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은행직원들 1---기방 풍파

weiminghu | 2016.05.31 09:12:23 댓글: 4 조회: 3243 추천: 3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097454

팡팡이는 H은행 직원이다. 남들이 보통 상상하는 세련된 통일정장,나비 넥타이, 깔끔하게 틀어올린 머리, 가슴께에서 반짝이는 이름달린 마크, 옅은 화장, 생글생글 웃는 , 깍듯한 자세이런건 팡팡이랑 거리가 멀다. 자금재무부 직원이라 고객 만날 일이 없다. H은행은 미들 오피스(中后台)부서직원들의 옷차림에 대해서는 크게 엄격하지 않았다. 팡팡이는 머리도 풀어 헤친채로 화장도 안하고 옷도 캐쥬얼로 입고 다닌다. 70키로를 육박해 가는 체중 때문에 세련되게 입어봤자 세련된 티가 나지 않는다. 破罐子破摔라는거다.

그날 퇴근후, 팡팡이는 집주인한테서 다음주에 집을 팔거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화가 났으나 팡팡이는 급급히 따로 집을 찾을수 밖에 없었다. 월급도 쥐꼬리 만한데다 일년넘게 밀린 신용카드 빚땜에 고급 아파트는 바라볼 수도 없었다. 성중촌에서 그냥 찾을수 밖에 없었다. 그럭저럭 집은 인차 나졌다. 낡고 허름한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빠트 였지만 그나마 가격이 아주 쌌던터라 맘에 들었다. 거실 외에 방이 하나 따로 있었고 팡팡이는 방에서 자고 친구는 거실에서 자기로 했다. 집세가 600원밖에 되였기에 일인당 300이였다. 심천에서 정도면 너무 편이였다.

집이 더럽고 허술하다는 친구의 투정을 뒤로 한채, 팡팡이는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집을 나섰다. 동네를 한바퀴 돌아볼 예정이였다. 적어도 일년은 곳인데 주변 시설들을 알아둘 필요가 있을것 같았다. 근데 내려 오자마자 멀리서 다가오는 젊은 남자가 보인다. 어렴풋한 윤곽 만으로도 너무 멋있었다. 180 넘는 키에 벌어진 어깨, 청바지에 셔츠, 까만 구두에 어울리는 까만 혁띠

백메터오십메터거리가 좁혀 질수록 뚜렷해지는 남자의 이목구비, 오똑한 콧날, 찐한 눈섭, 송중기를 닮은 , 구리빛 피부 생겼다. 심장이 후두둑 뛴다. 몸의 피가 흥분에 머리로 몰려온다. 태양혈이 찌릿찌릿 해난다. 정처없이 아무렇게나 미직미직 튀여나온 그녀의 살들을 겨우 감싸고 있던 천쪼가리 라고밖에 할수 없는 셔츠는 한없이 부풀어 오른 그녀의 가슴 덕분에 당금이라도 찢어 질것만 같았다.

근데 남자가 팡팡이 쪽으로 계속 오고있다. 거리는 십메터도 남았다.

팡팡이는 흥분을 감출수가 없었다. 오메터계속 좁혀온다. 머지? 머지? 설마 나한테? ~ 그래도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어쩔가? 그냥 안겨버릴가? 아님 적당히 밀당이라도 할가?

일초도 안되는 사이에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휘젓고 다닌다. 그리고 팡팡이가 차도녀로 나가기로 결정했을 무렵, 그녀가 시장에서 사온 이십원 짜리 셔츠는 끝내 옷이라는 제구실을 못하고 단추가 하고 떨어지고 말았다. 가슴쪽이 너무 팽팽했던 것이다. 단추를 나무랄 것은 아니였다. 들어가지도 않는 살을 억지로 채워넣은 그녀 잘못이였다.

쟁그랑 하는 들릴듯 말듯한 소리와 함께 남자의 시선이 이쪽으로 향했고 남자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느라 표정이 일그러 지고 있었다. 그러나 인차 아무렇지도 않은 옆의 가게로 들어갔다. 너무 남자한테만 정신을 팔았던 팡팡이는 그때까지도 자신한테 일어난 일을 모르고 있었다.

남자가 들어가는 방향을 따라 보니 요염하게 화장한 여자들이 엉뎅이와 가슴을 드러내 놓은채로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제야 팡팡이는 내려오자 마자 남자한테 정신파는 바람에 주위를 둘러보지도 못했던게 생각났다.

팡팡이는 저도 모르게 화가 났다. 꼴로 봐선 기방이 분명한데저렇게 못생기고 늙은 여자들하고 잠자리를 같이 하자고 저런 남자가 여기 왔단 말인가? 팡팡이는 눈에 힘을 주어 기방의 여인들을 노려보았다. 그런 팡팡이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그녀들도 팡팡이를 보는것 같다. 그러더니 갑자기 모두들 깔깔댄다. 배를 끌어안고 웃는 사람도 있었다.

<머가 우습다고 지랄들이야? 천한것들이… >팡팡이는 욕설을 퍼부으며 앞으로 가려 했다. 찰나, 가슴쪽이 완전히 벌어진 셔츠가 눈에 들어온다.

