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20. 결혼

chillax | 2024.05.21 15:56:04 댓글: 0 조회: 148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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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20



결혼은 공동의

실존이다

[결혼]






“결혼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들의 반복이다.”


성행위를 끝내고 나서 허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듯이 결혼을 한 후에 속았다는 느낌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성욕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깨닫기 때문이다. 성욕에 눈이 먼 사람들은 미친 듯이 서로를 갈구하지만, 성욕이 호사스러운 세계의 모든 속임수 중의 정수라는 것이 곧 밝혀진다. 성욕은 충족되지 않을 때는 많은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 무한하며 엄청난 것을 약속하지만, 실제로 그 결과는 보잘것없다. 모든 욕망이 충족되기 전과 충족된 후가 다르지만 특히 성적 만족의 경우는 그 차이가 분명하다.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그 욕구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정열은 착각하게 하는 환상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종의 목적이 달성되면 기만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사랑과 결혼

그 후를 내다보라


결혼은 최근 반드시 해야 할 의무가 아니라 선택지가 됐다. 결혼한 사람뿐만 아니라 결혼하지 않은 사람도 결혼 이후에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연애 때는 다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결혼한 후에 어떻게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지 놀라기도 한다. 그 뜨겁던 사랑이 연탄재처럼 식어 버리기도 한다.

김종서의 노래 <아름다운 구속>을 꿈꿨는데 현실은 무서운 감옥을 경험하게 된다. 사랑만 믿고 결혼했는데 돈 문제, 가치관과 생활 습관의 차이로 갈등이 점점 더 심해져 결국 이혼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느 프로그램에서는 결혼을 통해 남성과 여성이 모두 젊을 때의 자유를 빼앗기고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결혼을 지옥으로 표현하며, 이혼한 부부의 고통을 당당하게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런 원인에는 무엇보다 사랑에 눈이 멀어서 닥쳐 올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자신의 탓이 있다. 쇼펜하우어가 말했듯이, 사랑은 종족 보존을 위한 자연의 기만이다. 이런 속임수는 아주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인간이 서로 결합하여 사랑하도록 우리의 마음에 심어 둔 자연의 계략이자 속임수다. 우리는 자연에 속아서 결혼을 했는데, 곧 그것이 기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고달픈 현실을 마주하며 후회하게 된다.

그래서 인생의 몇 수를 내다보는 사람은 결혼을 하지 않는다. 니체는 철학자는 결혼하지 않는다라면서 독신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그 대가는 혹독하다. 그의 후손이 없다. 만약 결혼 이후의 어려운 현실을 알 수 있는 지혜를 가졌다면 니체처럼 혼자 자유로운 정신으로 마음 편하게 살았을 텐데, 그때나 지금이나 홀로 사는 사람의 마지막에는 행복하지 않은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니체의 마지막도 몇 명 남지 않은 친구가 함께했으며 오랜 병간호는 평생 사이가 좋지 않았던 어머니와 누이가 불평 없이 도맡았다. 니체가 이미 정신을 잃을 상태여서 전혀 몰랐지만 힘들 때 도와주는 것은 가족뿐인 것이다.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으면

행복에 가까워진다


사랑이라는 환상에 속아 결혼한 사람이 불행하다면, 그런 환상을 미리 알고 혼자 사는 사람은 행복할까? 어차피 둘 다 불행한 것은 마찬가지다. 차이점이라면 어쨌든 결혼을 한 사람은 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지만, 혼자 지내는 사람들은 어쩌면 고독한 죽음이라는 최후를 준비해야 될지 모른다.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다 알지만, 아기 때 기저귀를 갈면서 부모님의 고충을 간접적으로 깨닫게 되고, 아이를 출산해 본 여성은 어머니의 산고를 알게 된다. 그리고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사업하면서 고단한 삶을 통해 가족을 부양해야하는 남자들은 왜 아버지의 어깨가 그렇게 무겁게 느껴졌는지 뒤늦게 알게 된다.

결혼을 통해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 자신의 어릴 적 성장 과정을 간접적으로 보면서 우리 부모님의 고충도 알게 된다. 불평불만 없이 우리를 키우느라 고생하신 부모님의 결혼 생활에도 그늘이 있었을 것이다.

결혼하면 불행하고 결혼하지 않아도 불행하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가 자연에 속는 일은 반복된다. 이혼을 한 후 혼자 사는 경우도 있지만 다시 다른 이성의 매력에 빠져 사랑을 하는 일이 흔하다. 세상에는 늘 멋지고 잘생긴 이성이 잇기 때문에 만나기도 하지만 헤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혼을 하면 고생이 끝날 것이라는 판단은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어디선가 또 다른 사랑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랑과 연애, 결혼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잠시라도 행복했다면 충분하다.




사랑의 힘 앞에서 굴복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사랑을 얻는 대신 다른 무엇을 잃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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