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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신화서점 조선말 도서

외로운 사랑4-외로움과 기다림

리해주 | 2013.11.22 00:21:42 댓글: 4 조회: 2933 추천: 3
분류실화 https://life.moyiza.kr/mywriting/1992114


우리는 같이 있을때나 회사에서도 사실 별로 대화를 하지 않는다.  흔한 애정행각도, 닭살 돋는 멘트도 지금까지 정말 다 생각날 정도로 적었다.

회사에서는 일하느라 바쁘고, 잠간 잠간 얼굴보고, 몰래 손잡았다 지나가고... 매일 보니까 남들 다 하는 흔한 통화도 거의 하지 않았다.
내 기억속엔 
"자기야, 오늘 머했어?"
" 나 오늘 머머 하고 머머했어"
"내가 보고싶었쪄?"
"당연하지 . 우리 이쁜이가 아주 마니 보고 싶었쥐-"
이런 통화를 한적이 한번도 없었다. 두번도 아니고 정말 단 한번도 없었다.

문자도 늘 이런식이다.
"머해요?"
"나 지금 00하고 있어요. 자기는 머 하고 있어요?"
"난 지금 00해요."
"네 그럼 얼른 해요"

그때는 그냥 매일 얼굴 볼수 있고 두런두런 이야기 할수 잇어서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그가 우리집에 불쑥 찾아오는 차수는 점점 많아졌다. 한번 오면 일주일씩 있을때도 여러번 있었다.  차츰 그와 함께 있는 것에 나는 익숙해지고 있었다.
퇴근하고 집에 가면 의레 같이 있겠거니 했다.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오늘 여기 있는다고 집에 얘기했어요?"
"네. 며칠 안 들어갈꺼라고 얘기했어요."
"걱정안하세여? 벌써 닷새째 안들어갔는데.."
"전화 드렸으니까 걱정 안하실꺼에여."

그는 저번주 목요일부터  주말꼬박 보내고  오늘도 우리집에 있다. 

저녁 밥 다 먹고 그는 컴퓨터게임을 하고 나는 나대로 내가 할것 하면서 있는데 그의 전화가 울린다.
전화를 보더니 한참 망설인다. 
베란다에 나가더니 전화를 받는다.
내 귀가 확성기 만큼 커진다.
언성이 높아지는데 고향사투리로 말하는 거라 도무지 알아 들을수가 없다.

한참후, 전화를 끊고 들어온다. 나는 그냥 말없이 내가 할것 하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도 무뚝뚝했지만 나도 정말 표현을 너무 안했던것 같다.
마음 같아선 누구 전화인지... 뭐라고 얘기했는지 묻고 싶었는데 왜 꾹꾹 참으메 묻지 않았을까..
왜일까... 전남친과의 연애와 너무 다르다. 그땐 꼬치꼬치 묻고도 그랫는데... 심각한 일이면 같이 고민도 하고 말이다. 

그는 핸드폰을 책상에 놓고 화장실에 샤워 하러 들어갔다. 그의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볼까 말까..? 주춤해지는 시간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그의 핸드폰 내용물을 체크한적이 한번도 없었다. 
이건 순전히 본의가 아니다. 나는 그의 사생활에 관심이 많다. 대화가 적다보니 아는것도 별로 없고 그가 뭘 생각하는지도 잘 모른다. (전에 남친 핸드폰은 내것이나 다름 없을정도로 대부분 체크하는데 말이다. )

나는 몰래 보기로 했다. 최근 통화 기록은 아버지로 뜬다. 번호를 적어뒀다가 내 핸드폰에도 저장해뒀다.

문자도 체크했다.
몰래하능거라 괜히 긴장하고 손이 떨린다.  수신함에 들어가보니 (그때는 핸드폰이 수신한 문자 따로 발송한 문자 따로 폴더에 저장되던 핸드폰이였다) 그의 엄마가 보낸 문자들이다.
"그저 한번 데려와서 얼굴 좀 보자는데 그렇게 큰 잘못이니? 엄마가 아들 만나는 여자친구 볼 면목도 없는거니? 왜? 집이 초라해서 부끄러운거야? "

"시간이 짧으면 어때, 둘이 마음이 맞으면 되지. 너의 선택을 엄마는 무조건 지지해, 알지?"

"아들. 오늘도 여자친구한테 가는거니? 밥 잘 챙겨먹고 날씨 좋은날 집에 데리고 와. 엄마가 맛있는거 해줄께."

... ...

"여자친구네 집에 있어? 그친구는 혼자 살아? 아니면 집 오기 싫어서 거짓말 하는거니?"

"요즘 어디서 지내니? 전화도 안 받고... 그만 화풀고 이제 집에 들어와. "

... ...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멈췄다. 나는 얼른 핸드폰을 제자리에 놓고 딴청을 부렸다. 아까 통화로 기분이 안 좋은지 말이없다. 늘 말이 없긴 했지만.. ㅋㅋㅋㅋ

그밤, 나는 늦게까지 잠들지 못했다. 머리에는 온통 문자생각이 였다. 
뭐지 이건? 발송폴더를 못봤지만  대충 추측해보면 그가 화내고 집에서 나왔는데 며칠동안 집에 안들어가면서 연애를 하는걸 알게된다. 엄마는 이를 알고 여자친구 한번 데려오라고 한다. 엄마가 마니 화난거 봐서는 아마도 한두번 얘기한게 아니였던거 같은데 말 안들어서 화났나?

