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8

yinzhengyi | 2016.07.21 23:16:17 댓글: 1 조회: 1531 추천: 0
분류연재 https://life.moyiza.kr/mywriting/3130883

-그쪽은 이제 희경이랑 관계를 어떻게 정리하고 싶으세요

희경에 대한 내 마음을 한참을 생각하다

나는 공격의 화살을 그남자 한테로 돌리고 있다.

-그쪽과 희경이 사이를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그래야 제가 어떻게 정리해야 될지 판단이 설거 같네요.

그남자는 표정하나 변치 않고 내 뱉고는 또 술한잔 입소그로 털어 넣는다.

-아까 한 말 그대로예요잠간 사귀다가 집안사정으로 제가 잠적을 했어요그리고 이렇게 무작정 나타났죠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그쪽이 생각 하는것처럼 희경를 다시 보기위해 S시로 왔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두분이서 행복하기를 바라는건 진심이 틀림 없습니다.

-……

수민이라는 남자는 아무말 없이 내 얼굴 표정에만 집중하고 있다.

진지한 표정으로 진심과 거짖을 가려내려는듯 눈길 한번 피하지 않고 집중하고 있다.

-저로서는 그쪽한데 드릴 말씀이 이것뿐입니다.

그남자의 집요함이 부담스러워 나는 그만 불편한 자리를 피하고 싶다.

-알겠습니다. 그만하죠.

그남자는 잔속에 담긴 술을 한방울 남김없이 입에 탈탈 털어넣고 있다.

깨질듯한 두통에 깨여보니 나는 겉옷만 벗은채로 침대에 누워 있다.

윗몸을 일으키니 머리도 어지럽고 속도 울렁거려 화장실에 달려가

위장속에 내용물을 모두 확인하고 나는 변기옆 바닥에 주저앉는다.

정신 차리고 씻고 나와

속 쓰림이 심해 주바에가 냉수 두컵을 벌컥벌컥 마시고 나서야

나는 수민이가 침대에 없었던것을 기억해 낸다.

서재 침대에서 외출복 차림으로 쪼그리고 잠들어 있는 수민이를 찾아내고

나는 얇은 이불을 찾아 수민이 몸에 덮어 준다.

냉장고에서 간단히 요기거리를 찾아 주린배를 대강 채워주고

주말이라 딱히 할일도 없고

과음으로 인한 피곤이 몰려와 나는 다시 방에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한다.

다시 눈을 떳을때는 이미 오후 세시를 넘기고 있는 시간이다.

갈증이 나서 주방으로 가보니 수민이가 요리를 하고 있는 뒷모습이 보인다.

-깻어?

인기척을 느끼고 수민이가 머리 돌려 눈을 맞추며 물어온다.

-ㅇㅇ맛있는 냄새가 나네

나는 실없이 웃으며 애교를 부려본다.

-무슨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어?

수민이가 덤덤하게 물어온다.

-그럴일이 좀 있어서…… ㅎㅎ

나는 말끝을 흐리며 얼버무리고 만다.

수민이가 끓여준 콩나물 북어국으로 해장을 하고나니

속쓰림이 많이 좋아진다.

-우리 얘기 좀 하자……

설거지를 끝내고 커피 두잔을 들고 나오는 수민이가 정색한 얼굴로 뱉는 말이다.

식사하는 내내 아무말 없던 수민이가 던져오는 말에

나는 올것이 왔음을 느낀다.

-~… 그래해야지

깊은 한숨을 내쉬고나는 수민이 뒤를 따라 서재에 들어간다.

-그 남자랑 어떤 사이니?

수민이는 단도 직입적으로 물어온다.

-그날봤구나

수민이는 아무말 없이 머리를 끄덕인다

-오래전에 사귀다가장준수가 갑자기 연락이 안됐어…… 그러다 니가 프로포즈 하는 그날우연하게 다시 만났어.

-그사람 하는 말이랑 똑같네

-그사람? 장준수…… 만났어? 언제?

나는 화들짝 놀라 눈이 방울만해져 있다.

-엊저녁에…… 너 취해서…… 그사람이 데려 왔더라……

맞다내가 엊저녁 기절 직전에 장준수 만났지……

그걸 깜박하고 있었다.

필림이 끝겨서 어떻게 집에 오게 됐는지 생각조차 하지도 않고 있었다.

