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상)

파란리본 | 2016.10.27 17:57:31 댓글: 2 조회: 3128 추천: 1
분류단편 https://life.moyiza.kr/mywriting/3191710

10년을 못본 엄마가 집으로 방문한다는 사실은 한마디로 혼란 그자체였지만 은호는 겉으로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남편 지훈을 비롯한 누구에게도 사실을 말하지 않은채. 엄마가 전화를 해온것은 점심을 먹고 동료들과 수다를 떨고 있던 때였다. 핸드폰에 낯선 번호가 떴을때 스펨전화일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받기가 싫었다. 핸드폰이 5번을 울리고 동료들이 의아한 시선을 보내서야 그녀는 통화버튼을 누르고 핸드폰을 귀가에 가져다 댔다.

<엄마다>

전화기 너머로 낯설면서도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은호가 12 되던 아버지와 이혼을 엄마는 집을 나갔다. 그때 은호는 공교롭게 생애 첫생리가 시작되었고 어린소녀에게 그건 대참사였다.

<생리대를 갖고 다니는걸 잊지 말고, 생리 그거 별거 아니야.>

집을 떠나기전 짐을 싸면서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그녀에게 말했다. 처음 생리대를 사용할 은호는 속옷이 아닌 자기몸에 붙혀버렸다. 아픈건 둘째치고 너무 불편했으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것 같아서 수업시간에 은호는 옆자리 친구에게 슬그머니 물었다.

<생리할때 화장실은 어떻게 가는거야?>

친구가 얼굴을 붉히며 설명을 해줘서야 그녀는 생리대의 정확한 사용방법을 알게 되었다.

엄마는 전화를 해왔지만 마침 사춘기였던 은호는 엄마한테 버림받은 기분을 떨쳐버릴수 없어서 분노했고, 전화기는 아버지한테 돌아갔다. 반년 , 엄마는 한국으로 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은호부모님들은 각자 재혼하였다. 연락은 점점 줄었고 직접 만나는건 더더욱 어려웠다. 그런 엄마가 주말에 은호가 사는 도시로 오고 그녀의 집을 방문하겠다고 한다.

엄마가 오기로 날은 토요일이었다. 오전내내 은호는 주방에 틀어박혀 청소를 하였다. 그릇과 수저들을 꼼꼼히 씻고 후라이팬 두개를 반짝반짝하게 닦았다. 가스레인지도 웬지 더러워보여서 광이 나게 빡빡 아냈. 그것들을 하고 나니 주방환풍기 씌인 먼지가 거슬렸고 그다음엔 찬장도 맘에 안들었다. 점심에 라면을 끓여먹고나서야 은호는 거실이 전혀 정리가 안되어있다는걸 발견했다.

그제서야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은 정작 중요한 문제를 외면하고 있으며 그건 뭔가 기대를 가지는것을 애써 경계하기 위함이었음을. 이때 초인종이 울렸다. 시계바늘은 오후 1시반을 가르키고 있었다. 현관문을 여니 엄마가 문밖에 서있었다. 마치 처음이 아닌것처럼.

<..>

엄마라는 말대신 은호는 짧고도 낮은 소리를 내고말았다. 계산해보니 엄마는 올해 57살였고 얼굴은 10 전과 차이가 없었다. 정돈된 짧은 매직머리에 회색의 트렌치코트와 검정색 베이직바지를 입었으며 디자인이 심플한 커피색 토치가방을 들고 있었다. 얼굴엔 연한 화장을 하고 있었고 주름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 슬리퍼 >

엄마는 허리를 꼿꼿히 한채 집안으로 들어왔다.

머리속에 수많은 문이 있었지만 은호는 한마디도 입밖에 내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거실을 제대로 않은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도시 변두리에 위치한 90평방미터의 아파트가 유난히 허접하고 지저분해보였다. 은호는 엄마에게 마시겠냐고 물었다. 엄마는 단번에 커피라고 답했지만 집에는 커피가 없었다. 냉장고에 커피음료수가 있는것을 발견하고 엄마한테 흔들어보였다.


<
그냥 .>

엄마가 말했다.