근데.. 화내고 집을 나가? 뭐지?
갑자기 어느날 평일 저녁 인가 우리집에 뜬금없이 찾아온 그때가 생각났다. 시간을 대충 끼워 맞춰보니 그때인거 같다. 

이런저런 추측에 상상을 하다 날이 다 밝았다. 회사에서도 내내 그생각만 했다. 안되겠다. 이번일 만큼은 직접 물어봐야겠다. 

그날 그는 자기 집에 돌아갔고 나는 혼자  집에 왔다. 한여름인데도 집은 냉기가 훅 돈다. 
이게 습관이구나.. 

그리고...
그와 우리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늘 언제 온다는 말이 없이 불쑥 찾아온다. 그러하다보니 주말에 이든 평일 저녁이든 혹시 오늘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집에서 기다리기만 한다. 주말 마트에 가서도 내가 없는 사이 그가 올까봐 그저 부랴부랴 살것만 사고 허둥지둥 집에 돌아오고 친구와의 약속도 혹은 혼자 하는 산책도 아예 내 생활에서 지워진듯 했다. 

퇴근 시간이 되면 그는 온라인으로 나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Let's go~"
그것은 오늘 우리집에 나랑 함께 있겠다는 것이다. 그런 차수도 많아지다 보니 퇴근 임박에는 그 메세지만 기다린다.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체되면 모니터 뚫어지게 그의 상태를 체크한다. 온라인.. 아직 바쁜가 보구나.. 그러고는 휴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오프라인인데... 연락이 없는거 바서는 오늘은 그냥 집에 가려나 보다.. 
휴... 괜히 울컥하고 짜증난다. 
축 처저서 집 가는 길에 문자가 온다.
"좀 빨리 걷지..?"
뭐지? 주위를 둘러보니  먼 발치 앞에 그가 서있다. 고개 숙이고 걷느라 미처 못 본거다.
내심 기쁘다. 

이제 내 일상은 기다림뿐이다. 
퇴근시간이 될때면 오늘 같이 가려나 하고 그의 메세지 기다리고... 
말없이 오프라인이면 혹시 길에서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기다리고.. 
전처럼 저녁에 불쑥 오지 않을까 기다리고...
주말에도 불쑥 찾아올까봐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이뻐보일라고 화장도 하고... 
기다림이 새될때면 눈물이 날 만큼 슬프다.. 
기다림은 늘 외롭고 우울하다.

그리고 불안하다..
있다가 또 가겟지? 이번엔 언제 갈려나?   가면 언제다시 올까? 


더이상 그와의 연애가 편하지도 않고 설레지도 않고 두근거리도 않는다 
그가없는 시간이 외롭고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다.. 그리고 함께 있는 동안 불안하고 초조하다. 

나는 아마도 그를 사랑하나 보다....

또 욕심이 난다. 내가 사랑하게 된 이남자... 

며칠후, 그는 우리집에 왔다. 기쁜 한편 언제 다시 갈지 모르는 불안함 때문에 초조하다. 
오늘은 저번에 전화에 대해서 물어봐야겠다.

밥 먹고 나는 산책을 나가자고 했다.
가까운 공원에서 손잡고 같이 걸었다. 여름이라 공원에는 사람이 많다. 

"저번날에 받은 전화 누구에요?"
"어느날? 아.. 그거 아빠가 하신 전화에요."
"그래요? 언성이 좀 높던데 무슨 일이 있어요?"
"아니에요. 걱정하지 말아요."

그는 늘 이런식이다. 내가 좀더 들이대면서 물어볼까? 사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는게 어렵지도 않는데 난 왜 그리 간만 봤던지 참.. 

나는 그의 가족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 연애라면서 지금껏 난 그에 대해서 물어보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 역시 마찬가지 였다.우리는 서로에 대해서 아는게 너무 적었다.

나는 먼저 내 얘기를 했다. 어떻게 돼서 ㅅ도시에 오게 되고 입사동기가 뭐고 룸메랑 지내면서 있은 에피소드도.. 그리고 가족에 대해 대충 얘기했다. 그는 그저 듣기만 했다.

"혼자 말했더니 힘들어요. 나에게도 얘기해주세요."
"음.. 뭘 얘기할까요?"
"아무거나요~ 어렸을때 얘기? 학창시절 얘기?"
"... ..."