<으아악! 이게 머야???> 쥐구멍 아니 개미구멍 이라도 있으면 들어가 숨고 싶었건만 구멍은 나타나 주지 않았다. 팡팡이는 가슴을 부여잡고 정신없이 뛰였다. 뛰다가 보니 세집이랑 반대편 방향이 였다. 다시 방향을 돌려 세집 쪽으로 허둥지둥 뛰여갔다. 한걸음에 계단을 세개씩 올라가 집에 다달았다.

친구: 벌써 오냐? 동네구경 벌써 한거야?

팡팡: 아니ㅠㅠㅠ 죽고싶다.

앉아서 수놓이를 하던 친구는 그제야 머리를 들고 팡팡이를 바라본다. 몰골을 보더니 우하하 하고 웃어댄다. 친구란 년이 상황에 위로는 못해줄 망정 웃다니양심은 개를 줘버렸는지 모르겠다.

친구: 봐라~ 몇번 말했니? 그렇게 작은 입지 말라고. 140근이 되는게 100근짜리 애들이 입는 옷을 입으니 터지지 않고 어찌겠니? 자업자득이지 ㅋㅋㅋ

팡팡:!!! 누가 140근이야??? 138근밖에 안된다. 갖다붙이지 말라.

친구: 140근이든 138근이든 질적으로 다를게 있니? 뚱뚱한게 작은 입는다고 날씬해 보이겠냐? 덩치에 맞게 입고 다녀라 ㅉㅉ 바지지퍼가 나간것만 해도 다행이다.

갑자기 팡팡이가 오열한다. 웬만하게 놀려대선 끄덕도 없던 팡팡 이였는데. 친구는 자신이 너무했나 싶어서 다가가 팡팡이의 어깨를 다독였다.

친구: ~ 그래? 미안해. 내가 너무 했어. 울지 ~~

팡팡: 너땜에 아니고 남자엉엉엉

남자라는 말에 친구가 의아한 눈빛으로 정색해서 물어온다.

친구: 남자? 무슨 남자?

팡팡: 금방 내려갔다가 진짜로 잘생긴 남자를 만났어. 첫눈에 반한거 같애. 근데 ~

팡팡이의 안색이 흐려진다.

친구: 근데?

팡팡: 남자가 기방으로 들어갔어. 우리 아빠트 아래가 원래 기방이 였어? 몰랐지?

친구: ~ 그니깐 집세가 싸잖아낮에는 여니까 우리가 전번에 왔을 때는 아가씨들 본거지.

팡팡: 엉엉엉. 안돼! ? 그렇게 잘생겼는데 기생을 찾아? ? 못생기고 늙은 것들이 머가 좋다고? 피부도 더덕더덕 하고 분칠만 구역질 나게 해대고. 립스틱은 쥐잡아 먹은것처럼 발라대고. 엉엉~ 더럽고 천한 것들이 머가 좋다고? 내가 그것들 보다 못한게 머야? 엉엉~

팡팡이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러댔다. 완전 히스테리였다.

친구: ~ 진정해라.

팡팡: ? 나한테는 오는가 말야? 엉엉~ 더러운 것들보다도 내가 못하단 말야? 엉엉~ 나한테는 호박도 메주도 찾아오냐 말이야? 잘생긴 것들은 저런데만 다니냐? 엉엉~ 기생보다도 매력이 없을가? 엉엉~

팡팡이는 옷도 갈아입고 친구 침대에 엎드려 오열 중이였다. 눈물 코물을 친구 이불에 닦아 놓으면서

친구: ~ 무슨 그런 행방없는 생각을 하니? 남자가 어쩌던 너랑 무슨 상관이야? 거기에 곁들여 일부러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냐?

팡팡: 아니야~ 내가 잘못했어. 엉엉~ 금방 차도녀로 나가려고 생각한 바람에 남자가 나한테로 오고 기방으로 들어간거 같아. 엉엉~ 다시 기회를 준다면 차도녀가 아니고 금방 받아줄거 라고 말해주고 싶어. 엉엉~

친구: 단단히 미쳤구나. 정신 차려라. 낯도 코도 모르는 남자땜에 이게 지금 무슨 짓이야? 그리고 그런 곳에 다니는 놈들, 얼굴이 반반해봤자 어디다 쓰겠니? 쓸데없는 헛생각 그만하고 옷이나 갈아입어라.

팡팡: 싫어! 엉엉~ 남자가 얼마나 멋있는지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말라. 엉엉~

친구: ~ 일어나라! 수놓이 코물에 침에 젖어서 이게 머야??? 이씨~

추천 (3) 선물 (0명)
IP: ♡.160.♡.134
AD까이나2 (♡.36.♡.232) - 2016/05/31 12:14:49

아하하하 재밋네요
그남자 정체도 살짝 궁금하고
다음집 너무 오래 안 걸릴거죠?

weiminghu (♡.160.♡.134) - 2016/06/01 17:03:28

그 남자 이후에 다시 나오게 될겁니다. ㅎㅎ

xdh1314 (♡.250.♡.72) - 2016/06/01 23:01:44

팡팡이는 어떤 남자랑 어울릴지 ㅋㅋㅋ 지금도 600원 집이 있는지 ? ㅋㅋㅋ

weiminghu (♡.160.♡.134) - 2016/06/02 14:35:06

ㅋㅋ 삼년전엔 그런 집이 있었어요.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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