은호는
웬지 꿈을 꾸는 기분이었고 상황이 현실처럼 느껴지지가 않았다. 서로가 낯선 모녀는 식탁을 마주하고 앉아 각자 손에 물컵을 들고 있었다. 은호네 식탁은 집구조중 가장 북쪽에 놓여져 있어서 대낮에도 어두운 편이었다. 그래서 집에 사람이 있으면 식탁 천정의 샹드릴에는 켜져 있었다. 밝고 환한 빛을 통해 엄마 얼굴을 찬찬히 보게 은호는 그제야 엄마와의 사이에 놓인 10년의 세월 실감했다.


엄마는
확실히 예전보다 늙었고 머리는 흰머리카락을 감추려고 염색한 티가 났다. 탱탱하던 얼굴 피부도 느슨하고 처져있었으며 잔주름들이 눈에 쉽게 띄였다. 상대도 분명 자신의 변화를 눈치챘을것이다. 이제 서른두살이 딸을 보는 엄마의 마음은 어떨지 궁금했다. 은호는 엄마가 그녀를 떠났던 그때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노력했다. 20년전, 그때 자신은 12살이었고 엄마는 37살이었다. 그때 엄마는 일말의 망설임이 없이 아버지와 자신을 떠났었다.

< 결국 남자랑 결혼했구나.>

엄마의 말투에는 실망보다는 그럴줄 알았다는 단정 묻어나있었다. 은호가 지훈이랑 결혼을 한다고 했을때 엄마는 아무런 반응도 보여주지 않았다. 아버지가 엄마한테 전화로 결혼소식을 전했고 은호는 아버지의 재촉에 마지못해 청첩장을 엄마에게 보냈다. 물론 엄마는 그녀의 길고 정신없었던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았 축하전화도 없었다. 은호와 지훈의 웨딩사진은 지금 거실 한가운데에 걸려져 있었고 사진속 신혼부부의 진한 웨딩화장과 가짜 유럽배경이 엄마 눈에 얼마나 촌스러울지 그녀는 짐작이 갔다.

22살이 되던 , 엄마는 은호가 다니는 대학에 나타났다. 그때 그녀는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불안한 상태였다. 야망이 없는 남자친구는 졸업하면 현지인 T시에 남아 공무원시험을 봐서 편하게 나머지 인생을 보내려고 하였고, 은호는 유학을 가던지 혹은 수도인 B시로 가서 세상을 보고싶었다.

엄마와 은호는 학교대문 근처의 작은 음식점에서 10 만에 만났다. 엄마의 얼굴엔 자책도 딸에 대한 미안함도 찾아볼수 없었다. 엄마가 집을 떠난 1년후, 은호는 부주의로 팔에 화상을 선명한 자국이 남아있었다. 그날 은호는 반팔을 입어 상처자국이 확연히 눈에 띄었음에도 엄마는 거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묻지 않았다.

대신 은호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물었다. 남자친구가 있냐고도 물어서 은호는 기숙사에서 자고 있던 지훈이를 불러내 셋이서 함께 밥을 먹었다. 식사를 마친 엄마는 은호한테 혼자서 공항까지 배웅해달라고 하였다. 국제선 게이트로 들어가면서 엄마가 은호에게 말했다.

< 남자랑은 헤어져. 전도가 없어. 좋은 사람을 만나야 .>

졸업 , 은호는 B시로 가서 직장을 찾고 취직 하였다. 지훈이와는 서로의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한채 이별을 하고 말았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도시에 빨리 자리잡으려고 급히 찾은 첫직장은 엄청 바빴고 그만큼 재미없었다. 아침 일찍 붐비는 지하철을 견디며 출근을 했고 잔업때문에 막차를 놓칠까 뛰어다녔다.

