어이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장난이라고? 장난을 친거라고? 처음 보는, 것도 처음 맞선보는 여자랑?

그리고 이게 재밌냐? 웃기냐? 어디가? 내가 고양이앞에 쥐처럼 있던게 웃긴거야 아님 니그 천재적 연기에 웃긴거야 ?

할말은 많았지만 입밖으로 내놓을 당장의 말이없어서 어이없는 눈으로 아직도 웃고있는 그남자를 바라봤다.

죄송해요. 제가 워낙에 장난기가 심해서. 제가 심했나요? 기분 나쁘신건 아니죠?”

정말 장난을 친건지 아님 하고싶었던 말을 하고 난뒤 장난이라고 연기하는건지.

아니에요. 화가 나신게 아니라니까 너무 다행이네요. 그리고 재밌었어요. 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설영씨 정말 재밌네요

순식간에 번져진 두가지 상황이라 벙벙했지만 분명한건 저입을 막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이였다.

 

부담갖지 마세요. 설영씨 사진 본적도 없고 결혼을 목적으로 여기 나온것도 아니구요

만난지 반시간만에 드디어 정상적인 말을 건네는 이남자다.

나를 위로하는 말인지 아님 진심인지. 도통 남자 속을 알수가 없으니까 ..

그럼.. 나온건데? 잠깐 만날 여자가 필요해서? 잠깐 가지고놀 여자가 필요해서?

이런 생각으로 속이 조금씩 뒤틀리고 있을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거두고는 듣기좋은 낮은톤의 목소리로 말하는 이남자다.

어떤 인연일까 궁금해서 나왔어요. 어떤 분일까..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어쩌면 유치원 동창일수도 있고. 어쩌면 식당에서 옆테이블에 앉았었던 사람일수도 있고. 어쩌면 어제 길에서 부딪혔던 사람일수도 있고모르는거니까. 그냥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까 궁금해서 나온것뿐이예요. 연인이 아니면 친구라도 될수있는거잖아요. 솔직히 이렇게 만나게 된것도 인연인데. 안그래요?”

갑자기 달라보이는 이사람. 장난기미가 하나도 안보이는 말끔한 얼굴. 좋은 인상.

이남자위험하다.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제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데요? 친구 좋죠. 친구 가리지 않아요. 인연으로 만나게 친구는 더더욱 좋구요

시원시원하신데요

그래도.. 아까 본의 아니게 너무 죄송했어요. 입장 바꿔서 제가 재규씨였더라도 기분이 좋지 않았을 거예요. 사실 오늘 너무 준비가 안된채 나와서. 실수 많이 하네요"

실수라뇨. 당치 않습니다. 자연스러운게 항상 좋은 법이죠.”

몇마디 대화는 안했지만 기분이 이상하다. 직감이 빨간신호를 보내고있다. 미소 얼굴로 아까 장난칠때와는 다르게 어딘가 묻어나는 매너라든지.. 시원해보이는 성격이라던지.. 자연스럽게 이어가주는 대화라든지 경계심을 잃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많이 웃어 그런지 배가 고프네요. 우리 시키죠

안돼. 밥은 아냐. 있다가는 내가 견디겠는걸.

저기..”

아니요. 밥은 나중에 먹죠

웨이터를 부르던 그사람이 둥그래진 눈으로 봐라본다.

?”

다음에 다시 만나게 되면 그때 먹어요 우리. 그땐 제가 살께요.”

내말에 조금 놀라는듯 싶더니 이내 환하게 웃어보이는 그다.

.. 하하. 그럼 휴대폰번호는 주실죠 있죠

밥먹을때 드릴께요.”

내대답에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리는 그사람이다.

뭐야 기분나쁘게. 비웃는거야 뭐야.

그럼.”

더이상 그사람 웃음소리를 듣고싶지않다는 생각에 가방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페를 나오고 다시한번 그자리에 시선을 돌렸다. 내가 없는 테이블에서 유유히 시킨 커피를 마시는 맞선남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 하지만 같이 있게되면 빠질수 밖에 없는 남자. 그래서 여기서 그만.

추천 (3) 선물 (0명)
IP: ♡.54.♡.64
나슬 (♡.136.♡.95) - 2013/12/02 18:44:45

잘보고가요 ^^

고소이 (♡.27.♡.190) - 2013/12/03 09:59:31

꾸준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몰캉이 (♡.5.♡.30) - 2013/12/07 10:55:43

재밋네요 ㅋㅋ추천이요

희망태양 (♡.44.♡.226) - 2013/12/19 07:47:07

읽을수록 재미있어지네요. 근데 2일에 글을 올린뒤로 지금까지 4집이 오르지않네요. 빨리 담집올려주세요. 기대하면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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