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과 함께 지낸 생전사후( 生前死后) 5년

무학소사 | 2014.10.19 20:19:56 댓글: 10 조회: 2939 추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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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과 함께 지낸 생전사후 5

 

2006 한국출국길에 무연고동포 실무한국어능력시험제도가 도입되자 처남은 남들이 반신반의 하며 머뭇거릴때 대담하게 시험에 응했는데 운수좋게도 합격도 되고 추첨도 되여 2007년에 한국으로 돈벌이를 나갔다.이듬해에 작은 처남도 시험에 응했는데 추첨되였다.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고 째지게 가난하던 처가집도 인젠 쨍하고 해뜰날이 오는가보다고 은근히 기뻐하였다.작은 처남이 한국에 나가려고 서두는데 홀로 남게 장모님이 갑자기 중풍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였다.문득 인생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남들은 고생끝에 락이 온다지만 허구한 고생만 하신 장모님의 인생길은 가도가도 끝없는 가시밭길로만 느껴졌다.환자의 시중에는 그래도 거칠은 남자손보다 세심한 녀자손이 필요함으로 장모님의 유일한 딸인 나의 안해가 병원에 가서 환자시중을 들어야 했고 나는 외토리생활을 하면서 출퇴근을 해야 하였다.

작은 처남마저 한국에 가면 두달간의 병원치료를 거쳐 겨우 운신을 하는 장모님을 맏딸이자 외동달인 나의 안해가 돌봐야 했다.다시 말하면 청년시절에 보모를 잃은 내가 부모처럼 자립이 불가능한 장모님을 모셔야 하였다.사위도 반자식이란 말이 있는데 나도 당신의 딸을 데려다 많은 고생을 시켰으니 응당 모셔야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니 처남들은 고마워하고 장모님은 다시금 아이시절로 돌아가 딸의 시중을 받으며 고독한 나날을 보내야 하였다.2008 추석을 쇠고 작은 처남은 투병하는 엄마를 누나에게 맡기고 무거운 마음으로 한국으로 날아갔다.울며 겨자먹기로 장모님은 정든 고향해란강 기슭 평강벌을 떠나 부르하통하 기슭 명월진의 사위집으로 왔다.

나의 장인은 해방전쟁과 항미원조에 참전한 로군인이였고 칠남매중 맏이였다.장모님이 이런 대가정에 시집을 가서 얼마나 고생하였는지 보지 않아도 눈앞에 선하게 안겨온다.시누이 시동생들을 시집장가 보내고 자신의 세자식을 키우느라 때이르게 이마에 잔주름이 가득하였고 등이 휘여있었다.신체가 허약하고 다병한 남편은 로동력을 거의 상실하였고 자식들은 어려서 장모님이 집안일과 바같일을 도맡아하였다.힘겨운 농사일 여가에 짬짬이 부업을 닥치는대로 찾아하였고 늦가을 햇쌀이 나오면 올망졸망 이고지고 룡신촌에서 5리길을 걸어 투도장마당에 가서 팔아 생활의 쓴맛에 단맛을 조금 보태주군 하였다.이렇게 녀자의 힘에 부치는 일을 몇십년동안 하여온 장모님을 내가 처음 뵈올때는 나이가 륙십도 안되였지만 칠십으로 보였다.

장모님은 우리집으로 와서 처음에는 사위인 나의 눈치를 보며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많이 하였는데 내가 자식의 도리를 다하며 편하게 대하자 차츰 자신의 집인양 행동이 자연스러워 옆에서 보기에도 좋았다.나와 안해가 출근하면 장모님은 온하루 텔레비만 쳐다보며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고향의 말동무곁을 떠나 낯설은 타향에서 적적해하는 장모님에게 동네의 말동무 로인들을 소개해주니 너무나 좋아 아이들처럼 웃음이 떠날줄 몰랐다.아침식사와 점심식사를 끝마치게 바쁘게 동네 골목길에 나가 어르신들과 어울려 시간가는줄 모르고 이야기판을 벌렸다.공휴일에는 나와 안해가 번갈아 장모님을 모시고 체육시설이 있는 강가로 가서 다리근육발달운동을 시켰는데 과연 효과가 있었다.무엇이든 잡아야만 일어서고 지팽이를 짚고 가다가도 몸의 평행을 잡아 자칫하면 뒤로 허망 자빠졌는데 신체단련을 하고나서 많이 나아졌다.