반년 후의 어느 주말 반지하 세집 소파에 종일 우두커니 앉아있던 은호는 해질녁 벌떡 몸을 일으켰다. 바로 기차역으로 은호는 T시로 가는 티켓을 끊고 지훈한테 문자를 보냈다. 기차는 저녁 10시가 되어서 T시에 도착하였고 지훈이가 마중나와 있었다. 둘은 서로 시선만 주고받은채 나란히 말없이 걸었다. 늦은 , 적막한 거리는 뿌연 가로등이 길을 밝혀주었고 말로 내뱉지 않은 모든 감정이 순간 확인되었. 이건 사랑이라고..엄마는 죽어도 모르는 사랑이라고 은호는 그때 속으로 곱씹었었다. T시로 돌아온 은호는 3 지훈이와 결혼을 하였다.

< 이혼했어. 세번째야. 아마 다신 결혼을 안할꺼다. 말고 따로 자식을 안낳았으니 너가 유일한 딸이야. 나도 점점 늙어가니 나중 너한테 신세질것 같네.>

엄마 표정은 평온했다.

은호는 엄마한테 시선을 똑바로 고정시킨채 자신에게 물었다.

< 여자, 눈앞에 있는 이여자 나랑 무슨 상관이지?>

엄마는 의자를 앞으로 끌어서 좀더 은호쪽으로 다가오면서 비밀을 얘기해주는 듯한 은밀한 어투로 말을 계속했다.

<이번에 이혼하면 재산분활을 하게 되는데 액수가 상당해. 지금 소송중이라 변호사도 있어. 은호 니가 유일한 자식이니 앞으로 재산은 전부 니꺼가 되는거야 . 말안듣고 결혼하더니 상태를 보니 그다지 넉넉치는 않은것 같구나..>

< 살고 는데요..>

은호 단호하게 반박했다.

<그래? 그럼 다행이고.>

엄마는 앞으로 쏠렸던 윗몸을 다시 의자 등받이쪽으로 옮겨갔다.

<그럼 내가 찾아온 이유를 얘기하마. 이제 중국들어올꺼야. 들어와서 고향에서 살꺼고 그러려면 집이 있어야 잖니 ..재산분할을 하게 되면 아파트 하나 사는건 문제도 아니거든 그래서 이번에 괜찮은 아파트 하나 봐뒀는데 전액을 지불하려니 돈이 모자라. 이혼소송은 시간이 걸려서 그쪽 돈은 지금 쓸수 없거든. 그래서 너한테 10만원을 꾸려고 . 걱정하지마 소송이 끝나면 내가 이자까지 쳐서 15만원 돌려줄테니깐. 그리고 어차피 집은 나중에 니꺼야.>

엄마의 전화를 받고 지금까지 비록 수많은 시물레이션을 해봤지만 은호는 엄마의 오늘 방문이 돈을 꾸기 위해서일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잠깐 말문이 막힌 그녀는 한참을 엄마를 노려보기만 했다. 그와 동시에 은호 머리속은 어이없게도 은행구좌 15만원 정도의 돈이 있다는것을 떠올렸다.

< 그렇게 많은 돈이 없어요>

은호는 천천히 한글자한글자 내뱉았다.

엄마의 입매가 살짝 위로 올라가는게 보였다. 윗몸 완전히 의자등받이에 대고 있었다.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서른도 넘었잖아.>

어릴적 엄마는 은호 학교에서 갖고온 시험지를 보면서 얼굴은 웃고 있었다.

< 백점을 못맞은거지? 백점 맞을수 있는 아이잖아.>

생각에 은호는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고 식은땀이 났다.

하지만 이제 은호는 어린애가 아니었다. 그녀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엄마한테 소리지르며 싸우고 싶었다.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냐고 악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심장만 쿵쿵 뛸뿐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까 엄마가 문가에 서있던 순간 자신이 이미 22, 아니 12살로 돌아가 엄마품에 뛰어들어가 엉엉 울고 싶었었다는걸 은호는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엄마한테 안기지도, 울지도 않았다.

은호는 최대한 딱딱하 말했다.

<나도 돈이 필요해요. 임신했어요.>

임신소식은 자신을 제외하고 엄마한테 처음 하는거고 아직 지훈이한테도 리지 않았다는 말까지는 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중에 자신이 아이를 위해서 해야 할것들이 너무 두렵고 자신이 없었으며 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
너가 아이를 못낳는줄 알았지. 결혼한지 됐잖아.>

<일이 바빠서요..그리고 내가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거든요>

<무슨 자격?>

<좋은 엄마가 자격요>..