-어제 나 장준수그남자랑 술 한잔 했는데아무리 캐여 물어도 그렇게만 대답 하더라……

-……

나는 딱히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아니나는 지금 어제 둘이 만나서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하는 생각으로 머리속이 실타래처럼 엉크러져 있는 상황이다.

-너도 더이상 할말이 없는거야?

수민이가 다시 물어온다.

-…… ㅇㅇ……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장준수가 어떻게 돼서 실종극을 벌였는지는 그사람의 개인사정이라

장준수 본인도 회피하는 얘기를

내가 궂이 낱낱이 얘기 해줄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장준수의 얘기는 여기까지 그치기로 했다.

-… 그렇구나…… 너 장준수에 대한 감정이 어디까지 였어?

-무슨 뜻이야?

-말 그대로야장준수랑 사귈때 감정이 어디까지 였냐고……

갑자기 이렇게 묻는 수민이의 저의가 뭘까 하는 생각이 확 밀려온다.

-그사람과 내가 사귈때는 사춘기가 막지난 대학 1학년때였고 이제 십년도 더 지난 일이야……

니가 생각에 나랑 그사람 어떤 사이였을꺼 같애?

-둘다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고 잇으니까말투도 똑 같고……

수민이 어투는 여전히 평온한 그대로다.

-그맘때는 누구나 연애를 해그때 만난 사람과 결혼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거 같니?

-……

-진짜로 결혼까지 생각한다고 해도 그기까지 갈수 있는 커플이 몇이나 될꺼 같니?

-……

-나 그사람이랑 헤여지고 나서 너 만나기 전까지 다른 사람이랑도 연애를 했어결혼을 전제로 말이야……너도 알고 있잖아……

-……

-굳이 장준수랑 내 과거에 집착하는 이유가 뭔데?

지나간 과거를 꼬치꼬치 캐여 묻는 수민이의 태도에

나는 흥분해서 어성이 높아지고 있다.

-…… 말했잖아…… 둘다 자세한 얘기를 하지 않고 있어서라고……

-단지…… 그거뿐이야? … 자세한 얘기를 안해서? ……

-……

-솔찍히 말해내가 장준수 한테 미련이 있는지 알고 싶은게 아니야?……

내 말투에 어느새 날이서 있다.

-장준수는 너한테 미련이 있어

-? ……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확신에찬 수민이 말에 나는 뜨거운 물에 데인듯 놀라고 있다.

-장준수가 S시로 온 이유가 우연히라도 너를 만날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온거야어제 장준수 한테서 직접 들었어.

의문의 여지가 없이 딱 잘라 말하는 수민이의 말에

나는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희경아나랑 장준수랑 생각이 같아. 나도 니가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

행여 그 상대가 내가 아니더라도 괜찮아…… 너만 행복하다면……

수민이의 목소리가 조금 흔들리고 있다.

-……무슨 뜻이야?

수민이가 하는말은 대체 무슨 뜻일까?

상대가 자기가 아니더라도 괜찮다는 말은……

-~ ~…… 생각하고 있었는데도내입으로 직접 말하려니까 조금 떨리네……

긴장해서인지 살짝 잠긴 목소리를 풀어가면서

수민이는 다시 말을 이어나가고 있다.

-장준수랑 너사이에 상세한 이야기는 잘모르겠지만서로 감정이 깊었다는것 만큼은 내 눈에도 보여…… 첫사랑은 잘 잊혀지지 않지나도 잊지 못하는 첫사랑이 있으니까 말이야……

-……

얼굴에 간간한 미소를 피우며 얘기하는 수민이를 보면서

나는 왼지 코가 시큼해 오고 있다.

-나는 희경이 니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으면 해그래서우리 잠간 따로 살아보자그래도 니 마음은 여전히 내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하면…… 우리 다시 결혼하자……

-……

수민이를 보고 있는 내 눈이 흐릿해진다……

수민이 눈에서 맑은 무언가가 주르르 흐르고 있다……

-… 기다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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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토리를 읽지 않으시면 이해가 안될거라 생각 됩니다...

오리무중이라 생각하시면 소중한 시간을 조금 할애하셔서 앞회를 참고 하시기를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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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지쉭끼들 (♡.227.♡.147) - 2016/07/22 23: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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