이렇게 딸과 사위의 시중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한국에 아들의 안위를 자나깨나 걱정하였다.매일 아들의 사진을 머리맡에 놓고 주무시는 장모님, 절절한 부모정과 애절한 그리움에 부대끼는 장모님을 주시하는 우리 내외의 마음에 잔잔한 파도가 일어 눈시울이 붉어졌다.연평도폭격사건이 일어나자 당장 전쟁이 일어나기라도 한듯 장모님은 급해서 두아들에게 어서 빨리 집에 오라고 호통치였다.근심에 쌓여 련며칠 잠을 설치여 입술이 부르튼 장모님을 우리가 입이 달토록 설복하고 사태가 발전하지 않자 차츰 마음을 가라않히고 평온을 되찾았다.

장모님은 우리집에 첫날부터 아들이 돌아오면 당장 짐을 싸들고 집에 돌아가 아들에게 밥을 해주겠다 말을 노상 입에 달고 있었다.자신 한몸도 돌보지 못하는 신세임에도 불구하고 장모님의 반마음은 고향집에 가있고 반마음만 우리집에 있는듯하여 서운한 생각이 들었지만 안개속 반디불처럼 희미하게 나의 로후가 보이는듯하여 칠십객의 마음에 리해가 갔다.

인생에서 가장 넘기 어려운 고개가 아마 아홉고개인것 같다.주변에서 아홉고개를 넘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사람들을 심상찮게 볼수 있었다.평범한 장모님도 례외가 아니여서 우리집에 온지 삼년만에 일흔아홉살 생일을 쇠고 몇달지나 재풍을 맞아 끝내는 자식들이 울며불며 말리는 그길로 가고야 말았다.가면서도 아들 걱정에 두눈을 감지 못하는 장모님의 눈을 아들이 아닌 내가 감겨드렸다.나는 상사집에 많이 다녔지만 보모가 돌아갔을때에도 못해본 상사일이 도움손이 없이 코앞에 닥치니 서투른 솜씨로 그런대로 탈없이 끝내고 아들들의 소원대로 장의관에 장모님의 골화함을 모셨다.이때로부터 우리 부부는 청명과 추석 전날에 장의관에 가서 먼저 장모님을 기리고 이튼날에 부모님 산소에 가서 형제들과 함께 부모님을 기리였다.

금년 청명에 나는 안해와 같이 장의관에 가서 장모님을 찾아뵙고 안해는 한국으로 돈벌이를 훌적 떠나갔고 3 돐제때에는 처남이 와서 함께 3년제를 지냈다. 추석에는 자식들이 모두 한국에 나가고 없어 홀로 장모님에게 석잔 부어드렸는데 아마 많이 섭섭하였으리라.구천에서도 자식들이 되기를 애타게 바라는 인자한 장모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넙죽 절을 하는 나의 마음은 뭐라 형언할수 없이 착잡하였다.

한생을 가난속에서 보내다가 해볕을 볼가하니 때이르게 몹쓸병에 걸려 락도 못보고 돌아간 박복한 장모님을 생전에 3,사후에 2 모셨는데 나로서는 사위된 도리를 다한것뿐고 자신을 위하여 자그마한 덕을 쌓았을뿐이다.그저 나의 행동이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  한차례의 생동한 효교육이 되였으년 나는 그것으로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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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좋은래일 (♡.71.♡.37) - 2014/10/19 21:17:50

좋은 글입니다.^^

무학소사 (♡.50.♡.144) - 2014/10/22 20:18:53

읽어주어 넘 감사합니다.

체언 (♡.2.♡.31) - 2014/10/19 22:02:14

어린시절 느꼈던 소복한 우리민속 숨결을 오래만에 감지했습니다.

무학소사 (♡.50.♡.144) - 2014/10/22 20:26:38

댓글 넘 고맙습니다.

꿀꿀이35 (♡.170.♡.98) - 2014/10/19 22:33:04

위대한 어머님이자 여자이시구 또한 훌륭한 사위임니다.복많이 받으세요.

무학소사 (♡.50.♡.144) - 2014/10/22 20:27:33

칭찬에 몸둘바 모르겠슴다.님도 복 많이 받으소.

다알리아 (♡.92.♡.170) - 2014/10/21 11:30:18

시집와서 느꼈지만 이정도 사위노릇하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당신은 꼭 복많이 받을겁니다.당신 와이프도 많이 행복할겁니다.

무학소사 (♡.50.♡.144) - 2014/10/22 20:29:29

많은 사위들도 맞디우면 나처럼 할것니다.님도 내내 행복하기를.....

편풍 (♡.13.♡.121) - 2014/10/30 19:18:14

수고하셨네요. 경의를 드립니다. 훌륭한 분입니다.

금제비엄마 (♡.172.♡.103) - 2014/11/04 21:27:18

참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네요??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음보다 더 멋진것 없죠?더군다나 장모님을 자신의 친부모처럼 사랑하고 공경해드리고~~님은 복 많이 받을자격 있습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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