<이참에 비난할 생각을 하지 . 내가 롤모델도 아니잖아.>

엄마의 말투도, 표정도 차갑기 그지없었다. 은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던 윗층에서 뭔가 둔탁한 물체가 넘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고 금새 탁탁..하는 분주한 발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
이렇게 시끄러운거니?>

엄마가 짜증을 냈다.

< 그래요. 윗층이 남자아이를 키우는 집인데 애가 맨날 신발신고 뛰어다니나 봐요..>

<올라가서 져봤니?>

<어린애랑 따져요?>

<가정교육 제대로 못받은 애들이 제일 싫어>

엄마는 고개를 들어 윗층을 향해 눈을 흘기기까지 했다.

< 나중에 낳으면 다른데로 이사해. 너무 작다. 주변환경도 안좋고>

<그래서 돈을 꿔줄수 없는거얘요>

<내가 공짜로 꿔달라 했니? 투자한다고 생각해.>

은호는 다문채 침묵을 지켰다. 한참후 엄마는 다시 은호쪽으로 몸을 가까이 하며 그녀 손을 았다. 그리고 좀전보다 낮은 소리로 말했다

<사실.. 너가 낳고 싶지 않으면 안낳아돼. 요즘은 수술도 안전하다잖아.>

<엄마는 외할머니가 되고 싶지 않나요?>

식상하고 멍청한 질문을 은호는 그후 몇일동안 내내 후회하였다.

<별로.>

은호의 손을 놓아버린 엄마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손목시계를 본다.

< 있다가 친구를 만나기로 했어. 지금 가야 .>

말을 마치지마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치 이상 앉아있기 싫다는 듯이.


문가로
엄마는 신발을 신고 가방을 들고 스스로 문을 열었다. 문밖으로 나가려다 다시 몸을 은호를 향해 말했다.

< 은행구좌번호를 문자로 보내줄께. 다음주까지 돈을 보내줘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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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나라 (♡.238.♡.208) - 2016/10/28 10:00:10

잘 읽었어요. 세상에 이런엄마도 있네요. 20년동안 나몰라라 버리고 가더니 이제 나타나서 돈 부터 마련해달라고하고
참 어이가 없네요. 은호씨 걱정이네요.

작은도둑 (♡.166.♡.67) - 2016/10/31 09:32:12

생각 좀 하느라 리플이 늦었습니다.

자식에 대한 모성애를 두고 당연하다 집착이다라고 의견이 갈리는 와중에..저역시 자식에게만 올인하는 모성애를 최대한 피하는 편인데… 글속 어머니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이네요. 그리고 딸은 그런 어머니의 사랑을 많이 갈구하네요. 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냐도 전혀 관심없어 보여요.

딸이 첫 생리를 하는 도중에 떠났다는건 어떤 이유였을까요?
그리고 딸의 마음이 와닿아…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런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딸은 여전히 엄마를 보고 있네요. 엄마의 얼굴을 보고있고 세월을 느끼며 엄마의 방문을 의식하고 엄마의 냉정함에 상처를 받구요. 그러면서도 이해하려고 하네요.

엄마는 꽤 예쁘고 당당하게 살아온 사람같애요. 세번의 결혼과 이혼을 경험할만큼 자기애가 강하고 그럼에도 이혼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소송을 걸어가며 위자료를 확실하게 챙기고 노골적으로 딸애의 남편과 임신에 불만을 표하고 보탬한번 준적없는 딸애에게 노후대비를 넌지시 던지구요. 딸은 그와중에도 구좌에 엄마가 요구하는 금액이 있다는게 서글프게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딸은 그 돈을 해줄거 같네요.

엄마의 이런 성격이 딸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런 딸로 하여금 결혼을 하게 한 지훈의 정체도 궁금하네요.

내용이 풍성하고 의사전달이 확실하게 된거 같애요. 짧은 편폭안에 조리정연하게 나열된 흐름과, 전개에 작가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엄마에 대한 딸의 이해와 마음, 하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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