말이없다. 
침묵은 늘 무겁다.. 나는 괜히 말 꺼냈나 싶은데 후회됐다.
그때 그가 입을 열었다.
"음... 나는 어렸을때 고모네 집에서 컸어요. 고3까지... 아빠 엄마는 여기에서 일하고 계셨거든요. 여기에 대학 오면서부터 같이 지내게 됐어요.
"아.. 그럼 떨어진 시간이 길었네요? 왜 여기에 같이 오지 않았나요?"
"고향 호적으로는 이 도시에서 학교 다니기가 어려웠어요.  소학교때부터니까 꽤 오래 됐네여."
이 빌어먹을 호구... 속으로 호구 정책을 욕지거리 했다.
"그래도 딴길로 새지 않고 잘 컸네요. ㅋㅋㅋ"
"ㅋㅋㅋㅋ 그래 보여요? "
"네. 공부도 잘했고 좋은 대학도 나오고.."
"... ..."
"성격은 원래 무뚝뚝해요?"
"... 모르겠어요. 습관인거 같아요."
"습관이요? "
"늘 혼자였으니까 말을 안하게 되는거 같아요."
"고모님이랑 같이 계신거 아니에요? 고모님이 잘 안해줬어요?"
"아니요.  그게 부모님이랑 같이 있는거랑 달라요. "
나는 그말을 이해할수 없었다. 지금까지나는 늘 부모님과 함께 생활했지만 친척어른들도 너무 편해서 내 집처럼 지내곤 했다. 
허나 어른들의 입장에선 내가 너무 제 맘댈이라고 생각했을수 있겠다는 생각이 썩 후에야 들었다.

"어렸을때 떨어져서 긴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나는 부모님들이 편하지가 않아요. 우리 고모보다... 근데 고모는 어디까지나 고모에요."
"... "
"나는 부모님들과 가까워 지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아요. 아마 고중때 잠시 방황하면서 마음이 마니 닫힌거 같아요."
"... "
나는 왠지 조금이나마 이해할수 있었을꺼 같았다.  
유년이 한사람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그랬는데... 그래서 차겁구나... 그래서 표현을 잘 안하는거구나...

나는 갑자기 이 사람이 날 진정 사랑하는지 묻고 싶었다.
"나 하나만 물어봐두 되요?"
"네."
"나를 사랑하나요?"
"... 네."
대답도 단답형이다. 다른 남자들은 그건 당연한게 아니냐는 뉘앙스로 "참, 당연하지" 그러지 않는가? 내 상상으로는..

나는 알고 있다. 그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것을... 
사랑이란거.. 입밖에 내보여서 더 예뻐지기도 한다. 나는 그의 어떤 말보다도  내옆에 섰을때 느낌 만으로 사랑하고 있구나를 느꼈다.
얼마만큼인지는 모르겟지만... 최소한 우린 사랑하고 있지 않는가..

나는 문자 얘기를 에둘러 꺼낼까 하다가 그만 뒀다. 인사시킨단말, 내가 먼저 꺼내기도 그렇고 무엇보다 나는 그와 연애 그 이상을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아직 나는 어리다고 생각했다. 
뭐...자기가 알아서 잘 하겠지..

"이젠 집에 자주 가요.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야 친해지는거에여."
"... 네."

나는 그래도 위해준답시고 맘에도 없는 말을 했다. 나와 매일매일 같이 있어줘도  불안하고 초조할판인데...
그가 차라리 ㅅ도시에서 나처럼 혼자 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늘 함께 있을수 있으니까 말이다.
 며칠후, 그는 집에 돌아갔다. 
정말로 친해지려고 노력하는거 같았다. 우리집에 오는 차수도 예전보다줄어들었다. (따지고 보면 적은것도 아니얐는데 그친구가 그전에 너무 쭉 와서 있다보니까 차이가 심하게 느껴졌던것이다.)

그는  점점 기분이 좋아보였고 가끔은 나에게 부모님과 좀더 친해졌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래... 이거면 되는거야.  친해지길 바라면서 또 나랑 있기를 원하는건 욕심쟁이야...

나는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을 위로했고 그래도 혹시 오늘은 오지 않을까 하는 요행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

---더이상 그와의 연애가 편하지도 않고 설레지도 않고 두근거리도 않는다 
그가없는 시간이 외롭고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다.. 그리고 함께 있는 동안 불안하고 초조하다. 

나는 아마도 그를 사랑하나 보다....

또 욕심이 난다. 

내가 사랑하게 된 이남자... 

추천 (3) 선물 (0명)
IP: ♡.39.♡.70
우야쑈즈 (♡.164.♡.240) - 2013/11/22 00:43:16

아 한편 더 나왔네 ㅎㅎㅎ 요것까지 마저 보구 자야지 ㅎㅎㅎ 땡큐 잘볼께요 추천.

에폭시바닥 (♡.205.♡.59) - 2013/11/22 09:16:25

ㅋㅋㅋㅋ
두 사람이 하는거 밧으람,
사랑이 아닌데, 이게 멀 사랑이라고,

그냥 콩깍지 씨운거지,

투유투유 (♡.121.♡.222) - 2013/11/22 19:52:36

그 남자분이 성격이 어떻든 그사람 자체를 사랑하네요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cui0128 (♡.112.♡.35) - 2013/11/25 10:52:38

가끔은 바다에서 출렁이는 파도처럼 치열해야 사랑도 있겠지만
호수처럼 잔잔하게 그 사람 하나만 바라보는 사랑도 있죠~
기다림...참 말은 쉬워도 하긴 어려운 일이였는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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